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노동자 건강을 위협한다 / 2018.12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노동자 건강을 위협한다

김형렬 (노동시간센터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보수 언론들과 자본은 지속해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우려하는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자본이 노리는 더 큰 속마음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시간당 노동밀도 증가 등을 통한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데 있는 듯하다.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문제는 양보(?)했으니,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는 꼭 도입하라는 정부에 대한 압박이 먹혀들어 가는 듯하다. 탄력근로시간제가 확대되더라도 노사합의를 전제하므로 확대의 영향은 영세 사업장,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더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막아내기 위한 민주노총의 파업을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여론은 관성과 타성의 정도가 지나치다.

바쁠 때 일을 좀 더 하고, 일이 없을 때 노동시간을 좀 적게 하자는 것이 나쁜 것인가. 자본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동과 노동시간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만든다. 육아 문제를 포함한 생활 문제에서는 보다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사회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는 추가적인 경제 부담뿐 아니라 심리적 부담을 낳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도 서구의 나라들을 예로 들어 탄력적 근로시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와 우리 상황은 너무 다르다.

적어도 탄력근로 시간제가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의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을 자발적으로 해서 생활임금을 유지해야 하는 저임금구조가 아니어야 하고, 일을 많이 하는 시기에도 하루 노동시간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 탄력적 근로를 통해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은 노동자가 예측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의 문제를 기업과 사회가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

임금수준이 생활임금에 훨씬 미치지 못해 연장근무를 통해 생활임금을 유지하려는 노동자들에게 같은 노동시간을 하면서도 이를 연장근무로 인정받지 못 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에 정해진 노동시간이 없어 수면 부족을 초래할 정도의 노동시간으로 심혈관계질환을 촉발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예측 가능하지 않은 연장근무의 확대로 아이돌봄을 위해 별도의 비용을 사용해야 하거나 생활의 불규칙성 증가로 사회 활동의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탄력근로시간제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 탄력근로 시간제가 확대되면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이 위협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정책과도 충돌한다. 특정 주의 노동시간을 최대 64시간까지 가능하게 한다. 이미 올해부터 시행되는 과로사의 인정기준은 주당 52시간을 넘어서는 경우 특정 직무스트레스를 하나만 가지고 있더라도 발생한 심혈관계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국내외 여러 연구 결과를 근거로 만들어진 것이다. 국내에서 진행한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주 5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심혈관계질환 발생의 위험이 1.85배 증가하고, 주 60시간을 초과할 경우 4.23배 위험이 증가함을 보고하였다.¹⁾

심혈관계질환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국내연구에서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에서 우울 증상이 1.62배 증가함을 보고하기도 하였다.²⁾ 미국 자료를 이용하여 연장근무를 하는 것이 61%의 사고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고,³⁾ 독일에서는 하루 노동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에 사고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함을 보여주었다.⁴⁾

▲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날이 월 9일(주2회) 초과인 경우와 아닌 경우 비교 결과

제4차 근로환경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노동시간센터에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월 9일을 초과하여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들에서 '근무시간이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질문에 2.4배, '귀하의 건강상태는 전반적으로 어떠합니까?' 질문의 경우 1.5배, '내가 하는 일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1.5배, '지난 12개월 동안 우울 또는 불안장애'를 겪은 비율은 2.4배, '지난 12개월 동안 전신피로 건강상의 문제'를 겪은 비율은 1.3배, '지난 12개월 동안 불명증 또는 수면장애'를 겪은 비율은 2.1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날이 월 9일(주2회) 초과할 경우 모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장시간 노동, 그리고 이를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만들고 있는 탄력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정책은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 각주
1) Jeong IC et al. Working Hours and Cardiovascular Disease in Korean Workers: A Case-control Study.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2013
2) Kim I et al.Working hours and depressive symptomatology among full-time employees: Results from the fourth Korean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Scand J Work Environ Health. 2013
3) Dembe et al. The impact of overtime and long work hours on occupational injuries and illnesses: new evidence from the United States. OEM 2005
4)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제한 없는 하루노동 가능케 하는 '고무줄 노동시간제' 탄력근로제- 하루 노동시간 제한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 이슈페이퍼 2018

[언론보도] 노동시간 단축이 비정규 여성노동자에 '폭력적'인 이유 (오마이뉴스)

노동시간 단축이 비정규 여성노동자에 '폭력적'인 이유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④] 유통업

18.12.07 11:42l최종 업데이트 18.12.07 11:44l



특례업종이었던 유통업이 최근 노동법 개정으로 특례에서 제외되면서, 주 52시간제 적용이 2019년 7월부터 이루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들은 지금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손실을 대비하고 있다. 운수업나 우편업 같이 전형적인 유혈적 장기노동으로 특징지어지는 업종은 아니지만, 사용자 측이 앞장서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인원 감축과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노동자들의 노동강도와 임금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http://omn.kr/1en2z

[언론보도] 졸린 눈 비비며... 오늘도 버스는 달린다 (오마이뉴스)

졸린 눈 비비며... 오늘도 버스는 달린다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③] 노선버스운송업

18.11.23 21:46l최종 업데이트 18.11.23 21:46l


특례업종에서 버스가 제외됐지만 그게 곧바로 특례 업종에 있던 노동자들도 주 52시간 이내로 노동시간 제한을 받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정부는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업종에는 주 52시간 제한을 1년간 유예했다. 물론 무제한 연장 노동은 불가능해졌지만, 지금도 주 68시간까지 노동이 가능하다.

http://omn.kr/1drvl

장시간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반대한다!


2018년 11월 14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오전 10시 탄력근로제 반대 기자회견을 마치고, 가로수길가에 '탄력근로제 반대' 현수막을 달았습니다.

노동자 건강과 삶을 망가뜨리는 탄력근로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공지]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연속간담회]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연장 휴일 노동 포함 1주 최대 52시간 노동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연속 간담회를 진행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1. 노선버스운송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1월 14일 수요일 19시

- 발제: 공공운수노조

- 토론: 엄도영, 협진여객지회 지회장


2. 유통업 

- 일시: 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19시

- 발제: 이성종 (서비스연맹 정책실장)

- 토론: 전수찬 (이마트지부 위원장), 하인주 (로레알코리아노조 위원장) 


3. 사무직 

- 일시: 2018년 12월 5일 수요일 19시 

- 발제: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정책기획국장)

- 토론: 사무금융노조 조합원


* 장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서울시 동작구 남부순환로 2019, 501호)


* 간담회 참석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사전 신청을 해주세요

02-324-8633, laborr@jinbo.net 



[언론보도] '주 52시간 도입'... 집배원들이 불친절한 이유 (오마이뉴스)

'주 52시간 도입'... 집배원들이 불친절한 이유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②] 우편업

18.11.07 09:58l최종 업데이트 18.11.07 10:13l




집배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이 알려지면서 집배 노동자들과 여러 시민사회의 요구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만들어졌다. 10월 22일, 이들은 1년여의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10년간 166명의 집배 노동자가 교통사고, 심혈관계질환, 자살 등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사고에 의한 부상 등의 위험이 크다고 보고했다.

http://omn.kr/1chtv

[언론보도] 노동시간을 둘러싼 전쟁 (매일노동뉴스)

노동시간을 둘러싼 전쟁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정수
  • 승인 2018.11.01 08:00







정부가 지난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올해 초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처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고, 참여연대도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재계는 기업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반겼고, 자유한국당은 추진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거들었다. 심지어 한국경제는 제작비 100억원대 이상 대작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한 원인이 주 52시간제에 있다는 기사를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는 한 제작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해당 기사에 적합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별도의 알림을 내보내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바야흐로 노동시간을 둘러싸고 노동과 자본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785

[언론보도] 주52시간이 노동시간 단축? 사라진 12시간을 찾아서 (오마이뉴스)

주52시간이 노동시간 단축? 사라진 12시간을 찾아서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①] 제조업

18.10.27 17:15l최종 업데이트 18.10.28 13:15l



2018년 7월 1일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됐다. 연장·휴일 노동 포함 1주 최대 52시간 노동, 노동시간 특례업종 축소, 18세 미만 연소노동자 최대 노동시간 단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은 주당 68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도록 했던 행정해석을 중지시킨 것뿐, 연장근로 주 12시간을 당연시하게 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http://omn.kr/1bkpe

[언론보도] 주 52시간 시행 100일, “진작 그랬다면, 남편 내 옆에 있을 텐데…” 과로사·과로자살 유족들이 말하는 주 52시간제 입력 (국민일보)

주 52시간 시행 100일, “진작 그랬다면, 남편 내 옆에 있을 텐데…”

과로사·과로자살 유족들이 말하는 주 52시간제

입력 : 2018-10-06 05:00

김모(57)씨의 남편은 지난해 1월 사망했다. 그는 한 주에 70시간 넘게 일했다고 한다. 세상을 떠난 날에도 회사에서 일을 하다 쓰러졌다. 김씨는 5일 “진작 일 좀 덜 했으면, 아휴… 지금 내 옆에 있을 텐데”라고 말했다. 시행 100일을 앞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회한이었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737755&code=61121111&cp=nv

[언론보도] 노동시간센터 김영선 연구위원 “근면 이데올로기 뿌리 뽑고 시간권리 찾아야" (투데이신문)

노동시간센터 김영선 연구위원 “근면 이데올로기 뿌리 뽑고 시간권리 찾아야”
김도양 기자 승인 2018.07.28 14:36

‘워라밸(Work & Life Balance)’에 대한 관심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일과 생활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는 동시에 의미 있는 여가시간을 누릴 방법을 찾아 동분서주한다. 이러한 가운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며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출처 : 투데이신문(http://www.ntoday.co.kr)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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