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3 현장연구 나눔마당 / 2013.12

2008, 2009년에 이어 세 번째 개최된 현장연구 나눔마당은 10주년을 맞은 연구소가 그간의 현장연구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자세로 현장연구를 계속해나갈지 짚어보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연구소가 많은 역량을 투여했던 노동시간센터(준)의 주간연속 2교대제 변화 전후 비교 연구를 비롯하여 2013년 한노보연이 진행했던 연구 사업의 과정 및 결과를 발표하고 그 성과와 의미를 돌아보았습니다. 이번 일터 특집에서는 현장연구 나눔마당 1부 <한노보연 10년의 연구, 성과와 과제> 발표 및 토론 내용과 2, 3부에서 공유한 다양한 연구 사업 내용을 소개합니다.

 

 

[특집1]
한노보연 10년의 연구, 성과와 과제


한노보연 공유정옥

1. 2003년부터 2013년까지의 연구개요

 

연구 주제

건수

근골

30

스트레스, 정신건강

10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일반

9

교대제, 노동시간

6

노동강도

4

기타

3

 

기타; 지역실태, 1인승무대안, 산재요양복귀실태

 

업종

건수

설명

금속

35

자동차 및 부품, 조선, 철강, 화학소재

궤도

7

철도, 지하철(도철, 부산)

공공운수

6

공공전반,발전,우편,학교급식,버스

사무서비스

5

오픈에스이,사회보험,증권,농협,손해보험

병원

3

강원대, 고려대

기타

3

비정규실태,요양실태,경기중부지역

제약

1

 

특고

1

학습지

화섬

1

풀무원

 

○ 주제별로는 근골격계 질환이 압도적
○ 다양한 업종의 직무 스트레스 조사
○ 교대제와 노동시간 연구
○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일반에 대한 조사

 

2. 평가의 틀

1) 연구의 목표
10년을 관통하는 우리의 연구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우리의 연구는 노동자의 건강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권을 매개로 한 노동자 운동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어떤 배경에서 시작한 사업이건 이를 통해 현장과 연구소 양쪽 주체의 운동적 성장을 목표로 했으며, 현장 노동자들을 조사와 연구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연구 과정과 결과에 참여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2) 연구의 기풍
이런 목표 설정을 통해 연구소는 독특한 기풍을 만들어왔다.
○ 주체의 중요성 ; 연구 사업을 매개로 만나는 현장과 연구소의 담당자들은 실무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운동적인 동반관계를 형성하고 각자의 운동적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다.
○ 내용과 표현 ; 연구의 내용과 보고서, 선전물 등에는 각 연구의 소재나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노동자의 삶과 자본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담아내려 했다.
○ 지속성과 일상성 ; 일회성 조사연구가 아니라 연구를 매개로 한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현장 활동을 만드는 데 비중을 두었다.

 

3. 평가

1) 한노보연의 연구는 운동에 어떤 이바지를 했는가
부족하나 진행 중이다. 혹은 진행 중이나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최근 들어 연구의 배경과 취지, 그리고 이후 성과와 과제에 대한 공유가 연구소 안팎으로 점차 얇아질 뿐 아니라 그 고민 자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 연구소의 운동적 전문성은 충분한가
연구소 초기에는 근골격계 투쟁에서의 경험을 통해 전문성과 전문주의의 경계를 긋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자동으로 전문주의의 실천적 극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주의를 지양한다는 선언은 이미 그 자체로 우리 자신이 전문주의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결코 지양 자체가 완결성을 가질 수는 없다.
한편 연구소가 목표로 한 ‘전문성’은 과연 충분했는가. 연구를 통한 운동을 펼치는데 크게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으나 정세에 대한 진단이나 현장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성, 혹은 그런 진단과 판단에 대한 조직적 공유 수준은 아직 충분치 않다.

 

3) 일상성과 연속성은 얼마나 견지했는가
연구소가 일상적 현장 투쟁과 조직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인식을 넘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현했느냐는 문제다. 근골격계 투쟁의 경우 유해요인조사 및 근골투쟁과 현장 개선의 로드맵을 마련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장을 개선한 사업장들은 제법 많았다. 그러나 연구소의 로드맵에 핵심으로 담긴 내용(구조조정에 맞선 노동강도저하투쟁; 1% 실천단 조직, 현장의 요구 조직, 투쟁을 통한 개선, 이 과정을 통한 일상 현장활동의 재강화와 조직화)은 상당히 이상적인 것이며 지속해서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것이기도 했다. 또한, 현장 일상활동의 강화가 저절로 작업장에서의 통제권에 대한 지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장활동과 노동운동 주체를 전체적으로 진단하면서 계속 새로운 일상 활동의 시도를 의식적으로 펼치고 태세를 갖추지 않는다면 일상성에 대한 강조는 빈말에 불과하다.

 

4) 사업 주체에 따른 차이는 무엇이 문제인가
연구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현장 주체가 개인이냐 조직이냐, 조합 내에서 결정단위냐 실무단위냐, 지역이나 조직적으로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연구 사업의 목표 수립과 달성에 차이가 크다. 연구소 내부 주체의 역할과 위상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다. 하지만 개인의 실력과 조건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5) 운동적 목표에 문제는 없는가
연구 내용과 결과를 현장 안에서 일상 활동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지나치게 국한되어 중요한 메시지를 사회적으로 소통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는가? 연구소는 어떤 제도가 필요하다는 ‘깃발’을 만드는 것보다 그 깃발을 쥐고 흔들 ‘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더 주목했다. 그래서 연구소는 연구 내용을 사업장을 넘어 사회적 정책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활동에 집중하지 못 했다. 앞으로 우리가 연구를 통해 함께 만드는 이데올로기를 대중화하는데 힘을 좀 더 쏟아야 한다.
현장 운동이 가능한 주체들을 만나느라 주로 조직 노동자들을 만나온 것은 아닐까? 조직 노동자들이 아니라면 이런 현장 연구는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막연한 방향으로서가 아니라 과연 연구소가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지 꼼꼼히 따져보고 꾸준히 시도해 보아야 한다.

 

6) 지금까지의 목표 설정은 이후 10년을 내다볼 때도 여전히 유효한가
이에 답하기 위한 정세 토론이 부족하다. 기성 활동가들의 경우 그런 고민과 토론이 어느 정도 연속됐지만, 신규 활동가들의 경우 그보다 긴장이 적은 상황에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볼 때,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냐 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조직적인 토론과 시행착오의 공동 경험을 얼마나 견지하느냐가 아닐까 한다.
이런 토론 속에, 1년 뒤의 현장성과 10년 뒤의 현장성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내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지향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연구의 내용, 방식, 주체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 그 토론을 안에서만 나누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내어놓고 평가받기 위해 글쓰기와 모여서 떠들기에 한층 힘을 쏟아야 한다.

 

4. 제언

1) 전망을 세우는 주제
10년 뒤를 의식적으로 내다보면서 문제 인식을 가다듬어야 한다. 10년 전의 현장성이 지금의 현장성과 다르듯이, 10년 뒤의 현장성도 지금과 매우 달라질 것이다. 제조업 공동화, 고령화 사회와 같은 말들은 이미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다. 지금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질문하는 것만큼이나, 나중에 이기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우리 운동에 필요한 연구는 과연 무엇인지, 세상과 운동이 요구하는 연구 과제는 무엇인지 찾는 데 힘을 쏟자.

 

2) 사회화를 넘어선 사회화
연구소는 현장 연구의 결과를 해당 현장에 알리는 일에 상당히 공을 들여왔지만, 사업장 경계 바깥으로의 사회화는 상당히 빈약했다. 노동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하고 알리는 연구 활동은 사회화 기획을 포함해야만 의미가 있다.
우리가 해 온 사회화란 주로 현장투쟁 조직을 통한 사회화였다. 앞으로는 노동의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무슨 연구를 해야 이놈의 자본주의를 이겨 먹을 수 있는지”를 찾는 것.

 

3) 새로운 운동주체 재생산
새로운 연구 주체와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의식적인 기획을 통해 새로운 운동주체들을 찾고 조직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현장 연구의 역동성은 어느 시대, 어느 업종, 어느 환경이건, 그 속에서 운동하는 주체들에 의해 구현되므로.

 

[특집2]
앞으로의 10년, 현장성과 계급성


정리 : 한노보연 선전위원회

 

김인아 (한노보연 회원, 연세대 보건대학원) : 연구소의 십 년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근골투쟁이다. 처음으로 노동보건 문제를 운동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한 게 우리다. 둘째는 교대제와 노동시간 문제 제기다. 자본이 어떻게 가치를 만드느냐, 노동이 어떻게 구성되느냐를 노동자의 몸과 건강을 기반으로 문제 제기했다. 셋째로 2007년 이후 직업성 암 투쟁이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현장의 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장, 운동, 활동가는 그때와 다르다.

 

그럼 지금 우리는 어떤 현장성, 계급성을 가져야 하나? 처음 시작할 때는 연구소가 현장을 읽고 현장의 조직과 소통하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계급성 측면에서 우리는 그동안 중요한 이슈를 던져왔다. 이제는 그다음을 준비할 때다. 직업성 암, 정신질환과 같은 이슈를 제기해야 하는 게 아닐까? 반올림하면서 만나게 된 여성노동자 문제를 제기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현장을 만들기 위한 주제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의 전문성은 현장을 잘 읽어내는 능력이다. 노동자들 스스로 알고 있음에도 언어화하지 못하고 있는 걸 언어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명확히 보고, 앞으로의 현장성과 계급성을 고민하자.

 

이기만 (한노보연 회원, 두원정공지회) : 한노보연을 2002년 8월에 처음 만났다. 근골격계 투쟁을 해보겠다고 했더니, ‘환자 만들고 요양 보내는 것까지만 할 거면 차라리 투쟁하지 마라.’고 했다. 노동강도 저하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태도에 동의가 됐고, 21명의 요양자를 찾아내 투쟁을 시작했다. 이 환자들을 주체로 만들어야 한다며, 6개월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교육했다. 교육 내용은 다 신자유주의였다. 교육을 통해 환자들은 왜 자기가 아팠는지 알고, 이 투쟁이 반신자유주의 투쟁임을 깨닫게 되었다. 당시 115개 현장 개선안을 만들면서 노동강도를 낮추는 투쟁을 했다. 이때부터 라인별로 1명씩 실천단을 구성해서 지금까지 주 2시간씩 활동하고 있다. 실천단 활동했던 사람들이 두원 핵심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3년에 걸쳐 전면적으로 현장을 개선했다. 그때도 한노보연이 분명한 관점을 갖고 현장을 설득했던 게 중요했다. 2002년 집행부 처음 시작할 때, 자본이 ‘두원정공은 이제 대안이 없다’고 했다. 우리도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가 과제였고, 노동강도 저하에서 대안을 찾았다. 거기서 출발해서 주간연속 2교대까지 왔다. 그 방향에서 두원정공이 사는 방식, 노동자들이 사는 방식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일을 한노보연이 같이 해 왔다.

 

김재광 (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 : 지난 10년 간 연구를 했던 이유는 한결같다. 우리의 연구는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을 조직하는 수단이다. 연구가 현실을 폭로하고, 현실을 계급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계급적 관점의 대안과 해결을 얘기하지 않으면 한노보연에서 연구를 할 필요가 없다. 사업장에 집중하다 보니 사회적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는 데 힘을 많이 쏟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것일 뿐 연구 사업의 본질적인 목표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사업장이 요구하는 연구를 할 수밖에 없다. 다만 태도는 10년 전 두원정공에 가서 우리가 보였던, ‘투쟁과 연구는 이렇게 돼야 한다.’고 설득하는 태도여야 한다. 동시에, 우리 스스로 ‘이기기 위한 연구’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고민의 결과로 우리가 연구를 제안하고 설득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연구소 성원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그 역사와 경험을 전달,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보고서와 같은 자료를 남겨야 하고, 이를 공유하는 사람을 남기고, 그 과정에서 조직을 남기는 것이다. 이 자리가 우리에게 중요한 전환이 되는 고민을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송홍석 (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 : 근골 투쟁이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이바지했듯, 건강권 운동으로 우리가 노동 운동에 어떤 이바지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조직노동자들을 주로 바라보고 연구를 해 오지 않았나 하는 평가를 들으며, 연구소가 조직된 비정규직 운동과 어떤 연구나 활동 계획을 하고 있었는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앞으로 조직된 비정규 운동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한편, 현장의 일상 안전보건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제안하고, 이를 실제 함께 해 보고 그걸 평가하는 등 실질적인 일상 사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두원정공에서 요양자들 대상으로 6개월 동안 교육을 지속적으로 했던 것처럼 초기에 시도가 있었지만, 최근 이런 부분이 많이 약화된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다.


  

[특집3]

올해의 현장 연구


정리 : 한노보연 선전위원회

 

<2부>에서는 연구소 내 노동시간센터(준)의 프로젝트 연구진이 수행한 <노동시간 연구> 결과를 「주간연속2교대제 변화와 노동자 건강」, 「주간연속2교대 변화와 노동자 일상의 변화」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발표했다. <3부: 올해의 현장> 시간에는 3개 사업장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부 발제의 대상 사업장은 각기 다르나 모두 근골격계 질환을 주요 골자로 한 연구였다. 근골격계 질환 투쟁이 10년이 된 지금,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의 의미를 다시 짚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노동시간의 단축은 노동자의 건강과 일상에 큰 변화 가져와


노동시간 연구는 한노보연 노동시간센터(준)의 프로젝트팀이 직업환경의학회의 지원을 받아 착수한 연구 사업이다. 안성에 있는 자동차 부품공장인 ‘두원정공’이 2010년 주간연속2교대제로 전환되며 노동시간과 노동 강도도 달라졌는데, 이에 따라 노동자들이 몸과 생활로 느낀 변화를 자세히 추적했다.

「주간연속2교대제 변화와 노동자 건강」에서는 두원정공 노동자들이 주간연속 2교대제 전환 이전과 이후, 노동 강도, 직무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등 건강 행동, 근골격계 증상 여부, 수면 건강에 대해 응답한 설문 결과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2009년과 2012년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도 비교하여 고혈압이나 비만도, 당뇨 등 뇌심혈관계 지표상의 변화도 살펴보았다. 한편, 이 연구에서 주간 근무자와 교대제 근무자로 따로 나누어 비교·분석하였다. 주간연속2교대로의 전환은 계속 주간 근무를 한 노동자에게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주었으며, 주야 맞교대를 했었던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노동시간 감소 뿐 아니라 야간 노동하는 시간이 단축되면서 더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오는 것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발제를 맡은 이혜은 연구원(한노보연 회원·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은 “교대제 전환 이후 노동강도는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건강 행동 중 금주와 운동 여부가 개선되었으며, 특히 수면의 경우 교대군에서 야간근무 시 수면의 질이 크게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 “직무 스트레스 요인 중 직무 불안정 수치는 상당히 높아졌고 이는 교대군에서 증가 폭이 특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근골격계 증상과 뇌심혈관계 지표는 이전보다 악화되었지만, 두원정공 노동자들의 나이가 많아진 것을 고려하였을 때 그 증가 폭이 매우 적은 것으로 이 또한 매우 의미있는 결과였다.

 

이어 김보성 연구원(한노보연 회원·서울대 사회학 박사과정)이 「주간연속2교대 변화와 노동자 일상의 변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3無원칙’을 고수하며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한 두원정공의 사례는 작업장의 노동시간 길이와 배치의 전변을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상생활 및 가치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물량 확보가 관건인 자동차 산업에서 그간 철저히 ‘일 중심’으로만 작업시간을 짜 왔고,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건강은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다다랐으며, 그들의 가족생활과 사회생활이 파괴됐다. 하지만 두원정공의 사례를 통해, 처음 도입 당시에는 임금과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의 단축이 가정에서의 관계 회복, 여가시간의 적극적 활용 등 결과적으로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이는 두원정공이라는 개별사업장이 교대제의 전환을 꾀하면서도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연장 없는, 임금삭감 없는’ 3無원칙을 고수한 특별한 사업장이기에 가능한 결과일 수 있다는 연구의 한계점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2부 전체토론 시간에 한노보연 공유정옥 회원은 노동시간을 6시간으로 줄였다가 노동자들의 요구로 다시 8시간으로 연장한 미국 캘로그社의 사례를 들어 현재 자동차 대공장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국사회의 노동시간 단축 흐름이 가져올 수 있는 함정에 대해 지적했다. 노동자의 계급연대 의식은 약화되고 왜곡된 가족주의와 소비주의로 경도되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재광 회원은, 이와 같은 조합원들의 일상생활 양상의 변화에 따라 조합원들의 활동을 조직하는 노동조합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부터 어떤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현장에서 조직 노동운동과 함께한 올해의 현장연구

3부의 첫 번째 발제는 「근골격계 질환 산재요양 실태와 경험」이라는 주제로 2003년부터 두원정공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요양을 다녀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다.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요양을 다녀온 노동자들이 산재 신청부터 재활과 복귀의 과정을 거치며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산재요양 및 재활의 실효성을 되묻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발제를 맡은 최민 회원(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은 “든든한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산재요양 후의 ’낙인효과‘, 즉 꾀병환자로 찍히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것이 요양기간 중 그리고 현장 복귀 후에도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결과를 전했다. 또한 “처음에는 되도록 길게 쉬기를 원하나, 막상 요양기간에 치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차라리 빨리 복귀하는 게 낫다‘는 식의 모순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노보연 김정수 소장은 “책임지고 제대로 치료를 맡아주는 의료인. 의료기관 자체가 부족하고 부실한 것이 현재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모범사례가 될 만한 의료인을 모으고 기관을 설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재광 회원은 “요즘 잘 정착되고 있는 지역의 근로자건강센터 같은 좋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는 「전북버스 운전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수행한 강문식 연구원(한노보연 회원, 아래로부터 전북노동연대)이 맡았다. 이 연구는 복수노조 체제의 불리한 여건 속에서 노동조건,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의 5개 시내버스 지회 소속 노동자 101명을 대상으로 했다. 실태조사 결과, 전북버스 운전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8시간 근무, 빠듯한 운행일정과 부족한 휴식시간이라는 조건 속에 초고강도 운전노동을 감행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나타나 조합원 대부분이 고도의 피로군에 속했다. 그 뿐만 아니라 버스 노동자를 무시하는 관리자 및 승객들의 의식과 저임금, 상시적 임금체납 문제와 같은 상황이 겹쳐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강 연구원은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행정적 개입이 필요하고 그러할 때에 모든 승객을 위한 안전성과 공공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부 마지막으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와 함께 진행한 「경희대 청소용역 노동자 근골격계 부담작업 유해요인 조사」를 발표했다. 공공 서경지부의 6대 요구안 “⓵생활임금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⓶고용 및 노동조건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⓷노동안전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⓸노동기본권 보장에 관한 대학의 책임 ⓹노동인권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⓺원청-노동조합 간의 노사협의회 구성”을 쟁취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의 한 방편으로 연구사업이 진행되었다. 대부분 고령의 여성노동자로 이루어진 경희대 분회는 26의 진찰결과 정밀검사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사람은 2명, 약물치료와 같은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수도 9명이나 나왔다. 조합원들로 하여금 개선되어야 할 작업조건이나 업무가 힘든 정도, 근골 증상 여부 및 심각성 정도 등에 대해 물었다. 발제자 김형렬 연구원은 경희대 분회 조합원들이 연구팀에 의지하지 않고, 아주 적극적인 연구의 주체가 되었음을 강조하였다. 근골격계 부담작업 평가부터 작업환경 개선이나 예방 및 관리 대안 짜기까지 조합원들이 연구진으로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김윤수 서경지부 조직차장은 “서경지부의 6대 요구안에서 기본적으로 원청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사업장과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상의 문제를 포함, 전체 노동권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근본원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희대 백영란 분회장은 현장연구 나눔마당에서 소개된 모든 연구가 흥미로웠지만,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은 고령노동자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노동자의 건강에도 큰 문제를 초래한다며, 자신 딸의 이야기를 예로 들다가 눈시울을 적셔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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