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이런 사람이 병원 운영해도 되나요? / 2014.11

이런 사람이 병원 운영해도 되나요?

 


재현 선전위원

 

 

충북 청주노인전문요양병원에서는 고령의 여성 간병사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0일이 넘는 파업과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공공예산 예산 157억 원을 들여 만든 청주노인전문병원을 청주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는 씨앤씨병원(원장 한수환)이 각종 불법과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10월 노동조합을 만들고 병원 측에 교섭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병원은 조합원을 부당해고 하였다. 3월엔 인력충원 없이 3교대로 전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밀어 붙여 3월 29일 파업에 돌입했다. 병원 측은 5월 1일 약 2억 원의 연봉을 약속하며 악질적인 노조파괴 전문브로커를 행정부원장을 영입하면서, 사태를 파국으로 끌고 갔다. 이 브로커는 직원 동의 없이 직원 정년을 만 60세로 하는 취업규칙을 만들어, 조합원 11명을 문자 통보로 해고하였다. 이 해고가 부당하므로 원직 복직시키라는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있었지만, 병원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10월 현재 전체 해고자만 16명, 부당정직 및 부당전보를 받은 조합원만 9명이다.

 

병원 측은 근무체계를 바꾸려면 시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조례를 어겨가면서 3교대에서 2교대로 근무형태 변경을 추진했다. 그 결과 180여 병상을 보유한 병원의 간병 인력이 46명에 불과해, 간병사 1인이 3개 병실 24명을 돌보게 되었다. 병원 측은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언어도 통하지 않는 중국인 도급 간병사 인력을 투입했고, 별도의 도급 관리자가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노조파괴 전문브로커와 함께 전국의 병원을 돌아다니며 파업을 무력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환자들의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 되자 나이 육십을 바라보는 권옥자 분회장은 지난 10월 29일까지 24일간 단식농성을 하였다.

 

한편, 지난 10월 20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한수환 병원장이 출석했고, 다음날 병원 측은 노조와 교섭에 임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일까? 병원 측의 전향적인 태도에 조합의 입장은 무엇이고, 이후 투쟁에 대한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청주 시청 앞 천막 농성장을 찾았다. (인터뷰 당시 권옥자 분회장님은 단식 22일차였다)

 

 

교섭은 무슨 교섭!

 

“전에도 교섭하자고 하면서 조합원을 대기 발령시켰다. 단식도 그 이후에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면서 시작했다. 지금 여기 농성장에 부당 해고, 징계 받은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 현장에 우선 복귀시켜야 교섭에 나갈 수 있다. 220일 넘게 파업하는데 지금까지도 자기는 의사고 너희는 간병사기 때문에 우리는 동등한 관계일 수 없고, 그래서 교섭도 내가 하면 노조가 따라서 하는 거고 내가 (교섭에) 나가주면 고맙게 생각하라는 태도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청주시는 뭘 하고 있었나?

 

분쟁이 막 시작되었던 5월, 청주시장은 지방선거로 인해 공백이 있던 시기였다. 문제는 지방 선거 이후에도 지금의 사태는 노사관계 문제라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 20건의 위법사항과 임금 체불액이 8억 9천 3백만 원인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이런 청주시의 태도는 한수환 병원장의 노조탄압에 날개를 달아줬다.

 

 

환자는 CCTV로 보면 되잖아!

 

한수환 병원장은 지난 3월 3교대제 시행에 이어 6월 2교대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병원은 다른 병원들과 달리 공공병원이라 법에 딱 맞게 1인 1실로 지어졌다. 심지어 병실엔 창문도 없다. 그래서 환자들이 방치되기 쉬운 구조인데 회사는 인력충원도 없이 교대제를 바꾸면서 뻔뻔하게 환자를 CCTV로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게 있으면 사고가 나도 모니터링을 할 수 있으니까 오히려 좋게 바뀌는 거라고 말했다. 아니 환자들이 사고 나기 전에 예방해야지 사고가 나고 어디가 다치고 부러진걸 아는 게 무슨 소용인가

 

 

안하무인 파업파괴자들

 

6월 2교대제 전환 이후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현장에 들어온 도급 간병사들은 병원에 상주하면서 상전 노릇을 하고 있다.

 

“이 사람들 알고 보니까 전국 돌아다니면서 파업 현장에 다니는 도급 간병사들이다. 얼마 전엔 자기들 입으로 경기도에 있는 병원에 있다 왔다고 하더라. 도급 간병사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한 번은 환자가 기저귀 갈아달라고 얘기하니까 등을 때린 일도 있었고, 환자들이 먹지도 않는 약을 먹이려고 해서 글씨를 볼 줄 아는 환자들이 왜 나한테 내가 먹지도 않는 약을 먹이느냐고 하니까 벽에 밀치고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권옥자 분회장은 노조 파괴 전문 브로커를 병원 직원으로 데려와서 운영하는 한수환 병원장이 무슨 의사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사람은 의사 면허증도 박탈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체 우리를 왜 해고 하는 거냐?


“파업이 길어지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우린 요구사항도 없다. 4년에 한 번 위탁회사 바뀔 때 안 짤리고 계속 일하게 해달라는 거 그거 하나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벌써 몇 명을 자른 거냐.” “가족들도 간병으로 지쳐서 마지막에 찾아오는 곳이 요양병원이라는 특성도 있고 간병사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 노동 강도가 더욱 강할 수밖에 없는 게 요양병원이다. 그래서 어렵게 노동조합 만들고 우리도 힘들다는 얘기를 이제 조금했는데 그 대가가 1년 가까운 시간 길바닥 농성이다. 우리 문제를 해결 못 하면 다른 요양보호사들이 목소리 내기가 더 어려워질 텐데 큰일이다.”

 

 

 

▲ 지난 10월 6일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정상화를 위해 권옥자 분회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출처 : 미디어 충청)

 

인터뷰 이후 10월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정부기관의 중재로 노사 교섭이 있었으나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근무형태 변경과 관련해서 전문기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안을 마련해보자고 양보했으나 병원 측이 인력 충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또한, 취업규칙을 이유로 들면서 올해 말 60세가 되는 권옥자 분회장을 비롯해 정년 60세가 넘는 노동자들을 촉탁직으로 계약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노인전문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공공요양병원이 민간위탁으로 맡겨졌을 때 원활한 의료 서비스 제공과 안전하고 투명한 운영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투쟁이다. 생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병원에 오는 노인들의 안녕한 삶을 보장해야 하는 공공요양병원을 민간에 위탁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부의 제도 개선이 시급한 때이다. 파업을 끝내면 조합원들하고 손잡고 야유회를 가고 싶다는 분회장님의 작은 소망이 겨울이 오기 전에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청주노인전문병원 노동조합의 투쟁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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