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통권 176호 / 2018.10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통권 176호, 2018년 10월호


[특집]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바로잡기

1. 노동자 정신건강과 자살실태

2. 정신건강 보호와 예방? 행복하게 일할 권리!

3.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함께하기

[지금 지역에서는] 

사망사고 반복하는 삼성을 뜯어고쳐 보자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번아웃 증후군 예방을 위한 프랑스의 시도

[연구리포트]

저임금 불안정노동자 '공급원'인 현장실습

[안전과 건강 칼럼]

골병의 악순환을 끊는 단초, 근로복지공단 병원의 시도

[사진으로 보는 세상]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작품 뒤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

[현장의 목소리]

목숨 걸고 일하는 청소노동자의 하루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일, 방치나 탈주 혹은 주체되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직업을 묻고 대답하는 불편함을 넘어

[노동자 건강상식]

독감예방접종 이야기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똑바로 제대로 살아야 한다

[발칙 건강한 책방]

'오빠'가 읽은 '오빠는 필요없다'

[문화읽기]

우리의 죄는 중대하다

[이러쿵 저러쿵]

과로사의 나라, 일본에 다녀오다

[안전보건동향]

[한노보연 이모저모]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일, 방치나 탈주 혹은 주체되기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2018.10

일, 방치나 탈주 혹은 주체되기 

-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김재광 노동시간센터 회원


한낮 주인공 다카시는 약간 실성한 듯 기뻐하며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그에 비하면 주변의 사람들은 별다른 표정이 없다. 정장을 차려입은 그는 마치 운동복을 입은 듯 사뿐사뿐 발걸음이 가볍고, 자유롭다. 그는 방금 사표를 쓰고 회사에서 탈출했다. 반인권적 괴롭힘과 출근과 퇴근 그리고 평일, 휴일이 구분이 없었던 회사를 때려 치운 것이다.


다카시를 바라보는 관객은 다카시와 같은 자유로움과 쾌감을 느낀다. 소설이 원작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제목 자체로 탈주의 욕망을 '쿨(cool)'하게 대변한다.

이미 관용어가 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은, 당장 가능하지 않아도, 우리 사회가 달성해야 할 목표가 된 듯하다. 일에 종속된 피폐한 삶이 워낙 비일비재한지라, 지극히 당연히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고, 휴가나 휴일을 제대로 누려야 된다는 사회적 요구와 방향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런 연장선에서 보자면 밤낮없이 일하고, 자살까지 감행한 <잠깐만회사 좀 관두고 올게>의 다카시의 고뇌에 찬 결단도 충분히 공감하고,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찜찜하다. 고뇌에 찬 결단이 분명 결단이 맞는데 말이다.

'워라밸'은 일과 삶이 서로 마주 본다. 일은 삶의 일부도 아니고 분명한 대칭이다. '워라밸'의 목표는 일에 포식된 삶을 일로부터 분리하여 삶의 독자적인 것을 구축하고,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 이다. 이러한 설정에 이르게 된 배경을 물론 모르는 바는 아니나, 노파심인지 몰라도 이러한 설정은 일이 삶에서 분리되어 노동자에게 주체적 영역이 되고, 일을 제외한 그 외의 삶만이 노동자의 주체적 영역으로 분리되는 기이한 이데올로기가 성립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분리 사고는 일은 사용자에 처분에 맡겨진 비주체적 영역으로, 삶의 방치영역으로 고립될 수 있다. 어떠한 자에게 일은 대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고, 어떤 자에게는 작은 부분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크건 작건 간에 일은 삶의 일부이고, 모두 주체적 영역이 되어야 하며, 일관된 자기 결정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노동자의 일과 삶을 분리하려는 것은 현실을 인정한 한편의 개량적 모색이기도 하고, 아예 현실을 은폐하고 현실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전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차피 노동은 소외되는 것이므로, 노동력에 대한가격에 대한 흥정이나, 그 외의 부수적 처우에 대해 논할 수 있지만, 노동소외 자체를 극복할 수 없으므로, 일(노동)을 삶의 영역에서 분리하여 가능한 노동에서 벗어나는 것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후자는 아예 노동의 소외를 언급할 근거도 없이 판매된 노동력에 대한 독점적 처분권을 자본(사용자)이 행사하고, 나머지 시간만을 주체적으로 처분 가능한 삶으로 규정하여 판매된 노동에 대한 노동자 스스로의 개입을 원천적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자가 되었건 후자가 되었건 결과적으로 일은 주체적 삶에서 분리되어 방치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다카시는 맨 처음 자기 일과 삶을 일치시키려 했다. 그러나 하루 24시간 가까이 일을 했음에도 일은 자기 삶의 일부 조차 될 수가 없었다. 일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부장으로 대표되는 자본의 것이었다. 다카시의 의도와 무관하게 일은 삶 속에서 방치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해 다카시는 괴로워는 했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엄두도, 시도도 하지 않는다.

종국에는 사표를 쓰고, 일을 삶 속에서 드디어 주체적으로 단절시켰다. 다카시를 응원 했던 것은 사표를 쓴 것이 아니라, 주체적 삶속에서 배치되는 일을 다시 용기 있게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카시의 선택을 모두가 할 수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방치가 당연시되고, 탈주가 마냥 칭송된다면 도대체 정작 삶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저 일은 짧은 시간만 하는 것이 답이고, 휴일과 휴가를 가능한 많이 향유하면 되는 것인가? 일과 삶은 분리된 것이고, 분리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일과 직장은 그저 호구지책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호구지책 이상의 일은 특정하게 한정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직장에서의 노동을 포함한 삶은 사용자의 것이고, 직장을 벗어나서야 온전한 내 삶이 성립되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 삶은 실제 온전히 자신의 삶일까? 노동시간이 짧건 길건, 여유롭건 고되건 간에 그 공간과 시간에서 내가 내 노동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가? 모두 다카시와 같이 먼 이국땅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일과 삶을 가질 수 없기에 묻고 또 묻게 된다.

[언론보도] 주 52시간 시행 100일, “진작 그랬다면, 남편 내 옆에 있을 텐데…” 과로사·과로자살 유족들이 말하는 주 52시간제 입력 (국민일보)

주 52시간 시행 100일, “진작 그랬다면, 남편 내 옆에 있을 텐데…”

과로사·과로자살 유족들이 말하는 주 52시간제

입력 : 2018-10-06 05:00

김모(57)씨의 남편은 지난해 1월 사망했다. 그는 한 주에 70시간 넘게 일했다고 한다. 세상을 떠난 날에도 회사에서 일을 하다 쓰러졌다. 김씨는 5일 “진작 일 좀 덜 했으면, 아휴… 지금 내 옆에 있을 텐데”라고 말했다. 시행 100일을 앞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회한이었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737755&code=61121111&cp=nv

[간담회]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안내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안내


2018년 7월 1일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됐습니다. 연장 휴일 노동 포함 1주 최대 52시간 노동, 노동시간특례업종 축소, 18세 미만 연소노동자 최대 노동시간단축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이번 개정은 연장근로 주 12시간을 당연시하게 하는 역효과를 낳고, 18년 7월엔 30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있어 아직 시행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노동시간센터는 이런 문제의식 하에 전반적 상황을 조망하고, 노동운동의 과제를 제안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연속 간담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일정

1. 제조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19시

- 발제: 박현희, 금속노조 법률원 노무사

- 토론: 김영수,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노동시간센터 회원


2. 우편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0월 24일 (수) 19시

- 발제: 허소연, 집배노조 선전국장

- 토론: 김형렬, 노동시간센터장 /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 


3. 노선버스운송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1월 14일 (수) 19시

- 발제: 공공운수노조

- 토론: 엄도영, 협진여객지회 지회장


4. 유통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1월 21일 (수) 19시

- 발제 및 토론: 추후 공지


5. 사무직 간담회

- 일시: 2018년 12월 5일 (수) 19시

- 발제: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정책기획국장

- 토론: 사무금융노조 조합원 


* 장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서울시 동작구 남부순환로 2019, 501호)

* 간담회 참석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사전 신청을 해주세요

02-324-8633, laborr@jinbo.net 

[언론보도] 아저씨, 요즘도 야간순찰 도세요? (매일노동뉴스)

아저씨, 요즘도 야간순찰 도세요?

기사승인 2018.10.04  08:00:01

- 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우리는 노동을 하며 살아간다. 내가 일해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타인이 사용하거나 이용하고, 나 또한 누군가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노동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233

[언론보도] 폭염재난에 쓰러져 가는 서울시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레디앙)

폭염재난에 쓰러져 가는
서울시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2018년 08월 02일 02:15 오후


서울시는 폭염은 재난이라는 기조아래 폭염 대책마련에 힘쓰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민의 가스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지역 도시가스 점검검침원들은 배당된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서울시의 폭염주의보 발령 속에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옥외업무(점검, 검침, 송달)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보도] 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과제 공모 (매일노동뉴스)

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과제 공모2건 선정해 500만원씩 지원 … 18일까지 연구계획서 접수
  • 김미영
  • 승인 2018.08.02 08:00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노동자와 연구자를 대상으로 노동보건 연구과제를 공모한다. 노동보건과 관련한 자유 주제다.

1일 연구소에 따르면 연구목적과 배경을 담은 연구계획서 양식을 18일까지 이메일(laborr@jinbo.net)로 접수하면 된다. 연구계획서 양식은 연구소 홈페이지(kilsh.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노동운동이나 보건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적이고 실천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개인이나 단체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8월 넷째주 심사를 통해 2편의 연구과제를 선정해 한 건당 500만원 내외의 연구지원비를 제공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079

2018 한노보연 노동보건 연구 공모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8년 노동보건 연구 공모>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약칭 한노보연)는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와 노동자의 노동으로부터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는 연구비 수입의 일정비율을 독자연구적립금으로 적립하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연구 기금으로, 노동자 건강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연구 공모 사업을 통해 청소년 노동 및 출판노동자 실태조사, 산재환자 복귀 연구 등을 지원하기도 하고, 한노보연 자체적으로 주간연속2교대 변화의 영향, 작업중지권 실태조사 등의 연구를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아래의 내용을 참고하여 연구 공모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1. 공모 주제 및 연구내용 (총 2건)

노동보건과 관련된 자유 주제

* 여성, 여성노동자 노동환경 주제 심사시 가중치 예정

 

2. 지원 자격

노동자 건강에 관심이 있는 개인 및 단체


3. 접수 시기

2018.7.31.~2018.8.18

  

4. 공모 심사 및 채택 통보

1) 심사 : 2018.8.18.~2018.8.29. 자체 심사

2) 통보 : 2018.8.30

*심사 과정에서 연구자와 협의하여 연구계획이 수정 또는 보완후 채택할 수 있습니다.

  

5. 연구 기간

6개월~1년 (제출된 연구계획서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6. 연구비 지원액

- 각 1건 당 500만원 내외로 심사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 지원비 지급 시기는 연구 계획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7. 연구결과 제출 

연구가 종료된 후 2주 이내에 연구보고서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전자 파일로 제출합니다.

  

8. 연구 과정 공유 

연구 진행시 연구과정에 대한 진행 경과를 공유하여야 하며 1회의 중간보고서 제출을 합니다.

  

9. 연구결과 공유

1) 연구결과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내부토론회 또는 공식연구발표(최소 1회 이상)를 통해 공유되고 보고서 전자 파일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2) 연구보고서에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연구 지원이 명시되어야 합니다.

  

10. 공모 방법

구비서류를 첨부하여 이메일로 접수

(서류접수는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공식창구로 접수되지 않은 지원은 받지 않습니다) 

연구공모사업지원서식_2018.zip

  

11. 갖추어야 할 서류

소정의 서식에 따른 연구 공모 지원서, 연구계획서, 예산 계획서 등 필요한 사항

  

※ 구비 서류는 www.kilsh.or.kr에서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서류접수는 laborr@jinbo.net 으로 보내시면 됩니다.

※ 공모 채택 뒤 연구 협약서를 작성하고 이에 따른 제반 협약 사항을 이행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 시 위반한 측에 책임이 있습니다.

[언론보도] 노동시간센터 김영선 연구위원 “근면 이데올로기 뿌리 뽑고 시간권리 찾아야" (투데이신문)

노동시간센터 김영선 연구위원 “근면 이데올로기 뿌리 뽑고 시간권리 찾아야”
김도양 기자 승인 2018.07.28 14:36

‘워라밸(Work & Life Balance)’에 대한 관심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일과 생활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는 동시에 의미 있는 여가시간을 누릴 방법을 찾아 동분서주한다. 이러한 가운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며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출처 : 투데이신문(http://www.ntoday.co.kr)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640

<일터> 통권 173호 / 2018.07


<일터> 통권 173호 / 2018.7

특집 : 노동자 건강권 vs 기업의 영업비밀


4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8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10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14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16 [지금 지역에서는]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의 시작과 앞날


18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산재 사망증가와 트럼프 정부의 예산 축소


20 [국제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건설업 안전보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22 [연구 리포트]
경기도 버스 운전 노동실태(2)


26 [안전과 건강 칼럼]
빛바래선 안될 청사진


28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과로와 인종주의 영화 <히든 피겨스>


31 [사진으로 보는 세상]


32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저희는 영어하는 기계가 아니에요


36 [현장의 목소리]
실적이 인격이라 하는 회사를 향한 IT노동자들의 싸움!


40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4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입사 6개월 만에 폭삭 늙는 신규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


48 [노동자 건강 상식]
B형 간염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근로감독관의 과로사와 워라밸


52 [문화 읽기]
“우리의 죄는 증대하다”

54 [이러쿵저러쿵] 
내 인생의 시간으로 기록될 노벗 수습 노무사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과로와 인종주의 영화 <히든 피겨스> / 2018.07

과로와 인종주의

영화 <히든 피겨스>

전주희 노동시간센터, 서교인문사회연구실


▲ 영화 <히든피겨스>의 한 장면


인종주의가 씌우는 가면

제주도에 몰려든 480명의 예멘 난민으로 인해 한국 사회는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마치 이 민족이 평화로운 남쪽 섬을 침략이라도 했듯이 제주도의 여성과 아이들을 그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까지 등장했다. 그렇다. 예멘 난민들의 90%가 20~30대 남성이며, 그들은 브로커를 끼고 입국했다. 이로부터 ‘가짜 난민’설까지 등장했는데, 저들은 인도주의적 보호를 보장받아야 할 난민이 아니라 잠재적이지만 곧바로 현실화할 (성)범죄자집단이자, 불법 체류자들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멘에서 밀입국한 480명은 ‘예멘인’이거나 ‘난민’이 아니라 (성)범죄자로서 예멘인으로 표상된다.

인종주의는 ‘순수한 집단’으로 인종(race)을 지목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선호하는 공격목표, 즉 사회적으로 정상화를 위해 배제되어야 할 집단의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그래서 인종에 대한 혐오는 사회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가 된다. 난민 혐오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그들은 불특정한 예멘인이어서가 아니라 ‘20~30대의 낯선 남자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난민 문제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인종주의에 대한 문제를 되짚게 하며, 또한 논란이 재활성화 되고 있다. 예멘 난민으로 인해 인종주의적 태도가 등장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인종주의적 통념들이 예멘 난민 문제로 더욱 격렬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장애인에 대한 동정과 시혜와 혐오 등 인종주의는 이미 한국 사회에서 매우 문제가 있는 이데올로기다.

프랑스 철학자 에티엔 발리바르는 ‘종족적 인종주의’와 ‘성적 인종주의’는 늘 함께 기능하며, 나아가 “인종주의는 항상 성차별주의를 전제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여러 유형의 인종주의 형태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 인종주의는 늘 특권화된 집단을 보편의 얼굴로 내세우며, 다양한 사회적 집단을 평가절하하며 인종화한다. 그래서 우리가 인종주의에 대항할 때 차별받고 배제되는 집단이 사회적으로 ‘위험한’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지를 분석해야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가면을 씌우는 자가 누구인지, 보편의 얼굴을 한 지배적 표상은 무엇인지를 보아야 한다.

<히든 피겨스>가 싸운 것은 어떤 인종주의인가?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주의 영화라고 평가되는 작품 하나를 보자. 영화 <히든 피겨스 hiddenfigures, 2016>는 1960년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대, 나사(NASA)에서 근무했던 흑인 여성들의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에서 흑인 여성들은 백인 남성들뿐만 아니라 백인 여성들에게도 차별받는다. 그런데 백인 남성들과 백인 여성들이 흑인 여성에 가하는 차별의 양상은 사뭇 다르다. 우성 여성 전체는 나사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역할의 바깥에 있다. 이들은 전산원으로 별도의 독립적인 사무실에서 기능적인 계산을 하거나, 남성들이 일하는 공간에서 필요한 사무 일을 하기 위해 배치될 뿐이다. 흑인 여성들과 직접적 갈등을 겪는 것은 백인여성들이다. 이들은 같은 전산원이자 다른 인종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백인 남성들은 흑인 여성에게 직접 모욕을 가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들 중에는 흑인 여성들의능력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정당한 역할을 주려고 지원하는 사람도 있다. 영화에서 실질적인 중책을 맡고 있는 캐빈 코스트너 역은 흑인 여성 전용 화장실 간판을 깨부수고 “이제 됐군. 유색인종 화장실은 없어. 백인 화장실도 없고. 그냥 변기 있는 화장실일 뿐이야.”라고 말한다.

처음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인종주의적 차별에 맞서 흑인 여성들이 ‘여성과학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소개되었다. 하지만 그 목표가 성공했다고 영화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이 영화를 실화에 바탕을 둔다) 말할 수 있을까? 이 영화가 여성들의 연대와 협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빼어난 영화라고 할지라도 이 영화의 출발인 인종주의는 여전히 남는다. 

영화에서 백인 남성이 재현하는 것은 백인도 아니고 남성도 아니다. 그것은 ‘나사’다. 그리고 그것은 1960년대 미국이라는 국가이기도 하다. 나사는 미국과 소련의 군사적 국가주의가 우주를 향해 쏘아 올릴 우주선을 둘러싸고 가장 첨예화되었던 시대의 한가운데서 상징적으로 자리한다. 백인 남성의 몇몇이 인종차별의 벽을 깨고 흑인 여성의 천재적인 두뇌를 인정한 것은 미국과 소련 간 벌어진 우주‘전쟁’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역설적으로 인종주의의 얼굴, 보편을 가장한 지배적 표상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흑인 여성들의 인종주의적 편견과 차별은 당시에 정세적으로 요청된 적, “망할 소련 놈들”에 대한 타자화를 통해 비로소 극복될 수 있다. 즉 영화는 인종주의에 대항한다기보다 특정한 인종주의를 다른 인종주의로대체하면서 인종주의를 구성하는 교차적인 그물망들(종족적 인종주의와 성적 인종주의) 사이를 오간다. 그리고 그 그물망 안에서 영화는 끝난다. 드디어 미국은 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흑인 여성들은 나사의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되었다. 전쟁은 승리했다!

과로의 보편적 얼굴

인종주의적 접근 말고 다른 면에서 보자면 <히든 피겨스>는 ‘나사’에서 일하는 과학자이자 공무원의 이야기다. 그들의 살인적인 과로는 ‘로켓에 사람을 태워 달에 보내는 계획’이 성공할 때까지 이어진다. 과로를 과로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과로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거나, 아니면 자기 일이 공적인 임무를 띠고 있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노동운동에서 제조업 남성 노동자의 이미지는 오랫동안 보편적 노동의 표상을 하고 있었다. 동시에 이 이미지는 국가 주도의 발전주의 시대에 ‘산업역군’의 표상이기도 하다. 즉, 제조업 남성 노동자의 얼굴은 곧 국가이자 혁명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이미지가 가장 비극적으로 균열이 난 채 극대화 되었을 때가 IMF 위기시의 정리해고와 그를 둘러싼 투쟁이었다.

IMF 위기 때 98년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반대 파업을 벌였다. ‘차 만드는 남성’과 ‘밥짓는 여성’이 함께 한 파업이었지만, 파업 이후 식당 여성 노동자들은 해고되었거나, 식당 자체가 외주화되어 나빠진 노동조건과 임금을 감수해야 했다. 파업의 패배로 남성 노동자들도 더 빨리, 더 많은 차를 만들어야 했다. 강화된 노동강도와 장시간 노동으로 컨베이어벨트에서 과로사하는 노동자들이 늘어가고, 죽지는 않더라도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속도도 빨라졌다. 빨리 밥을 먹고 빨리 쉬고 싶었기 때문에 남성 노동자들은 더욱 급해졌고, 그리고 험악해졌다.

“씨발년들아 빨리 밥줘.” 식판을 두드리며 재촉하는 남성 노동자들과 여성 노동자들은 모두 신자유주의 사회의 살벌한 과로를 경험하고 있었지만, 그 과로는 동질적이지 않다. 차를 만드는 노동과 밥 짓는 노동의 분할, 원청 정규직 노동자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분할은 분할 이전에 특정한 노동의 형태를 특권화 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분할은 곧 차별과 배제의 선으로 작동한다. 여기에 8시간, 10시간 혹은 12시간으로 균질화된 노동시간의 질적 차이가 구성된다. 이것은 노동강도로 환원할 수 없는 과로의 질이다. 

오늘날 신자유주의적 과로는 종족적 인종주의와 성적 인종주의가 교차하며, 서로를 보충하는 메커니즘이 형성하는 분할의 선을 따른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이 여전히 자신을 보편의 표상으로 재생산하는 이상 이러한 인종주의적 분할선 역시 재생산된다. 그들은 더 이상 ‘국가’나 ‘혁명’을 상징하는 얼굴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기득권’을 보편화한다. 

최근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불법파견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를 한명도 포함시키지 않은 것, 아니 700명 중 단 한 명의 여성 노동자를 포함시키지 않기 위해 사측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반대한 것은 단지 정규직의 횡포가 아니다. 정규직화하면 남성도 하기 힘든 조립라인에 여성 노동자를 배치 전환시키겠다고 겁박하는 것은 역으로 남성 노동자도 조립라인의 노동강도가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젊고 건장한 남성 하청노동자들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이때 비가시화되는 건 여성노동자들의 과로다. 정규직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그녀들은 남성도 하기 힘든 조립라인에서 일하기에는 약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보편적인 과로의 강도를 견뎌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신체를 가졌다는 것이다.

인종주의는 이러한 차별의 논리 배후에서 작동한다. ‘비정규직’이라는 인종, ‘여성’이라는 인종이 교차하며 ‘여성 비정규직’은 여성의 문제로도, 비정규직의 문제로도 환원되지 않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차별의 선들 아래에 놓인다. 그리고 ‘남성정규직’이라는 일부 집단이 특권화 되면서 보편의 얼굴을 하고 등장한다. 자신들의 과도한 노동을 특권화 하는 순간 과로를 일으하는 인종적, 성적인 메커니즘은 사라지고, 더 많은 과로를 조직하는 경영기술이나 노동과정의 변형, 노동의 형태들도 사라지고 오로지 물리적으로 계량화된 과로의 수치만이 남게 된다. 그들의 과로를 가장 보편적이라고 주장하는 순간, 그들이 입증하고 싶어 하는 과로 역시 가장 앙상한 것으로 남았다. 따라서 사회적 소수자들과 연대해야 한다는 것은 도덕적인 요청이 아니다. 스스로가 보편의 지배적 얼굴에 대항하는 소수자의 위치를 점하는 것만이 모든 인종주의에 대항하는 길이자, 자신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 하는 ‘기득권’을 획득할 방법일 것이다.

[언론보도] 조삼모사 최저임금법 개정 (매일노동뉴스)

조삼모사 최저임금법 개정류현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류현철
  • 승인 2018.05.31 08:00
  • 댓글 0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려 ‘사탕·청양고추·생강’을 씹으며 운전하는 시내버스 운전노동자들을 만난다. 그들은 첫차를 몰러 새벽 4시가 되기 전에 집을 나선다. 나섰던 현관문으로 다시 들어오는 시간은 밤 12시는 돼야 했다. 가뜩이나 심각한 교통체증, 촉박한 배차시간, 사고 위험으로 온몸의 신경과 근육이 긴장한 채로 하루 14시간을 운전했다.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시민 안전을 책임지기는커녕 자신의 몸도 챙기기 힘들다. 언제인가부터 어깨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목을 가누기 힘들어졌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1851

[언론도보] 사용자 대 노동자로 갈린 '노동시간 단축 보완책' 보도 (오마이뉴스)

사용자 대 노동자로 갈린 '노동시간 단축 보완책' 보도

[미디어비평] 보수·진보 신문의 판이한 '노동시간 단축 보완책'

18.05.24 21:41l최종 업데이트 18.05.24 21:41l



지난 2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당장 300인 이상 사업장에 오는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근로시간 단축 관련 개정안은 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 5년이 지나 20대 국회에 와서 겨우 통과된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논쟁이 끝난 건 아니다. 개정안 통과 전후에 보수·경제신문과 진보신문은 근로시간 단축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전혀 다르게 내놨다. 


http://omn.kr/rd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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