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함께하기 / 2018.10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함께하기

- 치유활동가 허윤제 님 인터뷰

재현 상임활동가 


노동자 정신건강 관련해서 현장에서 함께했던 활동, 그 과정에서 느낀 고민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치유활동가 허윤제님을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9월 21일 충남아산노동인권센터 노동자 심리치유단 두리공감에서 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활동

"저는 2011년부터 충남노동인권센터 노동자 심리치유단 두리공감에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두리공감은 충남도, 아산시, 금속노조, 공동으로 활동하는 현장, 개별 등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첫 활동은 지역에 있는 유성기업의 불법적인 직장폐쇄와 노조파괴 문제로 조합원들 정신건강 문제에 개입하면서였어요."

허윤제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어떻게 하면 사람을 살릴 것인가인데 이 점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투쟁하면서 다치거나, 자살하는 경우를 해마다 보면서 어떻게든 한 사람이라도 죽지 않게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활동해왔는데 유성기업에서 한광호 열사 돌아가셨을 때는 일을 그만둬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2차, 3차 피해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현장에서 긴급하게 위기 지원 활동을 했어요.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이 활동으로 사람이 살아나지는 않는 거 같아요.

노동자 개인적 원인이나 문제도 있겠지만 결국 현장에서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나쁘게 하는 건 노동조건의 문제이고 관계의 문제이거든요. 회사가 노동자에게 가하는 괴롭힘, 업무 스트레스 등의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지난 시간

"유성기업은 직장폐쇄 이후에 5년 동안 꾸준히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어요. 개인, 집단 상담은 물론이고 공동체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마음을 열고 힘들고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도록 했어요. 이 과정에서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노동조합이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로 받아 안고 주체적으로 고민하게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현장에서 사업단을 구성하게 하고 늘 공동으로 진행하고자 했어요.

그러다 한광호 열사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일단 현장에서 상주하자는 생각으로 1주일에 2~3일 정도 내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조합원들이 굉장히 예민해져 있어서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그랬거든요. 그러다 저희가 오랫동안 현장에서 함께 있으니까 경계심도 풀고 마음을 열고 각자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갑을오토텍 역시 직장폐쇄 이후였는데 투쟁 과정에서 분임조를 운영할 때라 분임조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조합원들 상황을 같이 점검해보고, 몇 달간 집단 상담 등을 해왔어요."

유성기업의 경우 노동자들이 차량에 자살 도구를 가지고 다니거나, 정신을 차려 보니 베란다나 옥상에 있었다는 등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위급한 상황이었다. 노동조합은 지속해서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조합원에 대한 산재 인정을 촉구하고 현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임시건강진단 등을 요구했으나 관철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서 현장 노동자에 대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으나 아직 결과를 공유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과정 역시 두리공감 활동가들이 함께해왔다.

모두가 개인의 문제로만 취급하는 문제

"개별 기업이나 자본, 정부, 지자체, 국회, 전문가들까지도 대부분 비슷한 시각인 것 같아요. 노동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사실 이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 게 만약 노동자가 일하다 현장에서 사고가 나거나 다쳤다, 그러면 원인이 너무나 명확하잖아요.

그런데 질병처럼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은 너무 다양하고 복합적이라서 업무로 인해 우울증 증상이 있는데 가정에서의 분란 등으로 인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하면 정신건강의 원인이 현장에서의 상황 때문인지 개별적인지 명확하게 밝히기가 어렵잖아요. 이렇다 보니까 개별 기업은 노동자의 스트레스가 개별적인 문제라고 주장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개별의 문제라고만 단정할 수 있겠어요."

허윤제님은 일부 개별 기업에서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현장 내 자체적인 상담실을 마련해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상담하고 대응하는데, 이 역시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말했다.

"노동자 개인의 정신건강이 생산성과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니까 정신건강을 돌봐서 생산율을 높이겠다는 의도예요. 회사 복지 차원으로 제공하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거죠.

그런데 노동자들이 회사가 운영하는 이러한 시스템을 거부해요. 상담 과정에서 개인 정보도 많이 요구하고 나한테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 인사고과나 구조조정 등에 있어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회사가 자신을 보호하지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모든 이야기를 다하겠어요.

심지어 저희 두리공감에도 말씀을 꺼리는 분들이 많아요.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약하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선입견으로부터도 자유롭기가 쉽지 않거든요."

허윤제님은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의 정신건강은 노동조건이나 업무 스트레스 등이 주요한 원인이라는 연구나 사례들을 전문가가 많이 발견해서 개별 노동자의 탓으로 돌리는 기업이나 자본에 영향을 미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노동조합에서도 아직은 고민이 부족한 문제

"유성기업 문제 이후로 노동조합에서 투쟁이 어렵거나 뭔가 돌파구가 없을 때 정신건강 문제를 수단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노동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드러낸다는 것 자체는 중요한 일인데, 문제를 드러내는 것 못지않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계획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걸 물었을 때 답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더라고요. 실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를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거든요. 어렵기도 하고요. 그럴 때는 저희가 현장과 만나서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고 조금 더 고민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있어요."

허윤제님은 이런 사례들은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를 일상적으로 고민하지 못하거나, 고민하기 어려운 점이라며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면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해결하려면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노동안전보건 활동의 일환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담당자도 세우고 이 문제를 적극 고민이 가능하도록요.

그런데 아직은 어려운 것 같아요. 현장에서 이 고민을 주도적으로 하는 주체도 별로 없고요. 그래서 두리공감에선 이제부터라도 현장 주체를 발굴해보자 고민하고 있어요. 일단은 시작으로 상담, 치유활동에 대한 양성과정과 매뉴얼 등을 고민하고 있어요.

상당히 고무적인 게 유성기업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하다 보니 이제는 현장에서 우리가 직접 해 보겠다 이야기 나오는 상황이에요. 처음에는 투쟁할 시간도 없는데 뭘 이런 거까지 해야 하느냐 이야기도 있고, 주요 투쟁 일정에 밀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고민하게된 거예요."

허윤제님은 갑을오토텍의 경우 투쟁 백서를 만들고자 하는데 이때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다른 상담, 치유 활동을 만들어가면서 주체 발굴 활동의 가능성을 조금씩 발견해나가는 것 같다고 한다.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의 가장 큰 원인

"현장에 가서 노동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실태조사 등을 해보면 개별 기업이나 자본이 노동자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을 때 우울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노동자는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게 생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것인데 그렇지 않거든요.

그리고 여러 논문을 검토해보고 현장에 가서 봤을 때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은 생계가 너무 힘들고, 고용이 늘 불안하고, 장시간 노동이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치겠더라고요. 아직 사회적 인식이 기업이 잘 살아야 나도 잘산다고 생각하잖아요."

지금까지 활동의 성과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라는 게 집단의 문제, 공동체의 문제라는 걸 알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개별 기업이나 자본이 우리를 탄압해서 힘들어도, 노동자들이 마음이 나약해서 그런 거지 투쟁해서 이기면 괜찮아 지지 않겠어 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이제는 공동 활동을 하면 할수록 우리가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를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인식한 거예요. 내가 마음이 아프다는 걸 동료들에게 이야기하는 게 부끄럽지 않게 된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치유활동가의 의미

"제가 개인적으로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이 아니고 그렇다고 전문상담사라거나 전문가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하는 활동이 현장과 전문가를 연결해주고, 그들에게 현장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도록 해주는 코디네이터 역할과 노동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사람이 치유 활동가라고 생각해요."

[현장의 목소리] 광호가 꿈꿨던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이정훈 지회장 인터뷰 / 2018.04

광호가 꿈꿨던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이정훈 지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자동차 부품회사 유성기업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비인간적인 노조파괴와 가학적 노무관리로 금속노조 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2년 전 3월 17일 한광호 조합원이 노조파괴 이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한광호 열사의 2주기를 맞아 노동조합은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숨진 고 한광호 열사의 2주기를 추모하고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결의를 모으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3월 16일 집회 시작에 앞서 고 한광호 열사 2주기 투쟁을 비롯해 노조파괴에 맞선 지난 투쟁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이정훈 지회장을 만났다.

제2의 한광호가 나오지는 않을까 불안하다

한광호 열사 기일이 다가왔는데 이정훈 지회장과 조합원들의 마음이 어떨지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사진출처: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광호의 원을 풀지 못해서 가슴 한쪽에 뭔가 응아리가 맺힌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광호의 한을 풀지 못한 것만큼이나 조합원들 중에 제2의 광호가 나올까봐 불안한 게 사실이다. 지난 2월에도 조합원들 중에 3명이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려졌다. 2명은 그나마 퇴원해서 통원치료 받고 있는데 1명은 아직 병원에 있는 상황이다. 노조파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으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동조합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빨리 공개하고 후속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2017년 1월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체 조합원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그런데 아직도 결과 공개를 안 해서 지난 2월 19일에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과정에서 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일부 내용을 구두로 전달 받았는데 고위험군 조합원이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확한 결과를 확인해야겠지만 노동조합은 노조파괴 투쟁 초기인 2011년과 2012년 노동자심리치유사업단 ‘두리공감’에서 실태조사를 했을 때 보다 고위험군 조합원이 더 많은 것으로 예상하고 빠르게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금 유성기업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고 딴지를 걸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종 3개 병원을 지정해서 고위험군 조합원에게 필요한 치료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인데, 유성기업에서 그 병원을 믿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후속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이정훈 지회장은 조합원들의 유성기업의 끝없는 노조파괴가 조합원들의 생계와 건강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벌써 한광호 열사 2주기인데 건강 실태조사도 조사지만 노조파괴 문제가 8년이 되도록 정리가 안 되다 보니까 조합원들이 생계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노조파괴자 유시영 회장을 감방에 보냈는데 회사의 전혀 태도의 변화가 없다. 유시영 회장이 이제 4월 16일이면 만기출소 하는데 회사가 이판사판으로 가보자고 하니까, 조합원들은 이대로 아무런 변화를 못 만들어내고 끝나는 거 아닌가라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마 별별 생각이 들텐데 노동조합 입장에서 참 안타깝다."

광호의 한을 풀기 위해 다시 투쟁에 돌입한다

노동조합은 한광호 열사 2주기를 맞아 전국적인 투쟁을 만들고 교섭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광호 열사 기일을 맞아서 전국적으로 투쟁을 확대 하려고 기획하고 있는데 주체들이 먼저 투쟁에 나서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지난 3월 12일부터 3월23일가지 노동조합이 속해있는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충북지부가 집회를 열고, 지역 현대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파괴를 일정 부분 끝내기 위해 싸울거다. 노조파괴를 끝내지 못하면 제2의 한광호가 나올 수도 있다. 유성기업은 계속해서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은 지속해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노동조합이 계속해서 교섭을 요구하자 설 명절 바로 직전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본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상견례 이후에 교섭을 요구해도 회사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본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3월 15일에도 본 교섭을 요구했는데 회사는 역시 실무자 한명 내보내고 불참했다. 유성기업은 8년 동안 지금까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회사가 노동조합과 대화를 일체 거부하다 보니 지난 8년 동안 노동조합은 단체협약, 임금인상,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 그 어떠한 약속도 받아낼 수 없었다.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건 각종 징계와 일터 괴롭힘, 빈곤한 생활이었다.

“2011년에 금속노조 단체협약이 해지되고 임금협상도 8년 간 못하면서 조합원들은 최저 생계비를 받으며 살고 있다. 거기에 계속 파업 투쟁해야 했던 해고자 19명과 영동과 아산에 노동조합 간부 6명 활동비까지 조합원들이 책임지고 있다 보니 생계가 다들 어려운 게 사실이다.”

투쟁으로 노조파괴의 진실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월 6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과거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12건의 사건을 재조사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중 하나로 2011년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사건이 선정되면서 노조파괴와 관련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사건이 있을텐데 그 중에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3월부터 6개월 동안 집중 조사한다고 하는데 조사 포인트가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어떻게 개입했나라고 들었다. 현대자동차와 창조컨설팅, 유성기업이 수십만 문건을 만들면서 노조파괴를 저질렀는데 왜 검찰은 이들을 불구속했는지, 유성 자본을 재판에 빠르게 기소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

여전히 묵묵부답인 노조파괴 주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노조파괴의 주범이자 공범 현대자동차에 책임을 묻기 위해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천막을 친 게 309일 정도 됐고, 농성을 한건 2년 가까이 되가는데 대화는 전혀 안 되고 있다. 우리는 뜬구름 잡는 듯 여기와서 집회하고 농성하는게 아니라 현대자동차가 노조파괴에 개입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투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본사 사옥 10층으로 유시영 회장과 창조컨설팅 심종두대표를 불러서 1주일에 1번씩 기획회의를 했다. 그 다음에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에 주던 납품대금을 기존 가격에 23% 올려서 더 줬다. 노조파괴에 필요한 자금을 이런 방식으로 조달한거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져서 현대차 임원이 검찰로부터 기소 됐는데 현재 위헌 시비가 붙어서 재판은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 대선 직후인 5월 검찰은 현대자동차 임직원 4명과 현대자동차 법인을 기소했다. 노동조합은 8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노조파괴의 주범이자 공범인 현대자동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 잠시 재판이 중단되었다. 지난 9월 현대자동차 법인이 임직원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해서 법인까지 같이 처벌하도록 하는 노조법 양벌규정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재판은 헌재가 노조법 양벌규정이 위헌인지 합법인지 결정을 내린 후에야 진행이 가능해졌다.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투쟁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한국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현대자동차 재벌과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상대로 8년간 노조파괴문제로 투쟁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 같다. 한 쪽에선 너무 무모한 거 아니냐 대체 어쩌려고 그러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 않았나.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보았다. 

(사진출처: 노동과세계)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2011년 지역에서부터 노조파괴가 시작되었다. 우리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노동조합 운동을 말살하기 위해 정부와 자본이 기획한 폭력이었던거다. 그래서 노조파괴로 투쟁하는 다른 사업장들이 우리처럼 같이 싸워줬으면 조금만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러면 조금덜 힘들었을텐데 아쉬움이 있다. 이렇다보니 유성기업 노동조합은 많은 사람들에게 “너희는 왜 뒤도 안돌아보고 싸우냐”는 질문을 받았다.

노조파괴 공작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쟁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리는 너무나 억울한 마음이 크다. 대체 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나. 죄가 있다면 올해 유성기업이 58년 됐는데 여기서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 그런데 왜 용역깡패가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너무 원통하고 이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 그런와중에 투쟁하면 투쟁할수록 우리가 주장하는 게 맞다는 근거 자료들이 계속확인되니까 거기에 또 분노하게 되고 뒤도 안돌아보고 싸우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정훈 지회장이 우리는 승리감을 느끼고 있다고 희망이 있다고 했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아직 투쟁을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승리감을 느낀다. 그동안 우리가 진게 없다. 어용 노조하고 싸워서 금속노조를 다수 노조로 지켜냈고 우리 투쟁이 정당하다고 세상 사람들도 법원도 인정해줬다. 힘든 길이지만 희망도 보이고 나름 쟁취감도 있다.”

현대자동차와 유성기업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있지만, 8년이란 시간동안 벽에 균열을 내며 투쟁해왔던 유성기업 노동조합이 반드시 승리해서 고 한광호 열사의 한을 풀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언론보도] 8년이 흘렀지만 노동자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매일노동뉴스)

8년이 흘렀지만 노동자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3.29 08:00







2년 전 한 노동자가 자살했다. 더 이상 어떠한 돌파구도 찾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어떤 상황이었을까. 한광호 그리고 유성기업. 10년 가까운 노동쟁의 사업장, 구조적 폭력과 스트레스에 의한 자살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사건.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571

[언론보도] “정신질환 시달리는 유성기업 노동자 임시건강진단 당장 실시하라” (한겨레)

“정신질환 시달리는 유성기업 노동자 임시건강진단 당장 실시하라”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와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충남노동인권센터 등으로 꾸려진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충남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14일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고용청은 임시건강진단을 불이행한 유성기업 사업주를 처벌하고, 임시건강진단을 당장 실시하게 하라”고 촉구했다. 천안고용노동청은 지난해 7월 유성기업에 임시건강진단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회사 쪽은 이를 거부하고 여태껏 건강진단을 하지 않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고용부 장관이 사업주에게 특정 노동자의 임시건강진단을 하라고 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어긴 땐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이 정해져 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11041.html#csidx0c92cc834e93694aa8ef9dd3b3f554f

[연구소 리포트] 창조컨설팅이 만들어낸 가학적 노무관리 /2016.09

창조컨설팅이 만들어낸 가학적 노무관리

- 유성기업 노동자 괴롭힘 및 가학적 노무관리 양적조사 보고 결과



명숙 인권운동사랑방/유성기업 괴롭힘 및 인권침해 사회적 진상조사단


“지금 바라는 것은 심야노동 폐지보다 괴롭힘 상황이 당장 중단되는 거예요.”


유성기업에서 벌어진 괴롭힘을 조사할 때 조합원이 한 말이다. 심야노동폐지로 시작된 싸움이지만 이제는 그걸 생각할 상황조차 되지 않을 만큼 괴롭힘으로 인해 겪는 고통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이하 유성지회)는 2011년 주야2교대를 주간2교대로 바꾸는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불이행하는 회사에 맞서 싸웠다. 회사는 불법적으로 직장을 폐쇄하고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했다. 그들은 조합원들에게 소화기를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차로 치고 달아나기까지 했다. 결국 노동청의 중재로 노동자들은 공장에 복귀했지만 노동자들의 생활은 예전과 달라졌다. 사측이 만든 기업노조인 2노조에 가입하라는 회유와 협박, 차별, 괴롭힘은 상상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노조 파괴 전략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은 매우 치밀했고 다양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계획된 조직적 괴롭힘은 못된 관리자가 평직원을 괴롭히는 수준을 수십 배 능가했다.


올해 1월부터 ‘유성기업 괴롭힘 및 인권침해 사회적 진상조사단(이하 유성조사단)’에서 조사한 괴롭힘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3월 17일 고 한광호 노동자가 돌아가신 후 잠시 중단된 조사활동이 재개되어 며칠 전 양적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양적 조사는 사전 면접조사나 집단 면접 조사과정에서 나온 사례들을 바탕으로 괴롭힘의 양상과 대응, 조합원의 상태 등에 대해 질문하고 그 응답을 수치화하여 유성기업 괴롭힘을 보여준다. 괴롭힘의 대상이 민주노조 조합원이었기에 조사 대상은 유성지회 조합원으로 한정했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은 241명으로 전체조합원 306명의 78.8%다.


이전 조사인 ‘KT직장 내 괴롭힘’이나 ‘사무금융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 과 다르게 설계한 부분은 가학적 노무관리를 묻고 괴롭힘 대응과정에서 긍정적인 점은 무엇이었는지를 짚은 것이다. 유성기업에서 벌어진 괴롭힘은 일상적인 직장 생활에서 벌어진 괴롭힘이 아니라 유성기업과 현대자동차, 창조컨설팅이 공모하고 기획한 사건이며, 그에 대한 대응도 노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다


창조컨설팅이 만들어낸 가학적 노무관리 매뉴얼

가학적 노무관리의 경험 관련 항목은 조합원 집단면접과 주요 간부 면접, 자료 조사 등 사전활동으로 만들었다. 조사단이 조합원들에게 지난 5년간 힘들었던 경험을 물었을 때 조합원들은 관리자들이 사측 노조에 비해 차별하고 매일 녹음기와 몰래카메라를 들이대니 생활이 자유롭지도 않다고 했다. 게다가 징계와 해고에 생활이 불안하며, 고소고발이 많아 경찰서와 법원에 오가느라 힘들다고 했다.


그런데 조합원들이 경험한 괴롭힘은 놀랍게도(아니, 놀랍지 않게도) 창조컨설팅과 기업이 공모한 ‘노조파괴 시나리오’ 내용과 일치했다. 창조컨설팅이 2011년 작성한 첫 번째 전략회의 문건인 「유성기업(주) 불법파업 단기 대응 방안」에는 회사의 대응기조로 철저한 채증 및 철저한 책임추궁 - 형사 →민사(가압류) → 징계 →민사(손해배상)을 제시하였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문건과 이메일에는 더 많은 것들이 있었다. “사측 노조 조합원 확보를 위한 차별, 징계경감, 업무복귀 후 관리 가능한 부서배치 및 관찰일지 작성을 통한 밀착감시, 승진·인사차별, 특별생산기여금 차별 등의 임금차별, 사측노조에 대한 잔업, 특근, 승진 약속” 등이 나와 있다.


이것을 반영한 가학적 노무관리 경험 설문 문항은 ‘(1)부서이동 또는 퇴사 강요, (2)복지혜택(휴가, 병가, 육아휴직 등 포함) 사용 불가, (3)성과급 및 승진 불이익 (4)부당 해고, 출근정지(정직) 등의 징계, (5)임금삭감, (6)경고장, 97) 일상적인 감시(화장실 통제, 몰래카메라, 녹취), (8)고소고발, (9)사측 노조와의 차별(단체교섭 미룸, 임금체계-업무배치 차별, 징계 등)’이다. 응답 결과는 예상대로 매우 높은 수치가 나왔다. (1)과 (2)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가학적 노무관리를 경험했다. 성과급 및 승진에서의 차별 50.9%,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해고나 징계43.8%, 사소한 이유나 정당한 사유가 없이 경고장 66.5%, 임금삭감 76.5%, 화장실 통제, 몰래카메라, 녹취와 같은 일상적 감시 53.4%, 고소고발 52.1%, 사측 노조와의 차별 82.9%였다. 특히 임금삭감과 사측 노조와의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8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미 노무관리가 가학적이라는 말 속에 문제가 무엇인지 드러난다. 노조활동을 못하게 하거나 민주노조를 탈퇴하고 어용노조에 가입하게 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방향의 노무관리가 가학적 노무관리다. 그런 점에서 괴롭힘과 가학적 노무관리는 매우 맞닿아있다. 무엇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의할 것인가, 무엇을 가학적 노무관리로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겠으나 가학적 노무관리는 괴롭힘을 노무관리의 기법으로 사용한, 기업의 의도성이 분명한 괴롭힘이다.


노조파괴를 위한 노무관리는 괴롭힘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창조컨설팅이 일정하게 유형화한 노조파괴 매뉴얼과 쌍을 이룬다. ‘교섭거부-단협해지-직장폐쇄-어용노조 설립-민주노조 조합원 징계 및 해고-고소 고발’은 대표적인 노조파괴 매뉴얼이다. 또한, 유성기업은 민주노조 탈퇴를 위한 가학적 노무관리를 구체화했는데, 요약하면 ‘어용노조와의 임금 및 성과급, 승진 차별, 일상적 감시, 폭력과 폭언, 폭력유발과 징계 및 해고, 고소고발’이다.


괴롭힘을 경험한 노동자 67%, 감시와 징계 많아 괴롭힘과 관련한 구체적 행위를 얼마나 경험했는지 20개의 문항으로 물었다. ‘모욕적 언행, 대인관계(따돌림 등), 업무관련 괴롭힘(업무과다 및 배제), 감시통제, 신체적 괴롭힘, 성적 괴롭힘’의 영역인데 참여자의 67.6%가 괴롭힘을 당했고 거의 매일 괴롭힘에 노출된 사람들이 4명 중 1명이나 됐다. 이 중 감시 통제(월1회 이상 32.9%)와 징계 협박(월 1회 이상 31.6%)이 매우 높았다. 2번 이상의 징계를 받은 조합원이 83명에 이르며, 한 명은 4번에 걸쳐 징계를 당하기까지 왔다. 징계도 사측 노조와 비교해 민주노조 조합원에게 차별적으로 집중되고 있는데 해고, 출근정지, 정직을 받은 총인원 217명 중 유성지회 소속 노동자가 214명이고 사측노조인 제2노조 소속 노동자는 3명이다. 또한 노조 간부가 평 조합원보다 괴롭힘 경험 빈도가 더 높았는데 3개 이상의 괴롭힘 행위를 경험자가 평조합원에 비해 노조 간부가 약 15% 더 높게 나타났다.


회사가 노동자들에 대한 관찰일지를 쓰기까지 하며 일상적으로 밀착 감시를 하다 보니 감시는 차별과 폭력, 경고, 징계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민주노조 조합원이 야간근무를 하다 졸고 있으면 관리자가 달려와 경고하고 협박하지만, 사측노조 조합원이 졸고 있으면 아무런 제지가 없는 경우다.


사법적 괴롭힘이 가능한 기업편향적 경찰과 검찰의 태도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은 고소고발 등 법체계를 악용한 사법적 괴롭힘이 많은 것이다. 4건 이상 재판에 회부된 조합원이 33명에 이르며, 한 조합원은 15건이 회부되기도 했다. 대부분 불기소처분 되거나,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있지만 엄청난 정신적 압박을 주고 있었다. 고인이 된 한광호 노동자의 경우도 11건이나 고소됐는데 이중 2건만 기소되고 나머지는 무혐의처분 받았다. 이것이 가능하게 한 것은 경찰과 검찰의 기업편향적 태도이다. 


검찰은 유성기업 관리자들이나 사측노조가 한 고소고발은 신속하게 하는 반면 유성지회가 한 고소고발은 더디거나 무혐의 처분했다. 심지어 검찰은 2011년 5월 18일 이후 유성기업이 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는 단 한건도 기소하지 않았다. 유성기업 대표이사 유시영 등 7명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해 불구속 기소했다.(유성지회 노동자들의 재정 신청 노력으로 재판이 다시 진행 중이다.) 현대차의 개입이 분명한 자료를 입수하고도 검찰은 그걸 감추고 있었다.


생계고는 심해지고 인간관계는 파괴돼

차별은 징계만이 아니라 회식 자리, 휴가, 승진, 심지어 임금과 상여금에서 심각하게 일어났다. 특히 관리자들의 자의적인 임금 삭감(화장실 다녀온 시간을 제외하는 식)이 많아지고 출근정지나 고소고발로 경찰이나 법원에 가다보니 임금 총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5년간 임금이 감소했다는 답변이 95%나 됐으며 절반 이하로 임금이 줄었다는 응답자도 23.1%나 됐다. 생활비 부족과 부채가 증가해서 생활하기 힘들다는 답변이 99.1%에 이르렀다.


그러다보니 사회경제적 조건과 건강에 대한 분야응답도 동료 관계 악화(54.3%), 가족 관계 악화(55.6%), 대인 관계 및 사회활동 기피(58.7%)가 매우 높았다. 괴롭힘의 영향은 공장안에 머물지 않고 가족과 다른 인간관계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노동자들이 파악한 괴롭힘의 목적은 노조 무력화

조합원들은 5년간 싸우면서 괴롭힘의 원인과 목적이 회사가 기획한 노조파괴 전략임을 알고 있었다. 괴롭힘의 원인으로 회사의 노무관리(81.5%)와 인력감축 같은 회사의 경영정책(51.1%)을 짚었으며, 괴롭힘의 목적은 ‘노조의 힘을 약하게 하려고’, ‘노동자를 회사 방침에 무조건 따르게 하려고’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조합원들도 괴롭힘의 원인이 사인간의 갈등이나 관리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


또한, 민주노조를 떠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조합원 들은 ‘장기적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가 가장 높았다. (1순위, 2순위 응답 집계 83.4%) 이는 민주노조를 오랫동안 지켜오면서 노동자들의 권리의식도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괴롭힘을 경험하거나 목격할 때 이에 대한 대응을 노조를 통해 공동으로 하거나 가해자에게 직접 제기하는 비율이 높았다.(괴롭힘을 당할 경우 가해자에게 문제제기 33.2%, 노동조합과 대처 32.9%, 괴롭힘을 목격할 경우 피해 직원과 함께 대응 32.7%,노조에 제보 32.4%) 이는 2015년 사무금융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 조사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렇게 괴롭힘 상황에 대해 노조와 공동으로 대응하다보니 조합원들은 ‘동료애’와 ‘노동자 권리의식’이 높아진 것을 긍정적인 변화로 꼽았다. 이는 유성지회 노동자들이 6년째 회사의 가학적 노무관리에 맞서 싸우는 힘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힘을 만들어 가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사회경제적 건강지수(웰빙지수) 조사에서 잠재적 스트레스군이 93%이고 이중 고위험군이 2명이 있을 정도로 노동자들의 건강 상황은 매우 나쁘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낼 힘을 어디서 찾고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일터> 통권 152호 / 2016.9




- 차례 - 

[특집] 특성화고 현장실습 이대로 괜찮은가? 
26 현장실습 인포그래픽 
28 특성화고 현장실습문제 배경과 과제 
32 부산지역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 
34 현장실습생 인터뷰 글 기고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최악의 산재기업 한국타이어를 고발합니다 

8 [포커스] 정부는 왜 산안법을 개악하려 하는가? 

10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란 무엇인가 (5) 

12 [현장의 목소리] 저는 일터 괴롭힘을 당하는 보육교사입니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인천공항엔 유령이 있다?

20 [연구소 리포트] 유성기업 노동자 괴롭힘 및 가학적 노무관리 양적조사 보고 결과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6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밤을 잊은 그대에게 

38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작업중지권 메뉴얼 전국간담회 (2)

42 [시간의 재발견] 노동시간, 가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44 [문화읽기] 죽는 날까지 놀고 싶다 

46 [발칙X건강한 책방] 엄마들의 삶 

48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노동부의 지침, 가이드북을 통한 노동통제 

50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보장하라

52 [이러쿵저러쿵] 사춘기 불변의 법칙

54 [입장] 토다이를 고소한다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특집 4.인격 살인 일터괴롭힘 예방이 시급하다 /2016.8

인격 살인 일터괴롭힘 예방이 시급하다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4)



김재광 회원


2015년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 '직장 내 괴롭힘 보고서-인격 없는 일터'는 당시 대한항공 땅콩 회항 등으로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다룬 바 있다. 명예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전단지 배포, 모뎀 수거 등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KT 직원, 조합장과의 갈등으로 집단 따돌림과 업무배제를 겪은 지역 농협 직원, 과도한 실적 압박을 개선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LG유플러스 협력업체 직원, 사장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가 100일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HMC 계약직 과장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했다. 


위의 사례 말고도 최근까지 이어지는 유성기업의 민주노조 조합원에 대한 끈질긴 괴롭힘은 대표적인 '일터 괴롭힘'으로 뽑히고 있다. 이렇게 드러난 사례 말고도 은밀하고 끔찍한 괴롭힘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 성과경쟁중심의 심화, 구조조정의 일상화, 고용불안, 생활불안, 반노조정책 등은 일터를 끔찍하게 만들고 있고, 일터의 내외부의 성원들은 때로는 가해자로, 공모자로 그리고 방관자로 연루되게 만들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조사대상의 86.6%가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고, 해당 조사기관은 직장 괴롭힘 1건이 개인과 사업장에 미치는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5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였다.


일터 괴롭힘'은 해당 노동자의 지위와 업무와 관련하여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을 침해하거나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건강을 훼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터 괴롭힘의 양태는 일을 너무 적게 주거나 너무 많이 주는 경우,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본인 고유 업무가 아닌 업무를 주는 경우, 욕설이나 공개적 모욕을 하거나 신체적 위협을 하는 경우, 동료로부터 고립시키거나 고립을 종용하는 경우, 부당한 소문을 내는 경우, 공평한 기회를 박탈하는 경우, 심리적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경우 등등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이에 공통된 것은 권한과 권력의 남용의 문제라는 것, 피해자의 존엄을 파괴한다는 것, 정신적·신체적·정서적 건강이 훼손된다는 것, 대부분의 양태가 현재 법률로 예방하거나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출처 : 다음 스토리펀딩


일터 괴롭힘은 특정 개인의 성품만의 문제가 아니며, 특정 기업만의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 사회 전체 구조의 문제이며, 이윤 절대 사회의 그늘인 것이다. 이로 인하여 노동자들은 인격 침해로 인한 정신질환을 겪기도 하고 직접적 신체 침해를 당하기도 하고 급기야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노동자의 건강과 삶을 파괴하는 일터 괴롭힘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대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일터 괴롭힘을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한 법률안이 19대 국회부터 제출된 바가 있다. 근로기준법에 '직장 내 괴롭힘'을 규정하여 이를 규율하는 방안이 한정애 의원이나 이인영 의원의 대표 발의가 있었고, 이자스민 의원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서 '성희롱'에 관한 규정을 '괴롭힘'으로 변경하여 일터 괴롭힘을 예방 및 규제하려 했다. 


고객 및 민원인에 대한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서 이자스민 의원은 고평법을, 김기식 의원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이를 예방, 처벌하려 하였고, 심상정 의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명시하고자 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하였다.


20대 국회에 들어서는 이인영 의원은 19대에 통과되지 못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고, 산업안전법에 있어 작업중지권을 고객에 의한 위험까지 확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비록 19대 국회에 제출된 발의 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되고, 현재 발의된 안 역시 앞으로의 운명이 불확실하지만, 일터 괴롭힘 혹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용어가 회자되어진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에서 이 정도의 제도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다만, 일터 괴롭힘의 예방과 규범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용정책기본법,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 보상법 등등 전체 노동관련법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법률규정 및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일터롭힘을 노동자 건강권의 차원에서 법률화하고자 한다면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산업안전법 제5조에서 선언적으로 규정하는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의 사업주의 책임을 행위규범인 제24조(보건의 조치)의 규정으로 명문화하여야 한다. 


동시에 작업중지 및 거부의 권리에 있어 정신적 침해 역시 규정되어야 할 것이고, 일터 괴롭힘으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훼손으로 야기되는 질병에 대한 예방 및 관리 의무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하여 사업주의 관련 질병의 예방 의무를 구체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계속되는 제기와 시도가 법 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므로 향후 일터 괴롭힘을 공론화하고 이를 더욱더 사회화하는 노력을 통해 보다 유용하고 의미 있는 입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일터> 통권 149호 / 20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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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특집] 가습기 참사를 통해서 본 한국 사회의 민낯

26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지난 5년의 기록

30 변호사 A를 위한 변명

32 양심을 저버린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34 정부 너희는 대체 뭘 한거야?

36 화학물질 참사를 막기 위한 우리의 과제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부고 기관사들이 위험하다

 

8 [포커스]

산재은폐 조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

 

10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란 무엇인가 (2)

 

12 [현장의 목소리]

알바 노동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파킹도 파견으로

 

20 [연구소 리포트]

2015년 산업재해 통계 다시보기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당신 탓이 아닙니다 이제 그 기억을 놓아주세요

 

40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전화를 끊은 경험이 변화를 만든다

 

44 [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 에세이]

얼마나 일해야 행복할 만큼 벌수 있을까

 

48 [문화읽기]

동시농부가 되다


50 [발칙X건강한 책방]

역학과 철학의 이유있는 만남

 

52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사회 통념항 합리적은 것은 무엇인가

 

54 [일터 다시 보기]

누가 뭐래도 나는 유성기업을 끝까지 지킬거야!

 

56 [논평]

무엇을 위한 기업건강증진활동 평가인가

<일터> 통권 148호 / 20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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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특집] 노동자의 존엄성 훼손하는 가학적 노무관리

26 열사가 된 노동자 한광호를 기리며

28 한광호 열사는 죽으믕로 우리를 다시 꿈꾸게 했습니다

30 노도아 괴롭혀온 법원과 검찰이 취할 열사에 대한 예의

32 괴롭힘 없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한화케미칼, 너희가 최악이야!


8 [포커스]

메탄올 중독 사태로 본 파견 노동의 실태


10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평가란 무엇인가 (1)


12 [현장의 목소리]

시멘트만큼이나 굳건하게 투쟁을 이어간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프리미엄 고급 독서실의 최저임금 알바 이야기


20 [연구소 리포트]

OECD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안전과 건강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6 [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나의 그녀들에게


38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위험 상황을 인지했을 때 (2)


42 [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 에세이]

문제는 노동이야


46 [문화읽기]

뻥튀기 문화


5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5678 서울도시철도 기관사의 9번째 자살 사건


52 [일터 다시 보기]

한솔케미칼 백혈병 피해 노동자 산재신청


54 [이러쿵저러쿵]

주변 사람들은 다들 좋아하는데, 왜 나만 힘들까?


특집 3.노동자 괴롭혀온 볍원과 검찰이 취할 열사에 대한 예의 /2016.5

노동자 괴롭혀온 볍원과 검찰이 취할 열사에 대한 예의

 

 

 

법률사무소 '새날' 김차곤 변호사

 

 

 


2011년부터 현재까지 5년 넘게 계속된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는 점점 심해지고 있고, 마침내 한광호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열사는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11번 고소를 당했고, 8번 경찰조사를 받았으며, 두 번의 징계를 당하였고, 2건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유성기업이 한광호 열사에게 세 번째 징계를 위한 사실조사를 위해 2016. 3.14.에 출석하라고 명했다. 열사는 결근하고 사전조사에 출석하지 않았고,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열사의 죽음의 배경에는 사법체계를 이용한 ‘노동자 괴롭히기’가 있었다. 법원과 검찰은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를 중단시키기 위해서 법원과 검찰은 최소한 아래와 같은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

 

첫째, 법원은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 단행된 해고가 무효라고 확인하여야 한다.

 

유성기업은 2013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100명이 넘는 조합원을 징계하였다. 조합원들은 그 이전에 이미 수백 명이 징계를 당한 상태였다. 유성기업이 무차별적으로 조합원들을 징계하는 데에는, 정당한 쟁의기간 중에 징계를 가능하게 한 법원의 판결이 자리잡고 있다. 유성기업이 2013. 10. 23일자 조합원 이정훈 등 11명에게 부여한 해고처분에 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제1민사부, 재판장 심준보)이 정당하다고 판결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위 판결은 정당한 쟁의기간에 일체의 해고 등 징계를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는 단체협약 규정의 규범력을 부정한 부당한 판결이자, 동일한 단체협약 규정에 대하여 규범력을 인정하여 정당한 쟁의기간 중에 단행된 해고 등 징계가 무효라는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에도 배치되는 부당한 판결이다. 항소심(대전고등법원 2015나11661)은 천안지원의 부당한 판결을 바로 잡아야 한다.

 

둘째, 검찰, 경찰, 노동부는 편파적인 공권력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 유성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한 수사·기소를 중단하고, 가학적 노무관리와 각종 부당노동행위의 주범인 유성기업 대표이사 유시영 등을 신속히 수사·기소해야 한다.

 

유성기업은 조합원들에 대하여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 조합원 1인당 많게는 50여건, 보통의 경우 수십 건에 이른다. 조합원들은 경찰서, 검찰청, 법원을 수시로 오가며 고통을 받고 있다. 조합원들이 고소를 당하는 경우 수사와 기소는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반면 조합원이 유성기업 측을 고소하는 경우 검찰 등 수사기관은 늑장수사, 소극적 수사·불기소로 일관했다.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작동시킨 유시영 등 주범들을 검찰은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무협의 처분을 하였다(이후 재정신청사건에서 대전고등법원의 공소제기결정에 의하여 검찰은 기소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새로 발견된 증거에 근거하여 유성기업의 유시영과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등을 고소하였으나 이들에 대한 기소는커녕 수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유성기업의 고소·고발 남발과 무차별적인 부당노동행위, 노동자 괴롭히기에 검찰 등 수사기관의 편파적인 공권력행사가 그 토대가 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검찰, 경찰, 노동부의 불공정한 공권력행사는 조합원들에게 분노를 자아냈고, 공권력이 자신들을 보호해 줄 수 없다는 무력감과 고립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 이었다.

 

셋째, 법원은 부당노동행위, 가학적 노무관리의 주범인 유시영 등에게 실형을 선고하여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조합원들은 극심한 고통을 당하며 수사, 재판을 받고 있지만 부당노동행위, 가학적 노무관리의 책임자인 유성기업의 유시영 등은 아직까지 아무런 형사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재정신청사건에서의 공소제기명령에 따라 기소된 유시영 등 8명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현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2013고단1867(2015고단 507, 2015고단768 병합)호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불법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부당노동행위와 가학적 노무관리의 양태, 이로 인하여 과거 받았고 현재 받고 있는 조합원들의 고통의 정도를 고려할 때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반드시 유시영 등 8인에게 실형을 선고해야 할 것이다. 가벼운 처벌은 면죄부를 의미할 뿐이다.

 

만약 법원이 정당한 쟁의기간 중에 단행된 징계가 무효라고 판결하였더라면, 검찰, 경찰, 노동부가 편파적인 공권력행사를 중단하고 유성기업의 고소·고발 남용에 제동을 걸고 부당노동행위와 가학적 노무관리 주범들을 엄정히 수사하여 신속히 기소하였더라면, 유성기업의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무차별적인 징계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고, 우리는 한광호 열사의 죽음을 마주하지 않았을 것이다. 법원이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 단행된 해고가 무효라고 확인하는 판결을 하고, 검찰 등 수사기관이 편파적인 공권력행사를 중단하고, 법원이 부당노동행위와 가학적 노무관리 주범들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가학적 노무관리가 중단되고 제2, 제3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특집 2.한광호 열사는 죽음으로 우리를 다시 꿈꾸게 했습니다 /2016.5

한광호 열사는 죽음으로 우리를 다시 꿈꾸게 했습니다

-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성민 지회장 인터뷰

 

 

정하나 선전위원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는 5년 동안 우리의 꿈을 모조리 다 뺏어가 버렸습니다. 우리는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갔습니다. 그러나 정말 슬프게도 한광호 동지의 죽음 이후, 우리는 다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민주노조가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이고, 내 앞의 동지가 바로 함께 나와 함께 행복을 나눌 사람이라는, 바로 그 꿈입니다.”
- 4월23일 유성 연대한마당 문화제에서

 

故 한광호 열사와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같은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던 김성민 지회장, 유성기업 영동지회의 지회장인 그는, 동료 한광호의 죽음 후 일주일에 서너번은 충북 영동에서 서울을 오간다. 상복을 입고 상주가 되어, 자신 보다 젊은 나이에 고인이 된 동료의 영정사진을 가슴께에 들고 서울의 거리와 광장에서 외친다. 유성 자본의 가학적 노무관리가 광호를 죽였노라고, 현대차 자본이 개입한 불법 노조파괴 공작을 끝장내야 한다고 말이다.

 

- 2011년 이후 사측의 탄압에 맞서 영동과 아산 공장에서의 현장투쟁과 부당해고나 경영진 구속처벌 관련하여 법원 앞 농성도 해오던 걸로 알고 있다. 한광호 열사 이후에는 서울광장 앞에서 분향소를 차리면서 전국적인 투쟁으로 전화되었는데, 요즘 현장분위기는 어떤가?

 

광호가 자결한지 두 달이 되어 가고 있다. 나 같은 노동조합 간부 뿐만 아니라 우리 조합원들도 모두 쉴 틈 없이 투쟁에 임하고 있다. 양재동 현대사옥 앞에 1인 시위하러 4명씩 조 짜서 상경하고 있고, 유성과 아산 각 공장에서 8명씩 돌아가면서 현장분향소를 지킨다. 현장순회도 매일 하면서 조합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둘러도 보고, 지난 4월14일 기업노조 설립 무효판결이 있은 후 부터는 기업노조 게시판을 다 떼어 내는 등 물품 퇴거도 하고 있다.

 

- 5년간 쉬지 않고 투쟁해온 지회 조합원들이 누구보다 힘드실 거 같다. 가장 힘든 점은?

 

위에 설명한 투쟁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하루 전면파업을 하거나, 최소한 1시간 이상 부분파업을 해야 가능하다. 이런 상황 속에 영동지회 조합원 220명 중, 절반이상이 월급 100만원도 못받아 간다고 확인됐다. 40-50만원 받아가는 조합원들도 꽤 된다. 사실 조합원들이 (일부러) 말을 안해서 나도 이 정도인줄은 잘 몰랐는데, 사측이 뿌리는 전단지를 보니 그렇게 써 있더라. 동료가 죽은 충격과 슬픔도 크고, 이런 상황에도 변화 없고 뻔뻔한 사측태도를 보며 피로도도 쌓여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도 힘들게 되니... 지회장으로서는 조합원들 보면 애잔하고 미안해 얼굴도 잘 쳐다보지 못하겠더라. 제일 힘든 것은, 다름 아니라 동지가 떠나갈 때 일 것이다. 마치 심장 근육이 도려내지는 것 같이 아팠다. 아시다시피 기업노조로 넘어간 조합원들이 많다. 그중에는 20년지기 친구도 있었다. 장기화 되는 투쟁 중, 그들에게 전망을 잘 그려주지 못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닐까, 자책도 많이 들었다.

 

- 많은 노동자들, 시민사회에서 이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과 계획을 말씀해 달라.

 

예전에 유성 조합원들도 쌍차, 콜텍, 하이닉스매그나칩 투쟁들에 자주 연대했었는데, 우리가 한 것보다 10배는 받은 것 같다. 힘 모아 투쟁하여 반드시 이 노조파괴, 가학적 노무관리의 뿌리를 뽑아낼 것이다. 열사 정국 이후에는 회사도 궁지에 몰려 버티고 있는 상황이리라 본다. 그럼에도 유가족하고만 합의하겠다, 임금만 교섭하자, 상복 입지 마라 등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가 저지른 가학적 노무관리 행태, 노조탄압의 악행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 싸움은 노동자를 탄압하고 죽이는 것에 대항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우리 한광호 동지는 유성과 현대 자본이 가한 가학적 노무관리의 희생자이다. 반드시 책임자가 처벌되어야 한다. 이것이 역사에 남아야 한다. 더불어, 복수노조법이 시행된지 5년인데 이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복수노조를 활용하는 등의 극심한 노동탄압에 피해가 유성뿐 만 아니다. 복수노조법 5년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후 법 제개정 운동으로 발전 시켜야 할 것이다.

특집 1.열사가 된 노동자 한광호를 기리며 /2016.5

열사가 된 노동자 한광호를 기리며

- 그를 딛고 살기 위해 싸웁니다

 

 

 

정하나 선전위원

 

 

 

 

“어머니는 ‘나는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회사 출근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잘리잖아, 빨리 나가’라고만 했다며 눈물 흘리셨습니다. 저 역시 유성 해고자이기에 ‘형은 더 힘들테니까’ 하는 맘에, 형인 저한테도 광호는 힘들다는 얘기 한번 제대로 할 수 없었나 봅니다.
- 유성 영동지회 조합원이자 한광호 열사 (이복)형 국석호

 

한광호 열사는 1995년 12월 10일 유성기업 영동공장에 입사하여 약 10년 간 일했습니다. 노동조합 조합원으로서, 2012년부터 2014년 대의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유성기업 사측의 폭력적인 직장폐쇄 이후, 복수노조를 활용한 민주노조 압박 등이 극심하던 시기에 대의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공장장과 소속장, 어용 기업노조 간부로부터 11차례나 고소를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2013년 7월부터 12월 사이, 단 6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사측으로부터 고소 때문에 경찰조사를 8차례나 받았고,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2건의 형사소송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두 번의 사내 징계를 받았었고, 2016년 3월 14일에는 ‘3차 징계를 위한 사실조사통보’를 받았습니다.

 

“형, 노동조합에 부담을 줘서 미안해요.”

 

사측이 남발한 징계에 대처하고자 노동조합과 상의하던 한광호 열사가 꺼낸 말입니다. 노동자 한광호는 그리고는 집을 나가, 며칠 후 차가운 주검으로 ‘열사’가 되어 동료들 앞에 돌아왔습니다.

 

"광호야, 네가 쓰러진 후, 너를 딛고 우리가 투쟁한다. 이 투쟁의 승리는 너로부터 다시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의 연대로 반드시 승리 할 거야. 지켜보는 네가 부끄럽지 않게 싸울게, 살아있을 때보다 죽은 다음에 너를 더 알게 된 지금. 내가 더 미안하고 사랑한다. ”
- 유성 영동지회 지회장 김성민

 

“유성기업과 현대자동차가 공모한 노조파괴 문건 기록에 나와 있는 ‘징계를 통한 어용가입 확대전략’의 내용과 일치합니다.”
- 새날법률사무소의 김상은 변호사

 

* 유성지회 조합원 291명, 2011년 10월 ~ 2016년 3월 조사 결과 : 징계받지 않은 조합원 총 10명 (3.4%불과) 고소고발 받은 조합원 총79명 (27.1%)나 됨

 

[노안뉴스] 2016.05.01.~05.13 모음

◎ 5/1 [노동이 부끄러워요?] (3) 노조 자료로 학교서 ‘노동권’ 수업…영국 “시민권 발전 위해 필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32&aid=0002695939&sid1=001


◎ 5/3 대형마트 3사 노조 "옥시제품 판매 중단하라"-"우리 마트 노동자도 누군가의 엄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q=131629


◎ 5/6 [새책]공장 담벼락을 넘어 희망을 찾다 ‘마을과 노동, 희망으로 엮다’

http://www.vop.co.kr/A00001019494.html


◎ 5/6 도시철도 기관사들의 자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5061712001&code=940702


◎ 5/7 시나브로 늘어난 나노물질, 안전할까?  

  정부도 소비자도 생활화학제품 나노물질 함유 여부 알지 못해… 선진국은 등록제 운영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5071858001&code=940100


◎ 5/11 가습기 살균제 만들던 노동자 건강할까? 

http://m.jnilbo.com/article.php?aid=1462892400496766003


◎ 5/8 쉼은 소비의 수단이 아니라 권리이다 (인권오름 칼럼)

http://m.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208


◎ 5/9 (시론)일석사조의 노동시간 단축 (노광표)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652295


◎ 5/9 죽고 싶다는 말 매일 듣는 ‘감정 중노동’-정신보건전문요원의 3중고

 중증정신질환자 상담관리사 - 서울에만 27곳 350여명 일해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43072.html


◎ 5/12 유성기업 노동자 '자살 암시' 문자 남겼으나 동료들이 찾아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5121919001&code=940702


◎ 5/12 정부도 최저임금 안 지키는데, 관리감독이 되겠어요?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9956


◎ 5/12 서울시, 이동노동자쉼터 새벽 6시까지 연장운영 

전국 최초…건강·금융복지·법률 관련 상담·교육도 실시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65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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