[성명]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의 발표 내용에 대한 반올림의 입장 (삼성과의 비교표 첨부)

직업병 문제에 대한 삼성과 너무 다른 SK하이닉스의 대응, 환영한다.

-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의 발표 내용에 대한 반올림의 입장

 

11월 25일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원회’)가 보고서를 발표했고, 사측은 이를 적극 수용했다.

 

배제없는 보상 노력과 신속성, 사회적 소통, 객관성과 공정성, 적극성을 보여준 SK하이닉스

 

검증위원회와 SK하이닉스는 무엇보다 배제없는 보상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삼성이 자체 보상절차를 강행하며 배제한 갑상선암, 직장암, 폐암, 췌장암, 유산ㆍ불임 등이 보상 대상에 포함된 것은 피해자들에게 반가운 일이다. (보상범위 등에 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이점은 첨부자료 참조) 또한 이번 발표는 반도체 산업의 안전보건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기업의 대응 방식과 관련하여 좋은 사례가 될 만하다. 특히 대응의 신속성, 사회적 소통 노력, 객관성과 공정성, 적극성 등에서 그렇다.

 

•신속성 - SK하이닉스는 2014년 7월 한겨레 보도를 통해 직업병 문제가 제기되자마자 대표이사가 “객관적이고 정밀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감으로써 업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10월에는 검증위원회를 발족했고, 2015년 11월에는 검증위가 제안한 보상과 예방대책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소통 - 검증위원회에 기업으로부터 독립적인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보장하였고 검증위원회의 활동 결과를 기자회견을 통해 전격 공개했다.


•객관성과 공정성 – 회사는 검증위원회 구성과 활동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내용상ㆍ절차상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적극성 - 검증위원회는 사용 화학물질과 그 관리 현황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및 심층 면접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병가기록, 작업환경측정 및 건강진단 자료 등 다양한 내부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와 조사는 기업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번 검증위원회의 발표 내용에 대하여 다른 기업은 물론 정부와 국회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검증위원회는 1년 간의 연구ㆍ조사를 통해 질병과 작업환경 간의 명확한 관련성을 밝혀낼 수 없는 현대 과학의 한계를 확인했고, 이를 평가하는 관점으로서 노동자의 건강과 삶에 대한 존중, 미지의 위험에 대한 사전예방 원칙,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제시하였다. 그러한 연구와 평가를 토대로 보상 범위를 정함에 있어 질병과 업무환경 사이의 인과성을 따지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안전보건관리 강화를 위한 127개의 상세한 대책을 제안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외부 전문가의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검증위원회의 발표 내용과 이를 적극 수용하는 SK하이닉스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올바르게 풀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발표 이전까지 직업병 문제에 대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태도는 일관된 무시와 외면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이에 더하여 적극적인 부정, 청부과학과 언론을 동원한 은폐와 왜곡까지 일삼았다.

 

너무도 다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이번 SK하이닉스 검증위원회의 기자회견은 2011년 7월 삼성전자가 주최했던 어느 기자회견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당시 삼성은 직업병 문제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겠다며 ‘인바이런’이라는 친기업 컨설팅 회사를 고용하여 반도체 사업장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인 후,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의 투명성을 보장”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촬영과 녹음이 일체 제한되었으며, 발표 내용도 구체적인 조사 방법, 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설명은 없이 그저 “삼성 사업장은 보호 수준이 높고 잘 관리되고 있다”, “작업 환경 상의 노출과 암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말 뿐이었다. 반면, 이번에 공개된 SK하이닉스 검증위원회의 보고서에는 독성 물질의 사용현황, 영업비밀의 문제, 전자파ㆍX-ray 노출, 노동자들의 질병 상황과 같은 반도체 공장의 내부 안전보건 문제가 적혀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07년 삼성에서부터였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2인 1조로 세척작업을 했던 고 황유미(23세)ㆍ이숙영씨(31세)가 둘 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후 8년간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반도체ㆍLCD 공장의 직업병 피해사례는 220명이나되고 그 중 사망자는 75명이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지난 8년간 단 한번도 이번 SK하이닉스와 같은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삼성전자는 2009년 고용노동부의 권고에 따라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작성한 ‘안전보건 컨설팅 보고서’, 2013년 고용노동부의 지시에 따라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안전보건 종합진단 보고서’를 아직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 작업환경측정자료 조차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하였다. 삼성의 이러한 자료은폐는 산재보상을 받고자 하는 직업병 피해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반복할 뿐, 외부 전문가들의 비판을 공개하고 수용하여 개선책을 마련하려는 자세는 보이지 않았다.

 

이렇듯 은폐와 독선으로 일관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직업병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한 비밀주의를 벗었고 외부 전문가, 시민사회 등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만일 SK하이닉스가 ‘직업병 문제에 대해 우리는 삼성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분명하게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그 공장에서 일하다 죽어간 고 김진기(백혈병 사망)님의 유족을 비롯한 모든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약속대로 배제없는 보상을 해야 한다. 아울러 검증위원회가 제안한 127개의 안전보건 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길 바란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번에 SK하이닉스가 보여준 모습을 통해 많은 교훈과 진지한 반성의 기회를 얻기 바란다. 무엇보다 안전보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외부 독립기구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기 바란다. 그래서 이제라도 배제없는 보상과 투명한 예방대책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성실히 임하길 촉구한다.

 

2015. 11. 29.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151125_조정권고안,_삼성,_하이닉스_비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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