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배달알바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한다.

[성명] 배달알바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한다.

설 연휴 막바지인 2월 21일, 비오는 토요일에 한 알바 노동자가 사망했다. 오토바이 배달을 하던 추모씨(19)가 빗길에 미끄러진 것이다.

 

배달 아르바이트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배달알바 노동자들은 자동차 사이 좁은 틈으로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 오토바이의 백미러를 떼 가며 배달 속도를 올리고 있다. 추모씨처럼 수수료 2천원에 목숨을 걸며 역주행과 신호위반을 밥 먹듯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나 배달통 같은 스마트폰 배달앱이 활성화되고, 자영업자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고심하면서 ‘배달대행’ 이라는 시스템이 생겨나고 확산되기 시작했다. 각 점포에서 배달원을 고용하지 않고,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에 배달을 외주화 한 것이다. 배달대행업체는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더 많은 음식점과 제휴를 맺게 되고 그 결과 배달알바 노동자는 더 많은 음식점에서 음식을 가져다가, 더 넓은 지역으로 배달을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배달노동자는 음식점과 배달대행업체 양쪽으로부터 음식이 신속히 배달할 것을 요구받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배달알바노동자는 처음 배달대행업체에 고용될 때 노동자가 아닌 오토바이를 대여 받아 본인이 기름 값을 부담하는 외양을 띄고 있다. 게다가 자비로 음식점에서 음식을 구매한 후 거기에 수수료 2~3천원을 더 붙여 음식을 주문한 손님에게 되파는 형식이다. 그리고 이 주문이 취소되었을 때, 모든 손해는 배달알바 노동자가 떠맡아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인 것이다.

 

심지어 2012년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한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했던 청소년 노동자들이 배달대행업체 사장님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노동청에 진정했을 때, 인천 중부고용노동청은 “해당 업주와 오토바이 배달 청소년들이 고용주와 고용인의 종속관계가 아니다” 라며 사건을 간단히 종결시킨 바 있다.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빨리 배달하라며 음식점과 배달대행업체에서 이중으로 압박을 받고, 배달이 늦어져 손님이 음식을 반품하면 온전히 자기 손해로만 남으면서도, 노동자로 인정을 받지도, 산재보상을 받지도 못한다. 그러는 사이 음식점에서는 인건비를 절약하고, 배달대행업체는 수수료로 배를 불리고 있다.

 

속도 경쟁을 요구하는 배달노동은 다른 형태로 지속되고, 청소년들은 성인배달노동자들이 꺼리는 틈새시장에서 배달대행이란 형태로 열악한 노동이 반복되고, 불이익을 받더라도 어디에도 호소할 곳조차 없는 노동시장의 가장 밑바닥으로 내몰리면서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게다가 이들을 사업주로 만든 것은 오로지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한 탐욕의 소치이다. 따라서 배달대행 업체에서 노동을 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노동자성 인정과 함께 고용노동부의 상시적 근로감독과 최저임금 현실화, 노동인권교육 및 산업안전보건교육이 시급히 이루어 져야 한다. 그것이 이 끝없는 배달 알바 노동자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는 유일한 길이다.

 

3월 4일
알바노조 ·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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