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통권 163호 / 2017.8




[특집] 

26 계속되는 추락 사망 재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28 배달 · 운수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현실 
30 또 다른 노동자의 죽음을 막으려면 
32 위태로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 
36 기업이 변해야 노동자가 생명을 지킨다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삼성 반도체 LCD 다발성경화증 직업병 피해자 산재인정 받아 

8 [안전보건공향] 근로복지공단 재해조사 전문 인력 양성했다?! 노동부 조선업종 노동자 안전보건 문제 관련해서 기업들 불러 

10 [안전과 건강 칼럼] 강화되는 폭염, 고열작업자 안전대책 시급 

12 [현장의 목소리]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우리 일터부터 좋게 만들어요 

20 [연구리포트] 게임산업 노동자 노동실태와 건강 연구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나는 용팔이로소이다  

42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대기시간과 휴식시간은 노동시간인가

44 [노동시간에세이] 과로자살의 위험을 거둬내기 위하여 

46 [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자]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1) 

48 [문화읽기] 어머니의 유서 

50 [발칙X건강한 책방]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52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54 [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져야 한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일터> 통권 153호 / 2016.10

표지 : 이기화






- 차례 - 

[특집] 반올림 노숙농성 1년, 이제 삼성이 답하라!
26 반올림 노숙농성 1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28 반올림 산재인정 투쟁의 성과
30 말 뒤짚는 삼성과 직업병 피해자 고통 가중하는 정부
32 반올림 농성 1년, 이제 삼성이 답하라!
34 우리들의 이어말하기는 계속된다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지하철 기관사의 자살은 업무연관성이 있습니다!

8 [포커스] 자본의 탐욕이 김군의 죽음을 불러왔다

10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란 무엇인가 (6) 

12 [현장의 목소리] 대찬인생 살아볼랍니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안전하지 않은 안전매니저

20 [연구소 리포트] 과로 평가의 문제점과 개선방안(1)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6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신규 병원노동자 이야기

38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지진, 피할 수 없다면 노동자의 대피권을 보장하라!

42 [시간의 재발견]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을 위해

46 [문화읽기] 좀비가 무서울까? 사람이 무서울까? 

48 [발칙X건강한 책방] 박노자의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읽고

5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20대 청년의 고백

52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치졸하고 뻔뻔한 정부의 방해

54 [이러쿵저러쿵] 나이 한 살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특집 4.세월호 참사를 인권으로 말하다 /2016.4

세월호 참사를 인권으로 말하다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제정 운동의 의의

 



푸우씨 416인권선언제정특위 위원, 상임활동가

 


2주기 

설레는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생들, 그들을 인솔한 교사들, 배에서 조리 일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던 사람들, 저마다의 이유로 제주를 향했던 사람들, 화물을 실어나르던 사람들……. 예고 없이 찾아온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발생한 희생자들의 죽음을 마주한 4월이 다시 다가오고 있다. 벌써 2주기이다. 2년 전 416일 진도 앞바다에서 304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가져온 세월호 참사는, 그것을 지켜본 많은 이들에게 고통으로 각인됐다. 살아남은 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희생자들 앞에서 미안합니다라며 고개를 떨궜고, ‘잊지않겠습니다라고 되뇌였다.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 (이하416인권선언)은 세월호 참사를 경험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권리를 빼앗기고,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이 파괴당하는 현실을 마주한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의 안전사회를 바라며 꺼내놓은 말들이다.

 

달라져야 한다는 호소에서 시작된 운동 

‘4.16인권선언은 참사가 발행한 20141210세계인권선언의 날416인권선언제정운동의 필요성을 제안한 세월호 유가족 당사자들의 호소로부터 출발했다. 그들 곁에는 제안자로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가, 마우나리조트 붕괴,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 대구지하철 사고, 씨랜드화재, 인천인현동호프집 화재 희생자 유가족이 구성한 재난가족협의회가 함께 했다. 이들의 제안에 함께 하겠다는 전국의 수많은 노동시민사회 성원들이 모여, 인권선언추진단을 구성하고, 몇 차례의 전국추진단 전체회의 등을 진행하며, 당사자들의 호소에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풀뿌리 토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입을 떼기 시작하다 

416인권선언제정운동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풀뿌리토론으로 번졌다. 1,100여명이 각자의 공간에서 진행한 풀뿌리토론은 각자가 마주한 세월호 참사의 경험을 각자의 말로, 생각으로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용기내어 말할 수 있는 자리였다. 토론을 시작하면서 이내 울음을 터트리는 토론참여자들도 있었다.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의 무게가 각자를 짓눌러 왔기 때문이다. 풀뿌리 토론은 그 무게를 내려놓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 시간을 함께 겪으며 그동안 어디에서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세월호 참사가 남겨 놓은 상흔을 서로 보듬고, 같이 아파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시간이었다.

 

흩어져 있던 권리가 선언으로 구성되다

그렇게 각자의 공간에서 꺼내놓은 이야기가 쌓이고, 쌓였다. 전국 100여개의 공간에서 풀뿌리 토론이 진행되었고, 860여개의 권리들이 제출되었다. ‘재난과 참사를 막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권리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워하는 참가자들이 상당했다. 그들은 이제껏 살면서, 내가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 불려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풀뿌리토론의 소중함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렇게 모아진 860여개의 권리가 선언문으로 구성되었다. 풀뿌리토론 과정에서 존엄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권리로 제출된 것에는 노란리본을 달고 학교에 갈 권리’, ‘유가족이 혐오와 조롱을 받지 않을 권리같은 내용이 있다. “아직도 세월호냐? 지겹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의해 애도조차 억압되는 현실이 여실히 확인되는 대목이다. 존엄과 안전이 저절로 주어지거나, 보장되지 않는 지금의 사회에서 이를 스스로 쟁취하고 지켜내기 위해연대할 권리’, ‘저항할 권리처럼 권리침해에 맞선 행동과 연대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상당했다. 이렇게 제기된 권리의 낱말들이 모여 문장이 되었고, 지금 형태의 선언으로 재탄생했다. 선언문은 전문-13개의 권리항목-후문으로 구성되었다.

 

선언에 숨을 불어넣자

출처 : 416 연대


4.16인권선언은 다가오는 세월호 2주기 추모가 진행되는 전국의 곳곳에서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행동으로, 연대로 번져나갈 것이다. 단지 종잇장 위에 쓰여진 권리가 아니라, 선언이 살아숨쉬기 위해서는 연대로, 행동으로 숨을 불어넣는 과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인간의 존엄과 안전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절절한 호소이기도 한 선언문의 마지막 문장을 이제 우리가 행동으로 옮기자.

이 선언은 선언문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리가 다시 말하고 외치고 행동하는 과정 속에서 완성되어 갈 것이다. 함께 손을 잡자. 함께 행동 하자.”


[참고]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 선언 전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세월호 침몰은 한국 사회가 이미 가라앉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으며, 수많은 세월호들의 침몰 속에서 다시 닥쳐온 재난이다. 이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참혹하게 드러낸 참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의를 짓밟고 언론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에 침을 뱉고 참사의 진실을 덮으며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 한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이 땅에 아무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간으로 다시 살기 위해 저항과 연대를 멈출 수 없었다. 팽목항에서, 안산에서, 광화문에서, 애통함이 뒤덮인 또 다른 거리에서 우리는 함께 마음을 졸이고 아파했다. 눈물을 흘렸고, 이야기를 했고, 광장에 나섰고, 길을 걸었다. 흔들리면서도, 박해받으면서도 우리는 함께 싸우며 우리의 존엄을 회복하고 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모욕은 존엄을 밀어낼 수 없다. 

모든 사람은 그 자체로 자유롭고 평등하다. 안전한 삶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할 권리다. 안전은 통제와 억압으로 보장될 수 없으며,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유, 평등, 연대 속에서 구현되는 인간의 존엄성이야말로 안전의 기초이다. 우리의 존재가 오직 이윤 취득과 특권 유지의 수단으로만 취급되고 부당한 힘이 우리의 권리와 삶의 안전을 위협할 때 우리는 이에 맞서 싸울 것이다. 

권리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으며 우리가 협력하여 싸울 때 쟁취하고 지킬 수 있다. 권리를 위한 실천이 우리가 주권자임을 확인하는 길이며, 곧 민주주의 투쟁이다. 우리는 존엄과 안전을 위협하고 박탈하는 세력들에 맞서 노란 리본을 달고 촛불을 들겠다. 세월호의 아픔으로 시작한 이 싸움은, 모든 이들의 존엄을 해하는 그 어떤 장애물도 넘어설 것이다. 그리하여 함께 살고 함께 나누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이 다짐을 담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은 최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돈이나 권력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보다 앞설 수 없다.

2. (자유와 평등)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 어떠한 이유로도 억압당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3. (연대와 협력) 모든 사람은 연대할 권리를 가진다. 누구도 혼자 살 수 없으며, 인간의 존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지켜질 수 있다.

4. (안전을 위한 시민의 권리와 정부의 책임) 모든 사람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가지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사람은 위험을 알고, 줄이고, 피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보장할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5. (구조의 의무) 정부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재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하고 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구조에 있어서 그 어떤 차별도 있어서 는 안 된다.

6. (진실에 대한 권리) 모든 사람은 재난을 초래한 환경과 이유를 포함한 진실을 알 권리를 가진다. 진상조사를 위한 기구에는 충분한 권한이 주어져야 하며 공정성과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진실에 대한 어떠한 은폐와 왜곡도 용납될 수 없다.

7. (책임과 재발방지) 재난의 해결은 정의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책임자를 엄정하고 공정하게 처벌해야 하며, 유사한 재난의 발생을 막기 위해 정부와 사회는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8. (피해자의 권리) 피해자는 부당한 해를 입었고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 특히, 정부와 책임 있는 대표자로부터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피해자는 사건 해결의 전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9. (치유와 회복) 피해자는 재난 발생 즉시 필요한 구제와 지원을 평등하게 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치유와 회복을 위해 적극적이고 충분한 조치를 취할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10. (공감과 행동) 모든 사람은 재난으로 생명을 잃은 이들을 충분히 애도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사람은 재난 피해자의 아픔에 동참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말하고, 모이고, 행동할 권리를 가진다.

11. (기억과 기록) 공동체는 피해자를 기억하고, 재난과 그 해결의 전 과정을 기록하여야 한다.

12. (저항할 권리) 정부, 기업, 언론 등 권력기관이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침해하고 안전을 위협할 경우, 모든 사람은 스스로 방어하고 연대하여 투쟁할 권리를 가진다.

13. (존엄에 기초한 사회를 만들 권리) 모든 사람은 돈과 권력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 자유와 평등, 연대와 협력, 인간의 생명과 존엄에 기초한 사회를 만들 권리를 가진다.


우리는 상실과 애통, 그리고 들끓는 분노로 존엄과 안전에 관한 권리를 선언한다. 우리는 약속한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기 위한 실천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또한 우리는 다짐한다.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재난과 참사, 그리고 비참에 관심을 기울이고 연대할 것임을. 우리는 존엄과 안전을 해치는 구조와 권력에 맞서 가려진 것을 들추어 내고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이 선언은 선언문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리가 다시 말하고 외치고 행동하는 과정 속에서 완성되어 갈 것이다. 함께 손을 잡자. 함께 행동하자.

 

[활동보고] 세월호 2주기, 수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벌써 2주기가 되었습니다. 추모와 약속의 행동들이 각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연구소 사무실이 있는 수원에서도 시민분향소와 특별법 개정 범국민 서명운동 부스가 설치 되었습니다. 

연구소 활동가들도 이에 함께 했습니다. 







<일터> 통권 147호 / 20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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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특집]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 안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26 안전? 얼마면 살 수 있는데?

28 산업안전 없는 국가의 안전계획이 시사하는 점

30 지역주민의 요구로 만들어진 양산지역 화학물질 안전관리 조례의 의미

32 세월호 참사를 인권으로 말하다

34 [부록]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 선언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노조파괴가 또 사람을 죽였다


8 [달려라 건강권, 날아라 노동자]

정신건강문제, 묵묵히 참으면 언제가 터진다!


10 [안전보건활동 참고서]

몸과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기


12 [현장의 목소리]

그녀가 강의실이 아닌 천막 농성장에 있는 이유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오늘 뭐 먹지?"말고 "오늘 뭐 먹이지" 고민하는 이들


20 [연구소 리포트]

직업에 따른 사망의 불평등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우리 사업장이 변할까요?


40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위험 상황을 인재했을 때 작업중지 절차(1)


44 [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 에세이]

나쁜 노동시간 단축도 있다?


48 [문화읽기]

'뽑기'가 고단해


5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하이브리드카 개발지연에 자책하던 현대차 연구원의 자살


52 [일터 다시 보기]

여성이라는 곤란함


54 [이러쿵저러쿵]

꿈을 일구는 공감의원에 출근하다


[공동성명] 안전에 대한 책임전가와 유해위험업무 외주화가 계속되는 한 사고공화국의 오명은 벗을 수 없다!

[성명] 안전에 대한 책임전가와 유해위험업무 외주화가 계속되는 한 사고공화국의 오명은 벗을 수 없다!

 

2014년 우리 모두는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분노했고, 4․16 이후 한국사회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진정 노동자와 시민이 안전한 세상이 도래하길 기원했다. 하지만 4․16 이후에도 고양종합터미널 창고 화재, 전남 장성요양병원 화재, 판교 테크노벨리 공연 사고, 오룡호 침몰, 의정부 아파트 화재, 서울지하철 강남역 외주 노동자 사고 등 중대재해는 끊임없이 일어났다.


중대재해의 악몽은 2016년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월 3일 오전 9시경,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81세 여성이 전동차 출입문에 끼인 가방을 빼내려다 스크린도어와 전동차사이에 몸이 끼어 7m 가량 끌려간 뒤 선로에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핸드폰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 4명이 메탄올 급성 중독으로 시력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도, 지난 2월 4일에 고용노동부가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한 사고는 시민의 사망으로, 한 사고는 노동자의 실명으로 결과가 나타났지만 두가지 모두 비용절감 논리와 외주화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서울역 승강장 사고와 유사한 사고는 수차례 반복되었다. 2012년 용두역에서 출입문과 스크린도 사이에 의료용 스쿠터가 끼인 상태에서 열차가 출발하면서 선로로 승객이 떨어지면서 숨졌다. 2013년에는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하청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2014년에는 이수역에서 82세 여성의 지팡이가 출입문에 끼어 있는 상태로 열차가 출발하면서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몸이 낀 채 28m가량 끌려가다 숨졌다. 2015년에는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28살의 하청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반복되는 사고에서는 반복적으로 지목되는 사고의 원인은 “승무원과 기관사의 과실”, “점검자 부주의, 매뉴얼 불이행”뿐이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원인, 사고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정부의 규제완화 등에 대한 얘기는 없다. 정부와 철도지하철은 안전보다는 인력감축, 1인 승무, 역사 무인화, 정비 및 점검주기 연장, 외주용역 등의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비용절감과 맞바꾸겠다는 정부와 철도지하철의 기조가 유지되는 한 결코 사고를 줄일 수는 없다. 인력의 문제는 안전의 핵심적인 요소이지만, 국내에서 운행되는 지하철은 대부분 1인 승무를 하고 있다. 또한 혼잡도가 높은 한국의 지하철은 역사에도 안전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인력부족으로 1인 역무로 운영되는 역사가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승강장에서의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안전의 의무는 등한시 하고 안전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면서,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현장 노동자에게만 전가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3차 협력업체(하청업체)에서 발생한 고전적 유해물질인 메탄올에 의한 급성 중독 사고는 위험공정과 업무의 외주화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2007년 산업안전공단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원청업체가 하도급을 주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유해위험 업무(40.8%)’를 꼽았다. 임금이나 노사관계 보다 우선 순위였던 것이다. 제조업 현장의 화학설비부터, 철도, 지하철의 선로 및 차량보수, 모든 건물의 전기, 가스, 냉동설비 등 각종 설비보수 업무가 단순 작업으로 분류되어 무차별적으로 외주화 되고 있다. 이에 더해 박근혜 대통령은 제조업 파견을 허용하는 파견법 개정안 처리 등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파견 노동자들은 저임금, 고용불안에 시달리면서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파견법 위반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임을 감안해 볼 때, 파견법이 개악되어 파견대상 업무가 늘어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반복되는 지하철 사고와 대기업 하청업체 사고의 원인은 ‘안전업무의 외주화’와 ‘안전 관련 인력부족’때문이다. 위험작업 인력을 외주화하고 비정규직화할 경우 안전 공백을 야기하고, 결국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사실은 이미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났다. 지하철과 같이 시민들의 안전과 긴밀한 관련 있는 공공부문의 경우 노동자들의 안전이 지켜져야 시민의 안전도 지켜질 수 있다. 이는 공공부문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2013년 하청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한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의 경우도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뿐만 아니라 공장 주변의 시민들까지 27시간 넘게 불산 가스에 노출되었다. 현장이 안전하지 않다면, 그 주변의 시민들의 안전도 담보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 사회가 사고공화국으로 방치되는 근본 원인에 주목할 것이다.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연이은 사고의 구조적인 원인을 밝혀내고, 그 책임자인 서울메트로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또한 유해업무를 다단계 하도급으로 외주화하면서, 하청의 노동자 생명과 건강이 침해되는 것을 방관한 삼성전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해외의 대형사고 이후 수습과 대응 과정, 기업과 정부 상급관리자에 책임을 지우는 과정들이 좋은 사례다. 호주는 안전을 무시하거나 안전관리를 등한시하도록 조장·묵인하는 ‘기업문화’를 중시하여, 그것의 존재 자체를 근거로 하여 기업의 형사책임을 인정하는 기업살인법을 2003년 제정하였다. 우리에게도 안전에 대한 의무를 방기하여 사고를 발생시킨 기업과 정부를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제정이 필요하다.


1. 정부와 철도지하철은 사고의 구조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안전인력을 충원하라

1. 안전업무와 유해위험업무 외주화를 금지하고, 대기업 하청 산재사망 근절방안을 이행하라 

1. 산재사망, 재난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


2016년 2월 12일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416연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공공교통네트워크, 노동건강연대, 노동당,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녹색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반올림, 보건의료단체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회진보연대, 알권리보장을위한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천주교인권위원회, 안전사회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일과건강, 정의연대, 참여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작업중지권 기획] 작업중지권, 다른 나라에서는? /2016.1

작업중지권, 다른 나라에서는?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지난 2년간 중대재해와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은 작업중지권을 실천하고 있는 현장 활동가 인터뷰를 통해 현실에서 작업중지권을 실천하는데 있어 어려움과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과제를 정리하고자 했다. 그 뒤 현장 활동가들과 워크숍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지침과 매뉴얼의 필요성과 상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 판례를 검토하면서 법적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2016년은 이제 구체적인 현장에서, 조직/미조직 노동자들 사이에서, 혹은 법적인 측면에서 본격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이중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법적 측면에서 배울 만한 점이 있는지 찾아보고자 한다이번 기사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행한 국제노동브리프 20157월호의 "기획특집: 작업중지권"과 정진우 저, 산업안전보건법론(2014, 한국학술정보), 당장멈춰팀이 20153월 금속노동자 신문에 게재했던 해외의 작업중지권 사례 비교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프랑스, 작업 중지했던 사고가 다시 발생하면?

프랑스는 1982년부터 법적으로 노동자에게 자신의 생명 또는 건강에 심각하고 즉각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 작업 상황으로부터 철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법에서 말하는 심각한 위험은 해당 상황이 관련 노동자의 사망 또는 영구적이거나 장기적인 장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사고나 질병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 이런 위험은 기계, 생산 공정, 위험하고 비위생적인 업무 환경 뿐 아니라, 산업보건당국이 정한 안전보건 규칙에 위배되는 작업장 등과 같이 노동자의 건강에 유해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기인할 수 있다.

이 법이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되는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 사용자는 노동자가 위험작업을 중지하기 전에 공식 절차를 거치도록 의무화하여 작업중지권 사용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작업중지권을 전반적으로 제한하는 내부 규정을 정할 수 없다고 따로 못 박고 있다.

두 번째, 작업이 중지되면 사용자는 상황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하는데, 만일 작업중지가 보고된 후에도 사용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이 위험과 관련하여 사고가 다시 발생한다면 사용자에게 더 큰 책임을 묻는다. 가령 작업중지 이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차 발생한 모든 사고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고 (inexcusable accident)’로 간주되어 피해 노동자에게 더 높은 금액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세 번째, 위험작업 수행을 거부한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처벌할 수 없고,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한 이유가 되는 위험이 시정되기 전에는 작업을 재개할 의무가 없다.


사업주의 안전배려의무를 규정한 독일

독일 산업안전법도 한국과 유사하게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조치에 관한 예방 및 사후적 조치를 계획적, 조직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 사업장에 존재하는 위험요소에 대해서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기에 앞서 사용자에게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를 이행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현재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하는 작업중지 요청과 유사하다. 특수한 위험상황, 직접적이고 중대한 위험에 직면한 경우에만 노동자가 사용자에게 해당 위험을 통지하고 지시받기에 앞서 노동자 스스로 안전을 위한 조치를 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데, 여기에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작업장을 즉시 이탈하여 안전을 확보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그런데 독일 법체계에서는 산업안전법 외에 민법상으로, 근로계약의 경우 임금의 지급종속적 노동 제공이 계약 당사자의 주된 상호 주고받을 의무지만, 이 상호간의 의무 이행을 위해 필요한 사용자 측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안전배려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 안전배려의무는 공법인 산업안전법과 별도로 사법(私法) 상의 노동보호에 대한 근거규정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민법상의 안전배려의무를 통해 사용자는 근로 제공이 이루어지는 장소 및 이를 위해 사용되는 장비나 기구를 설치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할 의무를 지게 된다. 즉 이런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노동자가 종속적 노동 제공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작업장 환경이 충분히 안전하고 위험이 최소화되지 않으면, 돈을 받았더라도 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안전배려의무의 내용은 무엇인가? 산업안전법 등의 안전관련 규정을 통해 구체화된다. 그래서 사업장에서 안전에 관한 노동보호법인 산업안전법 등이 위반됐을 경우 노동자가 노동 급부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이다.


모든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부여하고 있는 정유회사"안전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면일을 멈추시오"

출처_richmondstandard.com


캐나다, 작업중지권의 절차를 법에

캐나다에서도 법률상 상황이 개선되거나 활동이 변화되기 전에 노출되었을 경우 개인의 생명이나 건강에 즉각적이거나 심각한 위협을 야기할 것으로 타당하게 예상되는 모든 피하기 힘든 위험, 상황 또는 행위가 있는 경우, 위험 작업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캐나다의 법 규정이 특별한 점은 작업중지권 적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조건과 작업중지권 행사 이후 사업주의 의무, 사업주와 노동자가 위험에 대해 다르게 판단할 때 분쟁에 접근하는 원칙을 법에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업중지권을 사용하고자 하는 노동자는 고용주에게 위험 상황을 즉시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노동자의 작업중지 결정은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 동의 할 때에만 번복할 수 있다. , 노동자는 위험하다고 생각해 작업을 중지했는데, 사용자는 위험하지 않다고 윽박지르거나, 안전사고가 아니라 설비 트러블이었을 뿐이라며 작업 재개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일방적인 사업주 판단에 따른 작업 재개와 이후 징계나 고발 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했다는 통보를 받으면, 사용자는 즉시 노동자의 입회하에 상황을 조사해야 한다. 조사 결과 사용자도 위험이 존재한다고 동의하면 고용주는 노동자를 그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위원회 또는 대표에게 상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통보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사용자가 조사를 한 결과가 노동자의 판단과 다르거나, 사용주의 조치 결정에 노동자가 동의할 수 없다면 노동자는 계속해서 작업을 중지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렇게 노동자가 작업중지를 지속하겠다고 통보하면, 위원회 또는 대표는 즉시 해당 노동자의 입회하에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 위원회는 위원들 중 노동자 대표 1인과 고용주 대표 1인을 지명하여 조사를 해야 한다. 이 조사 결과에도 노동자가 동의할 수 없다면, 노동자는 계속해서 작업을 중지하고 이번에는 노동부에서 개입하여 조사한다. 노동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노동자는 계속해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다. 대신, 이 때 사업주가 다른 노동자에게 중지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 그 노동자는 해당 업무를 수행할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계속적인 작업중지와 그 이유를 통보받아야 하고, 위험에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


대피권과 거부권이 따로 있는 중국

중국의 경우 법체계는 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노동인권이 지켜지지 않는 국가라는 보고가 많기에 실제 현실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에 해당하는 중국 안전생산법은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는 경우의 대피권과 작업거부권을 따로 구분하고 있다.

중국 안전생산법 52조는 노동자가 신체안전에 직접 위험을 미치는 긴급 상황을 발견한 경우에는 작업을 정지하거나 가능한 응급조치를 취한 후 작업 장소를 이탈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 조항과 유사하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안전생산법 51조는 노동자가 규칙에 어긋나는 지휘와 위험작업을 강제적으로 명령하는 경우에는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따로 규정해두고 있다.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장소를 이탈하고 대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일반적인 작업중지권 보장이 실은 대피권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최소한 중국의 법체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규칙에 어긋나는 지휘와 위험작업으로까지 작업 거부 권리를 확장하고, 규칙에 맞는 지휘와 안전한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노동자에게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에게 시사점은?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기준으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겠지만, 제도적으로 법적 개선을 통해 현장에서 작업중지권 활용이 쉬워지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현 정부가 산업안전보건 대책의 핵심 목표로 잡고 있는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써 작업중지권을 적극 보장해야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사례에서처럼 대피권과 구분되는 거부권을 보장하는데 까지 나아가야 한다. 나날이 증가하는 서비스, 사무직 노동자들은 산업재해 발생의 급박한 위험으로 분류될 수 있는 위험을 맞닥뜨리기보다는 주로 낮은 강도의 지속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예를 들어, 10시간 근무 후 곧바로 회사 단합대회로 야간 산행을 하다 사망한 노동자 사례나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판매 노동자의 사례를 생각해볼 수 있다. 대피권만으로는 이런 위험에 처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국 법안처럼 대피권과 중지권을 분리하여보장하고, 중지권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따로 명시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당장은 산재 발생 위험을 인지한 노동자들의 대피권이라도 제대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재 발생 위험이 있었느냐를 두고 법적 분쟁이 잦다는 점, 이로 인해 작업중지권 사용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캐나다처럼 사용자와 노동자 간 이견이 발생했을 때, 노동자 편에서 접근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을 법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사용자와 노동자 간 이견이 발생했을 때를 포함하여 작업중지권 실행 이후 조사 및 대응 과정을 산업안전보건법에 정비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처럼 중대재해의 원인을 제공한 기업에게 책임을 더 제대로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기업이 사고 발생에 대해 책임을 지게하고, 이것이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프랑스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업중지가 있었던 사업장에서 향후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중하여 처벌하거나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리포트] 살인기업 선정 결과와 선정방식/2015.7

살인기업 선정 결과와 선정방식

 

 

 

이진우 운영집행위원,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 사무국장

 

 

 

산재 사망대책 마련 공동캠페인단은 2006년부터 반복적인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매년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하여 발표해 왔다. 지난 10년간 일터에서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는 2만2천여 명에 달하고,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재난사고도 줄줄이 발생했다. 또한, 같은 기업에서 유사한 사고가, 유사한 원인으로 반복되었다.

 

2015년 살인기업선정식은 예년처럼 2015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10주년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 50대 기업 통계자료를 통해 선정하고, ‘지난 10년간 재난사고 와 산재 사망’을 구분하여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한 기업을 선정하였다.

 

2015년 산재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연도

기업

년도

기업

2006

GS건설

2011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2007

현대건설

2012

현대건설

STX 조선해양

2008

한국타이어

2013

한라건설

LG화학

2009

코리아 2000

2014

대우건설

현대제철

2010

GS건설

2015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표1. 역대 최악의 살인기업 명단

 

지난 10년간 매년 발표해 온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은 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전년도 통계를 기초로 하고, 하청 산재를 원청으로 합산해서 하고 있다. [중대재해 발생 보고]는 사망 재해 발생 시 해당 기업이 관할 노동청에 제출 자료를 집계한 것으로, 산재보험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는 교통사고 등이 제외되어 있고, 사고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보고가 되어 있다.

 

2015년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건설업 부문은 현대건설이 차지했다. 신고리원전 3호기 질소가스 질식사 사건 등 많은 사고가 발생했고, 10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5년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제조업 부문은 현대중공업이 차지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업체인 선일엔지니어링 등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했고, 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10년간 산재사망 50대 기업

 

순위

기업

사망자수

순위

기업

사망자수

1

현대건설

110

10

SK 건설

53

2

대우건설

102

12

원진레이온

50

3

GS 건설

101

13

한국철도공사

47

4

우정사업본부

75

14

현대산업개발

45

5

현대중공업

74

14

현대자동차

45

6

삼성물산()건설부문

69

16

두산건설

44

7

대림산업

62

17

대우조선해양

39

8

롯데건설

61

18

동부건설

38

9

포스코건설/건설일괄

59

19

유성엔지니어링

37

10

사조산업(오룡호)

53

19

현대제철

37

표2. 10년간 산재사망 50대 기업 중 20위 기업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 50대 기업 선정은 노동부 [산재보험 통계]를 기초로 하여, [중대재해 보고] 자료를 참고하였고 하청 산재는 원청으로 합산하였다. 산재보험 통계는 교통사고, 직업병 등을 포함하고, 산재승인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해양경찰청 자료를 입수 분석하여 산재보험에서 빠진 산재 사망에 대해 조사하였다.

 

2007년, 2012년에 이어 2015년에도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된 현대건설이 지난 10년간의 누계치에서도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 수(110명)를 기록했다. 산재사망이 노동자의 과실에 의한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탐욕으로 인한 “기업의 구조적인 살인행위”라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2014년 매출・영업이익 1위 건설사, 4대강 건설부터 원전 공사 등 굵직한 사업들로 한해 수십조를 벌어들이는 건설사이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은 외면하는 기업이 현대건설이다. 건설업을 제외할 때,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을 가장 많이 일으킨 기업은 우정사업본부와 현대중공업이었다. 우정사업본부 소속 노동자 중 정규직은 공무원이라서 공무원 연금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이용하였고,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 노동자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험 통계를 분석하였다.

 

집배원의 노동환경은 특히 열악하기로 잘알려져 있다. 집배원은 한국 평균 노동시간의 1.5배인 3,300여 시간의 장시간노동을 감내하면서, 기상 악천후에도 위험한 오토바이 운전을 이어가야 한다. 지난 10년간 우정사업본부 노동자는 75명이 사망했다. 인력부족 상태를 방관하면서 집배원 노동자들을 골병들고, 과로사하게 만드는 중앙행정기관의 민낯이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배우 안성기 씨를 내세워 이미지 메이킹에 돈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다단계 하도급을 통해 위험 작업을 4만 명의 하청노동자에게 전가하고, 발생한 산재는 은폐하며, 은폐를 통해 최근 5년간 955억 원의 보험료를 할인받는 이득까지 챙기는 나쁜 기업이다. 서울안전본부설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정몽준이 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제2의 세월호 사고인 사조산업의 오룡호 침몰사고는 53명 사망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박사고의 경우는 해양수색구조과의 제출을 토대로 한 것이다. 10년간 자료를 요청하였으나, 2006년 이후부터만 자료 수집되어 있어, 2005년 자료는 빠진 상태로 분석하였다. 노후선박인 오룡호는 오물 배출구 파손 상태에서 자격 미달 선원을 고용한 채 출항하였고,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쿼터량을 채우기 위해 조업을 강행하다 피항이 지연되었으며, 물량압박 때문에 선장이 퇴선조치조차 하지 못하고 참사로 이어졌다.

 

국민안전처 산하 부산 해양경비 안전처는 사고원인을 축소 발표하였고, 사조사업과 정부의 관리 감독 미비의 연관성은 끊어내고, 선장에게만 화살을 돌렸다. 원진 레이온은 1988년도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 문제가 밝혀졌고, 1993년도 폐업한 사업장이다. 원진 레이온에서 일하다가 직업병으로 인정된 경우는 총 943명, 그중 사망한 노동자는 총 165명에 달한다. 폐업 이후에도 직업병 및 직업병으로 인한 자살 등 지속적인 노동자 사망이 이어져 왔고, 폐업 이후 십수 년 뒤인 2005년~2014년에도 50명의 산재 사망이 이어졌다.


시민이 뽑은 재난사고,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5대 기업 선정 과정에서는 해양수색구조과에서 제출한 [선박사고 현황(2006~2014)], 경찰청에서 제출한 [안전사고 조사내역(2005~2014)], 방호조사과에서 제출한 [위험물 중요 사고(2005-2013)내역] 중 사망자 5명 이상, 사상자 10명 이상 사고목록, 법무부 형사기획에서 제출한 [중요 사고내역과 사법처리 현황(2005~2014)]을 이용하였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의 경우에는 피해자 제출 자료와 정부의 [폐손상 조사위원회] 자료를 복합 원용하였다.

 

노동자 생명을 앗아간 5대 기업 선정 과정에서는 산재 사망 50대 기업 선정 기초자료를 토대로, 직업병 산재 사망의 경우에는 불승인 남발 등으로 산재 승인 통계의 유의성이 떨어지므로, 피해자 제보 및 조사통계와 정부 산재통계를 복합 원용하였다. 산재 사망, 재난사고 5대 후보 기업 선정 기준은 공식 정부 통계와 피해자 통계를 기초로 사망자 수를 합산하여 사망자 인원을 산정한 것이다. 사망사고에 대한 조사, 보상, 처벌 등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한 분야별 대표 기업을 선정하였다.


산재 사망 5대 후보 기업은 현대건설 (산재 사망이 가장 많은 기업), 현대중공업 (하청 산재 사망과 산재 은폐 대표기업), 삼성전자 (직업병 발생 대표기업), 우정 사업본부 (중앙행정기관 산재 사망 대표 기업), 코레일 (외주화, 민영화로 시민안전까지 위협하는 대표기업) 등이 꼽혔다.


재난사고 5대 후보기업은 청해진 해운 (세월호 참사), 옥시레킷 벤키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대표 기업), 코오롱 (시설붕괴 참사 대표기업),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병원 참사 대표기업), 여수출입국 관리 사무소 (외국인 노동자 참사 대표 기관)가 선정되었다.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

최악의 노동자 살인기업

순위

기업

득표율(%)

순위

기업

득표율(%)

1

청해진 해운

69.0

1

삼성전자

46.7

2

옥시레킷벤키저

17.5

2

우정사업본부

26.9

3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6.0

3

현대중공업

12.1

4

코오롱

4.9

4

현대건설

9.5

5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2.6

5

한국철도공사(코레일)

4.8

표3. 지난 10년간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과 노동자 살인기업


 

민들이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은 청해진 해운과 삼성전자이었다. 한 시민은 청해진 해운에 대해 “노후선박, 과적, 안전교육 미실시, 운항 중 위험신호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운항한 점, 바로 구조하지 않은 점 등 엄청난 잘못이 있으면서 선장 선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파렴치한 기업“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삼성전자에 대해 “기업 이윤만을 추구하면서 백혈병 등 발암물질 직업병 피해노동자들 을 산재로 인정하지 않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숨기고 무마하려고만 함”이라고 평했다. 산재 사망 노동자가 가장 많았던 현대건설보다 삼성전자를 손꼽은 것은,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가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분노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사망사고 통계의 문제점

 

사망사고 관련해서는 산재 사망과 재난 사망으로 분류해 볼 수 있겠고, 우선 산재 사망 통계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수의 산재 사망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 노동자는 22,801명에 달하고, 2000년 이후 산재 사망 노동자는 33,902명으로 매년 2,422명의 산재 사망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2012년 기준으로 한국 산재 사고 사망만인률은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산재 사망 통계의 다른 문제점은 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 통계로 한정되어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산재보상은 산재보험, 공무원 연금,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 선원법 및 어선원 및 어선재해보상 보험법 등 보상체계가 나뉘어 있다. 근로복지공단 산재통계는 산재보험 보상 통계만을 기초로 하고 있고, 기타 보상체계에 의한 산재통계는 합산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상 통계는 △ 적용대상의 한계 (소규모 건설공사 등 적용제외) △ 산재 은폐 (13배~30배 산재 은폐) △ 직업병 산재 불승인 남발 등으로 노동자들의 실질 산재 현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지속해서 받아 왔다. 재난사고 통계의 문제점은 국민안전처 출범 이후에도 재난사고에 의한 사망통계는 일원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 해양 경찰청, 소방청 등으로 사고 집계는 다원화되어 있고, 각 기관별로 같은 사고에 대해 집계방식이나 산정이 다르다. 가습기 살균 피해사고의 경우처럼 기업에 의한 집단적 사망사고 발생인 경우에도 이에 대한 집계기관이 명확하지 않은 등 사각지대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

 

기업을 처벌해야 인간이 산다

 

 

노동부는 실질적인 사망 재해 대책을 내놓지 않은채 일방적인 산재 통계 기준 변경으로 산재 사망이 감소한 것처럼 착시효과만 내고 있다. 게다가 산재 사망 발생 기업의 최고 책임자 처벌은 전혀 없고, 실형 집행도 없으며, 위험의 외주화로 발생한 산재 사망에 원청 처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재난사고 역시 마찬가지이다. 재난사고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지만, 삼풍백화점 사고처럼 대표이사가 사고 발생에 직접 개입이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업에 대한 조직적 책임과 처벌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반복되는 산재 사망과 재난사고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과 재벌 살리기에만 급급한 우리 사회가 기업의 잘못된 행태에 침묵한 결과이고, 사고에 대한 기업 처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제정되었거나 논의가 활발한 ‘기업살인법’. 세월호 사고 이후, 한국사회에서도 시민과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법인에 책임을 묻고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살인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동성명]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권리를 보장하라

[공동성명]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권리를 보장하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 1년이 다가오고 있다. 무고한 생명의 희생을 바라보며, 우리는 막을 수 있었던 참사의 아픔에 고통 받았다. 세월호 승무원들이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안전교육을 요구하고 승선을 거부할 수 있었다면, 적재량을 초과하는 화물과 안전장치 미비에 대해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승객을 포함하여 자신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출항을 중단하고, 거부할 수 있었다면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고 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생명의 존엄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위험에 맞닥뜨린 노동자가 스스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인 ‘작업중지권’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됐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지난 3월 13일 발표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은 이런 교훈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에게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상황에 대해서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주는 이를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 라고 개정이유를 밝히고 있으나, 실질적인 개정 내용은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한 노동자에게 불이익 처우를 할 경우 과태료 부과’에 불과하며,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26조는 작업을 중지할 조건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로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 스스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작업을 중지하면, 사업주가 사람이 다치거나, 죽지 않았기 때문에 ‘급박한 위험’이 아니었다며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징계나 고소·고발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장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등의 사고나 위험이 발생하지 않으면 위험을 감수하도록 강제하는 현행법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에 대한 개정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나, 정작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고용노동부는 눈을 감아 버렸다.
 
또, 노동부는 개정안에서 ‘사업주가 산업재해 발생 위험과 관련해 충분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노동자가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를 신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권리이다. 이미 산업안전보건법 52조에서 노동자가 이 법을 위반한 사업주를 신고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신고한 노동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한 실질적인 이득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다면,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는 것은 가장 우선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이다. 노동자가 사업주에게 안전 보건 조치를 요구하거나, 지방노동관서에 신고하는 것은 모두 그 다음 문제다. 그러나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의 작업중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강화된 ‘작업 중지 요청권’이 아니라, 스스로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작업중지권’이다.
 
산재 발생 위험 때문에 작업을 중지했던 노동자들이 회사 측의 고소고발과 징계로 고통 받고 있다. 위험한 작업을 떠맡는 하청노동자들은 작업중지권은 ‘그림의 떡’이라고 자조한다. 당장의 목숨 줄인 밥줄(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일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허울뿐인 수사를 걷어치우고,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고 스스로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법 개정안을 마련하라.
 
2015년 3월 16일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회, 건강한노동세상, 광주인권운동센터, 노동건강연대,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다산인권센터,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사회진보연대, 산업보건연구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일과건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성명]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업책임, 확실히 물어야 한다

[성명]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업책임, 확실히 물어야 한다

- 청해진 해운 임원진 항소심 재판에 부쳐

 

3월 3일 청해진 해운 임원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시작되었다. 청해진 해운 임원에 대한 재판은 선장‧선원과 해경에 대한 재판에 비해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대형참사에서의 기업책임에 대한 중요한 판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김한식 청해진 해운 대표 및 상무, 해무이사, 물류팀장, 해무팀장 등 임직원은 세월호의 복원력 악화를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과적을 지시하고, 무리한 출항을 강행하게 한 책임이 있다. 또한사고 당시 선박직 선원과 몇 차례나 통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승객 구조를 최우선으로 지시하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이들이 바로 생명보다 돈벌이를 우선시한 기업을 운영한 당사자들인 것이다.

 

그러나 1심에서 김 대표가 횡령‧배임 혐의 유죄로 인해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것을 제외하고, 다른 임원들은 모두 금고 5년형 이하를 선고받았을 뿐이다. 이를 세월호 침몰의 구조적 원인을 제공한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항소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유명 로펌에서 온 변호인들은 청해진 해운 임원들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없고,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침몰사고에 따른 사망은 선장과 선원들의 책임이지 임원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드러난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살펴보면 위 주장이 말도 안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망한 유병언의 일정한 개입이 있었다 하더라도 노후한 선박 도입과 불법개조 지시가 가능한 이들은 청해진 해운의 임원진이다. 선장과 선원은 이 과정에 아무런 개입을 할 수 없다. 또 선장과 선원이 자발적으로 화물을 많이 실은 것도 아니고, 항해를 너무 사랑해서 안개 속에 출항한 것이 아니다. 임원진은 화물실적을 매주 확인하며 과적을 독려했고 출항이 금지되는 경우 항상 무리해서 출항허가를 받아냈다. 이들은 침몰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이들이었고 기업의 안전정책 전반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변호인들이 임원진의 행위와 침몰로 인한 사망의 인과관계 단절을 주장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논리로 책임을 경감한 사례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의 법제도에서 기업 임원들은 자신은 현장상황을 몰랐다고 발뺌하고,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현장책임자들보다 적은 책임을 지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대형참사에서 기업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참사가 반복되리라는 점을 깨달은 세계 많은 나라가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영국, 호주, 캐나다, 스위스와 같은 나라들은 이미 사망사고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더 강력히 묻기 위해 새로운 법을 마련하거나 기존 법을 수정하였다. 일본에서도 기업 책임을 묻는 법을 제정하자는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 역시 기업이 누리는 막강한 권력과 기업의 무책임한 행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엄청난 피해에 대해 기업에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3월 3일 항소심 공판을 시작으로 앞으로 4차례의 공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4월 21일에는 결심공판이, 5월 12일에는 판결이 선고된다. 지금까지 기업 고위책임자들은 유능한 변호팀을 구성하고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려가며 형량을 줄이고 끝끝내 무죄를 받아내기도 했다. 우리는 대구지하철참사의 책임을 졌어야 할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항소심 재판을 지켜볼 것이다. 재판부가 기업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물을 수 있는 방향으로 판단할 것을 기대한다.

 

3월 4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현장의 목소리] 일하다 죽었는데 자살이라뇨?? / 2014.12

일하다 죽었는데 자살이라뇨?

현대중공업 산재사망 노동자 故 정범식 씨 이야기



재현 선전위원



지난 2014년 4월 26일 11시경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블라스팅[각주:1] 작업을 하던 사내 하청 노동자 정범식 씨가 에어호스에 목이 감긴 채 3m 난간에 매달려 사망했다. 이를 발견한 동료들은 에어호스를 끊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선 故 정범식 씨가 자살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마침 오후 3시경엔 수사를 맡은 울산 동부 경찰서는 부검의 소견으로 봤을 때 故 정범식 씨의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에 의한 자살로 추정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동부 경찰서의 말을 빌려 언론을 통해 故 정범식 씨가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부검은 저녁 6시가 돼서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故 정범식 씨의 부인 김희정 씨는 경찰과 회사, 언론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9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진실은 안개 속이다.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희정 씨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조선소가 그렇게 위험한 곳인지 몰랐다


“오전 11시쯤 동료에게 전화가 왔다. 남편이 많이 다쳤으니까 울산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남편이 죽을 만큼 심각한지 몰랐다. 그저 심하게 다친 줄만 알았다. 그러다 성남에서 내려가는 길이었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병원에 왔을 때 이미 숨이 멎어있었고, 심폐소생술을 계속 해도 차도가 없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故 정범식 씨는 현대 미포 조선에서 10년, 목포에서 3개월, 그리고 15일 전 다시 현대 중공업에서 일을 시작한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그렇다 보니 김희정 씨는 사고 전까지만 해도 현대중공업이 산재사망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곳인지도 몰랐다고 했다. 


“조선소 일이 힘들다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지는 몰랐다. 주말부부로 멀리 떨어져 지내다 보니 제가 괜한 걱정 할까 싶어 집에 힘든 내색 한번 잘 비추지 않는 성격이었다.”



회사와 경찰 모두 신뢰할 수 없었다


“회사도, 경찰도 남편이 자살했다고 하는데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사고가 있고 하루는 장례식장에 서문기업(하청업체) 사장이 왔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더니 뒷일은 내가 책임질 테니 빨리 장례를 치르자고 했다. 남편을 언제까지 저렇게 둘 수 없어서 사장 뜻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장례 이후에 지금까지 단 한 번 연락이 없었다.”


6월 3일 울산 동부 경찰서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역시 경부압박질식에 따른 자살이었다. 근거로 1) 사고 현장이 故 정범식 씨 작업장과 떨어져 있고 2) 에어호스에 목이 감겼는데 저항한 흔적이 없고 3) 3달 전 부부가 다퉜던 카카오톡 메시지가 있고 4) 신용카드와 통신비를 연체했고 5) 4개월 전 아내에 대한 의심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았던 내역을 꼽았다.


울산 동부 경찰서의 수사결과는 김희정 씨와 지역 동지들의 분노를 키웠다. 현장 검증에선 에어호스에 결함이 있던 정황이 밝혀졌다. 또한, 故 정범식 씨 사진을 보면 아래턱에서 왼쪽 가슴, 허벅지에 쇳가루가 박혀있다. 특수 보호구를 쓰고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눈에도 쇳가루가 묻었다. 종합해보면 에어호스 결함으로 온몸에 쇳가루가 노출돼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았던 故 정범식 씨가 난간에 매달렸을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故 정범식 씨 작업장은 항상 쇳가루가 뿜어져 나오는 곳이다. 벌건 대낮에도 손전등이 없인 한 치 앞도 이동이 어렵다. 사고가 일어나기 너무나 쉬운 환경에 있는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산재 가능성은 배제하고, 故 정범식 씨를 둘러싼 가족관계, 채무관계 등 개인적인 정황을 근거로 수사를 종결한 울산 동부 경찰서의 발표는 가히 충격적이다.


“부부라면 안 싸울 수 없지 않나. 주말 부부다 보니까 문자를 주고받다 보면 싸울 수도 있고, 또 살다 보면 카드 값이나 휴대폰 요금을 미납할 때도 있는데 그런 것을 이유로 남편이 자살했다는 데 도저히 이해가 안됐다.”


김희정 씨는 경찰 조사 발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다. 


“처음 남편이 죽었을 때부터 울산산추련, 노조에서 도움을 주려고 옆에 계셨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장례를 치렀다. 그 결과가 이거였다. 그러다 경찰 발표 이후에 울산저널 용석록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가 봐도 이건 자살이 아니니 지역 활동가들한테 도움을 청해보라고. 그래서 지역 분들께 다시 연락했고 싸우기로 마음먹었다.”



남편의 명예를 찾아주고 싶었다


“큰 애가 고1인데 그 밝던 아이가 아빠가 죽었다는 충격으로 7개월이 지나도록 아빠 영정사진을 못 쳐다본다. 집 밖으로도 안 나가서 학교도 못 가고 있다. 저도 싸우기 전에는 집안에서 매일 우는 게 다였다. 그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아빠가 최고라 여기던 애를 위해서, 그리고 남편의 잃어버린 명예를 찾아주겠다는 결심으로 나서게 되었다.”



출처 :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공장과 경찰 앞 1인 시위를 시작으로 기자회견도 하면서 故 정범식 씨의 억울한 죽음을 알렸다. 그 결과 지난 10월 17일엔 울산 지방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故 정범식 씨 사건이 다뤄졌다. 당시 울산 지방 경찰청장은 부실 조사를 인정하며 재조사를 약속했다. 이후 싸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최근엔 수사 결과에 대해 의문을 갖는 법의학자, 정신과 전문의 등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울산 MBC시사프로그램 ‘돌직구 40’이 방송되기도 했다. 


“아까 1인 시위하는 거 봐서 알겠지만, 다들 새벽부터 바쁘게 출근하지 않나. 인사를 하고 싶어도 참 어려운데. 그중에 그래도 한두 분은 수고하십니다! 말 한마디 건네거나, 손 한번 잡아주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이 힘이 많이 된다.”


현대 중공업은 올해만 벌써 9명의 하청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계열사 전체로 보면 12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활동가는 상황이 이쯤 되니 회사 내 안전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여론과 연이은 산재사망 사고에 관해 부담을 느낀 현대중공업이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故 정범식 씨가 자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때마침 이번 사고엔 목격자가 없었고, 손발이 척척 맞는 울산 동부 경찰서가 옆에서 큰 몫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번에 취재하면서 사내 하청 노동자 죽음의 행렬에도 굳건한 현대 재벌공화국의 울타리 안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故 정범식 씨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쯤으로 치부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박근혜 정권에 맞선 세월호 유가족의 모습이 겹쳐 마음이 더욱 아팠다.


그래도 여전히 희망을 발견한다. 한 사람의 죽음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진실 규명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싸우는 유가족들과 이들 옆에서 함께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애씀이 있기에 그렇다. 이러한 노력과 마음들이 모여 현대 재벌과 조선소 울타리를 넘어 일하는 모든 이들의 죽음의 행렬이 멈추는 그날을 꿈꾼다. 

  1. 금속을 매끄럽게 하고 이물질을 제거하여, 도장을 쉽게 하고 선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선박 표면에 쇳가루를 쏘는 작업 [본문으로]

[노안뉴스] 제2의 세월호 참사' 막으려면... 민영·외주화 막고 노조 강화해야 (경향신문)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2030840241&code=940100

 

 

제2의 세월호 참사' 막으려면... 민영·외주화 막고 노조 강화해야

 

 

조형국 기자

 

 

‘산업살인법’, ‘단체의 형사책임법’ 등 유사 법 조항을 가진 호주·캐나다의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기업살인법 같은 중대 산업재해를 유발한 기업 책임을 철저히 물을 수 있는 법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드레아 퍼트 캐나다 노총 노동안전환경위원장은 “1992년 웨스트레이 광산 폭발 사고 이후 캐나다에서도 기업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형법개정이 이뤄졌다. 범죄인 산재사망을 수사하지 않고 규제완화만 추진한다면 대형재해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논평] 국민안전처장에 전 합창 차장이 왠 말인가?

[논평] 국민안전처장에 전 합참 창장이 왠 말인가?


국민안전처장에 전 합참 차장이 웬 말인가

박근혜 정부는 ‘안전’을 빌미로 국민들을 통제하려고 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18일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신설되는 국민안전처 장관에 박인용 전 합참 차장을 내정했다. 그동안 현 정부가 말하는 국민안전처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막연하게나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한 기구가 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해경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 산하에 둘 경우, 보고체계가 중첩되고 현장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전 합참 차장을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임명한 것으로 보아, 정부가 전쟁 등 대외적인 국가안보와 국민들에 대한 ‘통제’를 안전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합참 차장은 재난과 안전에 대해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아니다. 합참 차장은 대통령, 국가안전보장회의,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며 동시에 군령권을 행사하는 합참 의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이런 사람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기구의 수장으로 자리할 경우 ‘안보’ 논리로 국민들의 자유로운 발언과 행동을 가로막으려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안전은, 정부가 정책 방향을 사람의 생명과 존엄을 존중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보장될 수 있다. 그를 위해서는 일상적인 시민안전과 노동안전을 위한 관리 감독과 그에 필요한 인력과 제도 마련, 재난 발생 시 생명구조를 우선할 수 있도록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기울여왔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인물이 국민안전처장이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박인용 국민안전처장 내정자는 이런 일들을 총괄적으로 지휘해낼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안전대책에는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급하게 전문 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특수사고 전문대응단>을 마련하겠다고 되어있다. 그러다 9월 23일 발표한 ‘안전혁신 마스터 플랜 기본방향 및 향후 추진 계획’에서는 조직의 명칭이 <특수기동구조대>로 바뀌었는데, 이 조직이 어떤 수임으로 활동할 것인지 지금으로써는 전혀 알 수가 없다. 혹여 국민에 대한 즉각적인 물리적 통제, 즉 경찰기동대와 같은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다시 한 번 정부에게 촉구한다. 국민안전처 신설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부는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 아울러 논란을 몰고 올 수도 있는 <특수기동구조대>의 역할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당연히 군사전문가에 불과한 박인용 전 합참 차장을 국민안전처장으로 내정한 방침도 철회되어야 한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안보’를 내세워 국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술책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2014년 11월 19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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