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성명] 삼성전자 폐암 피해자 이지혜 님을 애도하며

[추모성명] 삼성전자 폐암 피해자 이지혜 님을 애도하며 

- 삼성은 스물 아홉에 암으로 숨진 고인의 영정 앞에 사죄하라


오늘, 2015년 12월 27일, 또 한 분의 삼성전자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근무한 후 폐암에 걸렸던 이지혜 님(1986년생, 여성)이 3년 여의 투병 끝에 오늘 낮 12시 경 눈을 감았다. 이로써 올 한해에만 삼성전자 반도체, LCD 사업장에서 병을 얻어 숨진 노동자가 6명,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사망자 수는 총 76명에 달한다.


고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집안 생계를 돕기 위해 삼성전자 LCD 사업부에 취직했다. 2003년 12월부터 2011년 5월까지 7년 5개월 동안 삼성전자 천안사업장과 탕정사업장에서 근무했다. LCD 생산라인 내 ‘액정’ 공정에서 주로 GT(Glass Test. 액정의 불량여부를 검사하는 일) 업무를 담당했고, 인력이 부족할 경우 엣지(Edge. 액정의 가장자리를 연마하는 일) 업무도 지원했다. 생산 중인 LCD 판넬의 화질검사ㆍ가압검사 등을 하여 불량품을 찾아내는 일, 불량품을 폐기하는 일, 설비와 작업장 바닥을 유기용제로 청소하는 일 등을 했다.


어려서부터 7년 넘게 야간 교대근무를 수행했고, 업무 중 수시로 공업용 아세톤과 IPA를 취급하였다. 고온의 리페어 설비에서 제품을 꺼낼 때, 주변에서 설비 PM(유지ㆍ보수)을 할 때, 설비 변경을 위해 라인 내 설비를 해체할 때, 정전으로 인한 설비 셧다운이 일어날 때 등등의 상황에서 배출되는 각종 유해물질과 가스에도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연마작업을 할 때나 불량품 폐기 작업을 수동으로 직접 할 때는 각종 분진에 노출되기도 했다.


고인은 입사 전 매우 건강했고, 평생 흡연을 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퇴사한 다음 해인 2012년 말경부터 폐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다니다, 그 이듬해 2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과 항암치료에 따른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이 이어지던 중, 2013년 2월 고인의 오빠가 반올림을 찾았다.


고인은 반올림과의 상담에서 업무에 관한 기억들을 힘겹게 떠올렸다. 일하던 중 각종 유기용제 냄새와 무언가 타는 듯한 정체 불명의 냄새들을 계속 맡았다고 했다. “강력한 환기시스템으로 냄새를 맡을 새가 없다”는 삼성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못박았다. 안전보건 교육은 매우 형식적으로 이루어졌고, 국소 배기장치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동료들이 피부질환, 생리불순, 유산 등을 겪었다는 말도 했었다.


반올림은 2013년 7월 고인의 폐암에 대한 산재신청을 했다. 근로복지공단이 본격적인 재해조사를 벌인 것은 그해 11월의 일이었고,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현장조사는 2014년 4월에서야 이뤄졌다. 그때는 이미 고인이 주로 근무했던 천안사업장 3-4라인은 철거되어 남아 있지 않았고, 고인이 수동으로 했던 일들은 모두 자동화가 되어 있엇다. 결국 근로복지공단은 2015년 1월, “정확한 유해물질 노출정보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산재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현재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반도체ㆍLCD 공장 폐암 피해자는 총 여섯 명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발표한 보상제도에서 “현재까지 국내외 반도체 역학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관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질환군”으로서(보상지원 ‘나’군 질병) 폐암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 강행하고 있는 한시적 보상절차에서 폐암을 배제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ㆍLCD 공장에 다니다 폐암에 걸린 여섯 분 중 다섯 분은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채 이미 세상을 떠났다.


올해 9월 삼성이 교섭 약속을 파기한 채 자체 보상절차를 강행한 직후, 직업병 피해자 56명은 “삼성의 독단과 기만에 분노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 안에 이지혜 님의 가족도 참여했다. 반올림은 그러한 피해자들의 분노와 절규를 담아 오늘로써 82일째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은 일방적이고 폐쇄적이며 한시적인 보상을 강행하고 있다. 독단적으로 정한 보상기준을 내세워 그로부터 배제된 피해자들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삼성의 지휘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언론들은 이러한 피해자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은 채,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해결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삼성은 언제까지 이들의 질병과 고통을 개인에게 전가할 것인가. 언제까지 이들의 고통에 눈 감은 채 직업병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거짓말을 양산할 것인가.


이지혜 님은 만 17세에 입사하여 10대 후반과 20대의 절반 이상을 삼성 공장에서 고된 노동으로 보냈고, 27세에 폐암에 걸린 후에는 고통스런 투병으로 보내다가 오늘 만 29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삼성의 독단과 파렴치, 언론의 차가운 외면 속에 또 한 명의 젊은 생명이 그렇게 꺼져갔다.


▪ 삼성은 이지혜 님의 죽음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 삼성은 독단적인 보상절차로부터 배제된 피해자들과 이 독단성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 절차를 마련하라.

▪ 삼성은 외부 독립기구가 참여하는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2015년 12월 27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노안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보상 4차 조정 마무리..다음 조정 6월께 예상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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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51&newsid=04021286609300696&DCD=A00305&OutLnkChk=Y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보상 4차 조정 마무리..다음 조정 6월께 예상

 

 

2015.03.06 18:49 | 오희나 기자 hnoh@

 

 

세 주체는 질병종류나 보상 대상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백혈병을 비롯한 비호지킨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다발성골수종 등 모든 종류의 혈액암을 보상 대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승인 이력이 있는 뇌종양과 유방암도 추가했다. 반올림은 보상 대상에 모든 암과 천암성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자연유산이나 선천성 기형 등 생식보건 문제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위도 삼성전자가 제시한 보상 범위에 생식기 암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추모논평] 삼성LCD 노동자 故 조은주 님의 명복을 빕니다

[추모논평] 


삼성LCD 노동자 故 조은주 님의 명복을 빕니다.

삼성은 고인의 죽음에 책임지고 유가족에게 사죄하라. 

삼성은 더 이상 노동자들을 죽이지 마라.

 

만 23세의 젊은 노동자가 또다시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故 조은주 님(92년생, 여성)은 2010년 7월 삼성전자 천안사업장(현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하여 LCD-TV 불량검사 업무를 담당했다. 불량이 확인된 제품을 화학약품으로 닦아냈으며 과도한 업무량으로 힘들어했다.

 

일을 시작한지 3년째 되던 해인 2013년 9월, 조은주 님은 고열이 나고 입술이 파래지며 피부발진이 일어나더니 급기야 골수이형성증후군(화학물질, 방사선 노출 등으로 인해 조혈모세포 에 이상이 발생해 혈액세포의 수가 줄고 그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는 질환. 과거에 전백혈병 등으로 불리기도 함) 진단을 받았다. 힘겹게 항암치료를 받으며 골수이식을 기다리던 중, 병세가 악화되어 결국 2015년 2월 10일 사망했다.

 

우리는 故 조은주 님의 명복을 빌며, 왜 이처럼 젊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지 삼성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

 

우리는 그동안 삼성에게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 그리고 더 이상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한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해왔다.

 

삼성이 진작 직업병 피해자들과 시민사회의 비판에 귀 기울이고 철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에 나섰더라면, 조은주 님의 죽음은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정부가 반도체 공장의 안전보건관리를 기업의 자율에 맡기지 않고 철저히 지도ㆍ감독 했더라면, 조은주 님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삼성이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고 은폐하는 동안, 그리고 정부가 삼성을 비호하고 노동자들의 죽음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났다.

 

고인은 2010년에 입사했다. 오래된 수동설비를 다루며 일하다 8년 전에 사망한 故 황유미 님과 달리, 상대적으로 최신 생산 시설이 가동되는 환경에서 근무했지만 혈액암에 걸렸다. 고인의 죽음은 최신식 생산설비라 해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이다

 

우리는 대체 언제까지 이토록 젊은 노동자의 죽음을 지켜만 보아야 하는가. 삼성은 대체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어야 '안전에 아무 문제 없다'는 무책임한 강변을 중단할 것인가.

 

삼성이 ‘죽음의 기업’이라는 오명을 떼어 버리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고 황유미, 조은주님을 비롯한 모든 피해노동자들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더 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보건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은 더 이상 노동자들을 죽이지 마라!

삼성은 모든 피해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하라. 그리고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2015년 2월 16일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회

[특집] 3.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투쟁의 나아갈 길

[특집3]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투쟁의 나아갈 길


최민 선전위원장


일터에서는 지난 9월,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고 황유미, 고 이숙영 씨의 백혈병이 법원에서 산업재해로 확정된 것을 계기로 반올림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았다. 여러 사람의 힘과 땀, 눈물이 7년간 영화보다 더한 이야기들을 만들고, 반올림은 이름 그대로 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을 지키는 울타리가 돼 왔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의 증언에서 출발한 반올림은 삼성반도체, 삼성 전자 피해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반도체 산업, 전자 산업 전반의 노동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대변해 왔다.    

반올림에게는 수많은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 항소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법정 투쟁, 새로운 산재 신청자들의 산재 인정 투쟁, 삼성과의 교섭 등 지금까지 해 왔던 활동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더불어 일터라는 지면을 통해 반올림만이 아닌 우리가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을 쟁취하기 위해 앞으로의 과제를 몇 가지 정리해보며 새로운 한 계단을 오르기 위해 발돋움 하고자 한다.


백혈병, 암을 넘어 ‘건강권’ 쟁취로


처음 반올림이 결성되게 된 계기가 백혈병이었고, 이번에 법정에서 직업병으로 인정받은 것도 백혈병이다. 올 여름에는 같은 반도체 생산업체인 에스케이하이닉스에서도 백혈병 발병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고,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 중국 공장에서도 백혈병 환자가 연이어 발생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얻게 된 건강 문제가 백혈병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방암이다. 2012년에는 19세부터 5년간, 유기용제와 방사선 및 야간작업을 포함한 교대근무를 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여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노동자에게서 발생한 유방암이 산업재해로 인정되기도 했다.

생식 건강문제도 관심사 중 하나다. 생식 건강 문제에는 임신, 출산과 관련된 건강문제 뿐 아니라 가족계획, 인공임신중절, 성병 등 생식기관이나 생식 기능과 관련된 건강문제가 포함된다. 이미 대만, 영국, 미국 등에서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며 화학물질을 취급했던 여성 노동자의 자연유산 위험이 증가하거나, 가임 능력이 감소해서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남성 노동자 역시 가임 능력이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국내에서도 반도체산업에 종사하는 20대 여성노동자는 같은 나이대의 일하지 않는 여성과 비교했을 때 자연유산이 57%, 생리불순이 54% 많다는 보고가 있었다. 

백혈병과 암을 넘어 이런 다양한 문제, 좀 더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실제 위험이 높은지, 높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니, 질병이 아니라 다양한 ‘상태’ 에 대한 민감한 조사가 필요하다. 전자 산업에는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많다. 이들은 젊고 건강하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하지만 ‘질병’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이제는 ‘질병이 없는 상태’ 를 넘어 보다 확장된 ‘건강하게 일할 권리’ 를 얘기해야 한다. 화학물질 뿐 아니라 야간작업, 인간공학적 위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자의 건강권, 주민들의 환경권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하고, 삼성전자가 이를 늑장 신고했을 때, 사망자 과실이라며 사고 발생 경위에 거짓을 섞어 해명했을 때, 공장 주변 지역 거주자들의 이해가 회사보다는 노동자들의 이해와 일치한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최근 자주 발생하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에서 쉽게 알 수 있듯, 화학사고가 일어나면 공장 노동자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 피해자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주민들이 함께 사고 예방 체계, 응급 대책을 마련할 것을 회사 측에 요구하고 감시해야 한다. 또 그에 앞서 지역 사회에 공존하고 있는 공장이 어떤 위험 물질을 사용하고 있으며, 어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알아야 한다. 

1980년, 90년대부터 일본과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 때문에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되어 지역 주민들이 오염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건이 있었다. 이들 국가에서 반도체 산업에 의한 환경 파괴를 감시해 온 활동가들은 기업이 지역사회의 의혹과 비판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며, 국가와 지역사회가 기업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자리와 환경’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우기는 기업들에 맞서 노동자, 지역사회, 환경을 잇는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올림 역시 이미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지역사회 알 권리 획득을 위한 활동에 함께 해 왔다. 비교적 건강한 성인으로 구성된 노동자들에 비해, 지역 주민 중에는 어린이와 노인과 같이 유해물질에 특별히 취약한 사람들도 많아 비교적 낮은 농도의 유해물질 노출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전자 산업 나아가 기업 활동 전반에 대한 주민들의 감시 강화와 알 권리 보장이라는 측면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전자산업 노동자의 국제적 연대


전자산업은 전 지구적 분업이 매우 발달한 산업이다. 미국의 애플 본사에서 아이폰을 디자인하고 중국의 폭스콘 공장에서 제품을 만든다. 1980년대 미국과 일본, 영국에서 주로 발전했던 반도체 산업이 1990년대에는 타이완, 한국으로 이전했고, 이후 중국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전자산업 공장들이 들어서다가, 최근 노동환경 개선 요구가 높아지자 중국에 있던 공장들이 남미로 이전하는 것이 모두 전 지구적 분업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자산업의 국제적 분업 가장 말단에는 전자산업 폐기물 문제가 있다. 잘 사는 지역의 전자산업 쓰레기들이 못 사는 지역에서 처리된다. 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이나 교역을 막기 위한 국제 협약이 있지만 여전히 중고 전자제품이라는 미명으로 전자 쓰레기들이 수출되고, 이런 폐기물 해체 작업 도중 많은 노동자들이 유해물질에 노출된다. 


 ▲ 인도 델리의 전자 폐기물 재활용 현장 


인도에서는 2011년 전자산업 폐기물 법이 시행되어 일정한 요건을 갖춰 정부의 허가를 얻지 않으면 전자 폐기물 해체 사업을 못 하게 됐고, 수도인 델리는 전자산업 폐기물 해체 작업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도의 한 환경 단체에 따르면 2013년, 14년에도 델리 내 여러 지역에서 전자산업 폐기물 해체 사업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납, 수은, 카드뮴 등 유독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전자산업 폐기물이 조악한 방법으로 해체되는 사이 인도 안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이주해 온 여성과 아동 노동자들은 이런 독성 물질에 마구 노출된다.


국제연대가 거창하거나 먼 얘기만은 아니다. 전자산업과 관련된 국제환경협정을 받아들이고 이행하도록 강제하거나 이런 표준에 맞는 국내법을 만들고 정비하는 제도 개선 활동, 한국의 활동과 성과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교육해 새로 전자산업이 발흥하는 지역에서 우리가 겪은 지난한 투쟁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지, 지원하는 활동,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적절한 노동, 환경 규제를 지키도록 강제하는 활동 등 조금씩 시작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활동들이 본격화되어야겠다. 


새로운 산업, 새로운 문제들


반올림 운동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청정산업’ 이라던 반도체 산업의 맨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반올림 덕에 우리는 공기 샤워와 방진복으로 상징되던 먼지 하나 없는 반도체 공장이라는 이미지가 사실은 노동자의 건강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도체 산업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더니, 사실은 물도, 화학물질도 많이 쓰는 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동안 널리 쓰이지 않던 인듐이라는 희귀 광물은 LED나 LCD 만드는 데 유용해서 최근 20여 년간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일본과 한국이 주요 사용 국가이다. 그런데 이 물질을 사용한 노동자들에게서 폐 조직이 섬유화 되는 증상이 발생해 새로운 직업병으로 알려졌다. 하루가 바쁘게 변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산업은 우리가 아직 모르던 새로운 위험의 등장일 수도 있는 것이다. 

확실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위험의 가능성이 있을 때는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사전 예방 원칙에 입각해서 새로운 산업, 새로운 유해요인, 새로운 노동자 집단의 등장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새로운 위험에 민감해지는 길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뿐이다.


반올림 투쟁은 고 문송면 투쟁, 원진레이온 투쟁,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에 이어 한국 노동안전보건 역사에 큰 획이 되는 투쟁이다. 지난한 투쟁을 거쳐 이제 한 계단 올라섰다. 한 숨 고르면서 다음 걸음을 준비할 때이다. 

[특집] 1. 7년, 눈물이 마를 때까지 / 2014.10

지난 9월,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고 황유미, 고 이숙영 씨의 백혈병이 법원에서 산업재해로 확정된 것을 계기로 반올림이 걸어온 길과 삼성과의 교섭을 포함한 현재 상황을 살펴본다. 더불어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우리가 앞으로 해 나갈 과제도 간추려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07~2014년까지 )













<일터> 통권 129호 / 2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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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지난 9월,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고 황유미, 고 이숙영 씨의 백혈병이 법원에서 산업재해로 확정된 것을 계기로 반올림이 걸어온 길과 삼성과의 교섭을 포함한 현재 상황을 살펴본다. 더불어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우리가 앞으로 해 나갈 과제도 간추려본다.' 


 1. 7년, 눈물이 마를 때까지

 2. 지난 반올림 운동을 돌아보며

 3.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투쟁의 나아갈 길


03

[뉴스] 

서울도시철도 기관사 8번째 자살 外  l 장영우


06

[지금 지역에서는] 

근골격계 질환 재해조사양식 개정연구 완료  l 선전위원회


08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멋진 건물을 설계하는 그의 노동은  l 최민


12

[현장의 목소리]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l 재현


16

[연구소 리포트]

노동시간과 건강  l 해미


21

[사진으로 보는 세상]

금연정책? 또 다른 세금?  l 쌀집아재


32

[직업환경의학의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한국에서 단다린을 기대하는 것은 정녕 불가능한 일인가?  l 백리마


34

[작업중지권 기획]

‘손배 소송의 천국’ 한국에서 작업중지권의 현실  l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팀


36

[노동시간센터(준) 기획]

노동시장과 노동시간, 무엇이 문제인가?  l 노동시간센터(준) 김경근


40

[문화읽기]

이젠 굴도 마음대로 못 먹나  l 김재광


42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욕망에서 비롯된 공상(空傷)처리의 폐해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44

[일터 다시보기]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를 보며 진짜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를 꿈꾸다  l 한국지엠지부 조합원 안규백


46

[이러쿵저러쿵]

취미는 사진  l 김세은


48

[퀴즈]

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노안뉴스] 삼성은 꼼수 부리지 말고, 반올림과 성실히 교섭하라 (참세상)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츨처 : http://newscham.net/news/view.php?board=renewal_col&nid=80150


삼성은 꼼수 부리지 말고, 반올림과 성실히 교섭하라 

[칼럼] 7년 간의 요구를 외면해선 안 된다 


현미향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삼성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삼성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교섭의 장에 걸어 나온 과정은 삼성 스스로의 결단이 아니라 삼성백혈병에 대한 피해자와 반올림의 헌신적 투쟁의 결과로 삼성에 대한 사회적 항의와 분노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삼성이 교섭해야 할 주체는 반올림이다. 삼성은 애초 반올림과 합의한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성실히 교섭해야 한다. 반올림이 제시한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과 관련한 12가지 요구사항은 지난 7년간 진실 규명 과정에서 만들어진 피눈물 어린 요구이기에 그 요구를 비켜가거나 폄하하거나 외면해서는 절대 안 된다. 

[노안뉴스] 삼성 이어 팍스콘공장도 백혈병으로 직원들 사망 잇따라 (코리아뉴스타임즈)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kn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48


삼성 이어 팍스콘공장도 백혈병으로 직원들 사망 잇따라

- 中 팍스콘 선전(深圳)공장 근무 13~20세 직원들 중 13명 백혈병 걸려


박장효 기자  |  www.onbao.com



삼성에 이어 애플의 중국 하청업체 팍스콘(Foxconn, 중국명 富士康)에서도 공장 내 유독물질로 인해 직원 5명이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팍스콘 선전(深圳)공장에서 근무한 13~20세의 직원들 중 13명이 백혈병에 걸렸으며 이 중 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팍스콘 공장에서 일한지 4개월밖에 안 된 직원도 있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같은 연령대의 직원들이 백혈병에 걸리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논평]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인정 판결 ‘확정’- 항소심판결에 대해 공단 상고포기로 확정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인정 판결 ‘확정’ 


故황유미, 故이숙영님 산재인정 항소심 판결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상고 포기

산재인정을 받지 못한 故황민웅 유족 등 원고 3인은 대법원에 상고 제기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반도체 백혈병 항소심 판결(2011누23995)에 대하여 상고를 포기했다. 공단이 8월 21일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기한인 9월 11일까지 상고하지 않았다. 이로써 7년 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삼성반도체 백혈병은 산업재해로 확정되었다. 


근로복지공단이 상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법원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故 황유미, 故 이숙영 님에 대하여 산재인정 판결을 한데다가 2심의 경우 1심보다 엄격한 증거에 입각하여 산재인정을 내린 만큼 또다시 불복하여도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7년을 이어온 문제를 대법원에 까지 가져갈 경우 제기될 사회적 비판도 고려하였을 것이다. 


한편, 함께 소송을 제기했으나 안타깝게도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 故 황민웅, 김은경, 송창호씨는 9월 4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고등법원은 이 분들에 대해 ‘일부 유해물질에 노출된 사실 및 가능성은 인정되지만 충분히 노출되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업무상 질병 인정 소송에서 유해물질 취급과 노출에 대한 입증의 정도를 완화하는 최근 대법원 판례의 경향(2014.5.29.선고 2014두1895 참조)을 고려한다면 대법원에서는 산재가 인정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내 딸이 백혈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2인 1조로 함께 일한 이숙영씨도 똑같이 백혈병으로 사망했습니다. 백혈병이 그 흔한 감기도 아닌데 두 명이 일하다 두 명 다 백혈병으로 죽었는데 이게 산재가 아니면 무엇이 산재입니까. 그런데도 삼성은 산재가 아니라고 하고 약속한 치료비도 주지않고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이 거짓말할 기업이 아니라고 합니다”


2007년, 황유미씨 아버님의 이러한 호소에 귀기울인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반올림을 만들고 싸운 지 7년이 흘렀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피해자들이 제보를 해왔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는 이들도 점차 늘어났다. 서서히 각계각층의 지지와 힘도 모아졌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부실한 재해조사, 회사의 자료은폐와 왜곡, 산재신청자에 대한 회유, 근로복지공단의 거듭된 불승인 등이 이어지는 길고 긴 시간 동안 피해자들이 버틸 수 있었던 큰 힘은 수많은 이들의 연대와 격려였다. 


어느새 이 싸움은 ‘아픈 노동자가 병의 원인까지 증명해야 한다’는 산재보험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냈고, 산재인정 투쟁을 넘어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노동권’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제기로 이어졌다. 또한 철옹성 같은 삼성 왕국에 균열을 내 더 이상은 감출 수도 없고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현재 우리는 삼성과 직업병 대책마련을 위한 교섭을 하고 있다. 삼성이 변했다는 세간의 시선들이 있지만, 이제까지 교섭장에서 보여준 삼성의 태도는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오랜 투쟁을 통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한 우리는 진실의 힘을 믿는다. 이제라도 삼성이 잘못을 인정하고, 많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보상하며, 또 다른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해야한다.


2014. 9. 12.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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