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재절차 개선, 사회적 확장 기대한다 (매일노동뉴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재절차 개선, 사회적 확장 기대한다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8.16 08:00







지난주 노동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종사자, 산재인정 처리절차 개선”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노동자의 과중한 입증부담 해소와 산재보호 확대 지원”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보도자료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과 법원 판결을 통해 업무관련성이 인정된 사례와 유사한 공정에서 근무한 종사자가, 백혈병 등 이미 승인된 8개 상병으로 산재신청을 할 경우 역학조사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업무관련성 판단 과정을 간소화해 노동자의 과중한 입증부담을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330

[언론보도] 반올림과 전해지지 못한 메시지 (매일노동뉴스)

반올림과 전해지지 못한 메시지류현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류현철
  • 승인 2018.07.26 08:00







가슴 먹먹하게 기쁜 날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2차 조정 제안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2952

2차 조정에 대한 합의 서명에 대한 반올림 입장글

[2차 조정에 대한 합의 서명에 대한 반올림 입장글]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의 첫 매듭이 만들어졌습니다


< 전 문 >


1. 오늘 반올림과 삼성전자는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2. 2013년 2월 삼성으로부터 교섭제안을 받은 지, 5년 7개월이 지났습니다. 2015년 7월 조정위원회로부터 1차 권고안을 받은 지는, 꼭 3년 하루가 지났습니다. 2015년 10월 삼성전자의 거부로 그 권고안에 대해 논의 한번 해보지 못하고 거리에 나와 대화 재개를 기다린 지는, 1,022일째입니다.


3. 이처럼 지난한 시간을 거쳤음에도 당사자들의 직접 대화가 아니라 중재라는 방식으로 마무리하게 된 점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조차 저 길고 힘든 시간들이 없었다면 결코 내딛지 못했을 소중한 한 걸음입니다.


4. 짧지 않은 시간,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조정위원회에 감사합니다. 사실 아직 상세한 내용을 모르는 채 중재안에 사전 합의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조정위원회가 처음 출범할 때부터 이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겠다 하신 약속을 믿기로 했습니다. 이번 2차 조정 제안서에 담긴 말처럼 ‘우리 사회 공동체가 지향해 나가야 할 미래가치의 하나로 구현될 수 있도록’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을 잠재적 피해자와 향후 미래에 나타날 잠재적 피해자에게도 적절한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합리적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그 약속, 꼭 지켜주시리라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5. 중재합의는 삼성전자에게도 힘든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 어렵게 도달한 약속인만큼, 기업의 규모와 위상에 걸맞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가라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요구와 바람이 삼성에게 가 닿았기를 희망합니다.


6. 변변한 바닥도 지붕도 없이 시작한 노숙농성장에 찾아와, 두 번의 겨울과 세 번의 여름이 지나는 동안 함께 혹한과 폭염, 비바람을 맞아 준 지킴이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들 덕분에 별 다섯 개 호텔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7. 고통, 절망, 분노의 시간들을 홀로 견디면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은 피해 노동자와 가족 여러분, 당신들의 인내에 경의를 표합니다.


8. 오늘 서명한 합의에 따라 이제 저희는 내일 저녁 문화제를 끝으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농성장을 닫으려 합니다. 2015년 10월 7일, 간절했던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시작한 농성이었습니다. 첫째는 삼성 직업병 문제가 끝나지 않았음을 세상에 알려야 했고, 둘째는 삼성에 의해 중단된 협상이 다시 열리도록 해야 했습니다. 길 위에서 천일을 버틴 끝에 결국 모두 이루어냈습니다. 응원하고 연대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일궈낸 소중한 승리입니다.


9. 이제 우리는 천일 넘는 노숙농성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합의를 통해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매듭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매듭이 단단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중재안이 완성되고 실행될 때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지켜보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8년 7월 24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특집3.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 인터뷰 / 2018.07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최근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 공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실제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 영업비밀 포함 여부가 핵심이 아니다. 우리 사회 그리고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하고 있는지 혹은 기업의 이윤과 영업비밀을 우선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우리 사회가 우선시 하고 있는지의 바로미터다. 지난 6월 23일 이 문제로 투쟁하는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를 만나 지난 경과와 최근 상황, 이후 계획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논란이 시작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반올림이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고 황유미 씨를 시작으로 직업병 피해노동자가 일했던 노동환경에 대한 자료가 필요했어요. 그중 하나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였죠. 고 황유미 씨를 비롯해 림프 조혈계 암에 대해서는 현장조사가 있었지만, 현장조사 이전 자료도 있어야 해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계속 필요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가 필요했나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제일 필요한 이유는 삼성 반도체, LCD 공장에 대한 자료가 있기 때문이죠. 작업환경측정 제도의 한계가 있어서 유의미한 결과가 있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으니까요. 현재 기록뿐만 아니라 과거 현장에 대한 기록도 필요한데 삼성이 스스로 기록을 내놓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는 노동자나 시민이 정부 기관인 고용노동부를 통해서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은 이 자료를 요청했었던 것이죠. 2013년에 정부가 종합진단 보고서라고 반도체, LCD 공장실태를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가 있기는 한데 여기에도 과거 자료는 없었거든요.”

고용노동부가 자료를 공개한 적이 있나요?

“대한민국 국민은 정보공개법에 의해서 고용노동부가 가지고 있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결과를 볼 권리가 있어요. 그런데 이전까지 고용노동부는 이 내용을 일부 가리고 보여주거나, 아예 안 보여주거나 그래왔죠. 결국 2014년에도 삼성 직업병 피해자가 고용노동부가 삼성 온양 공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어요. 그때 1심은 졌는데 2심에서 이기면서 올해 2월에 고용노동부가 자료를 공개했어요.”

법원에서 굉장히 크게 의미있는 판결을 내렸네요.

“고등법원에서 고용노동부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했어요. 하나는 직업환경의학 의사 등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보니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거예요. 두 번째는 설령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있다고 해도, 이 자료는 해당 노동자나 지역 주민 등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중요한 정보니까 비공개하거나 보호할 수없다는 거예요. 세 번째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지금까지 삼성이나 노동부는 해당 직업병 피해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지도 않았던 제3자가 예전 자료를 요구한다면 보여 줄 수 없다고 주장해왔어요. 그런데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정보공개는 법적으로 이해관계자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고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어요. 이후에 반올림과 함께하고 있는 직업병 피해자들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다른 삼성 공장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공개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해요.”

법원 판결 이후 고용노동부에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자세한 얘기가 궁금합니다.

“법원 판결 이후 고용노동부가 내부 정책이자 지침을 바꿔요. 앞으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면 다 제공하기로요. 그래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이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죠. 결정 이후에 구체적으로 자료를 언제쯤 받을지를 고용노동부가 법률 대리인들과 상의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 거죠.”

삼성이 손을 쓰기 시작한 건가요?

“네. 삼성 직업병 피해자를 대리하는 노무사 님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복사본을 받으려고 고용노동부에 갔는데 자료를 못 받고 있다는 거예요. 이유를 확인해보니 갑자기 국민권익위원회가 작업환경측정 정보공개 제공을 중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앞으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확인하려면 삼성이 소송을 취하하거나, 소송에서 패소해야 가능하다는 거에요. 결국 이렇게 되면 가장 큰 문제는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 자료를 얻으려고 10년을 싸워서 이제야 길이 열렸는데 다시 소송으로 자료를 받으라고 하니 산재인정까지 더 오랜 시간 기다려야겠죠.”

반올림 활동가들 심경은 어땠나요?

“너무나 충격적이고 경악했죠. 오후 2시까지 오면 자료를 카피해주겠다 해서 갔는데 가처분이 걸려있어서 못 준다고 하니 얼마나 황당해요. 이후에 삼성이 행정소송 5개를 걸고, 산업통상자원부를 동원해서 반도체 전문가랍시고 삼성과 이해관계가 물려있는 사람들이 자료 공개를 또 막고 있으니 삼성이 이거 막으려고 얼마나 많은 돈을 쓸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직업환경의학 의사나 산업위생을 하는 분들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른바 노동보건을 한다는 분들은 다들 경악했죠.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왜? 아니 어떻게 이런 식으로 막을 수 있지? 라며 다들 황당하다고 해요.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이럴 수도 있다고 말씀을 하세요. 이유가 뭐냐면 어떤 사업주가 자기 현장을 측정한 결과를 아무한테나 보여주는 걸 좋아하겠냐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어요. ‘그럼요 작업환경측정이 좋아서 이걸 하면 막 기쁘고 행복해서 하는 건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따지면 안전보건 조치가 즐거워서 시행하는 사업주가 어디 있겠어요. 노동자 건강이 귀하니까 사람 목숨이 귀한 거니까 사업주를 강제하는 거죠. 강제를 안 하면 방치하게 되니까요.’”

대체 삼성은 왜 이렇게 하는걸까요?

“표면적인 이유와 속내가 조금씩 다를 거 같은데요. 표면적인 이유는 우선 첫 번 째, 지금까지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공개를 막은 이유는 이렇거든요.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 → 삼성이 쌓아 올린 정보가 누출 → 외국 동종 업계가 삼성 경쟁력을 쫓아 → 삼성은 물론 국가 경제에 타격’ 이 논리죠. 그런데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는 핵심 영업비밀이 담겨 있지 않아요. 애초에 담을 수 있는 포맷이 아니거든요. 

두 번째, 반도체 전문가들 말이 아무리 작은 정보라고 해도 조각조각 모으면 추정이 된다. 반올림은 추정하기 어렵겠지만 전문가들은 추정하면 자료를 다안다는 거예요. 저번 국회 토론회 때 나왔던 서울대교수 한 분은 지금 가지고 있는 일정 기술을 맨바닥에서 찾으려면 6만년이 걸린대요. 그런데 조그만 자료라고 해도 하나하나 모으면 2.5년 만에 따라 잡는 다고 주장하더라고요. 제가 이 주장에 관해서 묻고싶은 게 있는데요. 일정 기술을 가지려면 6만 년이 걸리는데 삼성은 그걸 어떻게 몇 십 년 만에 해냈을까요? 자기들도 기술을 훔쳐서 가능했던 거라 남들도 훔칠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세 번째, 반도체 산업은 여러 차례 공정을 뺑뺑이 돌리는 거로 수익을 내는 산업이거든요. 그래서 공정배치도와 속도가 경쟁력이고 단가를 결정해요. 그래서 삼성 주장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들어 있는 간단한 공정 모식도가 영업비밀이 된다는 거예요. 이점에 대해서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님이 하신 말씀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공정 배치도는 고유기술이 아니고 장비를 운영하려는 방안인데 이걸 영업비밀이라고 하면 노동자들 몇 시간 근무시키는지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비밀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걸 영업비밀로 인정해주면 현장에 법이나 사회적인 규율이 들어갈 여지가 없어져서 선을 그어야 한다고요. 저는 이 주장이 맞다고 생각해요.”

표면적인 이유 말고 삼성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하면 외국 동종업계가 삼성 경쟁력을 따라오고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아주적나라한 삼성의 속내가 여기에 있다고 봐요. 삼성은 단 한 푼이라도 잃고 싶지 않은거에요. 단 하루라도 경쟁자에게 따라잡을 기회를 주고 싶지 않은 거죠. 그리고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싶지 않다는 주장은 논리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어떤 가치를 우선할거냐 문제라고 봐요. 기업이나 스포츠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인데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고 나를 부당하게 따라오는 걸 막고 싶어해요. 그런데 그걸 막고 싶다고 해서 가령 운전할 때 옆 차가 법규를 위반하면서 내 차를 추월한다고 해서 내가 그 차를 받으면 안 되잖아요. 삼성이 경쟁력을 우선할 수는 있는데 그게 노동자 시민의 건강권과 정보 접근권을 침해하는 거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국회에서 영업비밀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친기업 전문가들은 반올림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없다고 어떻게 확신하느냐, 그럴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 있냐,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 알려지면 배합해서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주장을 해요. 그런데 미안한 이야기지만 다른 기업들도 이미 다 알고 진행하고 있어요. 삼성만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에요. 그리고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공개되면 다른 기업이 따라 올 거라고 주장하는데, 지난 역사상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자료를 토대로 따라왔다는 통계를 단 하나라도 들어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없어요. 반면에 법학 전문가들은 이야기가 조금 달랐요. 일단 국가 핵심기술이라는말이 곧 영업비밀은 아니라는 거예요. 국가 핵심기술정보는 해외로 유출하지 말라는 거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는 거예요.”

현장에서 실제 측정을 하는 전문가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요?

“글쎄요. 지금까지 직접 삼성 편드는 사람은 못 봤어요. 다만 너희 집이 얼마나 더러운지 사진 찍어서 아무한테나 공개한다고 하는데 어떤 사업주가 좋아하겠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있었어요. 그런데 이들도 사업주가 싫어하는 건 당연한데 그래도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죠.”

이후 소송 진행하는 것을 포함해서 이 문제를 둘러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사건만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 삼성이 소송을 빨리 철회해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법률 활동가들 생각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야 다시는 삼성이나 기업들이 이런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거 같아서 이 문제는 소송에서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 남는 제일 문제가 산재 피해자들이에요. 삼성이 말로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당사자에게는 주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러질 않고 있어요. 그래서 근로복지공단이나 법원이 기업이 작업장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감추거나 방해하면 산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해줘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영업비밀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영업비밀이라는게 대체 뭐냐, 어떤 절차를 통해 영업비밀을 주장하고 그걸 인정할 것이냐, 영업비밀이라고 하면 어느 선까지 보호할 것이냐 등을 총괄하는 공적 기구를 만드는 게 필요한 거 아닐까 고민중에 있어요. 여기에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몇 년 전 법률 활동가들이 전문가들과 영업비밀을 심의하고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어요. 국회에 발의도 했는데 아직 통과되지 않았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법안을 들여다보고 지금 상황에 맞춰서 수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이건 제도적인 부분이고 운동적 차원으로 보면 화학물질이나 현장에 대한 알 권리를 주장하고 정보를 받아보고 감시하는 그런 운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꼭 산재신청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회사나 지역에서 무슨 화학물질을 사용하는지 알고싶다, 정보를 공개하라는 싸움을 만들었으면 해요. 제생각에 지금까지 영업비밀에 관한 법이 통과되지 못했던 이유는 법이 나빠서나 국회의원이 나빠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이런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운동이 조직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반올림을 비롯한 몇몇 단위들이 간혹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당사자가 나서서 소송도 불사하고 이러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도록 하는 투쟁이 없었거든요. 이런 활동 없이 지혜롭고 선한 전문가들이 법안을 만들고 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는 건 전혀 역사적이지 않은 기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노보연(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도 그렇고 노동안전보건운동 진영이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말씀하신 고민을 반올림도 비중 있게 다뤄야 할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지금은 농성을 빨리 마무리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이후 반올림 활동에 있어서 이 문제는 굉장히 주요한 의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반올림이 지금까지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첨단전자산업 대기업 중심, 산재 인정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왔어요. 그렇다면 이제는 전자산업 노동자 인권과 건강권으로 나아가야하는데 영업비밀과 알 권리 문제를 고민했으면 해요.”

특집1.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 2018.07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류현철 운영위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


1000일이다(18년 7월 2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가 직업병 노동자들의 산재를 인정하고, 삼성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위해 농성을 시작한 이후 그 많은 날이 지났다. 그동안 삼성반도체와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백혈병을 포함한 다양한 암과 희귀병을 직업병으로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이 줄을 이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유해화학물질 노출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다소 부족하여도 산재 요양을 승인하는 판정도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삼성은 그대로다. 노동자들의 산재를 판정하는 데 있어서 전향적인 변화에 비교해보면 오히려 퇴행했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를 둘러싸고 삼성이 벌인 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소위 첨단 산업이라는 반도체와 전자산업의 세계적 기업인 삼성이 노동안전보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대정신의 말단에도 이루지 못한다. 이미 다른 기업들에서는 전면 공개하고 있는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두고 삼성은 왜 이러는 것인가? 독재정권 휘하에서 성장한 재벌가의 몽니에 불과한 무노조 경영방침을 ‘신화’로 포장하고 그것을 지키는데 엄청난 돈을 쓰고 패륜을 저지르는 것과 일맥상통해 보인다. 그간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를 둘러싸고 나타난 주요한 쟁점을 정리해본다.

삼성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는 국가핵심기술이 담겨 있는가?

그렇다고 볼 수 없다. 통상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의 형식에 핵심기술의 가치를 담기는 어렵다. 물론 시키지 않아도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챙겨 작업환경의 위험요인을 미리 챙겨보고 관리하자는 의지로, 법정 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자세하게 공정을 정리하다 보면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와 관련한 법원의 2심판결에서 분명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 사건 보고서에는 라인명과 공정명, 근로자수 등이 기재되어 있을 뿐 공정간 배열이나, 각 생산라인에 배치한 설비의 기종 및 보유대수, 생산능력, 설비배치, 공정 자동화 정도, 인건비 관련 자료, 각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사용량·구성성분 등에 관한 기재는 별도로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정도의 정보만으로는 피고가 우려하는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공정간 배열, 각 라인에 배치한 설비의 기종 및 보유대수, 생산능력, 반도체 후공정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효과 등의 정보’, ‘제품 생산을 위하여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 사용량, 구성성분 등의 정보’ 등까지 알려지게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에 반하여, 이 사건 측정위치도가 있어야만 원고는 해당 사업장 내의 어느 곳에서 어떠한 유해인자들이 노출가능하고 실제로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바, 이는 근로자의 생명·신체·보건과 직결된 정보로서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이미 법원에서 판단이 끝난 문제였다. 영업비밀인 핵심기술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판결을 통해 공개하라고 한 것임에도 대기업이 영향력을 이용해 논점을 흐리고 있다. 영업비밀을 보호할 정당한 절차를 이야기하기 전에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는 물질과 공정이 생산성과 이윤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옳은지, 그것을 영업비밀로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부터 논해야 한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업무관련성을 입증하기 위해 신청한 노동자에게만 공개하면 되는가?

아니다. 이 역시 법원의 판결을 인용한다. 

“국민의 ‘알권리’, 즉 정보에의 접근·수집·처리의 자유는 자유권적 성질과 청구권적 성질을 공유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21조에 의하여 직접 보장되는 권리이고, 그 구체적 실현을 위하여 제정된 정보공개법도 제3조에서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하여 정보공개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정보공개법 제9조가 예외적인 비공개사유를 열거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국민으로부터 보유·관리하는 정보에 대한 공개를 요구받은 공공기관으로서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를 공개하여야 하고, 이를 거부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되어 위 각 호의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증명하여야만 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공공기관은 자신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고, 정보공개의 예외로서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여부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삼성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 업무관련성 입증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는 공개할 용의가 있으나, 다만 해당목적이외로 활용되거나 누설되지 않도록 한다는 영업비밀보호를 위한 책임준수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

알 권리와 동등한 수준의 기업의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이제껏 삼성은 노동자들의 업무 관련성 입증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 2016년 11월 29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과 반올림이 함께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16년 10월까지 삼성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산재판정을 위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보낸 업무환경 관련 질의 및 자료제출 요청 77건 중 삼성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답변 자체를거부한 경우는 64건(83%)이었다. 일부 공개했던 자료들조차 영업비밀을 빌미로 먹칠을 하거나 공란으로 비워 보내는 것이 다반사였다. 더구나 거대자본의 이해를 지키는데 동원할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이 존재하는 한 직업성 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입증책임을 고스란히 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알 권리는 훨씬 더 엄중하게 지켜져야 한다. 일부 언론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공개되면, 국가 핵심기술이 유출돼 반도체산업 기반이 흔들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공개는 필요하지만, 기업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알게 된 정보의 비밀보호 방침을 준수하고 유지하기 위한 규칙과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 속에는 어떤 것이 영업비밀이 돼야 하는지, 건강과 생명에 유해한 물질 사용이 영업비밀이 될 수 있는지 하는 기본 문제의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업비밀이 일단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알 권리와 기업 이윤추구 사이의 기계적 균형만을 다루고 있다. “알 권리 보장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절차와 방법을 명확하게 규정하면 될 것”이라는 논리는 일면 타당해 보이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기능할 것인지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작업중지권 발동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소송의 승소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단지 노동자들의 권리행사를 위축시킬 목적으로 절차와 방법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길고 지루하고 비용이 많이 들수록 효과적인 소송을 남발할 수도 있다.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이 되는 물질이나 공정이 영업비밀이 될 수 있는가?

안 되는 일이다. 보편적 상식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껏 상식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영업비밀로 분류할 수 있는 주체는 화학물질을 양도, 제공하는 사업자이고 영업비밀로 분류되는 사유를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밝혀야 한다고만 돼 있어, 사업자가 영업비밀로 판단하면 영업비밀이 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리고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와 주민 건강을 위해 물질이나 공정에 대하여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이미 법원은 분명하게 판결문에서 정리하고 있다.

“이 사건 보고서는 반도체 사업장인 삼성전자 온양공장을 대상으로 한 작업환경측정 결과가 기재된 문서로서,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통해 해당 작업장의 어느 공정 및 어느 지점에서 유해화학 물질 등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어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망인을 비롯하여 해당 작업장의 전·현직 근로자들의 안전 및 보건권의 보장, 나아가 해당 작업장이 위치하고 있는 인근지역 주민들의 생명·신체의 건강 등의 가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모든 유해물질이 생산현장과 일상에서 사용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렇게 되면 좋겠으나 아직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유해한 물질들은 영업비밀로서 숨겨져서는 안 되며 등록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유해하기에 취급하는 노동자들이 더욱 유의해야 하고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하며, 지역 사회에서 관리 수준에 대해서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영업비밀 사전 심사제가 필요한 것인가?

그렇다. “정부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기업이 그 성분이나 함량 등을 영업비밀로 하고자 할 때 이를 심사하겠다는 영업비밀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화학제품 제조사들이 원료 성분을 확인하고 안전한지 검토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고, 이를 사용하는 노동자·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취지다. 설사 기업 활동을 위해 영업비밀이 필요한 경우라도 제조하는 자는 필요한 사유를 명확히 밝히고, 영업비밀로 하는 물질과 성분이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알리고, 이에 대처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영업비밀 사전심사 제도를 통해 영업비밀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와 기업이 제시하는 예방조치의 타당성을 심사하는 것은 최소한의 조치일 것이다. 오히려 여러 전문가와 시민단체에서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음에도 이런 조치가 이제야 제안된 것에 아쉬움이 크다.

삼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대 기업이 이윤에 눈이 멀어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를 감추고, 영업비밀 사전심사제가 시행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삼성은 영업비밀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직업병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의 눈초리도 받고있다. 이런 지탄과 의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쉽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전면공개하고, 영업비밀 사전심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

[토론회]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 과제 대토론회> 안내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토론회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 과제 대토론회

- 일시: 2018년 7월 17일 화요일 13시
- 장소: 프란치스코회관 211호

1부 증언대회
- 사회: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 증언
문송면 유가족 (문근면, 고인의 형님)
원진레이온 직업병 재해자 (장옥희, 박쌍순)
반올림 직업병 재해자 및 가족 (한혜경, 어머님)
이길연 집배원 유가족 (이동하, 고인의 아들)
에스티유니타스 디자이너 장민순 유가족 (장향미, 고인의 언니)
산재피해 이주노동자 (알리 모하마드 투힌, 방글라데시 노동자)
제주 현장실습생 이민호 군 유가족 (이상영, 고인의 아버지)
유성기업 가학적 노무관리와 일터괴롭힘 (김성민, 금속노조 대정충북지부 유성영동지회 사무장)

2부 대토론회
- 사회: 이상진 (문송면·원진노동자산재사망30주기추모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 발제1: 문송면·원진노동자 투쟁과 그 후 30년(노동안전보건운동이 걸어온 길)
/ 백도명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

- 발제2: 2018년 노동안전보건의 과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청소년 소수노동자건강권, 화학물질 알권리 보장, 과로사OUT, 위험의 외주화 금지, 정신건강 보호, 생명안전권 헌법 명시)
/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 토론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박순철 (생명안전시민넷사무처장)
천지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산업재해팀장)
이고은 (일터건강을지키는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운영위원장)
현재순 (일과건강 기획국장)

- 종합토론


[기자회견] 국민의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라


국민의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라


1. 삼성반도체, LCD 공장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를 막으려는 삼성전자와 산자부를 규탄한다. 

2. 대통령과 민주당은 ‘삼성전자직업병문제 해결 약속’을 지켜야 한다.

3. 안전에 관한 알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이하 산자부)는 삼성전자의 신청에 의해 지난 17일 삼성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되었다’고 결정했다. 해당 결정의 적법성이나 타당성 논란에도 삼성전자는 이 결과를 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한 근거자료로 법원과 행정심판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대전고등법원 판결대로 삼성전자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한 고용노동부의 결정과는 정반대의 결정을 산자부가 내린 것이다. 

2018년 2월 대전고등법원은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백혈병 사망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 대해, ‘삼성전자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는 영업 기밀이 아니고, 산재노동자와 인근 지역 주민의 생명, 신체의 건강 등을 위해 필요한 정보이므로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삼성의 주장과는 달리 고등법원은 해당 보고서상 측정위치도는 개략적이고 간략한 공장도면 모식도에 측정대상자의 위치나 시료채취 지점을 표시한 것에 불과하므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또한 단순히 라인명과 공정명이 기재됐을 뿐, 공정 간 배열이나 각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사용량이나 구성성분은 적혀 있지 않아 영업기밀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삼성은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의 공개를 막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 화성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에서 일하다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등 피해를 입은 피해노동자 및 유족들이 산업재해 입증을 위해 해당 정보를 고용노동부에 정보공개 청구하였지만 또다시 삼성전자는 이를 모두 가로막고 나섰다. 삼성의 신청에 의해 3월 27일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장(김대희 상임위원직무대행)이 직권으로 집행정지를 시킨데 이어, 4월 19일 수원지법 등도 삼성전자가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으로 또 행정소송 최종 판결이 있기 까지 피해노동자와 유족들은 보고서를 통한 산재입증의 길이 막힌 것이다. 더불어 지역주민들과 국민들의 알권리도 막혔다.  

잇따른 삼성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 방해 활동에 대한 정부 기관과 법원의 후속 조처는 과연 이들이 국민을 위한 기관인지 삼성공화국의 기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는 사업주가 작업장 내 유해물질에 대해 노동자의 노출 정도를 자체 측정한 결과이다. 일하는 노동자들이 얼마나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지 알 수 있는 미약하지만 거의 유일한 근거이다. 

직업병의 입증 책임을 사업주가 아닌 병든 노동자에게 돌리면서, 노동자에게 이런 정보마저 차단하는 것은 산재를 입증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는 작업환경 측정 결과와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접근권 등 국민의 안전에 관한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산재 후진국, 노동자가 안전하지 못한 나라로 남을 것인가.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에게는 아직도 정권 교체가 되지 않았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


2018년 5월 2일

국민의 안전권 및 알권리 보장을 염원하는 시민사회단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구속노동자후원회, 기업인권네트워크(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민주연대, 좋은기업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생명안전시민넷, 일과건강, 인권운동사랑방, 원불교인권위원회, 장애여성공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보건시민센터


보도자료성명국민의_안전할_권리를_보장하라_삼성작업환경보고서.hwp

보도자료항의서한산자부_장관에_대한_항의_서한_180502.hwp


[언론보도] 작업환경측정 결과 노동자가 온전히 볼 수 있어야 (매일노동뉴스)

작업환경측정 결과 노동자가 온전히 볼 수 있어야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4.26 08:00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어떤 물질을 이용해 어떤 완제품을 만드는지, 그 과정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은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되는지,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되는지 작업환경을 평가하는 것이 작업환경측정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1180

[기자회견] 삼성 노조파괴 규탄! 이재용 재구속! 삼성에서 노조하자! 민주노총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삼성 노조파괴 규탄! 이재용 재구속! 삼성에서 노조하자! 민주노총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


삼성을 무너뜨려야 한다. 

삼성그룹의 기업이 아니라 불법과 인권유린, 노동탄압으로 칠갑한 삼성의 무노조 경영, 생명무시 경영, 족벌세습경영, 정경유착 경영을 무너뜨려야 한다.

삼성의 불법경영과 무노조 경영을 지탱해온 것은 권력과 자본의 더러운 유착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착이 아니라 삼성 자본에 무릎 꿇고 부역한 권력이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장충기 문자가 그것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권력이 삼성으로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낯 부끄러운 청탁과 찬양, 환심 사기와 정보 전달로 가득 찬 문자였다. 장충기에게 언론인, 정치인, 교수, 검찰, 국정원, 판사까지 줄을 섰다면 이재용이 누구와 어떤 거래를 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삼성이 반사회적 범죄를 공공연하게 자행할 수 있었던 것은 양심을 팔아 자본에 부역한 이른바 삼성장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재용을 재 구속해야 한다.

삼성왕국의 절대 권력자 이재용도 1700만 촛불이 만든 적폐청산과 부역자 처벌요구를 비껴가지 못했다. 재벌불사의 나라에서 이재용은 두 번에 걸친 구속영장청구로 기어이 구속되었다. 치외법권이었던 삼성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삼성창업 79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재용은 지금 감방생활 1년도 채우지 않고 나와 활보하고 있다. 경영세습을 대가로 한 뇌물공여 등 중대범죄를 대통령이 이재용을 겁박한 사건으로 삼성을 힘없는 약자이자 피해자로 둔갑시킨 사법적폐 판결이었다.

그러나 고삐가 길면 반드시 밟힌다고 했다. 삼성이 자본의 힘과 권력의 비호아래 자행한 무수한 노조파괴 범죄의 증거자료가 은밀한 지하창고에서 나와 세상의 빛을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천인공노할 염호석 열사 시신탈취 공모, 가족 회유와 협박, 조합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온 노조파괴 범죄의 실상이 밝혀질수록 이재용의 책임은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이재용을 살리고 꼬리를 자르는 용두사미 검찰수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2월 5일 함께 감방을 나온 이재용, 최지성, 장충기는 다시 함께 감옥에 들어가야 한다.

삼성의 무노조경영은 폐기되고 종식되어야 한다,

지난 4월 17일은 80년간 유지해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사실상 폐기된 날이다. 삼성은 돌이킬 수 없는 증거로 막다른 구석에 몰리자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직고용 전환과 노조인정 및 노조활동 보장을 합의했다. 지난 5년간 최종범, 염호석 두 열사를 가슴에 묻고, 염호석 열사의 시신을 탈취당한 채 울분과 분노로 투쟁해왔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삼성 이재용은 노조파괴 범죄에 대한 사과와 무노조경영 포기를 공식선언하지 않고 있다. 아직도 뻔뻔하다. 우리는 여전히 삼성이 반노동 반노조 입장을 포기했다고 보지 않는다. 

삼성의 무노조경영 폐기는 삼성 이재용의 공식선언,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의 전면 직고용 전환 완료와 노조활동보장 그리고 삼성 전 계열사 노조설립으로 완성된다. 삼성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뿐 아니라 삼성관련 모든 노조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4.17합의는 단지 면피용 합의에 불과하고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으로 규정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부터 진행되는 삼성전자서비스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노사교섭에서 삼성의 입장과 태도를 지켜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삼성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삼성의 노조파괴, 노동탄압은 이미 국제문제가 되었다. 국제노동기구도 한국 정부가 검찰 조사결과를 통보하고, 삼성의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가입할 권리를 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삼성의 악명과 잔혹함은 노동자의 생명마저 짓밟아온 것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1년 동안 삼성에서 320명의 직업병 피해 제보자가 있었고, 118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삼성은 산재인정 소송에서 유해물질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법에 의해 모든 사업장에서 공개하고 있는 작업환경 측정결과를 영업비밀, 국가기밀로 둔갑시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할 때이다. 검찰의 엄정수사와 예외 없는 책임자 처벌, 삼성으로 대표되는 재벌과 권력의 정경유착 근절, 노조 할 권리 전면 보장을 담아 반 헌법적인 삼성의 무노조 경영 종식을 강제하고 선언해야 한다. 헌법과 법률을 유린해온 삼성을 바꾸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길이다.

삼성에 노조하자!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

민주노총은 오늘을 시작으로 삼성이 저지른 온갖 범죄와 잘못을 바로잡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그리고 전자반도체, 중공업 등 제조업은 물론 유통서비스, 의료제약, 건설, 사무금융, IT통신 등 삼성의 전 부문 계열사에서 노조 할 권리가 보장됨을 알리고 노조가입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는 한국사회를 바꾸기 위해 삼성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당당한 투쟁선언이다. 그 출발은 ‘삼성에서 노조하자’이다. 25만 삼성 노동자들이여! 삼성에서 노조하자!


2018년 4월 2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180426보도자료민주노총_경기도본부삼성_규탄_기자회견.hwp


[안내] 故황유미 11주기 및 삼성직업병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참석 안내



故황유미 11주기 및 삼성직업병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황유미와 함께 걷는 봄, 희망을 피우다”


이재용이 석방되었습니다. 

함께 촛불을 들어 이재용을 구속시켰던 국민들의 분노가 높습니다.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이재용 재판은 국정농단 범죄를 넘어, 기업살인과 직업병 문제 방치에 대한 죄를 묻는 재판이기도 했습니다. 

기가 막힌 판결에 막막한 심정입니다.


11년의 세월, 삼성에서만 320명의 피해제보가 있었습니다. 

11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거리에서 보낸 11년, 882일(3월 6일 현재) 간의 농성으로도 바뀌지 않은 삼성을 이제 바꿀 시간입니다. 

故황유미 11주기를 맞아 삼성직업병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방진복행진과 기자회견, 문화제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 


[참여신청] http://goo.gl/9hRqsJ


[3월 6일 집중행동의 날]

- 기자회견 (11시, 리움미술관)

- 방진복행진 (리움미술관 1시 출발 - 서울고등법원 4시 약식 기자회견 - 반올림농성장 5시 도착) 

- 7시 농성장 문화제


[영화 ‘클린룸이야기’ 상영회]

3월 8일(목) 저녁 7시, 아트나인 (예약/문의:010-4248-8212)


문의 :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010-9401-1370)

후원 : 국민은행 043901-04-206831(예금주: 반올림)

故 황유미 11주기 및 삼성직업병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집중행동 안내

[故 황유미 11주기 및 삼성직업병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황유미와 함께 걷는 봄, 희망을 피우다


* 집중행동의 날 : 18년 3월6일(화)
오전 11시 기자회견
13시 방진복 행진 (서울일대)
19시 농성장 문화제


* 영화 <클린룸이야기> 상영회
3월8일(목) 저녁7시, 아트나인


※ 문의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 (010-9401-1370)

후원
국민은행 043901-04-206831 (예금주 반올림)


[언론보도] 반도체 산재피해자 자체 보상, 산재보험 변화 촉매제 돼야 (매일노동뉴스)

반도체 산재피해자 자체 보상, 산재보험 변화 촉매제 돼야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2.22 08:00







벌써 10년이 지났다. 반도체공장에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암·희귀질환 등에 걸렸고, 직업병으로 인정하라는 산업재해보상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94명의 노동자가 산재를 신청했다. 행정소송을 통해 직업병으로 인정된 사례까지 포함해 노동자 24명이 산재로 인정받았다. 반도체 노동자들이 산재를 신청한 질병은 반도체 질병으로 알려진 백혈병을 비롯해 뇌종양·난소암 등 암과 다발성경화증·루게릭병·파킨슨병 등 희귀질환이 다수를 이룬다. 이와 같은 암이나 희귀질환이 현재의 산재보험 체계에서 직업병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질병을 일으키는 동안 알려진 원인(화학물질이나 방사선)에 노출되고, 일정 기간(잠복기)이 지난 이후 해당 물질이 질병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산업에 비해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종류와 양이 국내 최대 수준이지만 어떤 화학물질에 노출됐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화학물질을 안다고 해도 발생한 희귀질환과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는 아직까지 매우 부족하다. 그동안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등에서 한 대규모 역학연구에서도 혈액암을 비롯한 일부 질환과의 연관성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880

[연구리포트]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 2018.02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선전위원회


지난해 11월 CGFED¹와 IPEN²이 스웨덴 정부와 여러 기부의 재정 후원을 받아 베트남 삼성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이야기를 보고서로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는 베트남과 삼성이 전자산업으로 얼마나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환경, 건강 실태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 보고서는 영어로 발표됐는데 한국에 이러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반올림, 다산인권센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들이 번역으로 수고해주었다.


베트남 경제의 기둥인 전자산업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국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전화, 컴퓨터 등을 포함한 전자산업은 베트남에서 수출 1위이자 GDP에 총 20%를 차지할 정도다. 베트남 국민 중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역시 2005년 4만6천 명이었던 반면 9년 뒤인 2014년엔 41만1천 명으로 확인된다.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80%는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 베트남에서 전자산업의 규모와 경제적 중요성은 드러나는 한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환경, 건강에 대한 실태는 드러나지 않으면서 정보 역시 제한되어 있다. 한국에서 이미 직업병 문제를 10년째 부정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삼성’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공생관계인 베트남과 삼성

삼성은 1996년 베트남에서 공장을 처음 가동한 이래 20년이 지난 현재 자본 규모 총 148억 달러인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가 되었다. 2016년 베트남에서 삼성의 매출은 463억 달러나 되었다. 수출과 매출 규모만 보더라도 이미 삼성 공장은 단지 베트남뿐만 아니라 전체 공장 시스템에서 핵심을 차지한다.

또한, 삼성은 현재 전체 휴대전화의 5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의 생산량은 8%에 불과하다. 베트남은 삼성을 전자산업과 외국인 직접 투자의 성공 사례로 평가하고, 전문가들은 베트남에서 전자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초점 맞춘 보고서와 연구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경제성과를 이루기까지 현장에서 일해 왔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방치된 현장 안전보건

베트남은 세계적으로 제품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표준 개발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와 동료들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작업장 안전보건 시스템이 없다. 베트남과 삼성은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여성 노동자에게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물론 노동자가 보장받아야 할 안전보건 문제도 방치해온 것이다. 삼성이 한국에서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성 노동자를 고용해서 안전보건 조치는 방치하고 저임금으로 일 시켜왔던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7개 전자산업 회사 중 3분의 1은 법을 어겨가며 초과노동을 시켜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베트남 법은 초과 노동을 월 30시간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법 위반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개 업체의 경우 초과 노동이 생산량이 많을 때 월 100시간 이상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른 3개 업체의 경우도 50∼60시간 초과 노동을 강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베트남 노동장애사회부는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나치게 긴 초과 노동은 전자산업 산재사고에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였다고 하지만, 이번 연구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 노동자 중 이러한 사실에 대해 알거나 들어본 사람은 없었다.


베트남과 삼성만 알고 있는 위험성

베트남 전자산업이 노동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된 적도, 알려진 바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전자산업의 심각한 건강 문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 베트남 노동장애사회부는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화학물질, 방사선, 전기파 노출로 인해 암이 발병하거나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단지 추론일 뿐이며 실제 전자산업으로 인해 납중독과 직업병이 존재한다 하여도 지금은 통계상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한국에서 삼성과 근로복지공단, 법원이 전자산업 직업병을 대하는 입장과 일맥상통하다.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연구를 위해 45명의 여성 노동자를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은 4일간의 주야 교대근무를 하며 하루 9∼12시간 내내 서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장시간 노동과 함께 대개 베트남 법에서 허용하는 소음 노출 초과 기준을 초과해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휴식 시간의 경우 공식적으로 주어지더라도 노동자들은 휴식을 갖지 못했다. 회사는 삼성에서 노동자들이 너무 많은 휴식시간을 갖는다고 지적하면 임금을 삭감할 수 있기 때문에 출근하면 퇴근할 때까지 최대한 생산라인에 머물게 했다고 하였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화장실에 가려면 ‘화장실 카드’를 관리자에게 요청해야 할 갈 수 있을 정도로 휴식 시간을 통제하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 노동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근무 중 실신 혹은 어지러움을 호소하였다고 증언했다. 일하는 사람 모두가 겪다 보니 노동자들은 이러한 증상을 교대 근무하면 당연히 겪는 정상적인 결과라고 인식하였다. 더욱 놀라운 건 유산을 겪는 것 역시 젊은 사람이라면 교대 근무하면서 겪는 매우 정상적인 일로 치부되었다고 한다. 그밖에 시력이 손상되고 코피를 쏟거나 종아리가 붓는 것, 관절의 통증 등도 호소하였다.

“한번은 고열이 나서, 작업장 감독을 불렀다. 그가 회사 관리자에게 연락해서, 구급차가 와서 나를 싣고 회사 건강센터로 갔다. 거기서 내게 응급 처치를 해 주고, 약을 투여한 뒤, 병원으로 보내줬다. 몸이 회복된 후, 집으로 혼자 갈 수 있었다. 나중에는 소화기계에 문제가 생겼다. 교대 근무에서 주간 근무에서 야간 근무로 바뀌고 나서 종종 복통으로 고생한다. 내 생각에는, 주간 근무 때는 점심을 먹는데, 야간 근무 때는 자정에 저녁을 먹고 낮에 계속 자느라 아무것도 못 먹는 것에 내 위가 적응을 못 해서 그런 것 같다. 너무 아프다 싶으면, 쉬겠다고 요청한다. 정상적으로는 통증이 4~5분이면 멈췄다가 30분쯤 뒤에 다시 아파진다. 때로 둔한 통증이면, 그냥 계속 일한다.”

또한, 여성 노동자들 스스로는 화학물질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반대로 이들 중 누구도 세정제가 화학물질을 함유하였다거나 다른 부서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휴대전화 조립 공장에선 업무 과정 중 페인트, 잉크, 세정제 등 화학물질을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공정 단계에서 가열, 금속 코팅 가스 처리, 도색, 레이저 새김, 절단 등 작업으로 인해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나는 삼성에서 일하면 독성 물질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공장에 일하러 오기 전에 부모님께 만일 가서 일하는 게 불가능하다 싶으면 돌아오겠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또 동시에, 만일 내가 독성 물질에 노출된다면, 수천 명의 다른 사람들도노출될 것이고, 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니, 아마 별문제 없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생산 완료 제품 작업장에서 일할 때면, 도난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자기장 문을 매일 통과해야 한다. 최근 정기 건강 검진 결과도 좋았다. 나중에 아프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 건강하다. 우리는 모두 자기장 문을 걱정한다. 솔직히 말해서 그게 정확히 어떤 건지 모른다. 그래도 그 문이 들고 나는 사람을 모두 체크해서 이런 소문이 퍼졌다.”


여성 노동자들이 바라는 변화

인터뷰를 통해 일터에서 어떤 변화를 가장 원하는지 물었을 때 대부분은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교대근무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인터뷰 참가자 대부분은 특히 젊은 노동자일수록, 전자산업 공장에서 일하는 동안 돈을 모아, 나중에 다른 직장을 구하고 싶어 했다.

“여기서 일하는 것이 나의 목표는 아니다. 나는 싫증이 났다. 여기서 일하는 것은 당장 사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다. 나중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결혼해서 남편과 함께 부모님 근처에서 살고 싶다. 우리 부모님도 내가 여기서 일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지금은 학교로 다시 돌아가서, 부모님 댁 근처에서 새 직장을 찾거나 내 가게를 열고 싶다.”


노동자 결사의 자유 침해하는 베트남과 삼성

베트남 국제노동기구 협약 제87조와 98조에서 보장하는 노동조합 결성과 단결의 자유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삼성은 어떤 기업인가? 무노조 정책을 고수하며 노동조합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회사를 운영하면 된다는 반노동적 경영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동조건과 작업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집단적인 힘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노동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베트남과 삼성의 전자산업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이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삼성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15만 명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예측되고 있다. 베트남 입장에서도 전자산업이 국가 경제에 기둥 역할을 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기여해왔기 때문에 삼성과 이해관계를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베트남은 지금처럼 전자산업 기업 활동에 우호적인 제도와 경제 환경을 조성하면서 더 많은 투자를 유인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자산업의 성장과 반대로 안전하고 건강하지 못한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일하는 여성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이번 연구팀은 베트남 차원의 전자산업에 대한 법과 규제, 제한적인 전자산업 정보 접근성 문제 해소, 여성 노동자 젠더 문제를 비롯한 건강 문제 실태 파악, 작업장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권고하였다.


1. 개발과 젠더, 가족, 환경 연구센터(Research Centre for Gender, Family and Environment in Development)

2. IPEN은 1998년에 설립한 비영리 공익 단체로 전 세계의 환경 및 공공 보건 그룹을 이끌어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안전한 화학 물질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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