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조정 참여를 결정하며 -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기대합니다

조정 참여를 결정하며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기대합니다

 

 

12월 9일 조정위원회로부터 <조정위원회 운영방향에 대한 조정위원회의 입장>이라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이 공문에서 조정위원회는 “반올림이 독자적인 주체가 되어 조정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였고, 반올림은 황상기, 김시녀 님을 비롯한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가족들의 뜻을 모아 이를 수락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는 애초에 조정위원회의 설치에 반대했습니다. 조정위원회의 설치로 인하여 반올림과 삼성의 교섭이 중단되고 그 동안 교섭에서 이루어진 합의와 성과가 원점으로 돌아갈 위험이 컸으며, 삼성이 조정위원회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할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정위원회는 공문을 통해 이 문제가 “개인적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사안”이며, 기존 교섭의 연장선에서 신속한 보상, 사과 뿐 아니라 “항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종합 대책 방안”을 동시에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문제해결의 주도자는 교섭의 주체로 관여한 분들”이라며 “조정위는 조력자의 위치에 머물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아울러 “반올림은 종래부터 교섭의 3가지 의제에 관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고, 이러한 의제들에 대하여 독자적인 요구안을 제안한 주체”일 뿐 아니라 가족대책위원회와 삼성전자 사이의 조정위원회 구성안에도 ”반올림 측에 협상 참여 기회를 부여하기로 한다”고 되어 있다며, 반올림이 독자적인 주체가 되어 조정에 참가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지난 주말 반올림 교섭단은 피해가족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였습니다. 그동안 산재인정 싸움에 함께 해 왔으나 교섭단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던 피해가족들도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조정위원회가 조정 절차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보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교섭중단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조정 절차에 참여하여 내용있는 사과와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 배제없는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조정위원회는 “하나의 양보와 타협의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하였으나, 이번 사안은 단순한 주고 받기 식 타협이 아닌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분명하게 지향하는’ 양보와 타협이 되어야 합니다. 삼성도 그러한 자세로 조정에 임하여 더이상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2014년 12월 15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입장] 황상기 등 37명의 삼성직업병 피해자들 ‘반올림 협상요구안’ 지지의사 표명 (반올림)

황상기 등 37명의 삼성직업병 피해자들 ‘반올림 협상요구안’ 지지의사 표명 


우리는 삼성에 요구합니다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한 뒤 병에 걸린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창 젊은 나이에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인생의 푸른 꿈을 접고 숨을 거둔 사람들.

목숨은 건졌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병마와의 싸움에 힘겨운 사람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삼성전자에게 약속받고 싶습니다.


 

하나. 마음을 담아 사과하세요.


노동자들이 병에 걸린 게 혹시 공장에서 사용한 화학물질과 방사선 때문은 아닌지, 회사도 걱정되지 않나요?

생산에 바쁘다는 이유로 안전보건교육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 안전 수칙은 만들어 놓았지만 실제 그걸 지킬 수 없을 만큼 작업 속도를 다그친 것이 양심에 찔리지 않나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피해자들 입을 돈으로만 막으려 했던 게 부끄럽지 않나요?


마음을 담아서 사과하세요.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책임을 시인하는 것은 성숙함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둘. 보상을 할 때 피해자들을 함부로 가리지 마세요.


삼성이 이런 말을 했더군요.

“산재 신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나 보상할 수는 없다.”

별 근거도 없이 보상할 수는 없지 않냐는 걱정으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 반대가 걱정됩니다.

별 근거도 없으면서 함부로 피해자들을 보상에서 배제할까봐 걱정됩니다.

교섭장에 직접 나온 사람들부터 보상하겠다는 근거는 뭔지요? 교섭장에 나가지 못할 만큼 힘겨운 처지인 사람들 보상은 나중에 정해도 된다는 근거는 있는지요?

 

우리는 삼성이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보상하기를 바랍니다.

산재 신청을 했다는 이유가 아니라, 삼성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것 때문에 보상하기를 바랍니다.

특정 질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함부로 배제하지 말고,

직영 직원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특정 업무를 한 게 아니라는 이유로, 특정 시기에 근무한 게 아니라는 이유로, 기타 등등의 이유로 함부로 보상에서 배제하지 말고.

삼성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사람들, 특히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려 큰 고통을 겪어온 사람들 모두에게 폭넓게 보상하길 바랍니다.


 

셋. 우리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 마세요.


공장에 보관하거나 사용하는 화학물질 정보를 보여달랬더니 영업비밀이라 합니다. 정부기관이나 외부에서 공장을 조사한 내용도 영업비밀이라 보여줄 수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느 공정에 어떤 보호구를 지급했는지에 대한 자료도 영업비밀이라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겠다고 합니다. 예전 자료라도 보여달랬더니, 없다고만 합니다. 내가 왜 병에 들었는지, 내 사랑하는 가족이 왜 죽어갔는지, 앞으로 이런 고통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정말 알고 싶습니다.

우리 집 옆에 있는 삼성 공장에 어떤 종류의 폭발물이 얼마나 보관되어 있는지, 그런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우리는 삼성이 이런 정보들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훗날 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숨김없이 제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각 공장 인근의 지역주민들에게도 안전한 마을을 만들 권리를 적극 보장하길 바랍니다.


 

넷. 다시는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 철저히 마련하세요.

 

우리는 반올림이 내놓은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인 “삼성 공장의 안전보건상태를 종합진단 받아볼 것, 앞으로도 안전보건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외부감사제도를 마련하라”는 내용을 적극 지지 합니다. 이 경우 회사눈치보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독립적이고 공정한 사람들로, 그리고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해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삼성이 이해당사자의 참여, 제3자의 참여 등 글로벌 기업답게 기본에 조금만 더 충실하기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다섯, 삼성은 어떻게 하는 것이 피해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인지, 기본으로 돌아가서 생각하십시오.

 

우리가 우리들의 아픈과거를 들추면서까지 진실을 규명하고자 나선 것은 삼성의 긴 침묵에서 받은 상처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미 사과도 받고 보상도 받은 것 아니냐는 사회의 차가운 무관심 때문이기도 합니다.

 

부디 아픔을 기억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대화의 본질”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1. 황상기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사망자 故황유미 아버지)

2. 김시녀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 엄마)

3. 강봉신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사망자 故김경미 남편)

4. 김기영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웨게너씨 육아종, 신장암 피해자)

5. 신○영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신○○ 언니)

6. 강덕원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사망자 故김도은 남편)

7. 이○○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뇌종양 피해자 오○○ 아내)

8. 이희진 (삼성전자 엘씨디 천안공장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9. ○○○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10. 김미선 (삼성전자 엘씨디 기흥공장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11. 이윤주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 난소암 사망자 故이은주 오빠)

12. 김지숙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 재생불량성빈혈 피해자)

13. 신부전 (삼성전자 엘씨디 천안공장 재생불량성빈혈 사망자 故윤슬기 엄마)

14. 박○○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악성림프종 사망자 故박효순 언니)

15. 이○○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화성 폐암 사망자 故이○○ 아내)

16. 김기철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내 협력업체 백혈병 피해자)

17. 손성배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내 협력업체 백혈병 사망자 故손경주 아들)

18. 이용주 (삼성전자 엘씨디 천안공장 폐암 피해자 이지혜 아버지)

19. 양○○ (삼성전자 반도체 부천기흥, 엘씨디 천안, 폐암사망자 故송○○ 아내)

20. 이현배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자궁내막증 피해자 이현 오빠)

21. ○○○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2010년 백혈병 피해자)

22. 이○○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 뇌종양 피해자)

23. 이성옥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갑상선암 피해자)

24. 박민숙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25. 김○○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화성 융모암 피해자)

26. 김○○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27. 조○○ (삼성전자 엘씨디 천안공장 유방암 피해자)

28. 김선희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 백혈병 사망자 故이범우 아내)

29. 김윤정 (삼성전자 엘씨디 천안공장 만성골수성 백혈병 피해자)

30. ○ ○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내 협력업체 급성신부전증 피해자)

31. 안○○ (삼성전자 엘씨디 기흥공장 만성골수성백혈병 피해자)

32. 김○○ (삼성전자 엘씨디 천안공장 만성신부전증 피해자)

33. 황○○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내 협력업체 피부암 피해자)

34. 박원희 (삼성전자 반도체 부천공장 루푸스 피해자)

35. 김은숙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온양 갑상선암, 뇌수막염 피해자)

36. 김미옥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 유방암 피해자)

37. 이혜정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전신성경화증 피해자)

 

이상 37명의 피해자 가족 일동

<일터> 통권 129호 / 2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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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지난 9월,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고 황유미, 고 이숙영 씨의 백혈병이 법원에서 산업재해로 확정된 것을 계기로 반올림이 걸어온 길과 삼성과의 교섭을 포함한 현재 상황을 살펴본다. 더불어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우리가 앞으로 해 나갈 과제도 간추려본다.' 


 1. 7년, 눈물이 마를 때까지

 2. 지난 반올림 운동을 돌아보며

 3.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투쟁의 나아갈 길


03

[뉴스] 

서울도시철도 기관사 8번째 자살 外  l 장영우


06

[지금 지역에서는] 

근골격계 질환 재해조사양식 개정연구 완료  l 선전위원회


08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멋진 건물을 설계하는 그의 노동은  l 최민


12

[현장의 목소리]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l 재현


16

[연구소 리포트]

노동시간과 건강  l 해미


21

[사진으로 보는 세상]

금연정책? 또 다른 세금?  l 쌀집아재


32

[직업환경의학의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한국에서 단다린을 기대하는 것은 정녕 불가능한 일인가?  l 백리마


34

[작업중지권 기획]

‘손배 소송의 천국’ 한국에서 작업중지권의 현실  l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팀


36

[노동시간센터(준) 기획]

노동시장과 노동시간, 무엇이 문제인가?  l 노동시간센터(준) 김경근


40

[문화읽기]

이젠 굴도 마음대로 못 먹나  l 김재광


42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욕망에서 비롯된 공상(空傷)처리의 폐해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44

[일터 다시보기]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를 보며 진짜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를 꿈꾸다  l 한국지엠지부 조합원 안규백


46

[이러쿵저러쿵]

취미는 사진  l 김세은


48

[퀴즈]

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입장] 반올림 교섭단을 응원해주세요 (반올림)

반올림 교섭단에 힘을 모아주세요. 황상기 님의 약속을 함께 지킵시다.

- 반올림 교섭위원(상임활동가 이종란)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게 사람 마음이라는데,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님은 7년간 정말 한결같았습니다. 그 어떤 삼성의 달콤한 손길도 아버님의 굳은 의지를 굴복시키진 못했습니다. 7년 만에 산재인정 판결을 받았지만, 삼성과의 싸움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습니다. 더 많은 피해자분들에 대한 보상, 반성을 담은 사과와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의 ‘약속’을 삼성으로부터 받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시겠다는 황상기 아버님의 굳은 다짐을 이제는 정말 저희들이 지켜줄 차례입니다. 이제 저희들이 아버님을 지키겠다는 ‘또하나의 약속’을 할 차례입니다.


현재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 반도체, 엘씨디 공장의 직업병 피해자 수는 164명입니다. 이 중 70명이 사망했습니다. 젊고 건강해야 할 나이에 이들은 이름 모를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암, 백혈병, 희귀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가난 때문에 삼성에 입사했으나 고된 노동의 결과, 겨우 20대에 평생 건강을 잃어 치료비와 생활비마저 벌지 못해 기초생활 수급권에 의존해 살거나, 한혜경씨처럼 누군가가 간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장애를 입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엄연한 현실이 목전에 놓여있기에, 황유미씨의 아버지는 산재인정을 받고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삼성전자가 이들에 대해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 권오현 대표이사가 한, 내용도 없는 사과 몇 마디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교섭장에서 유일한 재발방지대책으로 주장하는 ‘사업장 안전진단’ 한번 받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화학물질 사용현황을 공개하고 안전보건위원회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외부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미 드러난 피해자 뿐 아니라 잠재된 피해자에 대해서도 생활비, 치료비 걱정 없이 치료받고 재활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사과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죽음의 행렬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습니다.


삼성이 반올림과의 교섭을 성실하게 하겠다고 지난 5월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5개월이 지나도록, 삼성은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중 무엇 하나 제대로 약속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반올림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협상이 진전이 안 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차별적 보상안 제시로 반올림 협상단을 분열시키고, 언론플레이로 반올림 흠집 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삼성의 모습을 보면, 이번 협상을 통해 삼성이 얻고자 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가 하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삼성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황유미씨 아버님, 한혜경씨 어머님과 함께, 그리고 협상장 밖에 있는 많은 피해자분들의 염원을 담아 ‘끝까지’ 싸울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삼성이 쉽게 들어주지 않는다고, 손쉬운 길로만 가려 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제2, 제3의 황유미, 한혜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좋아하는 ‘조정위원회’를 통해 협상을 하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 생각합니다. 삼성에게 직접 약속을 받아내지 않고 조정위원회를 통한다면 당장은 협상이 손쉬워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삼성은 책임회피 명분만 생기게 되고, 제대로 된 사과, 배제 없는 보상,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은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삼성이 책임회피를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면 조정위원회는 필요 없습니다. 삼성이 직접 교섭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세요.


황상기 님(반올림 교섭단 대표)과 한혜경씨 어머니 김시녀님(반올림 교섭위원)을 비롯해 반올림 교섭단을 응원해주세요.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분들의 연대와 지지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으로부터 제대로 된 직업병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힘을 모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끝까지 최선 다하겠습니다. 


(반올림 카페(http://cafe.daum.net/samsunglabor)나 SNS에 응원의 글을 남겨주세요)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씨의 아빠, 황상기


2014.3월부터 삼성은 반올림과 교섭하면서 중재위원회 또는 조정위원회 이야기를 줄기차게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받아 들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중립적인 사람을 뽑을 수가 없어서다. 내가 중립적이라고 하면 삼성이 안 된다고 할거고, 삼성이 중립적이다고 하면 황상기가 삼성편이라고 할거고, 또한 중립적인 사람을 뽑았다고 하면 그 위원들한테 삼성에서 뒷작업을 하거나 아니면 그 위원들이 삼성에 알아서 기는 모습을 보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황상기와 김시녀 씨는 처음과 같이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문제 요구안을 삼성에 제시한적이 있으므로 반올림과 삼성에 진지한 협상을 요구하며 이 협상만이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지름길이라 믿는다.




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 엄마, 김시녀


8월 달 안으로 앞서 싸운 8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끝내고싶다는 삼성의 말이 나오고부터 벌어진 일들에 무척 답답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그동안 싸운 7년여의 세월이 한순간에 제자리가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은 삼성이, 저희 교섭단을 가르는 삼성이 밉습니다. 


치료비에, 생활비에 힘겨워 저희를 떠난 사람들은 이해합니다. 교섭에 진전이 없다고 반올림을 나간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다만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아 만든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안을 끝까지 함께 지키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동안 몇 명이 안 되는 피해자가 나서서 이렇게 힘있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은 반올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딸 혜경이는 말합니다. 우리 얘기를 처음으로 들어준 사람도 반올림이고 7년 넘게 고생하며 가족처럼 대해주던 이들도 반올림이라고. 엄마와 황상기 어르신을 지지하고 끝까지 같이 가자고. 엄마, 우리 힘내자고. 제 한몸 가누기도 힘들지만 마음 만큼은 넓고 강한 우리딸이 대견스럽습니다.


반올림 교섭단에 남아있는 황상기 어르신, 저, 이렇게 두 명이 200명 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저희는 혜경이 뿐만이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이 사과도 보상도 재발방지에 대해서도 삼성의 제대로된 약속을 받고 싶습니다.

제2의 혜경이, 제2의 황유미 같은 사람이 없게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저희가 힘을 얻을 수 있게 많이 응원해주세요!





[입장] 삼성과 가대위는 이 교섭의 엄중함을 기억하고 원칙을 지키며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

[입장]


삼성과 가대위는 이 교섭의 엄중함을 기억하고 원칙을 지키며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9월 26일 삼성전자가 가족대책위와 실무협의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가족대책위는 '3인 조정위원회' 안을 삼성에 전달했고, 필요하면 수시로 실무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삼성과 가족대책위는 엄연히 함께 교섭에 임하고 있는 반올림에 실무협의를 제안하거나 사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자신의 주장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십시오


가족대책위가 독자 교섭을 선포한 뒤 열린 9월 3일 교섭에서 삼성은 '처음 협상을 시작한 그대로 계속 진행되어 함께 마무리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가족대책위도 모두 한 자리에서 대화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삼성과 가족대책위의 입장은 9월 17일 교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가족대책위와 반올림의 입장이 다르니 각자 별도로 교섭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도 했지만, 이를 고집하지 않고 삼성과 가족대책위의 주장을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교섭의 내용을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했고, 한때 함께 했던 가족대책위의 의사를 존중하였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가족대책위가 ‘별도’의 교섭을 하면서 조정위원회 도입에 합의하고 실무협의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앞에서는 한자리에서 교섭을 진행하자고 주장해놓고 뒤에서는 따로 교섭을 진행하는 것은 반올림을 기만하는 처사입니다.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교섭의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십시오


9월 17일 8차 교섭에서 가족대책위는 조정위원회를 제안했습니다. 아직 조정위원회에 대한 아무런 상은 없다고 했습니다. 삼성은 가족대책위가 제안한 조정위원회에 대해 '빠른 해법이 될 수 있으니 원칙적으로 동의'하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을 뿐이며, 반올림은 아직 교섭 의제에 대한 각자의 입장도 듣지 못한 상태에서 조정위원회부터 만드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했습니다.


반올림-가족대책위-삼성전자가 각각 의견을 개진하고 공식 회의록에도 각각의 대표자들이 서명을 남긴 이날의 공식 교섭석상에서 조정위원회와 관련하여 세 주체 간에 합의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견을 확인한 채로 끝났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안건은 다음 교섭에서 정식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만일 논의할 내용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 실무협의를 한다면, 조정위원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섭 주체들에게 실무협의 의사를 묻는 것이 상식입니다. 최소한 사후 통보라도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십시오


9월 17일 8차 교섭에서 반올림은 보상 대상자를 정하는 기준 논의를 좀더 구체적으로 이어가자고 했습니다. 6차 교섭에서 삼성은 구체적인 보상기준안을 검토해오기로 약속했고, 가족대책위도 ‘기준논의에서 얘기가 끊겼으니 기준논의를 하자. 삼성의 답변을 달라’고 한 바 있으니, 당연히 8차 교섭에서는 이 논의를 이어가야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측은 ‘협상 틀이 불명확하다’면서 구체적인 논의를 피한 채 시간만 끌었습니다. 삼성이 이렇게 시간을 끌 때 가족대책위는 갑자기 ‘조정위원회’를 만들자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삼성과 가족대책위는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에 대해 성실히 교섭하겠다고 말해왔지만, 정작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입장이 같은지 다른지도 알지 못하는데 조정위원회를 만들어 무엇을 어떻게 조정하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라도 삼성은 구체적인 의견을 가지고 성실히 논의해야 합니다. 여섯 가지 보상 기준에 대해 ‘최소치와 최대치’를 준비해두었다고 하였으니, 그 내용을 밝히십시오. 8월 13일 6차 교섭에서 ‘협상의 마무리 단계에서 다시 한번 사과의 마음을 담겠다’고 했으니, 그 내용과 방식에 대한 회사의 안을 얘기하십시오.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기로 했고 수행 기관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였으니, 이에 대한 안을 가져오십시오.


가족대책위도 아무런 구체적인 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조정위원회부터 구성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처음에 반올림에서 나와 독자 교섭을 하겠다고 밝혔을 때 ‘6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우선하자’고 하였다가, 나중에는 ‘반올림 요구안보다 더 넓은 이들을 포괄하는 안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6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우선하겠다는 의견은 폐기한 것인지, 그리고 포괄적인 안이란 어떤 내용인지를 교섭장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십시오. 보상만이 아니라 사과와 재발방지대책도 논의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그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가지고 교섭에 성실히 임해 주십시오.


이렇게 서로의 의견을 분명히 얘기해야 지금이 조정위원회를 구성할 시점인지, 조정위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가족대책위는 이 교섭의 엄중함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처음 알려진 뒤 교섭이 시작되기까지 6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숱한 노동자들이 백혈병과 암,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병들고 죽어갔고, 삼성의 침묵을 깨기 위해 국내외 많은 분들이 연대의 힘을 모아주었습니다.


그 오랜 고통과 노력으로 마침내 삼성전자가 직업병 대책마련을 위해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세 가지 의제에 대해 반올림과 성실히 교섭에 임하겠다고 약속하게 된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스스로 한 약속을 책임있게 이행해야 합니다. 이 교섭을 통해 삼성이 직업병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없는지 검증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또한 가족대책위는 이 교섭이 단 몇 사람의 교섭이 아니라 수많은 피해 노동자 가족들과 묵묵히 연대해온 시민들을 대표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다시 한번, 성실 교섭을 촉구합니다


이번 교섭의 핵심은 삼성이 직업병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 영역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있습니다.


때문에 반올림의 <사과> 요구안은 삼성이 책임져야 할 내용을 명확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보상> 요구안은 배제와 차별없이 최대한 많은 피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재발방지대책>의 경우 삼성이 스스로 약속해왔던 대책들을 포함하여 삼성의 경쟁사들이나 여타 세계적인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화학물질 알 권리, 안전보건관리 참여권, 제3자 감사제도 등을 이제라도 시작하게 하는 취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것이 이번 교섭의 핵심입니다. 성실 교섭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14년 9월 29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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