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리포트] 저임금 불안정노동자 ‘공급원’인 현장실습 / 2018.10

저임금 불안정노동자 ‘공급원’인 현장실습

- 반월시화공단 현장실습생 실태조사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2016학년도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에는 전국 593개교 60,016명이 참여했으며 참여 기업은 31,404개에 이른다. 2017년 제주도의 한 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학생이 기계에 깔려 결국 죽음을 맞았다. 그 이전에도 많은 죽음이 있었다. 2017년 12월 1일 정부는 ‘조기 취업형 현장실습 전면 폐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2018년 2월 발표한 개선안에서 ‘산업체 채용 약정형 현장실습’을 제시하고 있어 조기 취업형 현장실습을 여전히 살려놓고 있다. 이 글은 반월시화공단에서 현장실습을 한 19명, 그리고 도제학교 학생 4명의 면접 조사를 토대로 한 실태조사 결과이며,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의 문제점과 이후 직업 세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반월시화공단은 25만 명이 일하는 큰 공단이지만, 한 업체당 20명 미만이 일하는 소규모 제조업체 중심 공단이다. 2015년 9월 민주노총의 ‘2015년 전국 산업단지 노동실태조사’ 결과에서 반월시화공단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은 92%였고 최저임금 위반은 40%를 넘었다. 2016년 3월 <반월시화공단 인권침해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반월시화공단 노동자들의 인권침해 빈도수는 55.74%에 달한다. 이런 현장이 결코 좋은 ‘실습장’이 될 수는 없다. 현장실습생들의 첫 번째 일터, ‘실습’이라는 명분으로 일하게 되는 현장은 노동에 대한 불안과 혐오를 심고, 자신의 미래를 고통스럽게 인식하도록 만들 뿐이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반월시화공단으로 현장실습을 하러 온다. 경기도 지역이 특히 많은데, 안산에 있는 한 공고의 경우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반월공단 내 모두 213개 업체에 모두 생산직으로 현장실습을 보냈다. 그 외에 안산과 시흥지역의 공업고등학교들이 반월공단 내 제조업체로 현장실습을 많이 내보냈다. 전공과 관련이 없는 제조업 생산직이다. 그 외에 경기권 공업고등학교의 경우 반월시화공단 생산직으로 현장실습을 내보내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학생들도 현장실습을 ‘취업’이라고 인식하고,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기업들도 현장실습을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받는 통로’로 인식한다. 직업계고 학생들은 이름만 ‘현장실습’일 뿐 실질적으로는 ‘조기 취업’을 하러 반월시화공단으로 가는 것이다.

1. 현장실습에 대한 학교의 준비와 대응

학생들이 직업계고를 선택한 이유는 주로 ‘내신성적’이었다. 면접 참여자 대부분이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할 때 직업계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적성과 진로 계획에 따라 선택하기보다 성적, 친구, 취업률을 앞세운 학교 홍보물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공부로는 뒤처지기 때문에 기술을 배우는 것이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한 이들도 있었다. 직업계 고등학교는 공업, 상업, 농업, 해양, 보건,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과를 개설하여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학교와 학과 특성이나 향후 진로와의 연관성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선택에 어려움을 느낀 상태로 직업계고에 들어오게 된다.

학생들은 재학 중에 전공 여부와 상관없이 각종 자격증 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격증을 따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사회에 나와 보니 자격증을 인정하거나 대우해주지도 않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노동인권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대부분 ‘노동인권 교육’이 무엇인지 묻거나, 뭔가 배우기는 한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산업안전과 근로관계법”에 대해 의무적으로 15차시 교육을 하게 되어 있는데, 이 교육의 효과성이 의문이다. 대강당에 전체 학생을 모아놓고 외부 강사가 대규모로 교육하거나, 온라인으로 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현장실습에 필요하지 않은 자격증만 갖춘 상태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준비 없이 현장실습에 나간다.

면접자들은 ‘취업’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한다. 한 손에 아메리카노 커피를 들고 목에 사원증을 매는 일자리를 상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단으로 출근한 이들은 바로 현실을 알게 된다. 실망하는 학생들에게 교사들은 ‘어디가든 똑같다’고 말한다. 대기업과 공기업 등 상대적으로 노동조건이 좋고 취업으로 연결되는 확률도 높은 곳은 ‘성적 좋은 애들만 뽑아서 보내’는 곳이다. 성적이 안되면 기계과를 나왔지만 리조트에 가고, 설계를 하고 싶지만 도면은 구경조차 할 수 없으며, 기능장을 만들어준다 말했지만, 청소의 달인이 된다고 말한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돌아간 학생들에게 학교는 ‘청소’나 ‘껌 떼기‘를 시키고, 깜지를 쓰는 등 징계를 하기도 했다.

현장실습이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나간다. 3학년 2학기 수업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현장실습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방치되어 있기 때문에 차라리 학교를 벗어나 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통해 보람을 느끼기보다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차별적인 대우를 알게 된다. ‘억압받고 무서운 느낌을 일찍 알게 되어 취업을 망설이게 된다’고 말한다. 결국 다시 취업하지 않고 알바를 하거나 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변경한다. 그런데 대학을 가더라도 현실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취업’을 유예하는 것이다.

2. 실습 현장의 실태

학교는 ‘현장실습’을 조기 취업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학교-기업’의 연결망을 형성하려고 한다. 현장실습은 취업률 지표로 나타나고 학교의 실적과 연결되고, 기업은 저렴한 노동력을 공급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현장실습을 나온 경우 학생들은 이곳을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일하는 것을 전제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마친 후 일터에 대해 ‘무서운 느낌’을 갖고 졸업과 동시에 그만두거나, 대학진학을 모색한다. 대부분이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선생님이 소개해주는 곳에 ‘조기 취업’을 했기 때문에 쉽게 실망하게 된다.

게다가 실습지의 노동조건도 형편없다. 면접 조사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해 검토해보니 2018년 현재 월 임금 총액은 평균 169만원, 주당 노동시간은 무려 51.4시간에 달한다. 주 40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계산한 2018년 월 최저임금이 약 157만 원임을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사실상 최저임금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아니 51.4시간에 이르는 주당 노동시간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도 다수일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기업들이 현장실습을 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수당을 기본급에 편입하는 등 편법으로 임금체계를 바꾸기도 했다.

무책임한 기숙사 공간도 이들에게는 매우 충격이었다. 지방에서 온 학생의 경우 기숙사 한 방에 16명이 자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한회사는 공장 사장실 옆방을 기숙사로 만들어서 밤에도 호출하여 일하도록 종용하기도 했다. 면접자들이 경험한 일터는 노동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들이 매우 미흡하고 위험한 환경이었다. 이에 한 면접 참여자는 ‘무서웠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대다수는 현장을 떠난다. 그리고 현장을 떠나지 않는 이들도 자신의 미래를 이곳에서 찾지 않는다. 모든 면접자 중에 이곳에서 일을 계속하겠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여기에서 돈을 벌어서 자영업을 하거나,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를 더 하거나, 혹은 다른 기술을 배워서 이 공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민을 준비하는 이도 있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현장실습을 왔다가 중도 포기한 경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대학을 가더라도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부유하는 노동자:시흥시 정왕동 1인 가구 노동자들의 노동과 생활세계,”(『산업노동연구』 22권 1호))에 의하면 결국20대 후반이 되어 다시 제조업 공단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높다고 한다.

3. 졸업 후에도 현장에 남는 학생들은 왜?

일부 학생들은 졸업 이후에도 계속 현장에 남는다. 이들의 현장실습지였던 반월시화공단이 결코 좋은 일자리가 아닌데도 친구들이 떠나간 일자리에 계속 남아서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 출신의 경우 서울 근교에 온다는, 수도권에 진입한다는 생각에 막연한 희망을 품고 현장실습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단 지방을 떠나오면 다시 돌아가지 않고 수도권에 정착하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면접자들은 그래도 집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곳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반월시화공단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젊은 나이에 집에서 독립한다는 것도 매우 큰 기대감이다.

또 하나 남성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군대 가기 전에 자신의 전망을 뚜렷하게 세우지 못하기 때문에 군대 가기 전까지 일하는 ‘임시직’ 일자리라고 생각하며 다니기도 한다. 졸업 이후에도 반월시화공단에서 일하는 면접 참여자들의 경우 ‘뭘 할지는 군대 다녀와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거나 ‘군대 가기 전에 돈을 벌어서 군대 다녀온 이후에는 다른 일을 찾아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의 임시적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동조건이 형편없다 하더라도 새로운 일을 구하기보다는 현장실습을 한 곳에서 그대로 돈을 버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월시화공단에 계속 남아서 일을 하는 이들은 ‘산업기능요원’인 경우도 많다. 산업기능요원제도란 기술 자격이나 기술 면허를 가진 청년들을 군 복무 대신 국내 중소기업에 근무토록 하는 병역대체 복무제도로서, 중소기업 인력난을 덜고 고교졸업생의 취업을 지원한다는 의미로 2011년부터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위주로 운영을 하고 있다. 2016년의 경우 특성화고 등의 배정율이 무려 85.7%에 달했다. 그런데 일자리를 옮길 경우 노동자가 직접 다른 특례업체를 찾아야 해서 쉽게 옮기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헌신과 차별을 강요한다. 대부분의 산업기능요원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었고, 노동법위반 사실을 알아도 제보를 하기 어려워했다. 졸업 이후에도 3년간 열악한 일자리에서 일하도록하는 굴레이다. 

최근에는 일·학습병행제가 노동자들을 열악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하도록 만든다.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이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학습근로자로 채용해 현장 훈련을 하면서 동시에 전문대에서 이론 교육을 받게 하는 교육 훈련 제도’이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노동자는 6개월 ~ 4년간 직장에 다니면서 학교 교육을 받는다. 회사와 학교 간 협약을 통해 운영되며 비용은 고용보험 기금에서 지출된다. 다른 회사로의 전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학’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노동자들은 산재를 당하고 불이익을 당해도 이 회사에서 계속 일할 수밖에 없다. 고용허가제처럼 전직을 불가능하게 하는 제도는 노동자를 저임금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묶어둔다.

현장실습이 학생들에게 노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대부분은 현장실습 이후 현장을 떠나지만, 정부가 중소기업 구인란 해소, 고졸 취업 장려를 명목으로 만드는 일·학습병행제나 산업기능요원제도가 노동자들의 발목을 붙잡아서 이 열악한 일자리에 3년 ~ 4년간을 버티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 간을 버틴 노동자들은 이 일자리에서 자신의 미래를 꿈꾸지 않으며 이곳을 탈출할 준비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고, 중소 공단의 일자리 질을 높이지 않고, 열악한 일자리에 노동자들을 붙잡아두는 제도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젊은 노동자들이 이 현장에서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4. 왜 대안적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가

힘들고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경험하면서도 현장실습을 하거나 혹은 현장실습 이후에도 반월시화공단에 남아있는 이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자신에게 강요되는 상황에 맞서는 것은 생각도 못 하고 있으며, 친구나 동료를 만나서 자조 섞인 한탄을 하거나 혹은 장기적으로 이곳을 떠나는 것을 꿈꾸며 버틸 뿐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현장 실습제도가 불만이 있어도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어렵기 때문이며, 졸업 이후에는 산업기능요원제도나 일·학습 병행제도에 묶여 현장을 떠나기 어려운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현장실습을 시작할 때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노동인권교육에서는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은 가르치지만,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했을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학교는 문제가 생길 경우 ‘참으라’고 할 뿐,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한 회사에 16명 정도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매우 드물고, 대부분 한 회사에 1명 내지는 2명 정도가 현장실습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뿔뿔이 흩어져있기때문에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다. 설령 산재를 당해도 회사에서 공상 처리하라고 하면 그래야 하는 줄 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노동조합’을 상상하지도 못한다. 이번 조사에서 놀란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너무 없다는 점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노동자들 대부분이 ‘노동조합’에 대한 질문 자체를 어려워했다.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전혀 들어본 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언론을 주의 깊게 보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 이들의 경우, 학교에서 배우거나 경험이 있지 않는 이상 ‘노동조합’을 인식하기 어려웠다.

5.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은 폐지해야 하고 새로운 직업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부는 2018년 현장실습에 대해 ‘교육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하고, 학생의 선택을 보장하도록 관련법을 정비했지만, 현장실습의 여러 유형 중 ‘산업체채용 약정형’ 중심으로 개선안을 마련하여 학교현장과 학생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지수다. 포장지만 ‘학습 중심’이고 실제로는 조기 취업이기 때문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취업률을 올릴 수 있는 도구로, 산업체 입장에서는 저임금 노동력을 받는 통로 정도로 여기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은 중단해야 한다. 학교가 중심이 되어 학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현장실습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재 의 직업교육을 점검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노동권 교육도 의무화해야 한다.

현행의 산업기능요원 제도와 일·학습병행제도에 대한 성찰과 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산업기능요원’, 일·학습병행제도의 ‘학습 근로자’라는 특수신분의 폐해가 심각하다. 일반노동자와 구분되는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해당 노동자들은 자신의 회사에 상당 기간 동안 묶여있을 수밖에 없다. 전직을 불가능하게 하는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학습과 특정기업근무를 분리하는 방향으로의 일·학습병행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산업기능요원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조건에서 남은 병역기간을 다른 형식으로 대체복무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기능요원 제도와 일·학습병행제도를 활용하려는 기업의 기준을 강화하고 별도로 특별 근로감독을 해야 하고, 전담 상담창구도 마련되어야 한다.

고졸 청년 진로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취업담당 교사가 전체 학생들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고용지원센터와 학교가 연계하여 전문 직업상담원을 배치하고, 학생들을 위한 진로 선택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과정에서는 담당 교사와 전문 직업상담원과 함께 취업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에서 고졸 취업에 대한 지원을 하고자 한다면 학교와 고용지원센터를 연계하는 직업상담원을 적극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다. 취업을 ‘현장실습’, 혹은 ‘중소기업 생산직이나 사무보조’ 등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맞춤형 진로 및 취업상담을 해야 한다.

청년노동자들이 유입되려면 공단이 좋은 일자리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열악한 노동조건은 그대로 둔 채, 병역특례나 일·학습병행 제도 등 공단에 유입할 수 있는 외부적 유인만 강화한다. 중소기업이 좋은 일자리가 되어야 유인이 생긴다. 최저임금의 실질적 인상이나 청년노동자들이 주로 취업하는 중소사업장에 대한 정부 지원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 그리고 노후화된 공단을 청년노동자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재생’하는 것, 예를 들어 주거환경 개선이나 노동자들의 교육 훈련 기관의 확대 등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개선이 필요하다.

청년노동자들이 스스로 뭉치고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많은 노동자에게 노조를 경험하게 하는 것, 노조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노동조합이 전교조 직업계 담당 교사들과 연계하여 노동권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만드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노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현수막, 공중파 광고 등 최선을 다해서 노조를 알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노동조합 형식으로는 공단의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젊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기는 어렵다. 개인이 가입할수 있는 형태로 노동조합의 형식을 바꾸어 노조의 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정책질의서]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 관련 정책 질의서 및 요구

죽음을 부르는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에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각 시도교육청 교육감 예비 후보 대상 공동 정책질의 및 요구사항>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 관련 정책 질의서 및 요구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은 즉각 중단한다.

 

2. 223일 교육부의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 방안()’은 조기취업, 직업계고 학생들의 학습권 포기를 조장하고 있기에 거부한다.

 

3. 교육청은 투명하고 열린 행정(알권리 보장)으로 현장실습을 운영하고, 현장실습을 경험한 학생 당사자가 직접 평가하여 반영되는 현장실습 운영을 요구한다.

 

4. 경쟁 중심의 직업계고 학교별 취업률 평가와 예산 지원 정책을 폐지한다.

 

5. 직업계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한다.

 

 

1.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중단한다.

2. 223일 교육부의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 방안()’은 오히려 조기취업, 학습권 침해를 조장하기에 거부한다.

 

- 그동안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은 전공과목의 실무를 익히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저임금 기간제 노동자로 활용하고 학교와 시도 교육청은 취업률 향상을 위해 운영했습니다. 직업교육을 위한 전담 인력배치나 교육시설과 환경이 전무한 산업체에서 현장실습이라는 미명하에 조기취업으로 활용된 것입니다.

하지만 223일 교육부는 청소년 당사자들의 조기취업 요구를 앞세워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도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인정한 현장실습 선도기업이 마치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을 수행할 수 있다며 조기취업을 인정하겠다고 발표하였고, 결국 책임을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게 넘겨버렸습니다. 과연 지자체와 시도 교육청이 인정한 현장실습 선도기업이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을 얼마나 제대로 실현시킬 수 있을까요?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선 기업 내 교육시설 마련과 환경 조성이 중요하고, 기업과 시도 교육청이 함께 미래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협력과 노력이 병행되어야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기업, 도 교육청, 지자체는 그러한 현장실습을 운영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지 못합니다. 

- 20172명의 현장실습생이 사망하였습니다. 제주 현장실습생 사망사고는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이후 교육부의 개선방안이 발표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발생한 사망사고입니다. 지금은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중단하고 직업계고 현장실습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기에 시도 교육청은 교육부의 미흡하고 문제투성이 개선방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구태의연한 태도에서 벗어나 학생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의견을 제시해야 합니다. 더 이상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으로 인한 인권 침해와 사망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신중한 검토와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며, 여기에 시도 교육청이 함께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질의내용]

질의 1

귀 후보는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과정에서 죽거나 다치는 산재 사고, 노동인권 침해사건의 발생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이번 223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방안()’이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질의 2

223일 교육부는 시도 차원에서 선발된 현장실습 선도기업의 경우 수업일수 2/3 출석 이후 채용 허용(조기취업 인정)하겠다는 입장과 관련해서, 귀 후보는 현장실습 선도기업이 학습중심의 직업훈련 교육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학교와 교육청의 책임 아래 기업에서 실시하는 현장실습 교육과정과 훈련계획 및 시설 등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더불어 현장실습 시 추수 지도와 점검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정조치를 제대로 요구하고 교육청에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질의 3

귀 후보는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과 관련해서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육부의 방안과 별개로 교육청 차원에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즉각 중단하실 생각이 있습니까?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이유로 중단할 의향이 없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

 

 

3. 교육청은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에 관한 투명하고 열린 행정(알권리 보장)과 현장실습을 경험한 학생당사자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고 평가되는 현장실습 운영을 요구한다.

 

- 교육청과의 면담에서 늘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기청과 노동부에서 선정한 우수기업에, 그리고 학교에서 발로 뛰면서 엄선한 산업체에 학생들을 보내고 있고, 학교와 시도 교육청 차원에서 추수 지도와 점검을 철저히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되풀이 되고 있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 인권침해 사건은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교육청 담당자, 학교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끔찍한 현실이 공존하는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전국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협의회는 2017년에 17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특성화고 현장실습 운영에 관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17개 교육청에서 돌아온 대부분의 답변은 정보 부존재’, ‘미공개였습니다.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무엇보다도 교육청과 교육부가 추진하고 집행하고 있는 현장실습 운영과정 전반을 학생, 학부모,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여, 현장실습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대안적인 직업교육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 또한,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포함)을 직접 경험한 학생 당사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향후 현장실습 운영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질의내용]

질의 4

귀 후보는 현장실습 운영 전반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의 알 권리를 보장할 의사가 있습니까?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과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경험한 학생의 의견을 현장실습 운영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시겠습니까? 더불어 학생들의 현장실습 운영 평가 결과와 이를 반영 한 운영계획을 공개할 의사가 있습니까?

 

4. 직업계고 학교별 취업률 중심 평가와 취업률 중심의 예산 지원 정책을 폐지한다.

 

- 그동안 교육부는 과도한 취업률 공표와 취업률을 중심으로 하는 예산 지원 정책을 고수해왔습니다. 그 결과 시도 교육청 및 학교에 과도한 취업률 경쟁을 요구하며 줄세우기를 하고, 단위별 학교는 그러한 취업률 경쟁에 내몰려서 취업의 질에 대한 고려보다 묻지마 현장실습으로 내보냈습니다. 이렇다 보니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과정에서 학생들이 겪는 문제점과 산업체의 위법사항 등을 확인하여 바로잡기보다는, 졸업 때까지 학생들에게 무조건 버티거나 참으라며 강요하였습니다. 결국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중단하고 복교하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준다거나 산업체의 위법적인 요소가 있어 문제를 제기해도 드러내지 못하게 하는 등 학교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청이나 고용노동부에서 추진하는 여러 재정 지원 사업도 선정 기준이 취업률이기 때문에 학교별 취업률 경쟁뿐만 아니라 학교 안에서도 취업한 학생과 취업하지 못한 학생 간의 차별이 일상화되어 특성화고 학생들을 더욱 위축시켰습니다.

201792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전국 시 교육감에게 취업과 관련한 홍보물에 특정 학생의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포함되고 있고, 홍보물 게시 행위는 차별적 문화를 조성할 수 있으므로, 전국 시도 교육감이 홍보물 게시와 관련 각급 학교에 대해 지도·감독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표명하였으며, 20181월 결정문을 전달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 앞 현수막은 오히려 더 많이 경쟁하듯 펄럭이고 있습니다. 도 교육청과 각 학교는 취업 축하 현수막부터 당장 걷어내고 취업률 경쟁을 부추기고 강요하는 정책을 폐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별, 각 학교별로 발표하는 취업률 조사와 공식적인 취업률 공표를 없애야 합니다.

 

- 또한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 취업률을 중심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폐지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질의내용]

질의 5

귀 후보는 교육부의 과도한 줄세우기식 취업률 공표를 거부할 의사와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별 취업률 중심의 학교 평가와 취업률 공표를 폐지할 의향이 있습니까? 더불어 이러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질의 6

귀 후보는 국가인권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결정(현장실습생 서약서 작성 등 17진정0415400)에 따라 관할 지역 내에서 특성화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등학교 취업률 현황 및 취업 현수막 게시를 금지할 의사가 있습니까? , 학생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학생 및 학부모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현장실습 서약서 작성을 중단 및 폐지할 의사가 있습니까?

 

 

5. 직업계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한다.

 

- 특성화고 전문교과 시수는 학교별로 차이는 있으나 96~102단위 정도의 수준이며, 3학년 2학기 전문교과는 24~26시간에 달합니다. 1학년에 기초전공이론, 2학년에 기초전공실습, 3학년에 전공 심화이론/실습수업이 주로 진행되는데, 현행, 현장실습 운영안을 살펴보면, 3학년 전체 수업일수의 3/2이상을 마치면 인증기업으로 조기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10월부터 조기취업을 나간다면, 3학년 2학기 전공심화이론/실습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어 결국 전공의 25%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심각한 학습권 침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현행 [학업성적관리지침]교과 학습의 평가(지필평가 및 수행평가)는 모든 학생들이 교육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교육의 과정으로 실시하며, 평소 학교에서 가르친 내용과 기능에 대하여 학생 개개인의 교과별 성취기준성취수준에 따른 성취도와 학습 수행과정을 평가하는 방법을 적용한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은 평소 학교에서 가르친 내용도 아니며, 정확한 교과별 성취기준과 성취 수준 조차 마련하고 있지 못하며, 설사 마련한다고 하여도 각자 다른 기업으로 파견되어 노동현장에 투입된 학생들의 성취기준, 성취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산업체 파견형 실습과정은 3개월 이상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무리하게 인정점을 부여하고 있기에,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나가거나, 조기취업을 나가는 학생의 2학기 성적은 대부분 1학기 성적에 준해서 인정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욱 문제는 대부분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성적 처리 지침 중 현장 실습 성적은 산업체에서 평가한 것과 학교에서 평가한 것을 학교 학업성적 관리규정에서 정하는 비율에 따라 합산하여 실습 참여 학생의 성적으로 인정한다.’고 되어있기 때문에 명백하게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산업체가 교육기관도 아니고, 교육평가를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음에도 산업체에게 무리하게 교육 평가권을 넘겨준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반계고의 경우 1회 고사, 2회 고사 시험문제 하나만 오류가 발생해도 학교 전체가 문제가 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직업계고 3학년 2학기 성적 부여에는 이렇게 커다란 오류가 있음에도 간과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질의내용]

질의 7

귀 후보는 교육부의 개선방안 중 선도기업의 경우 2/3학기 이수시 조기 취업이 가능하다는 내용과 관련하여 이러한 방침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한다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동의한다면) 대안은 무엇입니까?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질의 8

직업계고 학생의 3학년 2학기 학습권 보장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학교 노동인권 교육 관련 정책 질의 및 요구내용

 

6. 학생-교직원-학부모 대상 노동인권 교육 계획을 수립한다.

 

7. 아르바이트, 현장실습, 진로직업 활동 등에서 겪는 노동인권 침해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6. 학생-교직원-학부모 대상 노동인권 교육 계획을 수립한다.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주요한 정부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노동존중 사회는 국민의 노동인권 감수성 향상과 노동기본권 존중 인식의 변화와 확산 없이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육 당국은 노동존중 관점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학교는 학생-교직원-학부모 대상 노동인권 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등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 애써야 합니다. 이미 학교는 교사의 노동 3권 보장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교원의 고용안정과 차별 없는 대우, 아르바이트 노동하는 학생 증가에 따른 대책, 직업계고 학생의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대안 마련 등 노동존중 사회를 앞당기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에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노동기본권 교육,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알아야 할 교육에서 나아가 학교의 3주체(학생-교직원-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노동인권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높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교육부에서 마련한 체계적인 노동인권 교육 계획과 내용은 찾아 보기 어렵고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노동인권 교육은 그 규모와 대상, 방법 등에서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2017LG유플러스 고객센터와 제주 음료수 제조 공장에서 발생 한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는 <직업계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학생과 교원, 기업 대상 노동인권 교육을 강화한다는 발표를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사망 사건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우려가 큽니다.

 

[질의내용]

질의 9

귀 후보는 초고 교육과정에서 실시하는 노동인권 교육의 목표와 내용, 방법은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질의 10

귀 후보의 학생-교직원-학부모 대상 학교 노동인권교육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현 교육감인 경우) 귀 후보는 재임 중 학생-교직원-학부모 대상 학교 노동인권교육을 실시하였습니까? (실시하였다면) 실시 현황과 이에 대한 평가,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실시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질의 11

현재 직업계고 학생과 교사는 고용노동연수에서 개설한 사이버연수 산업안전 및 근로관계법을 이수하고 있습니다. 귀 후보는 주입식 온라인 교육 방식과 노동관계법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 내용이 노동인권 교육의 방법과 내용에 부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이버 연수의 내용과 효과성에 대한 전면 조사와 보완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동의한다면) 전면 조사와 보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7. 아르바이트, 현장실습, 진로직업 활동 등에서 겪는 노동인권 침해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 학교 교육 뿐 아니라 매체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노동법 지식을 알게 된 청소년은 아르바이트 노동이나 현장실습, 진로직업 활동 중 겪는 노동인권 침해 상황을 알아차리고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이 마음 놓고 상담할 수 있는 기관이나 법적 권리 구제를 지원하는 체계는 엉성하기만 합니다. 노동인권 침해 예방과 사후 빠른 회복을 돕는 지원체계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노동인권교육은 교육 당국의 알리바이에 불과하다 할 것입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1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2013~2015)에서 지방노동청과 알바신고센터를 중심으로 교육청이 참여하는 민-관 네트워크 구성(교육청, 지방청, 지자체), 청소년 전담 근로감독관 지정(고용노동부), 2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2016~2018)에서 부당행위 피해 청소년 원스톱 지원 및 청소년 일자리 제공’(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근로권익 침해에 대한 신고센터 기능 강화’(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지자체)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이 알고 활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체감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알고 있는 경우에도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일하는 청소년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대책 발표 이후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현실입니다.

 

[질의내용]

질의 12

귀 후보는 청소년보호종합대책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방안 마련에 동의하십니까? (동의한다면)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이행 상황 점검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질의 13

귀 후보는 아르바이트 노동 혹은 현장실습 중 겪는 노동인권 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담 및 권리 회복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교육청과 학교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역할을 위해 어떤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보도자료교육감후보정책질의및요구사항_최종_20180417.hwp

질의서교육감후보정책질의및요구사항_최종_20180417.hwp


[언론보도] 학교 노동인권교육, 직업계고 학생 인권보장의 시작 (매일노동뉴스)

[직업계고 현장실습 바꾸자 ⑤] 학교 노동인권교육, 직업계고 학생 인권보장의 시작

기사승인 2018.05.11  08:00:01

- 이나래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


우리 사회가 노동인권 침해를 막고, 노동자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해 학교 노동인권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8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그중 63번째 과제인 노동존중 사회 실현에 학교 노동인권교육 활성화를 포함시켰다. 잇따른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생들의 사망·사고로 폐지 요구가 높아지자 교육부는 마치 사고의 주요 원인이 학생이 ‘몰라서’ 발생한 것처럼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중단이 아닌 유지 일환으로 노동인권교육 확대를 내놓았다. 하지만 당사자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취업 나간 데가 이상해서 선생님한테 얘기하고 돌아오려고 하면 일단 참으래요. 그만두면 다른 데 취직 안 시켜 준다고 해요.”


[노동시간 에세이] 처음 만난 일터에서 일 때문에 생을 마감한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자살 / 2017.9

처음 만난 일터에서 일 때문에 생을 마감한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자살

최민 상임활동가, 과로자살 연구팀

잇따른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자살

이미 잘 알려진 세 건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에서 얘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마이스터고등학교 전자과에 재학 중이던 A 씨는 식품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시작했다. 처음 해 보는 조리육 포장 일, 힘들어도 참고 하던 중 회식 때, 나이가 많던 입사 동기에게 공개적으로 머리를 밟히고 뺨을 맞는 일이 있었다. 가해자는 폭행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협박했다. 주말 동안 회사를 떠나 집에 있는 동안, 용기를 내 회사에 신고하고 현장실습을 중단하기로 결심했지만, 그 뒤 벌어질 상황에 대한 압박감이 너무나 컸다. ‘저는 너무 두렵습니다.’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회사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¹

B 씨는 인터넷쇼핑몰을 전공했지만, 취업률을 높여야 하는 학교에서는 식당 취업을 추천했다. 하루 11시간 미만 근로를 한다는 ‘근로계약서’를 썼지만, 실제로는 이러저러한 ‘벌칙’ 명목으로 2시간 먼저 나오는 일이 잦았다. 정리하다 보면 퇴근 시간인 밤 10시를 넘기는 것도 일쑤, 보통 11시나 11시 반쯤 퇴근했다. 오픈 준비와 마감을 모두 해야 하는 ‘오마벌칙’은 막내인 B씨에게만 적용됐다. 취업 직후부터 시작됐고, 전체 근무일 중 절반 정도에 해당했다. 언어폭력이나 성적 괴롭힘도 심했다. 고인은 친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자신이 하는 일이 “욕먹기”라고 농담처럼 얘기했다. 차라리 입대 해야겠다 결심하고, 상사에게 그만두겠다고 말한 그 날, 그는 선배에게 크게 꾸지람을 들은 뒤, 오후에 매장을 나가 생을 마감했다.

C 씨는 통신사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했다. 해지방어부서에서 일했다. 매일 달성해야 하는 통화 숫자와 해지방어율이 정해져 있었다. 회사는 매일 아침 전체 센터의 실적을 공지하며 수시로 압박했다. 각자의 실적은 상대평가로 성과급 결정에 반영되었다. 수습 기간에는 3등급이었지만 정식근무 이후에는 선배 노동자들과 경쟁하게 되면서 실적은 9등급, 실적급은 4만 원에 불과했다. 해지를 방어하는 동시에 상품 판매 영업도 해야 했다. 이 역시 매일 실적 목표가 제시되고 있었고, 실적을 못 채우면 업무종료 후 남아서 영업 전화를 돌리거나 영업을 잘 한 사람의 콜을 듣고 공부해야 했다. 고객들에게 심한 말을 듣고 힘들어하는 날도 있었지만, 고객들을 응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보다 실적을 채우지 못해 상사로부터 받는 압박이 더 커보였다고 한다.²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했지만, 부모는 참고 다녀보라고 다독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틀 뒤 고인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현장실습생에게 가해지는 이중의 괴롭힘³

A, B 씨의 사례에서는 모두 일터 괴롭힘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일터 괴롭힘은 일터에서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위해하거나 사회적으로 배제하거나 누군가의 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뜻한다. 일터 괴롭힘 연구자들은 공통으로 일터괴롭힘의 바탕에는 권력 불균형이 놓여 있다고 강조한다. 일터 괴롭힘의 피해자는 지위가 낮거나, 사회적 약점을 가지고 있거나, 소수자인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보통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괴롭힘의 과정에서 그 열등한 지위가 더욱 공고해진다.

그런 점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은 일터 괴롭힘의 대상이 되기 쉽다. 무엇보다 사회에 만연한 나이주의, 청소년에 대한 무시와 차별을 들 수 있다. 청소년의 나이에 따른 차별에 근거한 일터 괴롭힘은 현재진행형이다. 방화문을 만드는 업체에서 일하는 한 현장실습생은 한 달 중 1주일가량 잔업을 하는데, 언제 어떻게 잔업을 하는지 미리 알 수가 없다. 퇴근할 즈음 갑자기 ‘오늘 야근해라’고 하면 거절하지도 못한다. 이렇게 갑자기 야근 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젊은 애들’이다. 갑작스러운 연장 근무를 ‘명령’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청소년이고, 어린 노동자는 어른 말씀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현장실습생의 동기는, 다른 직원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보완이 필요해서 ‘보완하세요’라고 쪽지를 보냈더니 ‘보완하세요?? 너 지금 몇 살이니?’라는 답을 받았다. 동기의 선배가 대신 사과했는데도, 상대방은 사과하지 않았다.

나이 어린 현장실습생은 성인보다도 쉽게, 일을 제대로 못 한다거나, 알려줬는데도 왜 따라 하지 못 하냐는 압박과 폭언, 폭력의 대상이 된다.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세차를 맡은 현장실습생은 첫 출근 했던 날의 기억을 묻자 ‘욕을 많이 먹었다’고 답했다. 첫날이니까 ‘당연히 잘 못 하고’, ‘잘 못 하니까 욕먹으면서 배우는’ 날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청소년이라는 점 외에 ‘현장실습생’이라는 점은 이들이 일터괴롭힘에 더 취약하도록 강제한다. 현장실습생 취업률을 유지하려고 하는 학교 정책은 오히려 일터괴롭힘을 호소하는 학생에게 ‘참으라’고 강요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다른 청소년 노동자보다 현장실습생을 일터괴롭힘에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한 현장실습생의 담임 교사는 SNS로 ‘회사를 그만두면 학교에 대한 배신’이라고 문자를 보냈고, 선임과의 갈등으로 퇴사를 원하는 학생이 세 차례나 요청할 때까지 복교 요청을 묵살했다.

현장실습 자살자들의 자기평가 과정

일터 괴롭힘의 피해자는. 처음에는 열등해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아니었더라도 괴롭힘의 과정에서 ‘괴롭힘을 당할만한 사람’이 되어간다. 예를 들어, 일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고 일에 투입해버리면, 그 사람은 일을 못 하는 사람이 된다. 학력이나 성별 때문에 차별당하던 사람은 이를 비판했을 때 조직에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으로 매도되거나, 차별을 못 견뎌 일을 그만두면 참을성 없는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런 악순환 속에서 일터괴롭힘 피해자는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며, 한 현장실습생 인터뷰에서 보듯이 ‘자기 자신이 싫어지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스스로를 실패자로 평가하고, 자신이 쓸모없거나 부족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과정은 자살자가 자신의 삶이 무가치하다고 인식하고 자살에 이르게 되는 자기 인식 과정과도 유사하다. 그리고 이런 자기 평가 과정은 일터 괴롭힘에 시달리던 A, B 씨 사례뿐 아니라 과도한 실적 압박에무방비로 노출됐던 C 씨의 사례에서도 마찬가지로 발견된다. 사실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일터에 ‘실습생’ 신분으로 취업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쉽게 만드는 밑그림이 된다. 거기에 C씨가 다녔던 전체 회사 차원에서 강도 높게 추진되는 실적 경쟁이나 압박이 이런 부정적인 자기 평가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박형민은 일부 자살에는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성’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이 경우 자살자는 자신의 삶과 죽음을 숙고하여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자신과 삶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 이 과정에서 자살자는, 자신이 더 이상 살아갈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자기 죽음을 통해서만 문제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면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⁴⁾

청소년은 특히 성인에 비해 사회적 자원이나 경험, 여유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다른 선택지에 대한 사고가 제한적일 수 있다. 이 경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신이 죽음을 통해서만 문제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왜곡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청소년 자살은 특히 그들이 가진 자원이 빈약한 상황에서는 더욱,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좌절될 때 성인에 비해 더 심한 스트레스와 좌절을 경험한다는 기존 논의도 숙고해봐야 한다.⁵⁾

실제로 A 씨의 경우 회사에 직장 동료의 폭력을 고발했으나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문제 상황을 직면해야 했고, B 씨의 경우 사직을 결심했으나 이에 대한 직장 상사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다. C 씨도자살 이틀 전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고, 그날 자살 기도가 있었지만, 부모님은 힘들어도 이겨내 보라고 응대했다. 자살을 ‘차악의 선택’, 능동적인 행위라고 볼 때, 비교적 저임금에 구하기 어렵지 않은 일터에서 일하던 이들임에도, 죽음을 결심한 순간 다른 선택지가 없는 처지처럼 느꼈는지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

현장실습생의 자살을 함께 생각하기

파견형 현장실습 그 자체가 특성화고 학생들의 이런 부정적인 자기 평가를 부추기고, 대안을 구하는 행위를 억누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습생을 받을 준비가 되지 않은 일터에, 실습생이라는 취약한 상태로 내보내지고, 취업률을 유지하기 위해 학교는 사직을 가로막는다. 부모와 교사는 흔히 ‘참아보라’는 격려 이외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 한다. 이런 다양한 모순이 응축된 파견형 현장실습을 폐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그 외에도 우리에게는 남아있는 질문들이 있다. ‘청소년’이자 ‘실습생’에게 가해지는 노동권 침해, 처음 맞닥뜨린 일터에서 겪은 압력과 스트레스, 가족과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폭력적인 질서. 이런 어려움은 다시 어떤 경로를 통해 우울감, 자살사고, 자살 행동으로 이어졌을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저임금의 일자리, 졸업 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일자리, 돌아갈 학교도 아직 남아 있는 그들은 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혹시 현장실습생 외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일터에서의 문제 때문에 자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이건 정말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들에게 좀 더 고유한 문제일까? 대학신입생이나 사회초년생의 자살과 한국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자살은 어떤 측면에서 유사하고 어떤 측면에서 다를까?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자살을 되짚어 보는 과정은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에서 출발하여 일하는 청소년의 노동 과정과 그 과정에서 부딪치는 문제들, 이로 인한 자기 평가와 자기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모두 찬찬히 들여다보는 과정이 될 것이다. 청소년 노동자, 실습생 노동자로서의 노동권 침해와 이런 침해가 자살 사고나 자살 행동에 이르는 과정을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서, ‘청소년 자살’ 연구에서 다루지 못했던 현장실습 노동과정의 경험과 그 고통, ‘현장실습 대책 논의’에서 다루지 못했던 ‘자살에 이르는 심리적, 인지적 경로’를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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