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에게 노조 할 권리를!


300여 개 노동조합, 정당,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한다

기간제 교사에게 노조 할 권리를!

"문재인 정부는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설립 신고 반려 철회하고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정부는 구직 중인 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설립 신고를 반려했습니다. 기간제 교사는 끊임없이 계약 갱신과 해고를 반복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현재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만 조합원 자격이 없다는 것은 기간제 교사의 단결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고용불안과 온갖 차별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교사의 노조할 권리조차 부정하는 문재인 정부, 이것이 "노동존중"입니까?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도 교원노조법과 노조법 개정해 교원의 노조 할 권리 보장하라고 권고했습니다. ILO 협약 비준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기간제교사노조 설립신고 반려부터 철회해야 합니다.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건설업 안전보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 2018.07

건설업 안전보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 ILO 167호 건설안전보건 협약 검토

김세은, 선전위원


산업안전보건 국제기준 비교 연구팀에서는 산업안전보건과 관련된 ILO 협약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제167호 건설안전보건협약¹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1988년에 제정된 이 협약은 건설 현장에서 안전보건상의 위험요인이 없도록 보장하기 위한 원칙과 여러가지 기술적인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비준하지 않는 상태이다.

안전보건에 대한 원청의 책임 강조

이 협약에서 눈여겨봐야 할 한 가지는 건설 현장에서 안전보건문제에 대한 책임이 원 계약자, 즉 원청, 또는 ‘현장의 일차적인 책임·통제권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에 책임이 있다고 명시한 것이다. 건설업은 사고 발생 시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도 사망사고가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산재 사고 사망자의 50% 이상이 건설노동자였다.² 일반적으로도 하청노동자가 안전에 취약한 데다, 여러 도급, 하도급 업체들이 발주사와의 계약을 통해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업의 특성상 사망자 중 다수가 하청노동자였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산재 사망을 줄이기 위해서, 나아가 건설 현장을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로 바꾸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법적으로 명확히 밝히고 현실화하는 것은 가장 우선적인 원칙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청의 책임을 확대하고, 중대 재해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꽤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왔다. 지난 2월 입법 예고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는 원청의 책임 범위 확대와 처벌 강화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개정안이 가진 여러 한계가 지적되고 있으나, 최소한 이러한 방향성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노동자가 안전보건활동에 참여할 권리

또한, 167호 협약에서는, 모든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 안전한 작업여건이 보장되도록 하는 데 참여하고, 안전과 보건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절차에 대해 견해를 발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도록 규정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안전보건과 관련해 적절한 작업 조건과 방식을 조성하는데 노동자들이 직접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업을 수행하고, 사고 발생시 직접적 당사자가 되는 노동자들이 안전보건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이다. 더구나 원청의 갑질이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지고,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 건설업계에서 이러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법적으로 분명히 보장하는 것은 건설업 산업재해 예방에 있어서 역시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해야한다는 내용은 산업안전보건과 관련된 ILO의 다른 협약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그만큼 보편적이고 당연한 권리로 여겨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에도 노동자 참여에 대한 내용이 있다. 노동자와 사용자 동수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³ 하지만 이것이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의무적으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 · 운영해야 하는 기준이 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은 공사금액이 120억 원 이상인 경우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위원장이 ‘분기’마다 정기위원회를 소집하게 되어있지만, 상시로 운영되는 사업장과 달리 특정 기간 동안 다양한 도급 업체가 시기를 달리해 작업하면서 공사가 진행되는 건설업에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노동자들이 안전보건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에서 원칙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가 운영되도록 기준을 확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업종별 특성에 맞게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에서는 2022년까지 산재 사망을 2017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통계상 산재 사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고는 하나, 건설업의 사고사망자 수는 오히려 최근 3년간 계속 증가했다. 건설업의 산재 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정부의 목표는 이뤄질 수 없다. 큰 사고가 날 때마다 반짝 내놓는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국제안전보건기준에관한 검토] 개별 노동자에게 정보 접근권을! 소득 보장되는 작업전환을! - ILO 162호 석면 협약 검토 / 2018.04

개별 노동자에게 정보 접근권을!

소득 보장되는 작업전환을!

- ILO 162호 석면 협약 검토

최민 상임활동가


석면은 일찍부터 잘 알려진 발암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는 1973년 석면을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평가했다. 하지만 열에 강하고, 부식이나 마모가 잘 안 되고, 보온성이 좋아 20세기 내내(국제암연구소의 평가 이후에도) 산업적, 상업적으로 널리 이용됐다. 세계보건기구는 2006년에도 매년 1억 2천5백만 명이 직업적으로 석면에 노출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그래서,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작업 중 석면에 노출된 노동자의 건강상 위험을 예방하고, 석면 사용을 통제하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1986년 석면 협약을 채택했다(ILO 제162호 협약). 

한국은 2007년 이 협약을 비준했으며, 이후 단계적으로 석면 사용을 금지해오다, 현재는 모든 석면, 석면함유제품의 제조, 수입, 양도, 제공,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미 석면 사용이 금지됐는데도, 이 협약이 의미가 있는 것은 이전에 사용된 석면에 뒤늦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건물을 철거하는 건설노동자나 폐선박을 수선·정비하는 노동자의 경우다. 또, ILO의 석면 협약은 1조에서 ‘노동자의 석면 노출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적용하고 있다. 즉 석면을 직접 다루는 일을 하는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업무 과정에서 석면에 노출될 경우 모두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석면과 전혀 관련 없는 제조업 노동자가 낡은 공장 설비에 포함된 석면에 노출되거나,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가 사용된 학교에서 일하던 교사 등 노동자의 경우가 해당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도 석면함유물질 가공 등의 업무 외에도, 건축물이나 설비의 천장재, 벽체 재료 등의 손상이나 노후화로 석면 분진이 발생해 노동자가 노출될 우려가 있을 때 조치를 취할 의무를 사업주에게 부여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석면 노출과 관련돼 작업환경 측정, 노동자 건강진단, 석면 폐기물 처리, 보관 용기 및 작업복 관리까지 매우 자세하게 사업주의 의무와 노동자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지만, 몇 가지 측면에서 ILO 협약의 중요한 원칙을 빠뜨리고 있다.

첫째, 적극적 주체로서의 노동자다. ILO 협약은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해 사업주로 하여금 작업장 공기 중 석면 먼지의 농도를 측정하고, 공인된 방법으로, 주기적으로 노동자의 석면 노출을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산업안전보건법도 보장하는 바이다. 그런데, ILO 협약은 ‘관련 노동자들과 그 대표자, 감독기관은 이러한 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또는 근로자대표가 요구하는 경우 작업환경측정 결과에 대해 설명회 등을 열도록 하고 있고, ‘근로자대표가 요구하는 경우’ 근로자 대표가 입회하게 돼 있을 뿐이다. 개별 노동자들이 관련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다. 꼭 석면 노출 기록뿐 아니라, 노동자 건강과 관련된 정보에 개별 노동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둘째, 건강 검진 시행 관련 원칙이다. ILO 협약은 석면의 사용과 관련한 노동자 건강검진은 노동자 소득에 손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무료여야 할 뿐 아니라, ‘가능하면 근무 시간 중에 행해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특수건강진단은 사업주 부담으로 진행되지만, 근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진행되는 경우는 흔히 볼수 있다. 야간작업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검진을 받고 나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고, 간혹 휴가를 사용하고 검진을 받는 노동자도 만날 수 있다.

또, ILO 협약은 건강 진단 결과 석면에 대한 노출이 수반되는 작업에 계속 배치되는 것이 의학적으로 권할 만하지 않은 경우, 관련 노동자에게 ‘그들의 소득을 유지하는 별도의 수단을 제공하기 위하여 국가의 상황과 관행에 부합하는 모든 노력’이 행하여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모든 특수건강진단에서도 검진한 의사가 작업 전환 등을 권고할 수 있지만, 고용을 보장한 작업 전환의 강제력이 없어 현실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다. 특별히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규정을 받는 진폐 환자의 경우에만, 지방고용노동관서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장이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노동자에게 작업전환조치를 권고하거나 명령할 수 있지만, 진폐로 인한 9급 이상의 장해등급 판정 등 비교적 진폐가 심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석면뿐만 아니라, 분명한 발암물질에 대해서는 건강진단 결과에 따라 고용이 보장된 작업 전환을 강제하거나 노동자의 소득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의 상황과 관행에 부합하는 모든 노력’이 행해지는 것이 노동자 건강진단과 관련된 분명한 원칙으로 법에 도입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보호구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다. 이 역시 비단 석면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ILO 협약은 사업주에게 작업장 내 석면 노출 기준이 반드시 준수되도록 하고, 노출을 합리적으로 실행 가능한 한 최저 수준으로 줄이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조치를 취했는데도, 석면 노출이 여러 가지 노출 기준을 준수하기 어려운 경우, 사업주는 적합한 호흡용 방호 기구와 특수방호복을 근로자의 비용 부담 없이 적절하게 제공, 유지, 교체해주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호흡용 방호 기구는 ‘보조적, 일시적, 비상시 혹은 예외적 조치로만 사용되고 기술적 통제에 대한 대안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작업장 유해요인은 덜 위험한 요인으로 대체하거나, 최대한 격리하는 등의 공학적 제어를 우선으로 하고, 보호구 사용은 ‘보조적, 일시적, 비상시 혹은 예외적 조치’로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장 손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보호구 착용’이 작업환경 개선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ILO 석면협약에서처럼 작업환경 제어에 대한 원칙을 법적 수준에서 명시하는 것이 작업 현장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야간 노동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 - ILO 제171호 야간노동 협약 검토 / 2018.02

야간 노동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

- ILO 제171호 야간노동 협약 검토

이혜은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삶과 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대해 우리 노동시간센터는 끊임없이 이야기해왔다. 정상적인 생체리듬이 방해받아 다양한 증상과 질병이 생기는데 가장 흔한 문제인 수면장애와 이로부터 이어지는 우울과 불안, 규칙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기에 발생되는 소화기계 질병, 오랜 기간 야간노동에 종사할 경우에 높아지는 유방암, 뇌심혈관질환이 대표적이다.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아 본인의 손상뿐만 아니라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가족, 친구와 함께 여가를 보내기 어렵고 사회의 시계와 맞지 않는 시계에 맞춰 살다 보니 삶 자체가 피폐해지기도 한다.

노동자의 건강권과 인권의 측면에서 야간노동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공공의 안전과 돌봄, 사회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 공정의 특성상 연속적으로 수행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야간노동은 철폐되어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간노동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그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보호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현재 한국의 야간노동에 대한 법적 규제는 매우 미흡하다. 한국에서 아직 비준하지 못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의 야간노동협약을 검토함으로써 앞으로 야간노동 규제를 준비하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야간노동 관련 법적 규제

근로기준법에서 야간노동에 대해 규제하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임금의 가산 :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한다.

- 보상 휴가 :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야간근로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갈음하여 휴가를 줄 수 있다.

- 야간노동의 제한 : 18세 이상 여성의 야간근로는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함. 임산부와 18세 미만자는 야간근로를 시키지 못함 (예외 : 18세 미만자와 산후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여성의 동의가 있는 경우, 임신 중의 여성이 명시적으로 청구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야간노동을 수행하는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의 일환으로 특수건강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그 대상은 다음과 같이 정해져 있다.

- 6개월간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의 시간을 포함하여 계속되는 8시간 작업을 월평균 4회 이상 수행하는 경우

- 6개월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의 시간 중 작업을 월평균 60시간 이상 수행하는 경우


ILO 야간노동협약 시사점

1) 야간노동자의 건강 보호

ILO 협약에서도 야간노동자에 대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이상이 있을 경우에 대한 사후관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중에 특히 제6조에 명시된 야간작업 부적합 시 가능한 유사직종 전환, 급여 보전, 해고로부터의 보호 조항이 눈에 띈다. 한국에서도 야간작업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이 수행되고 있고 건강진단 의사는 이상자에 대해 “작업전환”을 사후관리 방법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작업전환이 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고 만약 그렇게 일자리를 잃게 되면 열악한 복지제도만으로는 생계가 곤란하기 때문에 건강진단 의사는 소신껏 작업전환을 권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강문제로 야간노동이 어려워진 노동자에 대한 보호 대책이 훨씬 강화되지 않는 한 현재의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은 그 한계가 너무나 크다.

2) 야간노동과 모성보호

한국에서도 18세 미만과 임산부에 대해 야간노동을 제한하고 있듯이 (물론, 예외조항 덕택에 완벽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야간노동에서의 모성보호는 ILO 야간노동협약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제7조) 무엇보다 임산부에 대한 최소 16주 이상의 필요한 기간에 대해서 예외 없이 야간노동을 제한하고 있는 점은 중요한 차이점이다. 또한, 소득과 기타 직책, 승진기회 등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국에도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다면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과 동료에 대한 미안함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스스로 야간노동에 ‘동의’하는 임산부들이 없어질 수 있을 것이다.

3) 노동자의 협의 하에 계획되는 야간노동

ILO 야간노동협약에서는 사용자가 야간노동을 계획할 때에는 도입 이전에 노동자대표와 세부사항을 협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제10조) 한국에서도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의 경우 교대제에 대해 노사협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제한적인 사례로 일반적으로 근무형태를 정하는 것은 사용자의 경영권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야간노동과 같이 노동자의 인권에 직결되는 문제를 다루는 데에서는 ILO 협약에서 규정하는 대로 노동자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야간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데에 ILO 야간노동 협약이 중요한 시사점들을 주고 있다. 우리 근로기준법의 앙상한 조항을 볼 때 이 협약을 비준하는 것은 참 요원해 보이지만 그래도 가이드라인이 주어져 있으니 이를 향해 개선되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ILO 협약에서도 야간노동 자체를 줄이는 문제는 깊이 다뤄지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야간노동의 피해를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야간노동이라는 원인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ILO 제47호 주 40시간 노동 협약’ 비준의 내막 / 2018.01

‘ILO 제47호 주 40시간 노동 협약’ 비준의 내막

권종호 선전위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한국은 여전히 OECD 연평균 노동시간 1, 2위를 다투는 장시간 노동의 나라다. 이런 나라가 ILO의 주 40시간 노동 협약을 비준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이 협약은 ‘노동자가 근대산업의 특성인 급속한 기술적 진보의 혜택을 가능한 한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노동에 있어서 노동시간을 가능한 한 단축하기 위하여 계속적 노력을 하고’, ‘생활 수준이 저하되지 않는 방식으로 주 40시간제 원칙을 승인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매우 간단한 협약이고 1935년에 채택된 매우 오래된 협약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의 무거움 때문에 실제 이 협약을 비준한 국가는 ILO 187개 회원국 중 15개국에 불과하다. 심지어 OECD 소속 유럽 국가로는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만 비준한 상태이다. 한국은 이 협약을 2011년에 비준했지만, 비준 이후에도 연평균 노동시간이 무려 2,113시간으로 1위 멕시코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의 연평균 노동시간과 비준조차 하지 못했던 다른 OECD 국가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을 <그림 1>을 통해 확인해보자. 연평균 노동시간 2위 국가의 주 40시간 노동 협약 비준이, 얼마나 낯 뜨거운 일인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망신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까. 일반적으로 국제협약을 비준하면 그로부터 1년 이내에 그 협약이 실정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그 때문에 국제협약 비준 이전에 이에 대한 입법절차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조율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2010년 이명박 정부도 이를 위해 ‘주요 ILO 협약의 비준을 위한 국내 법제도 비교 검토’라는 연구보고서를 한국노사관계학회에 의뢰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ILO 제47호 협약에 대해 ‘협약의 취지나 목적이 구체적인 기준의 제시가 아니라 원칙의 승인과 적용의 확대를 통한 보편적 기준으로의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현행법 기준으로도 충분히 비준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 협약에 자세한 규제 내용이 없이 원칙만 있고 한국의 근로기준법 제50조에 주 40시간 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주 68시간 노동을 인정하는 행정해석, 그보다도 더 긴 노동시간을 인정하는 광범위한 특례업종, 간주시간제, 감시, 단속 노동 등의 현실을 두고 ‘모든 종류의 노동에 있어서 노동시간을 가능한 한 단축하기 위하여 계속적 노력을 하고’, ‘생활 수준이 저하되지 않는 방식으로 주 40시간제 원칙을 승인’하겠다는 제 47조 협약을 비준한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2010년 이명박 정부는 G20 정상회의 개최, 한·미 및 한·EU FTA 체결에 구색맞추기로 마구잡이 ILO 협약 비준을 진행하며 제47조 협약까지 비준했다. 연평균 노동시간이 1,368시간에 불과한 독일도 비준하지 못한 협약을 말이다.

이번 문재인 정부는 ILO 기본 협약을 2019년까지 모두 비준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협약은 제47조 협약과 달리 내용도 구체적이고 비준 후에도 ILO로부터 꾸준한 감시를 받기 때문에 비준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오기만 한 비준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그 내용을 충실히 반영해 비준이 그 취지에 맞게 이행되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더는 제47조 협약의 비준 상황과 같은 부끄러운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미 비준된 제47조 협약은 더는 부끄럽지 않게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모든 종류의 노동에 있어서 노동시간을 가능한 한 단축하기 위하여 계속적 노력을 하고’, ‘생활수준이 저하되지 않는 방식으로 주 40시간제 원칙을 승인’한 국가로서 노동 시간 기준 제외 업종 및 연장노동을 모두 폐지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68시간 행정해석의 폐지, 특례업종 대폭 축소, 간주시간제 및 감시, 단속 노동에 대한 기준 재설정 등은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연구 리포트] 장시간 버스 운전, 운전노동자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2016.1

장시간 버스 운전, 운전노동자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 버스 운전노동자의 과로 실태와 기준 연구



이이령 회원,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직업환경의학과


시민의 발인 버스는,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대표적인 공공 영역이다. 버스 운전은 승객의 안전한 이동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집중력이 필요한 노동이다. 따라서 장시간 운전이나, 연속 운전은 버스 운전노동자의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여 사고의 위험을 높여 시민의 안전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각국은 버스 운전의 하루 최대 노동시간,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제한함으로써 운전노동자의 건강과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이러한 규정이 없고, 심지어 노동시간의 특례규정을 지정해 운수업은 주당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업종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버스 운전노동자들은 하루 18시간 이상 운전을 하고, 주당 80시간을 운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버스 운전노동자에 대한 심각한 건강권 침해이자, 시민의 안전까지도 위협하는 상황이다.

 

 

연구 목적과 방법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사회건강연구소, 가톨릭대학교는 올해 3개 지역(서울특별시, 경기도, 광주광역시), 4개 업종(시내, 시외, 광역, 고속)의 버스 운전노동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등을 통해 버스 운전의 지역과 업종에 따라 노동시간 및 운전시간, 노동조건의 차이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른 피로도, 건강영향을 다양한 생체지표를 활용해 평가하고, 면접을 하여 구체적인 실태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버스 운전노동자의 적정 근무시간 및 운전노동시간을 제안함으로써, 버스 운전노동자들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설문조사 : 서울 시내, 경기 시내, 경기 광역, 시외, 고속, 광주 시내에서 1개 회사를 대표로 선별하여 해당 회사의 전체 운전노동자를 대상으로 총 1,061명의 설문을 진행하였다. (, 시외버스 및 고속버스는 단일회사를 모두 조사하기에는 시간 및 공간적 제약이 있어, 충분한 설문 참여 인원 확보를 위해 여러 회사를 조사 대상으로 하였다.)

생체지표 조사 : 생체지표 조사는 24시간 혈압측정, 신체활동도 평가, 집중도 검사(PVT), 타액 코티솔검사, 생활일지 등을 실시하였다. 지역과 업종, 근무형태에 따라 2~4인을 선정해 총 21인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서울 시내 2(12교대), 경기 시내 4(격일제 2, 격일제지만 3일 연속 근무하는 2), 경기 광역 4(격일제 2, 격일제지만 3일 연속 근무하는 2), 광주 시내 4(정규직-12교대 2, 비정규직-격일제 2), 시외 2(복격일제), 고속 4(복격일제-장거리노선 2, 단거리노선 2), 비교를 위한 지하철 기관사 1)

면접조사 : 면접조사는 생체지표 조사를 한 21인중 3인을(광주 시내버스 4인 중 2, 지하철 기관사 1) 제외한 18명을 대상자로 하였다.

 

 

연구결과 1. 하루 18시간 운전 등 극도의 장시간 운전

운전시간 설문조사에서 12교대제와 준공영제를 수행하고 있는 서울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대부분 하루 12시간 이내 운전 (86.9%), 56시간 이내 운전 (97.1%)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하루 15시간 이상 운전하는 경우가 전체의 95.7%나 차지하였다. 또 경기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주당 운전시간은 56시간 이상이 76.3%였고, 72시간 이상도 4.9%나 됐다. 경기 광역버스도 장시간 운전에서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경기 시내와 경기 광역버스 노동자들은 격일제 운전이 기본이나 한 차량당 2명의 기사가 배치되어 있지 않아, 실제 하루 15시간 이상씩 3일 연속 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기본임금이 적어, 적정임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이런 장시간 노동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용하고 있었다.


1. 버스운전사 일 운전시간

 

 


연구결과 2. 장시간 운전으로 61배 졸리고, 사고 위험도 커진다.

- 장시간 운전으로 오후에 최대 61배 졸림

장시간 운전은 집중력의 저하와 졸음으로 이어졌다. 설문조사 결과 특히 경기 시내와 경기 광역 버스노동자들은 출근 직후와 오전 근무 때는 서울 시내 운전자와 유사한 졸림 정도를 보였으나, 오후 운전 시에는 많이 졸린다는 운전자가 훨씬 늘었다. 서울 시내운전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오후 운전 시에 많이 졸린다는 사람의 비율이 경기 시내는 36, 경기 광역은 61배까지 높은 양상을 보였다. 이는 장시간 운전의 효과가 특히 오후 운전에 두드러지게 반영된 것으로, 안전의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2. 서울시내, 경기시내, 경기광역 운행상황별 졸림 정도의 로지스틱 회귀분석

* 졸림의 정도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음을 의미함. (p<0.05)

- 61.46은 경기광역이 오후운행시 많이졸린 노동자의 비율이 서울시내보다 61배 높음을 의미함.

- 약간졸림 : KSS score 4-6, 많이졸림 : KSS score 7-9

- 나이, BMI, 흡연, 음주, 운동, 가구총수입, 학력을 보정한 결과임.

 

 

운전 시작 10시간 이후 집중도의 급격한 저하

집중도 검사(PVT)결과 경기 시내 운전노동자에서 운전 시작 9~10시간 정도 후(오후 3시 이후) 반응 시간이 급격히 길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반응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반응속도가 급격히 감소하고 집중도가 급격히 저하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해외 여러국가에서 하루 최대 운전 가능 시간을 정해놓은 이유를 정확히 반영하는 결과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규정을 두지 않아 장시간 운전 중 운전자의 집중도가 저하되고 이것이 안전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격일제 운전 노동자는 사고위험이 1.8배나 높다. 

활일지를 토대로 HSE (영국산업환경보건청) 피로·위험지수를 산출하였다. 그 결과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격일제 운전 노동자(경기 시내, 경기 광역)는 기준 일정(HSE 피로·위험지수 : 영국 보건안전청(HSE)에서 대중의 안전과 직결된 일을 하는 노동자의 업무 피로로 인한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됨. 기준일정 :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에 종료되는 주간근무 이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에 종료되는 야간근무 이틀, 이후 4일의 휴무가 반복되는 일정(주간근무 주간근무 야간근무 야간근무 4일 휴무))보다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1.8배나 높았다. 그림에 나와 있지 않지만, 격일제 운전 노동자는 버스 운행 중 졸음의 위험도 50%를 상회하였다. 복격일 근무(시외, 고속)는 피로지수와 위험지수가 격일근무보다는 낮았으나, 12교대제보다 위험지수가 높아 운행 중 사고의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격일제, 복격일제 노동자들이 추가 운전을 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임금축소 없는 운전시간 제한과 노동시간 특례제도 폐지가 필요

ILO(국제노동기구), EU(유럽연합), 일본, 호주, 미국, 영국, 스웨덴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버스 운전 시간에 제한을 두고 있다. 하루 운전시간의 경우 대부분 9~1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고, 주당 운전시간의 경우 ILO48시간, 일본은 40시간(4주간 평균)을 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이런 규제가 없고, 오히려 운수업은 노동시간 제한 예외 업종으로 지정되어 있어 장시간 운전을 해도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본 연구의 결과 및 ILO를 비롯한 여러 국제 기준에 근거하여, 하루 9시간 이내, 48시간 이내로 운전시간 제한을 두어 운전노동자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운수업은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노동시간 규제가 더욱 필요한 업종임에도, 오히려 더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있게 명시된 근로기준법 제59조 등 특례제도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임금 체계에서 생활임금을 보존하고자 운전노동자 스스로 장시간 운전을 선택하는 현재의 급여 체계에서 이와 같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실질적인 임금 축소 없는 운전시간의 단축이 정확한 대안일 것이다. 준공영제를 시행한 서울 시내버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고려하면, 각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공영시스템을 도입할 때 이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시내와 유사한 방식의 노선을 운행하고 있으나 하루 15~18시간 연속 운전하는 극도의 장시간 운전을 수행하고 있는 경기 시내 및 경기 광역버스의 경우는 이런 변화가 더욱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운전노동자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있어야 한다.


* 본 글은 한국노총의 버스 운전노동자의 과로 실태와 기준연구보고서의 주요 연구결과 및 제언을 담고 있다. 지면의 제약 상 본 글에는 담지 못했으나 감정노동에 의한 버스 운전노동자의 건강영향, 교통사고 처리 비용의 자기부담, 광주 시내버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문제 등의 연구결과가 담겨있고, 면접조사 등 을 반영한 중간 휴식시간보장, 최소연속 휴식시간 보장, 보건관리자 선임 등 건강보호 방안 법률적 조치의 필요, 고속버스의 사회적 휴일 확보 등의 제언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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