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2018 현장연구나눔마당 안내


2018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현장연구나눔마당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매년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한 연구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토론하기 위한 '현장연구나눔마당'을 진행합니다. 

올해는 2017년 연구 활동 중 한국의 노동시간 관련 기준 실태를 외국 기준과 비교 연구결과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한국의 노동시간 관련 기준, 어디쯤 와있나? 

- 외국/국제비준과 비교 결과를 중심으로"

○ 일시: 2018년 2월3일(토) 14시~18시

○ 장소: 민주노총 15층 교육원


[세션1] 노동시간/교대제 관련 기준과 개정 방향

발제/ 권종호 (한노보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토론/ 조성애 (공공운수노조),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세션2] 쉴 권리, 모성보호/가족돌봄 관련 기준과 개정 방향

발제/ 콜라비 (한노보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토론/ 최정우 (민주노총), 천지선 (민변 노동위 산재팀)


○ 문의: laborr@jinbo.net / 02-324-8633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대기시간과 휴식시간은 노동시간인가? / 2017.8

대기시간과 휴식시간은 노동시간인가?

이혜은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구인 공고>

모집직종 : 병원 및 공공시설 경비원

경력조건 : 관계없음

학력 : 학력무관

고용형태 :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 12개월

임금조건 : 월급 1,690,000원 이상

식사(비) 제공 : 미제공

근무시간 : (오후) 4시 30분 – 익일 (오전) 8시 30분 (휴게시간 9시간 근무시간 7시간)

소정근로시간 : 48시간 (“소정근로시간" 이란 근로자와 사용자가 정한 1주 동안 근로하는 근로시간을 말합니다)

근무형태 : 주 7일 근무


학교경비원으로 검색하면 상당수의 구인공고가 이렇게 뜬다. 위 내용은 대구지역 한 고등학교의 경비원을 구하는 공고이다. 오후 4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 학교를 지키지만 이 중 휴게시간이 노동시간보다 길다. 실제 이 노동자는 하루 16시간을 일터에서 보내지만 임금을 지급받는 “소정근로시간”은 주당 48시간에 불과하다.

학교 숙직실에서 밤에 잠을 잔다면 그건 노동이라고 봐야 하는가? 이런 상황을 볼 때 현재 한국에선 노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주는 이 노동자가 다른 어떤 곳도 아닌 학교 내에서 잠을 자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깨어나 이를 처리하기를 원하기에 야간경비라는 직무로 고용했다. 노동의 강도는 매우 낮을 수 있지만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대기하는 시간이라면 역시 노동의 범주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

경비원, 당직근로자 등 업무가 간헐·단속적으로 이루어지고, 휴게시간·대기시간이 많은 경우를 감시(監視) 또는 단속적(斷續的)으로 노동에 종사하는 자로 부르는데 다른 국가에서는 이들의 노동시간을 어떻게 책정하고 규제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먼저 한국은 감시 단속 근로자의 경우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 7일 하루 16시간 일하는게 가능하다. 게다가 형식적으로는 주 48시간 노동하는 것으로 것으로 평가되니 어떻게 보면 노동시간 규정에서 벗어나지도 않는 셈이다.

영국의 경우 대기시간에 대해 노동시간으로 보는 경우와 보지 않는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당직의 의미인 “on call”은 사업장 내에 있을 경우에는 노동으로, 사업장 밖에서 당직일 때는 노동이 아닌 것으로 구분한다. 감시단속 노동자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노동시간 규정보다 좀 더 완화해서 야간노동시간이나 휴식시간 규정 등에서 몇가지 예외를 두고 있기는 하나 최대노동시간 규정 (17주간 평균 주당 노동시간 48시간)은 감시단속 노동자라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핀란드 역시 사업장에서의 대기시간은 노동시간으로 간주한다. 노동시간법 4조의 ‘노동시간의 정의’에 의하면 일하는 데 사용한 시간, 노동자가 사업주의 처분(배치)에 따라 일터에 존재하도록 요구되는 시간을 노동시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심지어 노동시간법 5조 ‘대기시간’에서는 노동자가 대기하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최소 절반은, 임금이나 이에 상응하는 정규 업무 중 휴가 시간으로 보상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들도 예외 없이 법적으로 최대 가능한 노동시간 규제 (주당 평균 노동시간 40시간) 를 받는다.

결국 이런 국가들에서는 한국과 같은 매일 16시간 경비업무, 혹은 24시간 맞교대와 같은 근무형태는 불가능하게 된다. 고령노동자들이 주로 하게 되는 아파트 경비업무의 경우 전국적으로 24시간 맞교대 형태로 수행되지만 “소정근로시간”은 하루 16시간 혹은 17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주간에 3시간, 야간에 4-5시간 (비록 경비초소에서 합판에 박스 깔고 잠을 청하는 시간일지라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당 노동시간은 실제 아파트에 출근해 있는 84시간이 아닌 56-59.5시간으로 계산된다. 이런 노동시간 계산을 보고 있자면 뇌심혈관질환의 만성과로 인정기준인 주당 평균 60시간을 교묘히 피해가려는 속셈은 아닌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작년에 열악한 학교경비원의 노동환경과 연이은 뇌심혈관질환 사건으로 이슈가 되면서 서울의 학교에서는 이제 1인이 주7일 근무를 하지 않고 2교대를 하는 근무형태로 바뀌었다. 전체 임금 총액은 떨어지긴 했으나 시간당 임금수준은 올리면서 개선을 하였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당장 핀란드처럼 갈 수는 없겠지만 감시단속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제대로 산정하고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시간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더 많은 과로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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