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24> 어린이집 보육노동자 서진숙 님의 하루 (2부)


미디어뻐꾹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일터24시> 프로젝트입니다

일 하는 사람의 노동과정과 일터를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아 

우리 사회가 알고, 함께 고민하며, 변화시켜 나가야하는 것들 조금씩 
다가가고자 기획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주인공은 어린이집 보육노동자 서진숙 님입니다. 


https://youtu.be/2TAqWT1wqG0


[공동성명서]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을 높이고 차별을 유지・강화 하는 보건복지부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방안」에 반대한다

< 공 동 성 명 서 >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을 높이고 차별을 유지강화 하는 보건복지부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방안에 반대한다 

지난 67,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으로, 도덕적 해이는 방지하고 내외국인간 형평성은 높인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지역가입을 의무화하고,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외국인에 대해 체류 관련 심사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 개선안의 골자이다. 

장기체류 이주민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건강보험 적용인구를 늘리겠다는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도덕적 해이 방지,’ ‘·외국인간 형평성 제고등 마치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부정수급의 주범이며 부당하게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감이다. 

나아가 건강보험 가입의 의무와 책임을 이주민 당사자에게만 부과하고 있다는 점과, 이주민의 건강보험 지역가입에 장벽이 되어온 체류기간 요건은 강화하면서 차별적인 보험료 부과기준은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입장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법장기체류 재외국민 및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5-138)은 외국인등록을 하고 국내에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하는 이주민에 대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직장가입 또는 지역가입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말 기준 장기 합법체류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률은 59.4%에 불과해, 전체 건강보험 가입률인 95.6%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1). 이주민들의 건강보험 가입률이 낮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건강보험

전체

외국인

재외국민

직장가입자

36,898,912

625,891

16,843

지역가입자

14,041,973

264,000

6,416

합 계

50,940,885

889,891

23,259

건강보험 가입률

95.6%1)

59.4%2)

N/A3)

출처: 국민건강보험. 2017 건강보험 주요통계

비고: 1)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등록(거소신고 포함)을 한 합법체류 외국인인구 중 건강보험가입자의 비율

2) 외국인등록(거소신고 포함)을 한 합법체류 외국인인구 중 건강보험가입자의 비율

3) 재외국민 중 귀국해 주민등록을 한 자는 건강보험 가입이 가능하나 국내 체류 재외국민의 수가 별도로 집계되지 않아 건강보험 가입률 계산이 불가능함

 

 1. 건강보험 직장가입의 문제 - 건강보험 미적용 사업장에 외국인 고용허가, 당연가입 사업장이라도 건강보험 가입 여부 감독 및 제재 조치가 없어 

우선, 이주민들은 취업을 하고 있어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 당연적용 사업장이 아닌 곳에 고용되어 있거나, 당연적용 사업장에서 건강보험 가입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가 이주노동자 도입과 고용을 위해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고용허가제 하에서도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사업장에 고용허가를 내주어,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이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숱하게 존재한다. 

그럼에도 고용허가 발급 시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라는 인권단체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 당연적용 사업장의 건강보험 가입여부를 감독하거나 사업주의 가입 거부를 제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의 개선안에는 건강보험 직장가입률 제고를 위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2-. 건강보험 지역가입 자격, 국내 체류기간 3개월에서 6개월 후로 요건 강화되면 건강보험 공백 기간만 길어져 

직장가입이 어렵다면 지역가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다. 유학이나 결혼을 목적으로 입국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주민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되려면 국내에 최소한 3개월 이상 체류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공백기간 동안 건강보험이 없는 외국인은 의료관광객으로 분류되어 그 의료비에 건강보험수가의 200%에 달하는 외국인수가가 적용된다. 즉 건강보험가입자가 부담하는 의료비가 20이라면 건강보험이 없는 외국인은 100이 아니라 200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수가종류

비율

본인부담

의료급여 1

100%

없음

의료급여 2

100%

10%

건강보험

100%

20%

일반수가

150%

100%

외국인수가

200%

100%

이러한 고액의 의료비는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주민 환자들을 몰아넣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 기간을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린다면, 장기 체류 이주민들의 건강보험 공백 기간은 더욱 길어질 것이다. 

단기간 적은 보험료 부담으로 고액진료를 받고 출국한 재외국민이나 외국인의 사례가 얼마나 많았는지, 또 그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손실은 얼마나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 자료도 제시하지 않은 채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건강보험 지역가입 자격을 얻는데 6개월 이상의 체류기간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2-. 건강보험 지역가입의 문제 - 소득이나 재산과 무관하게 최소한 전년도말 지역가입자 세대 당 평균보험료를 부과하는 규정 유지로 저소득층 또는 실직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은 여전히 남아 

이주민의 지역가입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도 전혀 형평에 맞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은 국내에 소득·재산이 없거나 파악이 곤란한 경우가 많아 건강보험료를 상대적으로 적게 부담하는 경우가 있었다앞으로는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에 대해 전년도 지역가입자 평균보험료 이상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치 지금까지는 이주민 지역가입자들이 건강보험료를 적게 납부해온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금까지도 이주민들은 앞서 언급한 보건복지부 고시 제6조 제2(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기준)에 따라 소득(임금)이 없거나 파악이 어려운 경우는 무조건 전년도말 지역가입자 세대당 평균보험료 만큼을 내야 했고, 소득(임금) 파악이 가능한 경우는 이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되 산정된 액수가 평균 보험료 이하이면 평균 보험료를, 평균 이상이면 산정액을 내야 했다. 보건복지부가 언급하고 있는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에 대한 예외, 유학·종교 체류자격자에 대한 경감 조건 또한 이미 있었던 것으로 새로울 것은 없다. 

지금까지도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을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낮거나 실직 상태에 있더라도 매달 10만원 가까이 내야 했던 높은 보험료였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주민의 소득과 재산을 파악해 공정하게 보험료를 산정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대신, 차별적인 규정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면서 이주민들에게 지역 건강보험 의무가입을 강요하는 것이 정당한지, 게다가 실효성은 있을지 의문이다. 

3. 피부양자 등록의 문제 - 지금도 구비할 수 없는 서류 요구로 피부양자 등록 어려운데 앞으로는 본국 외교부 확인까지 받아야 

나아가 이번 개정안으로 이주민 가족의 피부양자 등록은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지금도 건강보험공단은 이주민이 배우자를 피부양자로 등록하는 경우 6개월 이내에 발급받은 혼인증명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자녀의 경우 유전자검사 결과를 요구하기도 한다.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외국인사실증명을 통해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본국에서 가족관계와 관련된 서류를 준비하지 못했거나, 난민 등 이를 발급받을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이주민들은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지역 건강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면 아예 본국에서 가져온 가족관계 증명 서류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문서 발행국 외교부의 확인까지 요구하겠다고 하니, 이주민 가족의 피부양자 등록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4. 사회보험으로서의 건강보험 - 기여와 수혜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당연, 가입 장벽 낮추고 공정성 담보해야

보건복지부의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제도 개선방안발표 이후, 언론은 앞 다투어 먹튀’ ‘무임승차’ ‘부정수급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마치 지금까지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제도를 남용해온 것처럼 묘사했다. 보건복지부가 보도자료에서 사용한 도덕적 해이’ ‘내외국인간 형평성’ ‘체납 시 불이익’ ‘자격 상실 후 급여 이용 차단’ ‘부정수급 시 처벌 강화와 같은 용어들이 부정적인 표현을 부추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회보험에 대한 오해에 이주민에 대한 차별이 더해진 인식일 뿐이다. 

누군가는 수십 년간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고도 병원 문턱 한 번 안 밟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수년간 고액의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후자의 경우를 건강보험 무임승차로 비난할 수는 없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능력껏 함께 모으고,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보험이기 때문이다. 다만, 가입을 의무화하고 가입자의 기여금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만큼, 형평성과 공정성은 필수 조건이다. 

지금까지 건강보험은 이주민들에게 체류자격과 체류기간의 제한을 두고,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보험료를 책정함으로써 가입 장벽을 높게 쳐왔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주민에 대한 기존의 비형평과 불공정은 유지·심화하면서, 가입은 의무화하고 제재와 처벌은 강화하는 방안을 외국인 건강보험제도 개선책으로 내놓았다. 이쯤 되면 더 많은 이주민들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지, 건강보험 제도 운영의 문제를 이주민에게 덮어씌우려는 것인지 그 의도가 아리송하다. 

건강권(건강할 권리, 보건의료에 대한 권리, 보건의료체계 내에서의 권리)은 인권, 즉 인간이라면 누려야 할 보편적비차별적 권리이며, 세계인권선언,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1966), 인종차별철폐협약(1969), 여성차별철폐협약(1979), 아동권리협약(1989), 장애인권리협약(2006),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 보호에 대한 협약(1990) 등은 모두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한 사회적 권리로서 건강에 대한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권리가 이주민 또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는 관점에 입각하여,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방안을 재고하고, 형평성과 공정성에 기반하여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직장건강보험 당연가입 사업장에 대한 건강보험 가입여부 감독방안을 마련하고, 고용허가 발급 시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라! 

2. 결혼, 유학 외에도 장기체류가 확실한 체류자격 보유자에 대해 입국 혹은 외국인등록과 동시에 지역건강보험 가입자격을 부여하라! 

3. 건강보험료 산정방식에서 내외국인간 차별을 폐지하고, 이주민에게도 소득재산 등에 따른 공정한 보험료를 부과하라! 

4. 이주민이 그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라!

2018618 

경기이주공대위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이주인권연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

공익법센터 어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경기이주공대위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노동당 수원오산화성당원협의회, 녹색당 경기도당,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변혁당 경기도당, 수원이주민센터, 아시아의 친구들,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이주노조, 지구인의 정류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화성이주노동자쉼터,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지구촌사랑나눔중국동포의집, ()한국이주민건강협회희망의친구들, 남양주샬롬의집,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외국인노동자와함께, 아산외국인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의정부EXODUS,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파주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아시아의창,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이주인권연대

경산이주노동자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이주민과 함께, 아시아의 창, 양산외국인노동자의 집, 울산이주민센터,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이주와 인권연구소, 지구인의 정류장, 천안 모이세, 한국이주인권센터


201806017 [성명]이주민 건강보험 개악.hwp


특집2. 중증장애인 노동권 실태와 노동권 투쟁의 의의 / 2018.04

중증장애인 노동권 실태와 노동권 투쟁의 의의

정다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


중증장애인의 경제 활동 실태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과 빈곤은 별개로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굳이 수치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일단 중증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경우를 보기가 드물고, 직장 생활을 하는 경우는 더 드물다. 장애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은 고스란히 가족 구성원에게 떠넘겨지고, 가족이 부양의 부담을 감당하지 못 하는 경우 장애인은 거주시설에 보내진다.

고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통계 자료 중에서도, 전체 인구 통계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차이 나는 중증장애인 통계는 바로 현격히 높은 ‘비경제활동인구’이다. 전체 인구의 경우, 10명 중 3.6명이 비경제활동인구지만 중증장애인 비경제활동인구는 10명 중 7.8명이다. 이처럼 중증장애인의 현격히 높은 비경제활동비율은 더욱 질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취업을 하지 않은 중증장애인을 경제활동인구인 실업자로 볼 것인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치부하고 기생적 소비계층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실업자는 노동을 제공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증장애인은 전체 인구보다 노동할 ‘의사’가 부족한가? 혹시 노동할 ‘능력’을 의심받는 존재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중증장애인은 왜 구직활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가?

중증장애인에게 노동권이란 단순히 생존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독립된 구성원으로서 자기 삶을 계획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부분 중증장애인은 노동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 비장애인 중심의 노동 환경에서 ‘능력’을 의심받으며 ‘훈련’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왜 중증장애인들이 구직을 포기하겠는가?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와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중증장애인도 노동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사회는 그 선택지 자체를 고려하지도, 만들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장애인이 ‘노동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복지서비스에 머무르며 보호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노동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노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노동’을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하며 사회 통합적인 노동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노동’으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14조’에서는 보호 고용을 정의하고 있다. ‘보호 고용’이란 정상적인 작업 조건에서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하여 특정한 근로 환경을 제공하고 그 근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호 고용의 본 취지는 근로 경험이 없는 중증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후에 일반 고용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호 고용을 제공하는 직업재활시설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짚어볼 문제점은, ‘최저임금법 제7조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에 따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인원의 94.4%가 직업재활시설에서 노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법 제7조에 따라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를 신청한 후, 정해진 절차를 거쳐 인가를 받으면 장애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직업재활시설은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매년 20~30개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장애인 인원수도 3,436명(`12년)→8,108명(`16년)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 제도, 기능보강사업, 고용장려금 등의 여러 가지 직업재활시설 지원 제도에도 불구하고 직업재활시설의 많은 중증장애인은 보호 고용에서 경쟁 고용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복지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격리하고 배제했던 ‘장애인 거주시설’과 마찬가지로 직업재활시설도 장애인의 노동에 있어서 사회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 것이다. 요컨대 모든 일터가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장애인의 사회통합이 가능하다. 중증장애인을 한데 모아 그들만이 노동하는 보호 고용은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노동’일 수는 있어도, 사회 배제적인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될 수 없다. 실제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의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상황에 대한 유엔의 최종 견해’¹에서 ‘심리사회적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이하의 보상을 받는 것과 개방된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 보호 작업장이 지속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민간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의무고용제도’는 이미 한계를 드러내 

장애인고용법 시행 25년이 되어가고 의무고용 이행률도 많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의무고용률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 내는 고용부담금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으로 민간 기업은 4,424억 원, 공공기관은 150억 원, 국가 및 지자체는 28억 원을 냈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의무고용 이행률이 낮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부담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려고 하기보다는 부담금을 내는 방식을 간편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이와 같은 행태에도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기업의 의무고용 이행을 위해 과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기업들이 낸 고용부담금으로 조성된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억재활 기금’으로부터 운영비와 사업비를 출연받기 때문이다. 의무고용제도는 한국의 주된 장애인 고용 정책이지만 그것을 이행하면 운영비가 고갈된다. 정부가 장애인 고용 정책에 대하여 일반 회계를 투여하지 않는 한, 모순적인 상황일 수밖에 없다.

「기업체 장애인고용실태조사(2016)」를 통하여 장애인 근로자 채용이 쉽지않은 이유를 조사하였는데,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해서(32.0%)’, ‘업무 능력을 갖춘 장애인이 부족해서(20.6%)’, ‘장애인 지원자 자체가 없어서(12.1%)’라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 기업의 이윤과 효율을 중심으로 문제를 진단한다면, 장애인의 노동력은 평가의 대상일뿐이며 비장애인보다 능률이 떨어지는 존재일 뿐이다. 결국,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처방으로 장애인을 기업이 원하는 수준만큼 훈련만 반복하는 것 이상이 제시되지 않는다. 

중증장애인 노동권 정책 요구 3가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장애인 고용 정책은 그 심각성에 비해 민간의 영역으로만 떠넘겨져 있기 때문에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년 11월 21일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소속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에서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3가지 정책을 요구하며 85일간 점거 농성을 했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와 장애계 간의 민관협의체가 구성되어 정책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책 요구 첫 번째는 중증장애인 특성과 속도를 고려한 신규 ‘공공일자리’ 1만 개를 창출하는 것이다. 중증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사회적 활동, ▲장애인동료 상담 활동 ▲장애인 인권 옹호 활동 ▲장애인인식개선 활동 ▲장애인 민원 안내 활동 ▲장애인문화 예술 활동 등을 종합적인 직무로 구성하여, 그 업무를 신규 ‘공공일자리’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로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규정 (최저임금법 제7조) 폐지 및 지원 대책 마련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는 취약한 노동자 계층을 지나친 저임금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회적인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가장 취약한 노동자 계층인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도 예외일 수 없다.

세 번째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사업을 중증장애인 중심으로 전면 개혁하고 선 배치·후 훈련 제도인 ‘지원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원 고용’이란 일반 사업장에 중증장애인을 우선 취직시키되, 중증장애인의 적응을 돕는 ‘직무지도원’이라는 인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직무 지도원은 장애인의 직장으로 찾아가 작업 분석, 직무 분석, 환경 분석, 고용주와 직장동료와의 대화 등을 통해 장애인이 직업기술을 현장에서 배우고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²을 한다. 장애인 고용 패러다임이 분리에서 통합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원 고용은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마치며

중증장애인은 노동시장에서 지워진 유령 같은 존재였다. 소득과 직업이 필요한 중증장애인이라 할2009지라도 ‘실업자’라는 인정도 받지 못했고, 오랜 시간 동안 비경제활동인구로 방치됐다. 즉, 노동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이 없는 사람들로 취급받아온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라는 출연기관에 모든 것을 떠넘겼고, 공단은 기업이 내는 부담금으로 근근이 연명하며 기업이 원하는 대로 장애인의 노동력을 평가하고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되었다. 직업재활시설은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저임금·사회 분리 정책으로 전락시켰다.

돌이켜보면 ‘장애인 운동’이란 교육권·이동권·사회서비스권리·주거권 등 수많은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를 조금씩 바꾸는 것이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통해 일반 버스를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로 바꾸었더니 모든 사람이 버스를 편리하게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모든 일터가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일터가 된다면? 모든 사람이 성과와 효율 중심으로 평가받지 않고, 고유의 특성을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중증장애인의 노동권 투쟁은 단지 장애인만의 문제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윤과 효율 중심의 한국 사회 전체를 바꾸는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 각주

1) 한국 국회는 2008년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함. 이에 한국 정부가 제출한 국가 보고서를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심의하여 2014년 9월 30일에 채택함.

2) 네이버 지식 백과 참조

- 국립특수교육원, 특수교육학용어사전, 2009

[노동시간 에세이 - 과로자살 거둬내기] ‘복지’라는 이름으로 착취되는 노동자, 사회복지사 / 2018.02

‘복지’라는 이름으로 착취되는 노동자, 사회복지사

천주희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몇 달 전, 문재인 정부의 정책 플랫폼이었던 <광화문 1번가>에는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제안(“복지사도 복지가 필요해”)이 올라왔다. 제안 내용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현재 사회복지 종사자는 연장근로가 가능한 특례업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특례업종 분야에서 제외하라는 것. 다음은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맞춰 표준임금을 지급하라는 것. 마지막으로 돌봄 영역뿐만 아니라 학교, 의료 등 사회복지 영역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이처럼 표면에 드러난 문제만 보더라도, 사회복지사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인력난으로 과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면하는 사회복지사는 감정노동에 시달리거나 복지제도에서 탈락한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등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우려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2011년) 제정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은 3년마다 한 번씩 실태조사를 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2013년 네 명의 사회복지공무원이 잇따라 자살했다. 이들은 20~30대 사회복지공무원이었다.

한 사회복지공무원의 유서를 통해 사유를 짐작하건대, 그는 일터에서 비인격적인 대우, 직장 내 위계적 관료문화, 업무 압박, 과로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의 죽음 이후, 사회복지사의 처우에 관한 문제가 잠시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여전히 현장의 사회복지사는 제도 개선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나는 아웃소싱 직원입니까?

고우리(가명, 35세) 씨는 7년 차 사회복지사다. 그녀는 현재 지역사회교육 전문가로 교육복지센터에서 일한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현재 우리 씨가 일하는 곳은 세 번째 일터이다. 사회복지사로서 그녀의 이력을 보면, 2~3년 단위로 일터가 바뀌었다. 정규직으로 채용되었지만, 비정규직과 다를 바 없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정규직이라고 하면 안정된 고용형태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 일을 할 수 있고, 연차에 따라 임금도 상승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에게 정규직이란, 다른 의미였다.

정규직이긴한데, 사회복지는 정규직이 특별히 크게 의미가 없는 게 워낙 위탁사업이 많아요. 그러다보니까 위탁이 종결되면 사실 일자리가 없어지는 거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좀 있어요. 지금은 정규직이라고 하지만 위탁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어요. (...) 조건부 정규직? (웃음) 뭐라고 따로 붙이진 않는데 저희는 정규직이라는 정체성은 없어요. (...) 평가가 연 단위로 이루어지고, 3년 단위로 법인 운영 평가가 같이 이루어져요. 법인이 잘 운영하고 있는지 평가해서 재위탁 심사에 들어가는 거죠. 탈락되면 더 운영할 수 없어요. 이게 사실 사회복지사업에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해요). 이걸 민간위탁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아웃소싱 같은 거.

우리 씨의 고용구조를 보면, 교육청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교육복지센터에서 일한다. 상세하게 말하면, 교육청에서 법인에 위탁하고, 위탁업체에서 우리 씨를 고용한 것이다. 하지만 임금과 업무규칙은 교육청에서 받는다. 사회복지사는 취직하더라도 2~3년마다 기관의 위탁 기간에 따라 불안정한 고용을 경험한다.

우리 씨뿐만 아니라, 시설 사회복지사들 또한 지자체에서 법인에 위탁을 주면, 그 위탁업체에서 사회복지사를 고용하여 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씨가 자신을 “정규직”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아웃소싱”에 채용된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런 구조 때문이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불안정한 노동 구조의 골자가 되는 것은 우리 씨가 말한 것처럼 “위탁사업”구조이다. 사회복지사는 개인의 업무 실적이나 만족도에 따라 평가받는 대신, 기관의 평가를 위해 일한다. 그로 인해 사회복지사는 자신과 기관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높다. 자신의 고용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3년마다 행해지는 기관평가에서 기관이 좋은 점수를 받아야 위탁이 갱신되고, 사회복지사의 고용은 연장된다.

어느 사회복지사는 자신의 업무가 “(위탁)평가를 위한 평가”에 따라 배치되고, 연중 프로그램이나 행사 또한 최대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한 방식으로 조직된다고 했다. 프로그램 이용자의 수,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 등은 전년도보다 절대 내려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설이 독립적인 재정구조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관은 평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프로그램과 더 많은 이용자가 필요하다.


과로의 다른 언어들

: '페이퍼를 위한 페이퍼', '깔때기',

그리고 '양심 없는' 사회복지사

운영비가 부족하고 프로그램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사회복지사는 본인 업무 외에 외부 사업을 지원해서 운영비를 마련한다. 외부 사업의 경우 10원을 쓰더라도 기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페이퍼를 위한 페이퍼” 작업으로 인해 야근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일은 추가되고, 그것이 곧 조직의 실적으로 쌓인다.

사회복지사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은어 중 하나는 ‘복지 깔때기’이다. 사회복지공무원들에게는 민원에 ‘복지’만 들어가도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에게 업무가 몰리고, 사회복지사들은 하나의 일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일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생기기 때문에 “깔때기”라는 말을 쓴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는 이유리(가명, 26세) 씨는 자신의 일주일을 “월화수목금금금”이라고 표현했다. 지역아동센터에는 센터장과 본인만 일한다. 그러니 토요일에도 프로그램이 있으면 외근해야 하고, 휴가는 엄두조차 못 낸다. 자신이 노동자로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다른 사회복지사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우는 주말에 외부 행사에 참여하면, 평일에 대체휴일을 쓸 수 없다. 이런 시간은 ‘(담당자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관행 때문에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야근이 많은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는 건 기본이고, 계약서를 쓸 때 추가근무나 당직을 하더라도 추가수당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에 서명을 한 사람도 있었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곳은 야근이나 주말에 일하더라도 의도적으로 기록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휴가를 요구해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한다.

임금을 많이 줄 수 없다면,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상식이지만, 돈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한다. 따라서 노동자로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곧 ‘양심 없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고, 추가 노동은 사회복지사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장려된다.


‘헌신’과 ‘후원’을 강요당하는 사회복지사

다시 우리 씨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녀의 한 달 임금은 190만 원 정도이다. 7년 차 사회복지사 임금이 190만 원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그래도 자신은 낮은 편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 씨는 교육청에서 임금을 받기 때문에 그나마 급여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복지사가 더 많다고 했다. 사회복지사가 각각 다른 임금을 받는 이유는 2005년 지방분권화 정책으로 복지시설 운영비 책임은 지자체에서 부담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는 법인에 사회복지 사업을 위탁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운영비에서 지출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속한 지자체와 법인에 따라 각각 다른 임금을 받게 된다.

김가람(가명, 26세) 씨는 지난해 인턴 2년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임금이 인상됐다. 그녀는 월 195만 원을 받는다. 임금은 기본급 178만 원(복지관)+5만 원(재단)+12만 원(지자체 사회복지종사자 특별수당)으로 구성된다. 가람 씨가 있는 곳은 되도록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급하려고 하지만, 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에 임금 차이는 큰 편이라고 했다.

한편, 이유리(가명, 26세) 씨는 임금이 기본급 150만 원(센터)+20만 원(지자체 사회복지종사자 특별수당)으로 구성된다. 두 사람은 같은 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지만, 현재 다른 지역, 다른 기관에서 일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특별수당이 차이가 난다. 또한 재정이 튼튼한 시설의 경우, 사회복지종사자에게 임금을 줄 수 있지만 영세한 시설(아동, 장애인 등)이나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다.

이처럼 저임금 구조가 지속되는 데는 사회복지 사업의 재정구조도 문제이지만, 다른 한편 사회복지사를 “봉사자”나 “헌신”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여 임금 인상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는 관리자나 후원자들에 의해 지속되기도 한다.

한 사회복지사는 주변에서 “사회복지사는 그래야(가난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듣거나, “후원금으로 어려운 사람들 돕는 데 쓰라고 했지, 너희들 주려고 하는 거 아니다”는 말을 들으면 속상하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도 노동하는 사람이지만, 그 노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사회복지사로서 일의 가치를 찾기 어렵게 만든다.

더 나아가 인터뷰에서 만난 네 명의 사회복지사는 낮은 임금에도 자신이 일하는 곳에 후원금을 내고 있었다. 그들이 자발적으로 냈다기보다, “암묵적으로 대부분 후원을 하는” 문화 때문에 월 10만 원씩 후원하고 있었다. 일하는 곳 외에도 다른 곳에 기부를 강요당하는 일이 왕왕 있다.

유리 씨는 세금과 후원금을 제외하고 한 달에 140만 원을 받으며, 그 금액으로 생계비를 해결한다고 했다. 당장은 부모님 집에 머물기 때문에 주거비가 들지 않지만, 독립을 생각하는 상황에서 낮은 임금은 독립을 주저하는 요인이 된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는 경력이 있더라도, 경력에 따른 보상체계가 잘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20대~30대 사회복지사는 빠른 이직을 고민한다.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 둘이 결혼하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된다’는 자조 섞인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사회복지사는 결혼하거나, 아이가 생기거나, 부양가족이 생길 때를 대비하기 어려운 경제적 조건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상환은 개별 사회복지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복지 사업의 생태계가 얼마나 불안정하게 재생산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과로자살의 문턱에서

사회복지사의 사회적 역할과 그들이 있는 현장을 떠올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착한 사람’ 혹은 ‘선의, 희생, 봉사’를 떠올린다. 타인을 위하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배려하고, 이타적이고, 헌신적으로 사명감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는 이래야한다’는 관념이 오히려 사회복지사의 노동을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다시 말해,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는 문화가 사회복지사를 노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어렵게 만든다.

타인의 복지를 위해 일을 하더라도 그것이 일하는 사람에게 사회에 헌신하고 감내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노동윤리와 규율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사회복지사의 과로 노동은 위탁구조라는 한 축과 동시에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는 문화가 만나 지속되고 있었다. 사회복지사가 이로운 일을 한다고 해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감정노동 등으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 이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갈수록 사회복지서비스 영역은 확대되고, 기존의 자원으로 사회복지 정책이나 제도를 운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다면, 여기서 발행하는 비용은 모두 사회복지사 개인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것은 사회적 비용을 사회복지사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도 복지가 필요하다”라는 목소리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사회복지사가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살지만 정작 자신의 복지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노동환경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삶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사회복지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의 복지 또한 함께 갈 수 있다.

특집 3. 장시간 노동과 사회복지사의 24시 / 2017.9

장시간 노동과 사회복지사의 24시

-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사회복지사 A씨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직업이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흔히 '좋은 일 한다'는 말과 희생정신, 봉사정신이라는 시선이 따라붙는다. 이런 시선은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주장 하기 어렵게 한다. 좋은 일에는 저임금이, 희생과 봉사정신에는 부당한 일에도 침묵해야 하는 억압이 동반된다. 

특히,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필요가 증가함에 따라 과업무에 시달린다. 하지만 항상 인력은 부족하고, 야근은 당연시된다. 이번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에서 사회복지 업은 유지되었다. 공공의 필요성을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장에선 어떤 문제의식과 고민이 있을까. 지난 8월17일 서울에 있는 중 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일 하는 사회복지사 A 씨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이곳의 사회복지사들은 어떻게 근무하고 있나요? 

"제가 일하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은 365일, 24시간 돌아가요. 그래서 교대근무 직원들이 24시간 2교대로 근무 해요. 주간근무는 오전 7시30분~저녁 6시30분, 야간근무는 저녁 6시~오전 8시까지요. 스케쥴은 주간/주간/야 간/야갼/비번/휴일인데, 사실 야간 근무하고 아침에 퇴근하면 제대로 못 쉬어요. 휴일이 이틀이라 할 수 없죠. 

그리고 휴일, 공휴일에 근무하면 수당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요. 급여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받고 있죠. 야간에 휴게시간이 있어도, 한시도 장애인 분에게 떨어질 수 없어요. 휴게시간이 아니에요. 주 60시간 이상 근무해요. 과로사로 인정받는 기준을 주 62시간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우리는 과로사로 인정받기 위해 90시간을 일해야 할까요? 우리가 노예도 아닌데 말이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자부심과 보람은 어떤가요? 


"장애인분의 삶이든, 직원의 삶이든 뭔가가 바뀔 때요. 거주시설 장애인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 제약이 많아요. 그런 환경을 바꾸면서 요구하고, 선택하는 것들이 늘어날 때 가장 보람차요. 저희 노동자들의 경우 노동 환경이 좋아졌을 때예요. 차별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생활 재활교사들이거든요." 

생활 재활교사들의 처우가 어떤가요? 

"이분들은 사회복지, 재활학을 전공한 분들이에요. 보건복지부에서 급여가 나오는데 실제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 가장 낮은 급여를 받아요. 1호봉 기준으로 세전 연 2천4백에서 2천5백 정도를 받는데, 그것도 시간 외 근무 40시간 채워야 받을 수 있어요." 

최근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이 10개 업종 으로 축소하기로 잠정 합의 했습니다. 그런데 사회복지는 유지하기로 됐죠.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고민이 있으신가요? 


"장애인 시설만큼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곳이 없어요. 교대 문제도 심각하죠. 그런데 선함이라는 굴레에 씌여 노동을 강요당하는 구조예요. 인력 기준은 10년이 넘었어요. 그런데 서비스는 굉장히 많이 늘어났죠. 요구 받는 것도 엄청 많아요. 

이런 상황에서 직접 서비스 수준은 얼마나 좋아졌을까요? 문제가 심각한데 시설을 대표하는 협회에서는 별다른 대응이나 성명서 조차 없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은 문제에 공감하고 분노해요. 그런데 분노가 집단화 되기 어려운 구조가 있어요. 교대 근무자들은 조가 같지 않으면, 만나지 못하거든요. 노동자들이 서로 얘기하고, 연대할 환경이 안 만들어져요." 

노동과정에서 여러 건강 문제도 발생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근무시간이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넘어갈 때가 많아요. 만성피로를 호소해요. 교대근무를 하니까 밤에 잠을 못 자요. 야간근무 끝나고 낮에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오죠. 그래서 수면장애가 있는 분들도 있어요. 외상은 빈번히 발생해요. 경미한 타박상 정도는 얘기도 안해요. 전염성 질병도 문제죠. 

저희가 자체적으로 관리해서 어려워요. 그리고 보행이 불편한 분들 지원하다 보면 근골격계질환, 디스크가 발생해요. 그런데 병원 다닐 시간도 없어요. 스트레스는 항상 있죠. 집에 있다가도, 아픈 분이 생기면 시설로 가야 해요. 장애인분들의 모든 걸 우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죠. 우울증을 직접 호소하는 사람은 없지만, 힘들어서 퇴사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괜찮다고 해도, 얼마 뒤 퇴사해요. 그래서 이직률도 높죠." 

사회복지 현장에서 가장 우선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뭔가요? 


"노동시간이 정상화 되어야 해요. 급여나 노동시간 인정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죠. 시간 외 노동을 하는 게 너무 당연시 돼요. 노동시간이 줄고, 인력이 늘어나지 않으면 양적인 서비스가 늘어나도, 서비스 질이 좋아지기 힘들어요. 지금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바꿔야 해요. 최소 50%는 충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장애인 개인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해요. 거주시설은 집단생활이기 때문에 장애인분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요. 자기결정권, 선택권, 자립을 중시하면서 개인별 서비스가 강조되죠. 그런데 인력이 늘지 않으면 어려워요." 

사회복지 노동자로 바라는 일터는 어떤 곳인가요? 

"노동자들의 처우나 노동조건이 좋아져야 해요. 그러면 장애인분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 거예요. 탈시설, 자립, 인권을 가능케 하기 위해선 인력 충원이 필요해요. 개인의 노력으론 절대 안 되죠. 장애인도 사회복지사도 사람답게 살지 못해요. 사회복지사도 노동자임을 인정하고, 노동의 문제를 되돌아봤으면 해요. 

사회복지사가 좋은 일 하는 직업이라고 하는데, 좋은 일이 아니에요. 옳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인데, 스스로 우리의 노동 문제에 대해 옳게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연대 말고는 답이 없어요. 한목소리를 내야 해요. 더 많은 사회복지사가 힘을 가질 수 있는 노동조합에 가입해, 같이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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