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결국 사람을 위하여 (매일노동뉴스)

결국 사람을 위하여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 권동희      승인 2017.12.07 08:00







몇 년 전 후배가 나에게 왜 민주노총 법률원을 그만뒀는지를 물었다. 활동가가 아닌 일반 노무사로 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해 줬다. 활동가는 그만큼 무거운 삶의 과제였다. <결국 사람을 위하여>(사진·사회건강연구소 펴냄·정진주 외 지음)의 주인공인 활동가 4명의 삶을 보면, 참 많이 아팠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8427

[작업중지권 기획] 일하는 노동자의 생명, 건강, 삶을 지켜내는 작업중지! - 작업중지권 매뉴얼 구성을 위한 금속노조 현장활동가 간담회 /2015.9

일하는 노동자의 생명, 건강, 삶을 지켜내는 작업중지!
- 작업중지권 매뉴얼 구성을 위한 금속노조 현장활동가 간담회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지난 8월 12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당장멈춰팀에서는 ‘작업중지권 매뉴얼 구성을 위한 금속노조 현장주체 간담회’(이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일터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간담회에 참여한 현장동지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간담회에서는 ‘매뉴얼을 왜 만들고자 하는지’, ‘어떤 내용으로 구성할지’, ‘어떤 형식이 좋을지’ 등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진행됐다. 이번 일터 140호에서는 지난 간담회에서 나눈 현장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노동조합의 현장활동으로 진행되는 작업중지

 

저희 현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작업환경의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부서의 대의원이 회사의 담당 부서장과 관련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요. 그에 따라 문제공정에 대한 개선을 진행합니다. 최근에도 소개해 할 만한 일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에 절삭유절삭유(切削油)는 기계 가공에서 공구의 냉각과 윤활을 위해서 사용되는 액체로, 윤활 작용에 의해 절삭 공구의 수명을 연장한다. 냄새가 심해서 조합원들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인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현장조합원들이 대의원을 찾아갔고, 대의원이 바로 부서장을 찾아가서 절삭유 냄새 때문에 작업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 후, 냄새가 빠질 때까지 환기를 하며 작업을 미루는 조치를 취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일상적 현장활동으로 작업중지가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는 사실 노조차원에서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관련한 절차가 모두 진행된 후에 사후적으로 노조에서 보고를 받아 확인한 건데요. 보고를 받은 후에 저는 현장에 찾아가서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했고, 재발방지에 대한 계획을 회사와 함께 수립했어요.

또 한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이런 일도 있었어요. 얼마 전 폐수처리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거든요. 시설이 워낙 낡아서 지붕까지 타버렸습니다. 소방서에서 출동해서 불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천장을 깼는데, 그때 폐수처리장 천장이 슬레이트로 된 것을 발견한거죠. 그런데 화재 발생한 바로 다음날, 담당 과장이 태연하게 배전반 인원들을 투입해서 정리작업을 하는 거예요. 슬레이트가 석면이라 무방비로 작업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인데 말이죠. 그래서 “이 석면 슬레이트는 발암물질이고, 제거를 하기 위해 주변을 전체적으로 밀폐를 한 상황에서 석면철거 전문업체가 정리정돈을 해야 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당시 투입된 작업자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시더라고요. 때마침 작업이 진행되는 날이 금요일이었고, 당장 폐수처리장 정리를 하지 않으면 다음날 예정된 특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 불만스러웠던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작업중지를 하도록 조치를 취했고, 석면 철거 전문업체가 오게 되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대로 해야 할 것이니, 그대로 지키자고 회사를 압박하니까 조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두원정공 지회 노안부장 손상기

 

각 사업장의 특성을 넘어설 수 있어야

작업중지라는 것이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무겁게 받아들일 만한 사안인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사실 두원정공은 소문난 강한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으로 작업중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정착된 거잖아요. 그렇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도 사실 작업중지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고민의 출발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장에 노동조합이 있거나 없거나, 또는 노동조합이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조직력 이 있냐 없냐, 그리고 조직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와의 관계에서 노조가 힘이 더 세냐, 약하냐 이런 차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니까요. 이런 각기 다른 조건들이 작업중지권을 실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게 정말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몇몇 사업장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사례이거나, 꿈같은 이야기가 되는 것일 테니까요.
- 갑을오토텍 지회 노안부장 안재범

 

산안법 위반 사항에 대해 노동부가 내린 작업중지 명령그런 수준에서 저도 현장에서 고민이 있었어요. 사실 최근 갑을오토텍은 사측과 지속적으로 싸움을 하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사측과의 갈등이 굉장히 고조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노동조합에서 파업을 진행하는데, 사측이 생산을 하겠다고 관리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그때 노동부가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하도록 강제해서, 부분적으로 작업중지를 실행했습니다. 당연히 진행되어야 할 위험한 기계 설비에 대한 사전 교육이나 안내, 특수건강검진 등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채, 관리자들이 투입되어 무리하게 설비를 가동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니까요. 이에 대해서 노동부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 결과 노동부가 직접 나서서 9일간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것이죠. 이런 사례를 알려내고, 현장에서 가능한 지점을 찾아내는 등 고민을 같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갑을오토텍 지회 노안부장 안재범

 

왜 해야 하는지, 충분한 근거를 갖도록!

 

노동조합이 있다고 하더라도, 노조간부나 활동가들이 ‘어떤 상황일 때 라인을 멈춰야 하나, 설비가동을 중단해야 하나’의 판단 근거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게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당장 라인을 멈추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만한 상황에서 작업중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사실 앞뒤 안가리고 작업중지를 해야 할 상황인 것이죠. 하지만 최근에 노동현장에서 작업중지를 해서 고소·고발을 당하거나, 회사로부터 징계에 회부된다거나 말도 안되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잖아요. 이런 일들이 알려지면서, 주저하게 되는 게 사실이거든요. 산업안전보건법 26조에 노동자의 ‘작업중지’를 명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법에 이런 게 있다고 알려주는 기본적인 교육이 물론 필요하지만, 한편 이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령, 사고가 발생하거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중지를 했다면, 즉각적으로 임시 산업보건위원회(혹은 노사협의회)를 개최한다든지, 그에 따라 산업보건위원회나 노사협의회에서 사고 조치에 대한 합의와 마무리를 절차를 갖는다든지 등의 안내와 교육이 현장에선 매우 필요합니다.
각 현장의 특성에 따라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이후 중지부터 마무리까지의 절차 등 현장마다 저마다의 노하우가 있는데, 이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또 회사마다 작업중지를 하게 되면 업무방해에 따른 사측의 탄압이나 압박이 있는데, 각 현장에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등도 같이 토론하거나 얘기를 나눈다면 좋겠습니다.
- 한국지엠 지부 조합원 안규백

 

현장조합원이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작업중지를 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 노안부장이나 활동가들만이 아니라, 조합원이 어떻게 이해하도록 할 것인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흔히 생각하는 사고만이 아니라, 유기용제 중독이나 각종 질병을 초래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것이 작업을 중지할 사안이고,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말이죠. 가령, 두원정공의 노동조합이 예전 어용노조이던 때가 있어요. 당시 저를 포함해서 테스트공정에서 기름을 다루던 작업자들이 손에 다 피부병이 생겼어요. 그때 당시 어용노조 노안부장에게 사안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병원을 가겠다고 말했더니, 오히려 나서서 막더란 말이죠. 그래서 노조 통하지 않고 바로 부서에 얘기를 했죠. “이렇게 일 못 하겠다”라고 말이죠. 그리고 최소한 문제에 대해서 확인하고 짚고 넘어가자고 해서, 모두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주사를 맞고 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사실 작업중지는 ‘어떤 어떤 경우에 하는 것이다’라 고 현장에 따라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있죠. 아니, 오히려 안 정해져 있는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작업중지를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노사관계의 문제이고 힘의 문제이기도 하니까, 조금 구체적으로 근거를 갖도록 하는데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노조에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이니까요.
- 두원정공지회 대의원 엄정흠

 

자본에게도 작업중지의 필요성을 각인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사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고의 사례는 다양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비슷한 것 같아요. 모두가 사전 예방을 위해 라인이나 설비를 멈췄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상황이니까 말이죠. 사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호나 예방을 위해, 작업중지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본에게 더 큰 손해가 발생 한다는 것을 자본이 인식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오늘과 같은 간담회를 계기로, 작업중지 투쟁을 하고 있는 현장활동가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외롭고 힘겹게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지지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도 삼성반도체에서 발생한 백혈병 사망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책임을 묻는 싸움을 하면서, 반도체 전자산업의 유해한 작업환경이나 직업병의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낸 것이잖아요. 마찬가지로 작업중지권 투쟁 또한 그런 사회적 의제와 쟁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 한국지엠 지부 조합원 안규백

 

무엇이 '위험'인지도 함께 얘기돼야

 

예전에 철도 노조 인터뷰했을 때 해주신 말씀인데, 작업중지권 자체에 대한 설명도 중요하지만 '어떤 때 작업을 중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합원이나 활동가들이 잘 알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산안법 상에 사업주 의무로 돼 있는 안전상의 조치, 보건상의 조치, 각 사업장별로 특별히 유의해서 살펴야 하는 안전, 보건 문제들을 먼저 잘 알아야 위험을 인지하고, 작업을 중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매뉴얼이 이런 내용을 잘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우리가 먼저 만들려는 매뉴얼은 금속노조 소속 노동조합 활동가나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나아가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러려면, 이런 내용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 일수록 '작업중지가 필요한 위험 상황'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일테니까요.
- 당장멈춰팀 푸우씨

특집 1.조합원의 주체성으로 다시 서는 민주노조 /2015.9

조합원의 주체성으로 다시 서는 민주노조

 

 

선전위원회

 

 

조합원의 주체성으로 다시 서는 민주노조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경과하며 민주노조가 폭발적으로 등장한 이후, 30년이 지났다. 현장의 민주적 역동성은 어느 새 80년대 전투적 노동조합주의의 추억으로만 여겨진다. 민주노조 건설을 둘러싼 격렬한 투쟁 국면이 일단락되고 노사 관계에서 제도적 측면들이 완성됨에 따라, 노동조합은 노동자를 대리하거나 대행하는 데에 머물게 된 경향을 보였다. 그 결과 노동자 개인은 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지침을 이행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 지도부를 넘어서는 아래로부터의 투쟁, 통제 가능하지 않은 자발적인 투쟁은 환영받지 못한다. 민주적 역동성을 잃고 제도화된 노동조합은 ‘관리된 투쟁’을 조직한다. 의례화된 임단협 투쟁 일정, 자조 섞인 ‘뻥 파업’ 등은 노동조합 운동의 현재를 보여주는 한 단초다. 나아가 투쟁을 스스로 조직할 수 있는 현장의 역량에 대한 믿음 자체가 약해진지 오래다. 관성화된 조합 활동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수동적인 개인으로 여겨지고, 사회적으로는 자기 밥그릇 챙기는 정규직 노동자 취급당한다. 이런 노동조합들마저 사측의 주도 아래 극단적인 폭력으로 깨져나가 억압적인 어용노조로 교체되는 것이 복수노조 시대 민주노조의 현실이기도 하다.

 

투쟁 속에 실현된 조합원 민주주의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사측의 노조 파괴시도에 맞선 한 노동조합의 투쟁이 이목을 끈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의 투쟁이다. 복수노조 도입 이후, 어용 노조를 활용한 민주노조 파괴가 노무법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까지 된 마당에, 갑을오토텍의 노조 파괴 시나리오 자체는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뒤 진행 과정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의 지침을 넘어서는 활동을 제안했다. 1인 시위도, 가족 연대 활동도, 교대제 2조의 오전 투쟁 결합도, 조합원 스스로 채팅방을 통해 상황을 나누고, 토론하고, 투쟁 방안을 제안하고, 호응했다. 노동조합은 이런 조합원들의 열기를 적극적으로 받아 안고, 이런 주체적인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고 살리는 투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전부터 고민하던 분임조 활동을 본격화해 실질적인 소통과 논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조직했다. 갑을오토텍지회 안재범 노안부장은 “평상시처럼 지도부나 확대간부들만 공유하고 판단하여 결정했다면 조합원 동지들의 자발성, 역동성은 고사하고 기세도 떨어져 투쟁을 말아 먹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균형 조합원은 “우리가 몰랐던 조합원들의 저력이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끌어내는 계기와 모아내는 매개체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다시 발견한 조합원의 자발성과 주체성

 

갑을오토텍 조합원들에게 주체적인 활동의 영감을 준 것이 두원정공 투쟁이다. 2014년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두원정공 노동자들이 아래로부터 만들어간 투쟁이 힘이 되었다. 2014년 두원정공 지회의 투쟁은 사측의 단협 위반으로 시작되어, 교섭이 교착 상태에 있으면 폐업절차를 밟겠다는 사장의 발언으로 전면전으로 확대되었다. 폐업 발언이 나오자 조합원들이 스스로, 당시 지침으로 시행하고 있던 1시간 파업을 전면파업으로 전환시켰다. 노동조합도 이런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조합 지침 대신 소단위(중대)별로 파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노래가사 바꾸기 대회, 계열사 노동자 만나러 광주에 가기, 사장을 만나러 집이나 두원공대로 원정투쟁 가기 등 이었다. 조합원들은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두원 자본을 때려눕혔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투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런 투쟁 과정에 대해 엄정흠 두원정공 대의원은 “언제부터인가 투쟁이 지침에만 의존한다. 이러니 투쟁을 노동조합이 관리하는 측면도 있고, 그런 투쟁에 간부도 조합원도 익숙해진다. 지침을 떠나 자발적으로 투쟁하자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조합원들이 지침을 내려달라고 하기도 했지만, 막상분임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매일 1시간씩 중대 총회가 벌어지자 자연스럽게 갖가지 활동을 제안하고 주체로 나섰다. 정작 판이 열리니 조합원들이 다 알아서 하더라.”고 회상했다.두원정공 지회라고 전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조합간부들이 이렇게 해도 되나 할 정도로,기세가 올라오는 게 무서웠다. 조합 활동 오래 한 간부들에게 조합원을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던 거다. 조합원들의 투쟁이 간부들의 계획을 넘어서면, 결국은 그 부담이 조합으로 온다. 그러니 집행부도 조합원들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받아 안을 수 있어야 한다.”

 

노조는 민주주의 학교라는데 주목해야

 

갑을이니까, 두원이니까 가능했다고 단정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한편으로 단사의 투쟁 성공사례를 접하며 고군분투하는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자괴감에 빠지지도 않았으면 한다. 다만 ‘노동조합’이 형식적으로 유지되며 자본의 지배와 관리를 일부 대변하는 존재가 아닌 자본의 논리를 꿰뚫어 세상의 질서를 바꿔내는 노동자들의 학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 투쟁과 경험에서 함께 배우고 읽었으면 한다.

[언론보도] 두원정공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현장투쟁 (2014.08.22, 노동시간센터)

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762&page=1&category2=203


두원정공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현장투쟁

[주례토론회] 참세상-노동시간센터() 공동기획 연속토론(3)

 

엄정흠(노동시간센터()


지난 6월 참세상 주례토론회에서는 4회에 걸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살펴보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시간센터() 회원들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 작업의 성과가 발표되었다. 구체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았다.

 

두원 정공 교대제 전환의 의의

 

1974년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두원정공은 기계식 연료분사장치 주력 생산하며,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계식 연료분사장치의 80% 가량을 두원정공으로부터 공급받으며, 나머지 20% 정도만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기계식 연료분사장치는 현재 사양부품 중 하나로, 국내에는 이 장치를 필요로 하는 차종이 거의 없다. 현대자동차는 유럽 및 북미 제외 지역과 전자식 연료분사장치를 사용하기 힘든 열대 및 극지방에 수출하는 차종을 생산하기 위해 이 부품을 필요로 한다. 또한 일부 중장비 차량 생산과 이미 판매한 차량의 AS를 위해서도 이 부품을 구입하고 있다.

 

따라서 두원정공은 현재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감소할 수밖에 없는 수요로 인해 업체의 전망마저도 불투명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볼 수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실제로 두원정공이 2000년대 초반까지는 높은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왔음을 알 수 있다. 면접조사에 응한 노동자들 역시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는 물량이 넘쳐나 하루 3~4시간의 잔업과 철야작업도 빈번히 했으나, 이후로는 서서히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회고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기본적으로 기계식 연료분사장치 기술이 높아져가는 글로벌 환경규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생겨난 문제로 분석될 수 있다.

 

그러나 두원정공에 먼저 찾아온 위기는 환경규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 1997년 한국 경제위기로 인한 것이었다. 아래 표에 나타나듯, 1997년까지 호황을 누리던 두원정공은 경제위기를 맞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대로 급락하는 등 경영상의 위기를 맞게 된다. 물론 매출액과 이익은 1999년에 들어 다시 큰 폭으로 성장하는 등 빠르게 회복되었지만, 다른 많은 사업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를 기회로 두원정공은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하여 관철시켰다. 당시 한국노총 소속이던 두원정공 노동조합은 임금동결과 상여금 반납 등의 내용이 포함된 양보교섭안을 모두 수용하였으며, 이러한 흐름을 타고 두원정공은 2001년 말까지 총 40%에 달하는 인원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절반에 가까운 동료 노동자들이 현장을 떠난 작업장에서, 남은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강화된 노동조건을 감내하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두원정공의 이른바 민주집행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선되었다. 민주노총 가입을 내걸고 2001년 선거에서 당선된 두원정공 노동조합 집행부와 이후 민주집행부는 강도 높은 임단협 투쟁(2002)과 근골격계 집단요양 투쟁(2003), 보쉬(Bosch)로의 매각 저지(2005)1) 및 신규 물량 확보 투쟁(2006) 등을 전개하며 무너지고 쪼개진 현장조직력과 투쟁력을 복원해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두원정공 노동조합은 지난 구조조정의 트라우마 속에서 물량을 사이에 두고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변모한 노동자들에게 연대의식을 다시 일깨우는 데 집중했다. 노동조합의 헌신적이고 강력한 리더십 하에서 현장은 차츰 복원되어 나가기 시작했으며, 투쟁들의 승리 속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동의와 신뢰는 견고해졌다. 물론 두원정공은 물량이 곧 고용이라며 물량이 줄었으므로 고용조정은 불가피하고, 고용조정을 해야 회사가 살 수 있다는 담론을 유포하며 노동자들의 단결을 깨고 구조조정을 완성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의 강경한 대응에 맞부딪혀 번번이 좌초되고 말았다.

 

기계식 연료분사장치를 생산하는 두원정공의 예고된 운명을 잘 알고 있는 노동조합은 회사의 물량 이데올로기에 대해 물량이 없다면 천천히 쉬면서 일하자!’는 응답으로 맞섰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로의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2007년에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토대 마련 작업을 시작으로 하여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주간연속2교대제 연구팀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조합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끊임없는 토론과 설득을 통해 해결해나갔다. 그리고 그 결과 결국 201010월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동시 도입을 성공시켰다. 아래 표는 노사합의 내용이다.


*2010년 제도개선 합의서 내용


1. 회사는 2010921(10월 급여부터) 새로운 근무제도인 월급제를 실시한다.

 

1) 월급제는 시간외 수당 30시간을 적용 지급한다.

전 조합원에 적용한다. (관리직 조합원 포함)

교대근무자(2)는 교대근무수당으로 심야근로 3시간 30분의 50%를 지급한다.*

2) 근무형태는 8+8을 직도입한다.

3) 근태(지각, 조퇴 등) 관련 사항은 현행대로 한다.

4) 노사는 인원 이동 관련 성실한 협의를 통해 원활한 생산이 되도록 노력한다.

5) 특별부서(열처리, 보일러, 변전실)는 해당부서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결정한다.

6) 월급제 시행 전후 중대한 문제 발생시 노사 협의하여 방안을 강구한다.

7) 기타 기본급, 통상임금 산정 및 근무시간 등 세부적인 사항은 첨부1**을 따른다.

 

2. 월급제에 적합한 단일 호봉제를 201110월부터 실시한다.

 

1) 월급제 실시에 맞추어서 2010101일부터 단일호봉제 완성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팀을 구성 운영한다.

 

* 이전에는 오후 10시부터 420분까지 야간근무였는데, 12시부터 1250분까지의 식사시간은 무급이었으므로1250분부터 420분까지의 3시간 30분 중 50%에 대한 임금보전을 요구한 것.

** 첨부1은 임금계산공식 및 근무표 등.

 

자료출처: 노조 자료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전 두원정공 생산직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시스템은 여느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업체와 마찬가지로 ‘10+10 교대제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주말 특근이 덧붙여져,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0시간을 상회하게 나타났다. 아래 표는 OECD 최장시간 노동을 기록하는 한국 연평균 노동시간을 거뜬히 초과하는 두원정공 노동시간 추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된 이후, 잔업이 사라지고 ‘8+8 주간연속2교대제가 실시되는 동시에 노동조합에 의해 특근이 통제되어 총 노동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2013년 설문조사에서 조합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6.95시간으로 나타났다. 아래 표는 근무형태 변경 이후의 근무시간표이다.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는 도입 논의 초기에 조합원들의 저항을 많이 받았다. 임금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고, 2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동안 적응해온 교대제 시스템이 바뀌면 생체리듬이 깨져 더 힘이 들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한편 임금감소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를 꿰뚫고 있던 두원정공 사측은 잔업 및 특근을 노사 합의 후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직전인 920일까지 최대한 운영하다 21일부로 전면 중단해 실제로 임금이 감소한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켜 노조에 대한 불만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물량이 줄어드는 조건에서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통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월급제를 도입하여 기본급을 확충하는 것이 고용안정 및 임금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조합원들을 설득해나갔다. 동시에 일시적으로 특근에 대한 통제를 풀어 수당을 통해 임금을 보전해줌으로써 조합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렸다. 이와 관련한 노동조합의 문제의식은 아래 제시한 자료에도 잘 나타나 있다.





현재는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 3년째로, 제도가 많이 안정화되어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노동시간 및 임금 시스템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대체로 많이 가라앉았으며, 오히려 현장에서 새 제도 도입 이후 삶이 더 만족스러워졌다는 반응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사례는, 노동조합이 오랜 준비를 통해 큰 타협과 양보 없이 원칙에 입각해 근무형태를 변경시키는데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1997년 경제위기와 구조조정을 계기로 노동운동 내에서 고용을 유지하는 동시에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간연속2교대제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었으나, 정작 그 원칙으로 상정된 노동시간 연장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임금 삭감 없는이른바 3무원칙에 철저히 입각하여 교대제 변경을 이뤄낸 사례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3무원칙에서 제기된 노동시간, 노동강도, 임금이 사실상 새로운 근무형태 설계의 핵심 쟁점이며, 따라서 그만큼 노사간의 치열한 각축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소 리포트] 어느 완성차 생산 공장의 교대제 변화 후 삶과 건강의 변화 / 2014.8

어느 완성차 생산 공장의 교대제 변화 후 삶과 건강의 변화


김형렬, 최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1. 연구 배경 : 주간연속 2교대제, 정말 몸과 생활이 나아졌을까?


한국 완성차 생산 공장 노동자들은 노동귀족이라고 손가락질 받지만, 실상은 장시간 노동과 그 대가에 따른 임금을 받아가는 ‘생계형 장시간 노동자’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은 전체 제조업 평균 근로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장시간 노동을 해 왔다.


본 연구 대상 사업장 역시 10시간씩 주야 맞교대로 근무하고, 주말에는 특근을 밥 먹듯 하는 전형적인 장시간 노동 사업장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7명의 노동자 중 2013년 12월 주·야 맞교대 시절, 2주 근무 중 4일 쉰 사람은 2명뿐이었다.


이러던 회사에서 올해 1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10시간씩 하던 맞교대가 전반조 8시간(오전 7시~오후 3시 40분), 후반조 9시간 20분(잔업 1시간 20분 포함, 오후 3시 40분~새벽 1시 50분)으로 노동시간이 줄었다. 


주간연속 2교대가 전격 도입되고 3개월 후, 노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노동강도가 증가하지는 않을까? 임금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 노동자들의 몸과 삶은 정말 나아졌을까? 이런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함께 본 연구를 기획했다. 


2. 객관적 지표를 활용한 연구 과정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후 삶과 수면의 질이 좋아졌음은 이미 몇 개 회사에서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소규모라 하더라도 교대제 변화의 영향을 ‘객관적 지표’를 활용하여 확인해보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매일 생활일지를 직접 적어보기로 했고, 24시간 측정하는 혈압계와 신체활동 측정기기를 활용하여 교대제 변화에 따른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측정은 주야 맞교대와 주간연속 2교대 시기 각각 2주간 진행하였다. 먼저 주야맞교대를 하던 2013년 12월, 주간 근무 한 주, 야간 근무 한 주 동안 혈압과 신체활동도를 측정하고 생활일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주간연속 2교대를 3개월가량 겪은 뒤인 2014년 3월, 전반조 한 주, 후반조 한 주 동안 다시 측정을 실시했다. 가장 규모가 큰 조립부서에서 근무하는 7명의 노동자가 연구에 최종 참여하였다. 


3. 주요 연구 결과


1) 다시 찾은 여유와 가족생활


주간연속 2교대로의 변화 이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증가하였고, 이를 가장 긍정적인 변화로 꼽는 조합원이 많았다. 


“저는 훨씬 좋아요. 저 뿐 아니라 사람들도 아무래도 일찍 끝나니까 술도 덜 먹는 것 같고요. 같이 축구하는데 사람들 표정이 밝아진 것 같아요.”

“4시 반에 집에 갈 때 어린이집 끝날 시간이니까 둘째 데리고 집으로 가고... 밥을 일찍 먹고 저녁에 애들이랑 놀거나 공부 가르치거나 하는 시간이 늘었죠.”


하지만 새로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등의 적극적 여가 활동은 아직 많지 않아, 새로운 노동자 여가 문화의 형성을 과제로 삼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조합원들 대부분은 임금이 감소했지만, 이에 대한 불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저는 매달 30만 원 정도 월급이 줄었는데, 이 정도면 바꿀만한 거 같아요. 몸이나 생활이 훨씬 좋아요.”


하지만, 임금 감소가 3~4개월 이상 지속되자 슬슬 특근 등 장시간 노동으로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안정적인 임금체계 도입이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에 중요한 지점임을 알 수 있었다. 


2) 피로는 감소, 수면 질은 향상


주간연속 2교대 도입 이후 노동시간 감소에 따른 피로 감소, 체감하는 노동강도의 저하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후반조 근무는 이전 야간조에 비해 노동시간이 40분 줄어들었고, 여전히 야간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시간 감소 효과가 적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여러 조합원들은 그 40분 감소의 차이가 확연하다고 진술했다. 


“야간 때보다 지금 후반조 근무는 실제로는 40분만 줄어들었거든요. 근데 부담감이 훨씬 적고, 몸이 달라요. 다리 아프고 그런 게 훨씬 덜 하고요.”



교대조에 따른 주관적 노동강도 (12; 약간 힘듦)


이런 변화는 생활일지에 표시한 주관적 노동강도 점수에서도 나타났다. 6점(아주 편함)에서 20점(최대로 힘듦)까지 본인이 느끼는 노동강도 점수를 표시하도록 했고, 주간조에 비해 전반조가, 야간조에 비해 후반조가 노동강도가 낮다고 응답해 우려했던 노동강도 증가는 발생하지 않았고 피로도 감소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수면의 질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 이런 결과는 두원정공이나 기아자동차 등 주간연속 2교대 변화 이후 수면의 질을 조사한 다른 사업장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다만 전반조 근무 시작 시각이 이전 주간근무 때보다 한 시간 앞당겨지면서 아침 근무 시간에 피로와 졸림 증상을 호소하여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교대조에 따른 평균 수면의 질 점수 (낮을수록 좋음)


3) 더 활동적으로 변한 여가시간


주간연속 2교대 변화 후 신체활동량이 늘었다. 그런데 근무시간 중 활동량은 감소한 반면, 여가시간 활동량은 증가해서 총 신체활동량이 늘었다.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은 근무 시간과 여가시간에 모두 증가했다.

주간연속 2교대 이후 근무 시간 중 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많아진 것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감소, 실질적인 노동강도 강화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여가시간의 시간당 활동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누워서 TV를 보내며 휴식을 취했다면, 이제는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가사 일을 하거나, 운동이나 등산을 하는 등 더 활동적인 여가를 보내게 된 것이다. 


“취미생활로 헬스장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애들하고 놀고 공부 가르치고, 부인이랑 마트 같이 다니는 정도였는데, 최근에 좀 멀리 이사하면서 차라리 집에 일찍 가버리거든요. 그러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가 시 신체활동의 증가는 심혈관질환, 암 예방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교대조에 따른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


4. 지속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숙제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이 노동자의 삶과 건강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확인했던 선행 연구들에 비교하여, 본 연구에서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신체활동의 증가, 수면의 질 향상, 피로도 감소 등의 건강의 긍정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자유시간의 증가, 적극적 여가활동의 증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증가 등 삶의 변화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변화의 한계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여전히 후반조 근무가 새벽까지 이어져 야간 노동시간 감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후반조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면 새벽 3시경 취침하는 조합원이 많았다. 반대로 전반조 아침 출근 시간은 너무 빨라서 전반조 근무 때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 영향 중 수면의 양이나 질, 신체활동량은 상당히 개선되었으나 혈압 감소 효과는 기대했던 것만큼 뚜렷하지 않았다. 앞으로 대상자 수를 늘려 지속적인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하여, 임금감소를 벌충하기 위해 또다시 잔업과 특근으로 회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 임금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 본 연구 사업장인 대기업도 그럴진대,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의 사정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전반적인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을 함께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사업장 차원의 과제로는 조합원들이 새로 생긴 여가시간을 잘 보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새로운 노동자 문화를 형성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2) / 2014.7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2)


푸우씨 집행위원장


* 이 글은 지난 6월호 실렸던 두원정공 유해요인조사 주요 결과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자 실태조사>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3. 작업자들의 주관적인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

(1) 실시 배경

현장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간공학 평가는 작업자세 중심으로 부담작업 유무를 평가하므로, 자칫 노동시간이나 인력의 문제, 직무스트레스, 업무의 종류 등 해당 작업의 구체적인 특성을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장의 고충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으로 조사과정에서 해당 공정 노동자의 조사참여는 필수적이다. 그간 두원정공에서는 부서별 실천단원이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조사에서 작업자 고충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기 노력해왔다. 그러나 ‘혹시 작업자들이 느끼는 부담을 놓치는 일은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남았다. 작업자들의 주관적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는 이러한 문제제기 속에서 실시되었다. 

질문 문항은 아래와 같다. 객관식 문항은 모두 4점 척도(전혀그렇지않다, 그렇지않다, 그렇다, 매우그렇다)로 이루어졌고, <종합평가 정량점수>만 0~100점 사이의 점수를 매기도록 하였다. 

< 작업 단위별 근골격계질환 위험도 평가 문항 >

인력, 객관적 자료

환자발생

근골격계환자가 발생한 적이 있는가?

휴가사용

질병으로 인해 휴가를 사용한 경우가 많은가?

작업전환요청

많은 노동자가 업무부담으로 작업전환을 원하고 있는가?

인력부족

이 작업(공정)을 운영하는데 너무 적은 인력이 투입되는가?

작업환경

허리부담

중량물을 자주 취급하는가?

어깨부담

어깨를 들어서 작업을 하는 일이 많은가?

목부담

목을 뒤로 젖히고 작업을 하거나, 과도하게 구부려서 하는 일이 많은가?

무릎 부담

무릎을 꿇고 쪼그리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가?

공정개선

어떠한 공정개선을 통해서도 작업환경 개선이 불가능한 공정인가?

종합평가

주관적 평가

종합적으로 이 작업(공정)이 매우 힘든가?

정량점수

우리회사에서 가장 힘든 작업(공정)100, 가장 편한 작업(공정)0 이라고 할 때 이 작업(공정)에 점수를 매긴다면?

이러한 작업자의 주관적 평가와 인간공학평가를 수행한 개별 작업 중 매칭되는 180개 작업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2) 분석 결과

분석 대상 180개 작업 중, 주관적 점수가 70점 이상이 93개 작업(51.7%)이었고, 90점 이상은 24개 작업(13.3 %)이었다. 인간공학 평가 도구를 사용한 객관적 평가와 작업자들이 주관적인 점수로 적어낸 근골격계질환 위험도 평가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주관적인 위험도 평가 총점이 70점 이상인 공정과 70점 미만인 공정에서 인간공학적 평가도구(ANSI, 손활동도, RULA) 점수가 모두 의미있게 차이가 있었다. 즉, 주관적인 점수가 중간 이상으로 높다고 생각되는 작업들은 객관적인 인간공학 평가 도구에서도 높은 점수를 보였다. 주관 점수 90점 기준으로 했을 때는, 공정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지만, 90점 이상의 작업에서 객관적인 인간공학 평가 점수도 높게 나오는 경향성이 있었다. 이를 통해 인간공학 평가가 작업자들의 주관적 부담을 비교적 잘 반영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작업에서는 불일치가 있었고, 이러한 불일치(인간공학평가 점수는 낮으나, 주관적 점수는 높은 작업) 작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특성으로 인해 객관적인 점수에 잘 반영이 되지 않는지 살펴보았다. 32개 작업은 인간공학 평가에서는 정상이지만, 주관적인 평가는 70점 이상이었고, 8개 작업은 심지어 주관적인 평가 점수가 90점이 넘었다.

< 주-객관 평가 불일치 작업 (정량점수 90점 이상 작업) >

 

부서

작업명

ANSI 정상작업

노즐가공

N/V연삭작업

주관점수 >90

PE 가공

HOUSING

 

PE 가공

GOV가공

 

PE 가공

GOV한원

손활동도 정상작업

노즐가공

N/V연삭작업

주관점수 >90

PE 가공

HOUSING

 

PE 가공

GOV가공

 

VE 조립

조정

RULA 조치수준 2

VE 조립

BCS라인(2개 작업)

주관점수 >90

PE 가공

PL연삭

근골격계 증상 설문에서도 어깨 증상 빈도가 가장 높았는데, 이를 통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간공학 평가 도구로는 두원 정공에서 가장 흔한 문제인 어깨 부담 정도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인간공학 평가 도구를 활용한 평가를 하더라도 이런 주관적인 평가를 보충하여 활용함으로써 좀 더 정확하게 현장의 문제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4. 인간공학평가 결과에 대한 제언

인간공학평가를 위하여 ANSI Z-365 체크리스트, 손활동도, RULA 등을 사용하였고, 중량물의 경우 작업내용을 관찰 기록하였다. 2013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2007년 위험도가 높은 41개 공정, 2010년 157개 공정 조사와 달리, 사업장 내의 모든 작업을 포괄하고자 하였고, PE 공정은 기존 업무를 세분화하여 조사하였다. 이에 따라 총 239개 작업(VE 69개 공정, NZ 등 39개 공정, PE 131개 공정)에 대한 근골격계 업무 부담을 평가하였고, 2010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였다. 

두원정공은 노사가 공히 지난 10년간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성실히 시행하고,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것은 2010년 하반기 주간연속2교대를 국내에서 최초로 실시하는 모범적 성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작업자가 작업현장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

2010년 조사와 비교하여 2013년에 실시한 인간공학평가에서 뚜렷한 개선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점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주간연속2교대 도입과 정착을 위한 과정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작업자의 의견을 반영한 작업보조 설비 마련과 공정 순환 등을 진행해 온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근골격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인간공학적 작업 자세 변경에까지 이르지 못한 현실이 평가자의 시각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작업환경 개선 요구의 상당 부분이 물리환경과 설비의 노후화 등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산보위나 노사협의 등을 활용한 일상적인 작업환경 개선이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두원정공 작업자의 평균 나이가 40대 후반인 것을 고려하여 노동강도 완화와 중량물 취급 감소, 신규 인원충원 등 부담완화를 위한 노력들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5.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연구 결론 및 제언

(1)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서 확인한 작업환경 개선 요구는 정기 산보위의 과제로 삼아 개선 계획수립과 실행으로 이어가야 한다!

정부가 2003년부터 3년을 주기로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제도화한 목적은, 조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꾸준히 현장개선을 하여 그 결과와 현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두원정공은 이러한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였고, 그에 따른 현장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서는 2002년부터 진행해온 작업환경개선에 대하여 부서별로 개선 여부, 개선사항의 유지 여부, 개선 미이행 사유, 2013년 현재 존재하는 작업자의 고충, 작업환경 개선 요구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설비의 노후화에 따른 작업자 고충이 상당함을 확인하였고, 작업자의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중량물 취급 부담 완화, 인력충원 등 현실적 필요가 제기되었다. 따라서 이번 유해요인 조사를 통해 확인한 작업환경 개선 요구와 과제들을 산보위의 과제로 삼아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그동안 재해 노동자가 산재요양 과정에서 경험한 치료의 부실함, 현장 복귀프로그램의 부재, 요양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고통 등의 문제를 노사논의의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근골격계 직업병이 산재로 인정되는 것조차도 매우 어려운 한국의 현실로 인해 요양 이후 문제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두원정공에서 근골격계 직업병 산재요양자가 발생한지 10년이 경과한 현재, 산재요양 경험자 전체를 대상으로 확인한 산재요양의 현실은 ‘매우 부족하고, 부실하다’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산재승인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겨우 산재승인을 받아 요양을 하게 되더라도 요양 치료의 질이 매우 낮고, 요양과정에서 동료들의 지지가 부족하여 심리적 위축과 고립을 느끼는 현실, 작업복귀 프로그램이 부재한 상황 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사회 전반의 제도 문제와 맞닿아 있고 두원정공만의 몫은 아니지만, 종합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두원정공 내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작업장 복귀프로그램의 수립, 2013년부터 도입한 주치의 제도 활용, 산재요양자 복귀와 연계한 전환배치와 작업환경개선, 현재 운영 중인 물리치료실의 개편 등을 주요하게 고민해 볼 수 있다. 이를 향후 노사논의의 주요 과제로 삼아 두원정공 차원에서 대안적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3) 작업자의 주관적 평가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보완해야 한다!

이번 유해요인조사에서는 작업자가 느끼는 주관적 위험도를 확인해보았다. 대표적인 인간공학평가 도구인 RULA, ANSI, ACGIH 손활동도는 객관적인 유해한 작업자세와 노출시간과 빈도를 반영하여 작업변경 조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관찰자 중심의 평가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물론 매번 참여행동연구를 실시해 온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작업자와 관찰자 사이에 교감이 높아 작업자의 고충을 잘 반영한 평가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유해요인조사에서 작업자가 느끼는 주관적 위험도와 인간공학평가의 불일치가 일부 확인됐다. 이 공정에 대해서는 작업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완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후 유해요인조사에서는 작업자의 주관적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일터> 통권 126호 / 2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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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 비 새는 우산, 5 0 살 산재보험

2. 산재보험, 5 0 년 세월이 야속해~

3. 제대로 치료받고 건강하게 복귀하고 싶다!

산재보험이 도입된 지 5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적용 대상은 제한적이고, 업무상 질병 승인율은 낮으며, 복귀를 위한 치료와 재활 서비스는 부족하다. 가입과 적용 대상, 승인율과 결정 과정, 치료와 복귀로 나누어 산재보험의 현재를 살펴보았다.

03

뉴스

본격화 된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 l 장영우

06

지금 지역에서는

산재 보상은 얻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 l 안재범

08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아파트 경비 아저씨를 만나다 l 송홍석

12

현장의 목소리

꿈의 공장을 찾아서 l 재현

16

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2) l 푸우씨

21

사진으로 보는 세상

다양한 노동, 다양한 삶 l 김세은

32

작업중지권 기획

항공기 조종사가 운항을 거부하고 싶을 때 l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34

노동시간센터() 기획

당신은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하시나요? l 김형렬

38

문화읽기

참사 이후, 달라진 것과 여전한 것 l 김재광

4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과장과 사무국장 사이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42

일터 다시보기

노동시간센터 출범이 갖는 의미 l 노동시간센터() 강세진

44

이러쿵저러쿵

산재 노동자가 제대로 치료받는 날은 언제쯤 l 재현

46

기자회견문

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를 발표하며

48

퀴즈

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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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Korea Institute of Labor Safety and Health)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64-140

Tel : 02-324-8633

Fax : 02-324-8632

E-mail : laborr@jinbo.net



[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1) / 2014.6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1)

 

푸우씨 집행위원장

 

1.연구의 배경은?

 

2002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진행한 후 10여 년을 경과한 두원정공은 자동차 부품인 디젤 기관용 연료분사장치 등을 제조하여 현대, 기아 완성차에 납품하는 곳이다.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사측의 구조조정은 다수의 노동자에게 근골격계 직업병을 집단적으로 발생시켰다. 이에 두원정공 지회는 2003년 근골격계질환 집단 산재요양을 시작으로 2004년, 2007년, 2010년 3년마다 유해요인조사를 진행하며 노동자들의 참여와 요구를 바탕으로 한 현장 개선 노력을 지속해왔다. 2013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2002년 최초 유해요인조사 실시로부터 10여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현장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 온 현실을 반영하고, 작업자의 건강상태, 노동환경의 변화를 주되게 살펴보고자 하였다.

 

2.연구의 목적 및 연구 과제는?

 

2013년 유해요인 조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지회와 실천단 운영위(단장, 부단장, 공장별 실천단대표), 연구진이 함께 구성한 기획단에서는 조합원의 평균연령이 10년 전에 비교하여 훌쩍 높아진 조건과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근골격계 산재요양자들의 숫자가 꾸준히 늘어나 1/3에 가까운 인원이 산재요양의 경험을 가진 현실, 그리고 이제는 10년 전 산재요양을 나갔던 동지들이 다시 산재요양 신청을 하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실천단원들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참여가 예정된 상태로, 조사에서 도출된 개선 과제의 실행이 담보될 수 있는 체계를 사전에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1) 2003년 집단요양 이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근골격계 산재환자의 치료 현황과 요양과정, 요양 후 복귀과정을 평가하고 2) 기존에 수행했던 작업자세와 노동강도를 작업자 스스로 평가하는 ‘주관적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실천단이 주도하는 부서별, 라인별 간담회에 참여한 작업자들이 자신의 공정에 대한 생각을 각 문항에 대해 기입하는 방식으로 수행)’와 ‘인간공학적 평가’ 등을 조사해보고자 하였다.

 

3.연구 조사 과정은?

 

급여, 노동시간 등의 노동조건, 근골격계 증상, 직무스트레스, 수면건강 등을 묻는 설문조사와 함께 2013년 유해요인조사의 방향과 목표가 무엇인지 지회 확대간부, 실천단, 전 조합원 교육을 통해 공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3년마다 관행적으로 찾아오는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성화된 인식을 극복하고자 이번 조사는 10년의 과정을 되돌아보는 과정임을 분명히 하며 조합원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실천단을 대상으로 ‘산보위란 무엇이며,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가’, ‘현장 조사에 앞서 조합원과의 대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공학평가’ 등의 교육을 진행하였다.

 

4.주요 결과는?

 

1)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결과

 

설문 응답자 403명을 분석한 결과, 근골격계 증상이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인 ‘기준1’ 해당자가 330명(81.9%), 이 중 증상 정도가 ‘중간 정도로 심하다’고 답변한 ‘기준2’ 해당자는 229명(56.8), 증상 정도가 심하다고 답변한 ‘기준3’ 해당자는 100명(24.8%)으로 나타났다. 이를 부서별로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확인되는데, 노즐제조부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증상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예전 조사와는 다른 결과로, 노즐제조 작업자들은 타부서 작업자들보다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근무중 여유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며, 시간당 해야 할 일도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이와는 달리 기왕에 근골격계증상 유병률이 가장 높았던 PE 부서의 경우, 근골격계증상 유병율 증가 경향이 둔화되었는데, 이는 주간연속2교대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가장 많이 줄어든 부서였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 부서별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 (%) >

 

부서

 

2013

 

 

2010

 

기준 1

기준 2

기준 3

기준 1

기준 2

기준 3

PE 제조

109(81.3)

77(57.5)

38(28.4)

100(80.0)

68(54.4)

25(20.0)

노즐제조

59(88.1)

42(62.7)

14(20.9)

47(69.1)

32(47.1)

14(20.6)

VE 제조

99(82.5)

67(55.8)

31(25.8)

95(74.2)

62 (48.4)

26(20.3)

지원부서

61(79.2)

42(54.5)

16(20.8)

60(71.4)

37(44.1)

11(13.1)

 

2)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자 실태조사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을 경험한 현 재직자 153명 중 142명이 연구에 참여하였고, 사고성 재해, 답변이 부실한 경우를 제외한 132명의 설문 자료를 최종 분석하였다. 이 중 16명에 대해 심층면접을 수행하였다.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요양신청 과정, 산재승인 소요 기간, 요양치료의 내용과 의료서비스 만족도, 요양 중 우울 정도, 요양 중 가족 관계, 요양기간 연장의 경험, 요양 종결 시 회복 정도, 복귀 후 업무 변화 및 동료 관계 등을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서 4가지 주요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위압적인 산재 요양 제도

 

많은 산재 요양 경험자들은 근골격계질환의 산재 승인율이 낮을 뿐 아니라, 승인이 점차 더 어려워지고, 요양 기간을 줄이려는 시도도 강화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아파도 산재 신청을 ‘포기’해버려 산재 신청 자체가 감소하고 공상 처리나 자비 치료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산재 승인이 업무 관련성을 기준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질환의 중증도나 진단명, 수술 여부, 노동조합과 노동자 본인의 노력 정도에 따라 승인 여부가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조합원들의 노조에 대한 믿음이 반영돼 있으나, 동시에 산재요양 결정 과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요양 기간과 종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별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환자와 충분한 의사소통 없이, 진단명이나 수술 여부를 근거로 한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비수술적 치료 도중, 공단에서 요양기간을 늘리려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수술을 하게 된 경우도 있어 요양 기간 표준화가 오히려 요양비 증가나 요양기간 연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농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몸 아픈 것보다 더욱 심한 정신적 고통

 

많은 산재요양 경험자들은 몸이 아파 산재 요양을 나갔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근골격계 산재요양자 중에 ‘날라리 환자’가 섞여 있다는 낙인은 여전히 널리 형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여 행동이 제약되므로 요양 기간 시간 대부분을 고립된 채 보내는 것이 대다수 노동자들의 공통된 경험이었다. 요양 기간을 ‘창살 없는 감옥’으로 묘사하거나 ‘복귀해야 편안하다’고 하기도 하였다. 두원정공처럼 거의 1/3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 요양을 다녀왔으며, 집단요양 투쟁을 통해 라인을 바꿔낸 경험이 있는 사업장에서도 이런 낙인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런 낙인은 심지어 내부에서도 존재하고 있었다. 면담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모두 “나는 나이롱 환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산재요양 경험자 가운데 ‘꾀병’ 환자가 포함돼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일부 노동자들은 재요양이 반복되는 노동자에 대해 ‘자기 관리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요양 승인이나 요양 연장 결정을 기다리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했고, 요양 중에는 ‘증상이 언제쯤, 얼마나 좋아질까?’ 하는 불안감도 느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환자임에도 가족이나 동료에게 가장이나 노동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요양종결 시에는 남은 증상과 복귀에 대한 불안감, ‘빨리 나아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스트레스 요인이 되었다. 요양 신청에서부터 종결까지 전 기간 마음 졸이는 불안한 심리 상황에 놓이고 있었다.

 

(3) 부실한 치료와 방치되는 산재 노동자

 

그러나 이런 정신 심리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많은 환자가 받은 치료는 ‘회사 물리치료실이나 다름없는’ 수준이었다. 그들은 하루 1시간 남짓만을 치료에 쓸 뿐, 나머지 시간 대부분은 집에서 혼자 보내게 된다. 요양 기간 의사와의 상담이나 진료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이외에 작업과 관련된 상담, 운동 치료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 특정한 운동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함께 운동을 도와주는 방식의 운동치료를 받은 경험을 묻는 설문에 17%만이 ‘그렇다’고 답하였다. 체계적인 치료 프로그램의 부재는 산재 노동자들이 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도록 하여 심리적 불안정과 고립감을 강화하기도 하였고, 일부 노동자들은 요양 기간 중의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끼고 운동 등 자구책을 개인적으로 찾거나 대체 의학, 민간요법 등 비보험 진료를 받기도 하였다. 의료상의 개입의 부재는 요양 종결 시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대부분의 노동자가 산재 종결은 ‘의사’와 얘기하는 게 아니라 ‘원무팀장’과 얘기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4) 불안한 종결과 복귀

 

많은 노동자가 요양 종결 때까지 증상이 충분히 좋아지지 않았다고 답하였다. 노동자들은 당사자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요양 종결이 결정되고, 공단과 병원 사무장이 복귀 시기 결정을 종용하는 경험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복귀 시 복귀업무 적합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나 업무에 적응하기 위한 작업장 기반 재활 훈련이 없으므로 복귀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상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40명(30.6%)의 노동자들이 요양 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완치되거나 거의 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17.6%에 불과하였다. 재활 훈련과 업무 적합성 평가, 작업 조정 등이 부족한 채 작업장에 복귀한 경우, 덜 회복된 업무능력과 기대되는 역할 사이의 간극은 주위 동료들의 선의로 메꾸고 있었다. 복귀 후에도 요양 전과 같은 업무에 배치할지, 직무를 변화시킬지에 대한 일관된 판단 기준이 없고, 결정 과정에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적어 복귀 후 갈등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 연구 결과 중 ‘작업자들의 주관적인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와 ‘인간공학평가’, ‘제언’은 7월호 일터에서 이어집니다.


[알림] 노동시간센터(준) 참세상 주례 토론회 '노동시간의 주인되기 꿈이 아닌 현실로'

 

 

위기와 불안의 시대 사회적 대안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매주 화요일 참세상 주례 토론회가 열립니다. 5,6월은 노동시간센터(준)에서 '노동시간'을 주제로 대안을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주제

5월 27일 : 주간연속 2교대와 노동자의 삶 - 김보성

6월 10일 :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정과 쟁점 - 엄정흠

6월 17일 : 장시간 노동의 실태와 건강영향 - 해미

6월 24일 : 노동시간을 둘러싼 정치 - 김경근

 

□ 시간 장소

매주 화요일 늦은 7시

장소 : 참세상 5층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3가 277-1)

 

문의

노동시간센터(준) / chunghanac@daum.net

 

 

[연구 보고서]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 목 차 ◑


제1장 조사의 내용 및 방법 ······················································································ 1
1. 조사의 배경 ························································································································ 1
2. 조사의 목적 ························································································································ 1
3. 조사연구의 방법 ················································································································ 2
3.1. 조사 흐름 ···················································································································· 2
3.2. 구체적 조사방법 ········································································································ 3

제2장 조사결과 ············································································································ 4
1. 설문조사 결과 ···················································································································· 4
1.1. 설문조사 방법 ············································································································ 4
1.2. 설문조사 항목 ············································································································ 4
2. 지난 10년간의 현장 개선 평가 ·················································································· 21
2.1. 문제의식과 연구 목적 ···························································································· 21
2.2. 조사 방법 ·················································································································· 22
2.3. 조사 결과 ·················································································································· 26

3.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자 실태 조사 ········································································· 26
3.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 26
3.2. 대상 및 방법 ············································································································ 28
3.3. 결과 ···························································································································· 29
3.4. 평가와 제언 ·············································································································· 42

4. 근골격계 위험요인 주관적 평가 결과 ······································································· 45
4.1. 목적과 배경 ·············································································································· 45
4.2. 방법 ···························································································································· 46
4.3. 결과 ···························································································································· 49

5. 인간공학평가 결과 ········································································································· 55
5.1. 평가방법 ···················································································································· 56
5.2. VE 부서에 대한 평가 ···························································································· 59
5.3. PE 부서 ···················································································································· 68
5.4. 노즐과 열처리 등 ···································································································· 77

5.5. 인간공학평가 결과 종합 및 제언 ········································································ 83

제3장 결론 및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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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Korea Institute of Labor Safety and Health)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64-140

Tel : 02-324-8633

Fax : 02-324-8632

E-mail : laborr@jinbo.net




[특집]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전후 비교 연구의 의미 / 2014.2

두원정공에서 시행된 노동시간 연장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임금 삭감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이 노동자의 건강과 삶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하였다. 노동시간 단축과 밤샘노동 철폐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함께 확인해보자. 

[특집1]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전후 비교 연구의 의미

노동시간센터(준) · 한노보연 김경근

 

* 본 특집 내용은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과 노동자의 삶과 건강>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보고서 원문은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두원정공은 기계식 연료분사장치를 주력 생산하는 곳으로 생산품의 대부분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업체이다. 두원정공은 1997년 경영상의 위기를 맞아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하여 관철하였고, 당시 한국노총 소속의 두원정공 노동조합은 임금동결과 상여금 반납 등의 사측 제시안을 모두 수용한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두원정공 사측은 2001년 말까지 총 40%에 달하는 인원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공세적으로 진행한다.

 

물량이 없다면 천천히 쉬면서 일하자!

이러한 일련의 상황 속에서, 2001년 노동조합 선거에서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 변경을 내걸고 나선 ‘민주집행부’가 당선된다. 당시 노조집행부는 당선 직후 강도 높은 임․단협 투쟁과 근골격계 집단요양 투쟁, 신규 물량 확보 투쟁 등을 전개하며 무너진 현장조직력과 투쟁력을 복원한다. 노조집행부의 헌신적인 리더십 하에 전개된 투쟁의 승리로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가 견고해진다. 물론 사측은 ‘물량이 곧 고용’이라며 ‘물량이 줄었으니, 고용조정은 당연하다’는 담론을 유포하지만, 이러한 사측의 시도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의 강경한 대응으로 번번이 좌초된다. 노동조합은 회사의 물량 이데올로기에 대해 ‘물량이 없다면 천천히 쉬면서 일하자!’는 응답으로 맞선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다. 2007년 주간연속2교대제 토대 마련 작업, 2008년과 2009년 주간연속2교대제 연구팀 활동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끊임없는 토론으로 해소된다. 그리고 2010년 10월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가 시행된다.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전 두원정공 생산직 노동자의 근무형태는 다른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업체와 같은 ‘10+10 교대제’였다. 여기에 주말 특근이 덧붙어, 두원정공 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0시간을 상회했다. 그러나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으로 잔업이 사라져 ‘8+8 주간연속2교대제’가 실시되고, 노동조합에 의해 특근이 통제되어 총 노동시간은 현저히 줄어든다. 2013년 설문조사에서 확인한 두원정공 생신직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6.95시간이다.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근무시간표
* 자료출처 : <2010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위원자료>

오전반(시업/종업)

시간

구분

오후반(시업/종업)

시간

구분

08:00-10:00

2시간

노동1

16:00-18:00

2시간

노동1

10:00-10:10

10

휴식1

18:00-18:40

40

식사

10:10-12:00

1시간 50

노동2

18:40-20:30

1시간 50

노동2

12:00-12:40

40

식사

20:30-20:40

10

휴식1

12:40-14:30

1시간 50

노동3

20:40-22:30

1시간 50

노동3

14:30-14:40

10

휴식2

22:30-22:40

10

휴식2

14:40-16:00

1시간 20

노동4

22:40-24:00

1시간 20

노동4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을 위한 논의 초기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반발은 매우 컸다. 가장 컸던 반발은 줄어드는 노동시간만큼 임금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였고, 이와 함께 20년 가까이 적응해 온 교대제 시스템이 바뀌면 생체리듬이 깨져 더 힘이 들 것이라는 견해도 제출된다. 임금감소에 대한 조합원의 우려를 꿰뚫고 있던 사측은 이에 따라 잔업과 특근을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직전까지 최대한 늘려서 운영하다가, 주간연속 2교대 시행과 동시에 전면 중단해 임금이 감소한 듯한 인상을 준다.
이에 대해 노조는 물량이 줄어든 현실에 맞게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월급제를 도입하여 기본급을 확충하는 것이 ‘고용안정과 임금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점을 내세워 조합원을 설득한다. 또한 일시적으로 특근에 대한 통제를 풀어 수당으로 임금 보전이 가능하게 하여 조합원들의 불만을 해소해 가는 등 유연한 대응을 펼친다.

 

3무원칙에 입각한 교대제 변화의 결과는?
현재 두원정공에서 실시한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는 3년을 경과해 안정화된 상황에 있다. 두원정공에서 실시 중인 주간연속2교대제는 노동조합이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3무원칙(노동시간 연장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임금 삭감 없는)’에 입각해 근무형태를 변경한 소중한 사례이다. 1997년 IMF 경제위기를 겪으며, 노동운동 진영에서 고용을 유지하며 동시에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대안으로 ‘주간연속2교대제’가 제기되고, 도입을 위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두원정공 사례처럼 ‘3무원칙’이 지켜진 교대제 변경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조건이다. 이와 함께 장시간노동과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여러 연구 결과는 다수 존재했으나,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이 근무형태 변경으로 개선된 사례를 두고, 직접적으로 전후를 비교한 연구가 없었던 상황에서, 두원정공에서 실시된 주간연속2교대제가 노동자의 건강과 삶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검토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실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이 이루어진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활의 변화에 대한 관찰과 평가를 위하여 수행되었다.

 

[특집2]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후 조합원들의 일상생활의 변화
'여가와 가족생활을 중심으로'


노동시간센터(준) · 한노보연 김보성

 

1. 한국 자동차 산업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상생활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은 한국 제조업 생산직 중에서도 자동차산업 생산 현장에는 주야 2조 2교대제의 장시간 노동 시스템이 견고하게 뿌리 내려왔다. 이는 철저하게 일 중심의 시간 시스템으로, 노동자들의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시험하고 가족생활과 사회생활을 파괴한다. 가족 및 사회로부터 탈구되어 있는 작업장의 시간성 때문에 노동자들은 가족과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생계부양자로서의 역할만을 배타적으로 강요받게 된다. 1997년 경제위기를 계기로 한 일련의 작업장 구조조정의 흐름은 노동자들의 의식 속에 불안을 깊이 각인하여 가족생활과 사회생활을 포기한 채 임금소득활동에만 더 몰입하도록 만든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두원 노동자들 역시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없었으며, 가족과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 피로에 지쳐 신경이 예민해진 남편, 집에서는 항상 잠만 자는 아빠가 가족들의 머릿속에 박힌 남편과 아버지의 이미지였으며, 남성 노동자들은 사실상 ‘돈 버는 재미’ 외의 다른 가치를 추구할만한 육체적․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2. 주간연속2교대제의 도입과 여가생활의 변화
1) 시간의 변화와 삶의 변화
전반적으로 이전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이 이루어질 때에 비하여 조합원들이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여가활동이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패턴 역시 적지 않게 변화했다. 자유 시간의 확대와 이에 따른 여가의 다변화가 가장 일차적인 생활상의 변화이다. 조합원들의 대다수가 헬스, 달리기, 걷기 등의 스포츠 활동과 등산, 온천여행 등의 짧은 여행을 자주 즐기게 되었으며, 동호회 활동도 더욱 활발히 하게 되었다. 또한, 가사노동이나 자녀 돌보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가족 외식이나 영화나 공연 관람을 더욱 자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시간 사용 패턴의 변화는 조합원들로 하여금 삶의 의미나 가치에 대해 재성찰․탐색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자유 시간을 적극적으로 누리거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면서 ‘돈 버는 재미’ 외에 다른 즐거움과 행복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두원정공에서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배경에는 고용조정에 대한 불안이 있었다. 그러나 일단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하고 실노동시간을 단축하자, 노동자들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경험이 달라졌다. 이제는 고용 안정만이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미뤄두었던 운동을 시작하고, 취미생활을 시작하고, 가족과 시간을 갖고 더욱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계획하고 경험하면서 새로운 활동이 가져다주는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일 이외의 활동이 가지는 가치에 새롭게 눈뜨고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옛날에 일에 미쳐 살 때 상상이나 했겠어요. 그게 참 좋더라고요. 행복하니까. 그런 소소한 일상들이 좋으니까. 좀 오바하면 옛날보다는 조금 즐거워요. 출근할 때, 옛날보단.” (A1, 남성 조합원, 연속2교대)

 

가족 구성, 자녀의 연령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가족과의 관계 개선을 경험한 조합원들도 다수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심야노동의 철폐를 통해 확보된 자유시간의 많은 부분을 가족과 함께, 혹은 가족을 위해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애들이 첨에는 싫어했어요. 귀찮아하더라고. (…) 집에 오면 항상 아빠가 있으니까. 컴퓨터도 마음대로 못 하고, TV도 맘대로 못 보고, (…) 살살 꼬셔서 이제 밖에 나가서 뭐도 하고 뭐도 하고 하면서 조금씩 관계가 좋아진 거죠. (…) 일 년 훨씬 지나보니까, 학교 갔다 와서 아빠가 없으면 전화를 해요. 오늘 어디 있는 거야? 전화를 해요. 좀, 당연히 가까운 관계인데, 막, 그냥, 말뿐인 게 아니라 훨씬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A1, 남성 조합원, 연속2교대)

 

2) 미완의 변화: ‘더 긴 시간의 노동-더 많은 소득’으로 회귀의 움직임
주간연속2교대제로의 전환과 더불어 여가생활과 가족생활을 풍요롭게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이와 사뭇 다른 결의 움직임 또한 존재한다. 잔업과 특근 선호, 그리고 추가적인 임금노동과 소득에 대한 지향이 그것이다. 이는 투쟁을 통해 확보한 자유시간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로, ‘더 긴 시간의 노동-더 많은 소득’으로의 자발적 회귀라 볼 수 있다.

 

“지금 주간근무만 상시 주간근무를 하시는 분들 중에 제가 알기로는 투잡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 저만 해도, 당장 저만 해도 주간만, 만약에 근무를 주간만 한다면 투잡을 뛸 의향이 있어요. (…) 원체 일찍 끝나니까...” (A6, 남성 조합원, 연속2교대, 강조는 인용자)

 

3. 삶의 회복: 그 가능성과 질곡
이전의 노동시간 패턴은 노동자들의 육체적 활력을 고갈시키고 노동자들로부터 삶의 의미나 가치에 대해 성찰해볼 기회 역시 박탈했다.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의 잘나갔던 부품업체 정규직 직원이었던 두원정공 노동자들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작업장의 시간 리듬에 자신을 끼워 맞춘 채 일했다. 그러나 두원정공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리더십과 조합원들의 단결을 바탕으로 고용 위기로부터 일자리를 지켜내고 ‘노동시간 연장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임금 삭감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현실화시켜냈다. 잔업 없는 ‘8+8’ 노동시간 시스템을 정착시켰으며, 노동자의 건강권을 실현하는 데 한발 다가섰다. 가능성은 단지 가능성에 그치지 않고 변화의 실마리들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들은 더욱 자유롭게, 적어도 이전보다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생활시간을 통제하고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자유 시간을 누리고, 여가를 향유하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과거에는 잊고 살던 삶의 가치들에 새롭게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는 작업장 시간제도의 변경을 통해 노동자들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노동자들의 의식과 가치관의 재구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가 ‘시간을 둘러싼 투쟁’, 즉 ‘시간의 정치’를 통해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보다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할 점은 이러한 표면 이면에 존재하는 역동이다. 어렵사리 확보한 자유 시간을 추가적 소득을 위한 제2의 임금노동 시간으로 활용하거나 특근 통제에 대한 불만과 특근 선호가 여전하다는 점. 이는 작업장 시간성으로의 자발적 회귀 그리고 일상을 포기하고 임금 보상으로 투항한다는 점에서 삶의 회복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이것은 비단 몇몇 개인들의 선호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반응은 한국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이 겪어온 공통된 역사와 집단적 기억 속에서 해석해야 한다. 산업 초창기부터 자유 시간을 포기하고 일하면서 노동자들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희생이 크면 클수록 크게 되돌아오는 임금이었다. ‘최소 기본급+시간 외 수당’의 임금 구조는 돈의 보상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장시간 노동과 군대식 통제라는 작업장 문화는 노동자들이 ‘돈 버는 재미’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97년 경제위기와 뒤이은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의 마음속 깊이 불안을 새겨 삶을 포기한 대가로 고용 유지와 임금 보상을 추구하는 것을 절대화하였다. 두원정공 노동자들 역시 1997년 이후 총 40%의 인원이 정리되는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특히 생산품의 특성상 점차 주문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 조건과 이러한 상황을 혁신을 통해 타개해나가려고 하지 않고 고용조정만을 주문하는 경영진은 노동자들의 불안과 불신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러한 집단적 경험과 기억으로부터 두원정공 노동자들 역시 자유롭지 않다. 게다가 두원정공에서 거둔 2000년 이후 승리의 경험은 거대한 골리앗들이 쓰러져나가던 끝에 외롭게 지켜낸 승리였다. 그래서 두원정공 노동자들은 불안하다. 이것이 강성 두원정공 노동조합의 승리와 성과 이면에 존재하는 노동자들의 초상의 일면이며, 실업과 불안정 노동이 상존하는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자들의 공통된 모습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 노동자들의 ‘삶의 회복’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사업장 차원의 노동시간 단축과 더불어 신자유주의 시대 근본적 불안을 해석하고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두원정공 조합원들은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정착 이후 삶의 회복을 위한 도정에 섰다. 투쟁의 성과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불안한 발을 떼어 앞으로 한 걸음 나가야 한다. 시간의 회복을 삶의 회복으로 진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집단적인 계획과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특집3]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후 노동자의 건강 변화
'우리는 조금 더 건강해졌다'


노동시간센터(준) · 한노보연 이혜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이후 건강영향으로는 근골격계 증상, 수면건강, 건강 행동, 심혈관계질환 관련 지표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이 중 근골격계 증상과 건강 행동은 2010년과 2013년에 같은 항목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2010년부터 주간근무만 시행하였던 노동자(164명)와 2010년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으로 주야맞교대에서 주간연속2교대로 교대형태가 달라진 노동자(104명)로 나누어 비교하였다. 수면건강은 2007년의 설문조사(주간근무자 301명과 주야 맞교대근무자 142명)와 2013년의 설문조사 결과(주간근무자 231명과 주간연속2교대근무자 150명)를 비교하였다. 심혈관계 질환 지표는 2009년과 2012년의 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하여 주간근무 노동자(156명)와 주야맞교대에서 주간연속2교대로 변경된 노동자(102명)로 나누어 비교하였다.

 

심야노동 단축으로 근골격계 증상 완화
근골격계 증상은 전체적으로 73.5%에서 82.5%로 증가하였고 가장 중요한 원인은 조사 대상자들의 연령이 평균 44.8세에서 47.8세로 증가한 것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조사대상과 증상 부위를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 근골격계 증상자의 비율 변화는 교대군(5.8% 증가)은 주간근무군(15.3% 증가)에 비하여 증가 정도가 10%가량 낮았고 특히 조립 등 업무와 연관성이 큰 어깨/팔/손 등 상지 부위 증상은 오히려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통한 심야노동의 단축이 근골격계 증상의 완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할 수 있다.

 

가장 뚜렷하게 개선된 수면건강 
수면건강은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를 보였다. 교대근무자의 야간근무 시 수면시간이 5시간 49분에서 6시간 20분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교대근무자의 야간근무 시 수면의 질이 나쁜 편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72.5%에서 39.7%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주간근무자의 경우에도 수면의 질이 좋은 편이라는 응답이 20%에서 32.6%로 증가한 변화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교대근무자의 수면건강 향상에 주간연속2교대제의 시행이 큰 영향을 미쳤고, 주간근무자의 경우에도 노동시간 단축이 수면의 질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음주는 줄고, 운동은 늘고
건강 행동의 경우 흡연상태는 2010년에 비해 2013년에 흡연자가 오히려 소폭 증가(주간근무군 2.5% 증가, 교대근무군 2.9% 증가)하였으나 음주의 경우 전체 노동자에서 상당히 개선된 변화를 보였다. 특히 교대근무자의 경우 주간근무자와 비교하면 월 2회 이상의 음주자가 33.8% 감소하여 14.9% 감소한 주간근무자에 비해 현저한 변화를 보였다. 운동의 경우 주간근무자의 경우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전후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교대근무자의 경우 주 3회 이상 운동하는 비율이 22.1%에서 26.2%로 약간 증가하였다. 흡연과 달리 음주와 운동의 경우 여가의 활용과 밀접히 관련하는 지표로서 충분한 여가가 확보되어 음주보다는 운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추구함으로써 건강 행동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

 

 


심혈관계 질환 관련 지표 악화 둔화
건강진단결과를 이용하여 심혈관계 질환 관련 지표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 중성지방, 복부비만 등 전반적인 항목에서 악화소견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조사대상의 고령화 문제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조사대상자를 교대근무에 따라 나누어 비교하였을 때 심혈관계 질환 관련 지표 중 고밀도콜레스테롤, 복부비만, 당뇨(고혈당)의 경우 교대근무자에서 그 악화 정도가 주간근무자에 비해 낮거나 오히려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요인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을 때 주간근무자의 경우 8.2%에서 13.8%로 증가하였고 (+5.6%) 교대근무자의 경우 5.9%에서 7.1%로 증가하였으나 (+1.2%) 그 증가 폭이 주간근무자에 비하여 훨씬 적었다. 조사대상자들의 고령화를 고려하였을 때 이러한 결과는 심야노동 단축의 효과가 심혈관계 질환 관련 지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며 여가 확보를 통한 건강 행동의 개선이나 생체리듬 교란의 최소화 효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두원정공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3년 이후, 수면건강이 크게 개선되었고, 음주의 빈도가 감소하였으며 그 효과는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연속2교대로 변경된 교대근무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근골격계 증상과 대사증후군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나이 증가와 함께 2010년보다 2013년에 악화소견을 보였으나 주간근무자를 비교군으로 설정하였을 때 교대근무자에서 좋은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영향을 고려할 때 두원정공과 같이 주간연속2교대제의 의의를 잘 살리는 교대제 변화를 현장 노동자의 주도적인 요구로 확산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일터> 통권121호 / 2014.2

 

 

 

 

 

24

특집

  1.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전후 비교 연구의 의미

  

  2.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후 조합원들의 일상생활의 변화

 

  3.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후 노동자의 건강 변화

두원정공에서 시행된 노동시간 연장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임금 삭감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이 노동자의 건강과 삶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하였다. 노동시간 단축과 밤샘노동 철폐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함께 확인해보자.

03

뉴스

논란 중인 노동부의 울산 산재모병원 추진 l 연아

06

지금 지역에서는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또 하나의 약속> 상영관을 늘려라

08

연구소 리포트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를 통해 살펴본 노동조건 개선방안 연구 l 김세은

14

칼럼

자회사 꼼수를 통한 민영화 l 연아

17

문화읽기

<또 하나의 약속>엔 안 나오는 진짜 마지막 컷 l 반올림 상임활동가 임자운

20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보건관리대행과 노동자 건강 l 직업환경의학의 이선웅

23

사진으로 보는 세상

우리  모두가  밀양이다  l   변혁적 현장실천 노동자계급정당 추진위원회 선전국장 이정호

35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지속가능한 노동을 위하여 l 최민

39

현장의 목소리

노동조합을 만나 다시 태어났어요l 홈플러스 노동조합 선전국장 김국현

42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여()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44

이러쿵저러쿵

2013년 안식년 휴가를 다녀와서 l 아이구

47

일터 다시보기

전북버스운전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 보고를 읽고 l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영

48

후원

1월 후원회비를 납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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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Korea Institute of Labor Safety and Health)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64-140

Tel : 02-324-8633

Fax : 02-324-8632

E-mail : laborr@jinbo.net




[노안뉴스] 밤을 잊은 몸, 서서히 부서지는 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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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19269.html

 

밤을 잊은 몸, 서서히 부서지는 몸

토요판] 몸 / 암을 부르는 교대근무

윤신영 과학동아 기자

 

별이 빛나는 밤에 나홀로 일해보신 적 있으시죠? 24시간 돌아가는 첨단공장 같은 세상에서 우리의 몸은 밤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해가 떠 있지 않은 시각에 일을 하거나 깨어 있으면 몸이 알아서 반응한다는군요. 암, 심혈관계 질환, 만성피로와 과로사…. 모두 아는 이야기지만 실천하기 어렵지요. 자자, 그러니 이제 밤에는 일하지 말고 잠을 자게 해주세요.

 

(후략)

 

 


[특집] 2013 현장연구 나눔마당 / 2013.12

2008, 2009년에 이어 세 번째 개최된 현장연구 나눔마당은 10주년을 맞은 연구소가 그간의 현장연구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자세로 현장연구를 계속해나갈지 짚어보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연구소가 많은 역량을 투여했던 노동시간센터(준)의 주간연속 2교대제 변화 전후 비교 연구를 비롯하여 2013년 한노보연이 진행했던 연구 사업의 과정 및 결과를 발표하고 그 성과와 의미를 돌아보았습니다. 이번 일터 특집에서는 현장연구 나눔마당 1부 <한노보연 10년의 연구, 성과와 과제> 발표 및 토론 내용과 2, 3부에서 공유한 다양한 연구 사업 내용을 소개합니다.

 

 

[특집1]
한노보연 10년의 연구, 성과와 과제


한노보연 공유정옥

1. 2003년부터 2013년까지의 연구개요

 

연구 주제

건수

근골

30

스트레스, 정신건강

10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일반

9

교대제, 노동시간

6

노동강도

4

기타

3

 

기타; 지역실태, 1인승무대안, 산재요양복귀실태

 

업종

건수

설명

금속

35

자동차 및 부품, 조선, 철강, 화학소재

궤도

7

철도, 지하철(도철, 부산)

공공운수

6

공공전반,발전,우편,학교급식,버스

사무서비스

5

오픈에스이,사회보험,증권,농협,손해보험

병원

3

강원대, 고려대

기타

3

비정규실태,요양실태,경기중부지역

제약

1

 

특고

1

학습지

화섬

1

풀무원

 

○ 주제별로는 근골격계 질환이 압도적
○ 다양한 업종의 직무 스트레스 조사
○ 교대제와 노동시간 연구
○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일반에 대한 조사

 

2. 평가의 틀

1) 연구의 목표
10년을 관통하는 우리의 연구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우리의 연구는 노동자의 건강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권을 매개로 한 노동자 운동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어떤 배경에서 시작한 사업이건 이를 통해 현장과 연구소 양쪽 주체의 운동적 성장을 목표로 했으며, 현장 노동자들을 조사와 연구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연구 과정과 결과에 참여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2) 연구의 기풍
이런 목표 설정을 통해 연구소는 독특한 기풍을 만들어왔다.
○ 주체의 중요성 ; 연구 사업을 매개로 만나는 현장과 연구소의 담당자들은 실무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운동적인 동반관계를 형성하고 각자의 운동적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다.
○ 내용과 표현 ; 연구의 내용과 보고서, 선전물 등에는 각 연구의 소재나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노동자의 삶과 자본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담아내려 했다.
○ 지속성과 일상성 ; 일회성 조사연구가 아니라 연구를 매개로 한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현장 활동을 만드는 데 비중을 두었다.

 

3. 평가

1) 한노보연의 연구는 운동에 어떤 이바지를 했는가
부족하나 진행 중이다. 혹은 진행 중이나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최근 들어 연구의 배경과 취지, 그리고 이후 성과와 과제에 대한 공유가 연구소 안팎으로 점차 얇아질 뿐 아니라 그 고민 자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 연구소의 운동적 전문성은 충분한가
연구소 초기에는 근골격계 투쟁에서의 경험을 통해 전문성과 전문주의의 경계를 긋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자동으로 전문주의의 실천적 극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주의를 지양한다는 선언은 이미 그 자체로 우리 자신이 전문주의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결코 지양 자체가 완결성을 가질 수는 없다.
한편 연구소가 목표로 한 ‘전문성’은 과연 충분했는가. 연구를 통한 운동을 펼치는데 크게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으나 정세에 대한 진단이나 현장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성, 혹은 그런 진단과 판단에 대한 조직적 공유 수준은 아직 충분치 않다.

 

3) 일상성과 연속성은 얼마나 견지했는가
연구소가 일상적 현장 투쟁과 조직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인식을 넘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현했느냐는 문제다. 근골격계 투쟁의 경우 유해요인조사 및 근골투쟁과 현장 개선의 로드맵을 마련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장을 개선한 사업장들은 제법 많았다. 그러나 연구소의 로드맵에 핵심으로 담긴 내용(구조조정에 맞선 노동강도저하투쟁; 1% 실천단 조직, 현장의 요구 조직, 투쟁을 통한 개선, 이 과정을 통한 일상 현장활동의 재강화와 조직화)은 상당히 이상적인 것이며 지속해서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것이기도 했다. 또한, 현장 일상활동의 강화가 저절로 작업장에서의 통제권에 대한 지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장활동과 노동운동 주체를 전체적으로 진단하면서 계속 새로운 일상 활동의 시도를 의식적으로 펼치고 태세를 갖추지 않는다면 일상성에 대한 강조는 빈말에 불과하다.

 

4) 사업 주체에 따른 차이는 무엇이 문제인가
연구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현장 주체가 개인이냐 조직이냐, 조합 내에서 결정단위냐 실무단위냐, 지역이나 조직적으로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연구 사업의 목표 수립과 달성에 차이가 크다. 연구소 내부 주체의 역할과 위상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다. 하지만 개인의 실력과 조건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5) 운동적 목표에 문제는 없는가
연구 내용과 결과를 현장 안에서 일상 활동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지나치게 국한되어 중요한 메시지를 사회적으로 소통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는가? 연구소는 어떤 제도가 필요하다는 ‘깃발’을 만드는 것보다 그 깃발을 쥐고 흔들 ‘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더 주목했다. 그래서 연구소는 연구 내용을 사업장을 넘어 사회적 정책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활동에 집중하지 못 했다. 앞으로 우리가 연구를 통해 함께 만드는 이데올로기를 대중화하는데 힘을 좀 더 쏟아야 한다.
현장 운동이 가능한 주체들을 만나느라 주로 조직 노동자들을 만나온 것은 아닐까? 조직 노동자들이 아니라면 이런 현장 연구는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막연한 방향으로서가 아니라 과연 연구소가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지 꼼꼼히 따져보고 꾸준히 시도해 보아야 한다.

 

6) 지금까지의 목표 설정은 이후 10년을 내다볼 때도 여전히 유효한가
이에 답하기 위한 정세 토론이 부족하다. 기성 활동가들의 경우 그런 고민과 토론이 어느 정도 연속됐지만, 신규 활동가들의 경우 그보다 긴장이 적은 상황에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볼 때,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냐 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조직적인 토론과 시행착오의 공동 경험을 얼마나 견지하느냐가 아닐까 한다.
이런 토론 속에, 1년 뒤의 현장성과 10년 뒤의 현장성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내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지향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연구의 내용, 방식, 주체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 그 토론을 안에서만 나누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내어놓고 평가받기 위해 글쓰기와 모여서 떠들기에 한층 힘을 쏟아야 한다.

 

4. 제언

1) 전망을 세우는 주제
10년 뒤를 의식적으로 내다보면서 문제 인식을 가다듬어야 한다. 10년 전의 현장성이 지금의 현장성과 다르듯이, 10년 뒤의 현장성도 지금과 매우 달라질 것이다. 제조업 공동화, 고령화 사회와 같은 말들은 이미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다. 지금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질문하는 것만큼이나, 나중에 이기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우리 운동에 필요한 연구는 과연 무엇인지, 세상과 운동이 요구하는 연구 과제는 무엇인지 찾는 데 힘을 쏟자.

 

2) 사회화를 넘어선 사회화
연구소는 현장 연구의 결과를 해당 현장에 알리는 일에 상당히 공을 들여왔지만, 사업장 경계 바깥으로의 사회화는 상당히 빈약했다. 노동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하고 알리는 연구 활동은 사회화 기획을 포함해야만 의미가 있다.
우리가 해 온 사회화란 주로 현장투쟁 조직을 통한 사회화였다. 앞으로는 노동의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무슨 연구를 해야 이놈의 자본주의를 이겨 먹을 수 있는지”를 찾는 것.

 

3) 새로운 운동주체 재생산
새로운 연구 주체와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의식적인 기획을 통해 새로운 운동주체들을 찾고 조직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현장 연구의 역동성은 어느 시대, 어느 업종, 어느 환경이건, 그 속에서 운동하는 주체들에 의해 구현되므로.

 

[특집2]
앞으로의 10년, 현장성과 계급성


정리 : 한노보연 선전위원회

 

김인아 (한노보연 회원, 연세대 보건대학원) : 연구소의 십 년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근골투쟁이다. 처음으로 노동보건 문제를 운동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한 게 우리다. 둘째는 교대제와 노동시간 문제 제기다. 자본이 어떻게 가치를 만드느냐, 노동이 어떻게 구성되느냐를 노동자의 몸과 건강을 기반으로 문제 제기했다. 셋째로 2007년 이후 직업성 암 투쟁이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현장의 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장, 운동, 활동가는 그때와 다르다.

 

그럼 지금 우리는 어떤 현장성, 계급성을 가져야 하나? 처음 시작할 때는 연구소가 현장을 읽고 현장의 조직과 소통하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계급성 측면에서 우리는 그동안 중요한 이슈를 던져왔다. 이제는 그다음을 준비할 때다. 직업성 암, 정신질환과 같은 이슈를 제기해야 하는 게 아닐까? 반올림하면서 만나게 된 여성노동자 문제를 제기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현장을 만들기 위한 주제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의 전문성은 현장을 잘 읽어내는 능력이다. 노동자들 스스로 알고 있음에도 언어화하지 못하고 있는 걸 언어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명확히 보고, 앞으로의 현장성과 계급성을 고민하자.

 

이기만 (한노보연 회원, 두원정공지회) : 한노보연을 2002년 8월에 처음 만났다. 근골격계 투쟁을 해보겠다고 했더니, ‘환자 만들고 요양 보내는 것까지만 할 거면 차라리 투쟁하지 마라.’고 했다. 노동강도 저하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태도에 동의가 됐고, 21명의 요양자를 찾아내 투쟁을 시작했다. 이 환자들을 주체로 만들어야 한다며, 6개월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교육했다. 교육 내용은 다 신자유주의였다. 교육을 통해 환자들은 왜 자기가 아팠는지 알고, 이 투쟁이 반신자유주의 투쟁임을 깨닫게 되었다. 당시 115개 현장 개선안을 만들면서 노동강도를 낮추는 투쟁을 했다. 이때부터 라인별로 1명씩 실천단을 구성해서 지금까지 주 2시간씩 활동하고 있다. 실천단 활동했던 사람들이 두원 핵심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3년에 걸쳐 전면적으로 현장을 개선했다. 그때도 한노보연이 분명한 관점을 갖고 현장을 설득했던 게 중요했다. 2002년 집행부 처음 시작할 때, 자본이 ‘두원정공은 이제 대안이 없다’고 했다. 우리도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가 과제였고, 노동강도 저하에서 대안을 찾았다. 거기서 출발해서 주간연속 2교대까지 왔다. 그 방향에서 두원정공이 사는 방식, 노동자들이 사는 방식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일을 한노보연이 같이 해 왔다.

 

김재광 (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 : 지난 10년 간 연구를 했던 이유는 한결같다. 우리의 연구는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을 조직하는 수단이다. 연구가 현실을 폭로하고, 현실을 계급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계급적 관점의 대안과 해결을 얘기하지 않으면 한노보연에서 연구를 할 필요가 없다. 사업장에 집중하다 보니 사회적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는 데 힘을 많이 쏟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것일 뿐 연구 사업의 본질적인 목표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사업장이 요구하는 연구를 할 수밖에 없다. 다만 태도는 10년 전 두원정공에 가서 우리가 보였던, ‘투쟁과 연구는 이렇게 돼야 한다.’고 설득하는 태도여야 한다. 동시에, 우리 스스로 ‘이기기 위한 연구’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고민의 결과로 우리가 연구를 제안하고 설득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연구소 성원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그 역사와 경험을 전달,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보고서와 같은 자료를 남겨야 하고, 이를 공유하는 사람을 남기고, 그 과정에서 조직을 남기는 것이다. 이 자리가 우리에게 중요한 전환이 되는 고민을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송홍석 (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 : 근골 투쟁이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이바지했듯, 건강권 운동으로 우리가 노동 운동에 어떤 이바지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조직노동자들을 주로 바라보고 연구를 해 오지 않았나 하는 평가를 들으며, 연구소가 조직된 비정규직 운동과 어떤 연구나 활동 계획을 하고 있었는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앞으로 조직된 비정규 운동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한편, 현장의 일상 안전보건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제안하고, 이를 실제 함께 해 보고 그걸 평가하는 등 실질적인 일상 사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두원정공에서 요양자들 대상으로 6개월 동안 교육을 지속적으로 했던 것처럼 초기에 시도가 있었지만, 최근 이런 부분이 많이 약화된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다.


  

[특집3]

올해의 현장 연구


정리 : 한노보연 선전위원회

 

<2부>에서는 연구소 내 노동시간센터(준)의 프로젝트 연구진이 수행한 <노동시간 연구> 결과를 「주간연속2교대제 변화와 노동자 건강」, 「주간연속2교대 변화와 노동자 일상의 변화」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발표했다. <3부: 올해의 현장> 시간에는 3개 사업장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부 발제의 대상 사업장은 각기 다르나 모두 근골격계 질환을 주요 골자로 한 연구였다. 근골격계 질환 투쟁이 10년이 된 지금,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의 의미를 다시 짚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노동시간의 단축은 노동자의 건강과 일상에 큰 변화 가져와


노동시간 연구는 한노보연 노동시간센터(준)의 프로젝트팀이 직업환경의학회의 지원을 받아 착수한 연구 사업이다. 안성에 있는 자동차 부품공장인 ‘두원정공’이 2010년 주간연속2교대제로 전환되며 노동시간과 노동 강도도 달라졌는데, 이에 따라 노동자들이 몸과 생활로 느낀 변화를 자세히 추적했다.

「주간연속2교대제 변화와 노동자 건강」에서는 두원정공 노동자들이 주간연속 2교대제 전환 이전과 이후, 노동 강도, 직무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등 건강 행동, 근골격계 증상 여부, 수면 건강에 대해 응답한 설문 결과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2009년과 2012년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도 비교하여 고혈압이나 비만도, 당뇨 등 뇌심혈관계 지표상의 변화도 살펴보았다. 한편, 이 연구에서 주간 근무자와 교대제 근무자로 따로 나누어 비교·분석하였다. 주간연속2교대로의 전환은 계속 주간 근무를 한 노동자에게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주었으며, 주야 맞교대를 했었던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노동시간 감소 뿐 아니라 야간 노동하는 시간이 단축되면서 더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오는 것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발제를 맡은 이혜은 연구원(한노보연 회원·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은 “교대제 전환 이후 노동강도는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건강 행동 중 금주와 운동 여부가 개선되었으며, 특히 수면의 경우 교대군에서 야간근무 시 수면의 질이 크게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 “직무 스트레스 요인 중 직무 불안정 수치는 상당히 높아졌고 이는 교대군에서 증가 폭이 특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근골격계 증상과 뇌심혈관계 지표는 이전보다 악화되었지만, 두원정공 노동자들의 나이가 많아진 것을 고려하였을 때 그 증가 폭이 매우 적은 것으로 이 또한 매우 의미있는 결과였다.

 

이어 김보성 연구원(한노보연 회원·서울대 사회학 박사과정)이 「주간연속2교대 변화와 노동자 일상의 변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3無원칙’을 고수하며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한 두원정공의 사례는 작업장의 노동시간 길이와 배치의 전변을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상생활 및 가치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물량 확보가 관건인 자동차 산업에서 그간 철저히 ‘일 중심’으로만 작업시간을 짜 왔고,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건강은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다다랐으며, 그들의 가족생활과 사회생활이 파괴됐다. 하지만 두원정공의 사례를 통해, 처음 도입 당시에는 임금과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의 단축이 가정에서의 관계 회복, 여가시간의 적극적 활용 등 결과적으로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이는 두원정공이라는 개별사업장이 교대제의 전환을 꾀하면서도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연장 없는, 임금삭감 없는’ 3無원칙을 고수한 특별한 사업장이기에 가능한 결과일 수 있다는 연구의 한계점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2부 전체토론 시간에 한노보연 공유정옥 회원은 노동시간을 6시간으로 줄였다가 노동자들의 요구로 다시 8시간으로 연장한 미국 캘로그社의 사례를 들어 현재 자동차 대공장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국사회의 노동시간 단축 흐름이 가져올 수 있는 함정에 대해 지적했다. 노동자의 계급연대 의식은 약화되고 왜곡된 가족주의와 소비주의로 경도되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재광 회원은, 이와 같은 조합원들의 일상생활 양상의 변화에 따라 조합원들의 활동을 조직하는 노동조합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부터 어떤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현장에서 조직 노동운동과 함께한 올해의 현장연구

3부의 첫 번째 발제는 「근골격계 질환 산재요양 실태와 경험」이라는 주제로 2003년부터 두원정공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요양을 다녀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다.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요양을 다녀온 노동자들이 산재 신청부터 재활과 복귀의 과정을 거치며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산재요양 및 재활의 실효성을 되묻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발제를 맡은 최민 회원(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은 “든든한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산재요양 후의 ’낙인효과‘, 즉 꾀병환자로 찍히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것이 요양기간 중 그리고 현장 복귀 후에도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결과를 전했다. 또한 “처음에는 되도록 길게 쉬기를 원하나, 막상 요양기간에 치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차라리 빨리 복귀하는 게 낫다‘는 식의 모순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노보연 김정수 소장은 “책임지고 제대로 치료를 맡아주는 의료인. 의료기관 자체가 부족하고 부실한 것이 현재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모범사례가 될 만한 의료인을 모으고 기관을 설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재광 회원은 “요즘 잘 정착되고 있는 지역의 근로자건강센터 같은 좋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는 「전북버스 운전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수행한 강문식 연구원(한노보연 회원, 아래로부터 전북노동연대)이 맡았다. 이 연구는 복수노조 체제의 불리한 여건 속에서 노동조건,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의 5개 시내버스 지회 소속 노동자 101명을 대상으로 했다. 실태조사 결과, 전북버스 운전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8시간 근무, 빠듯한 운행일정과 부족한 휴식시간이라는 조건 속에 초고강도 운전노동을 감행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나타나 조합원 대부분이 고도의 피로군에 속했다. 그 뿐만 아니라 버스 노동자를 무시하는 관리자 및 승객들의 의식과 저임금, 상시적 임금체납 문제와 같은 상황이 겹쳐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강 연구원은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행정적 개입이 필요하고 그러할 때에 모든 승객을 위한 안전성과 공공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부 마지막으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와 함께 진행한 「경희대 청소용역 노동자 근골격계 부담작업 유해요인 조사」를 발표했다. 공공 서경지부의 6대 요구안 “⓵생활임금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⓶고용 및 노동조건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⓷노동안전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⓸노동기본권 보장에 관한 대학의 책임 ⓹노동인권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⓺원청-노동조합 간의 노사협의회 구성”을 쟁취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의 한 방편으로 연구사업이 진행되었다. 대부분 고령의 여성노동자로 이루어진 경희대 분회는 26의 진찰결과 정밀검사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사람은 2명, 약물치료와 같은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수도 9명이나 나왔다. 조합원들로 하여금 개선되어야 할 작업조건이나 업무가 힘든 정도, 근골 증상 여부 및 심각성 정도 등에 대해 물었다. 발제자 김형렬 연구원은 경희대 분회 조합원들이 연구팀에 의지하지 않고, 아주 적극적인 연구의 주체가 되었음을 강조하였다. 근골격계 부담작업 평가부터 작업환경 개선이나 예방 및 관리 대안 짜기까지 조합원들이 연구진으로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김윤수 서경지부 조직차장은 “서경지부의 6대 요구안에서 기본적으로 원청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사업장과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상의 문제를 포함, 전체 노동권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근본원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희대 백영란 분회장은 현장연구 나눔마당에서 소개된 모든 연구가 흥미로웠지만,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은 고령노동자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노동자의 건강에도 큰 문제를 초래한다며, 자신 딸의 이야기를 예로 들다가 눈시울을 적셔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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