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대찬인생 살아볼랍니다! /2016.10

대찬인생 살아볼랍니다!
-노동조합 인정 요구하며 파업중인 금속노조 경기지부 대창지회 노동조합 김용세 사무장, 장종우 노안부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전면파업 37일 (9/23기준)을 맞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대창지회는 노동조합 설립 5개월 차 신생 노동조합이다. 금형 황봉을 수입하여 가공하는 일을 하는 대창은 설립된 지 40년이 넘는 역사와 한해 매출 5,000억을 넘는 건실한 기업이다. 그래서일까 대규모 중소·영세 사업장이 밀집한 반월/시화 공단에 있는 대창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가고 싶은 회사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모르는 대창의 실상
김용세 사무장 : 택시를 타고 대창가주세요 그러면 좋은 회사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지역에서 포장이 잘되어있는 회사에요. 일단 회사가 크고 급여도 주변보다 더 받으니까요. 그런데 사람들은 모르죠. 우리가 주말 내내 일해서 그나마 이 정도 받는건데 다들 기본 8시간 일해서 받는 기본급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은 연간 노동시간이 3,000시간이 넘거든요. 그것도 현장에서 적게 일한다는 분들이 그랬어요.

 

임금의 경우 최저임금은 조금씩이라도 올랐건만 대창은 늘 제자리였다고 한다. 이러니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1년 다녀도 최저임금이고 심지어 경기가 어렵다고 2년 정도 임금을 동결한 적도 있었다. 정년 2년 전부터는 임금피크제라서 해마다 20% 임금이 깎였다.

 

김용세 사무장 : 연 순이익만 400~500억이 되는 회사에요. 그런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투자는 미비하죠. 18년 다니면서 회사가 20억

벌 때가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 불편하니까 바꿔달라고 하면 개선해주고, 힘들어하면 회식도 하고 그랬는데 수익이 200억 정도 되니까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더라고요.

 

위험한 현장이지만 다치면 늘 작업자 탓이었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쌓였던 불만은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고민으로 이어졌고 지금의 지회장을 포함해 몇몇 분들이 금속노조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김용세 사무장 : 현장에 안전사고가 너무 잦아요. 특히 절단 사고가 많고, 근골은 기본으로 깔고 가요. 내가 언제 다칠지 모르는 환경인 거죠. 만일에 다치기라도 하면 회사 관리자들은 무조건 다친 사람책임이라고 뒤집어 씌우는 거예요. 만일 산재신청이라도 한다고 하면 회사는 거짓으로 서류를 제출하고 그랬어요.

 

장종우 노안부장 : 저는 금형에 호일을 당겨서 봉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기계도 조작하고 했는데요. 일하다 무릎이 아파서 산재신청을 했는데 결국 승인도 못 받고 장해만 남았어요.

 

 

산재 승인을 받기 위한 과정에서 회사는 재해자를 도와주기는커녕 방해했다.

장종우 노안부장 : 그때 당시엔 산재를 잘 몰라서 제대로 대응도 못 했어요. 그러다 나중에 회사가 제출했던 서류를 봤는데 악의적으로 꾸며서 제출했더라고요. 저희 설비는 수동인데 자동이라고 했고, 지난 20년간 이 설비에서 다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냈어요. 하지만 저랑 같이 일했던 4명 중에 한 사 람은 무릎 수술을 했고, 한 사람은 무릎연골이 없어요. 저는 장애가 남았고요. 그런데 누구도 반발할 수 없는 분위기에요. 그게 오래전 일도 아니고 2015년에 일이에요.

 

장종우 노안부장이 산재를 신청한 것만으로 동료들 사이에서 용기가 부럽다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회사 분위기가 어떠한지 짐작 가능한 대목이다.

 

 

휴먼노조 들먹이며 노동조합 인정 안

김용세 사무장 : 노사협의회 성원이던 지금의 지회장님과 몇몇 분이 1년 넘게 노동조합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오픈하기 직전에 회사에 발각됐어요. 논의 끝에 그날 바로 노동조합 가입을 받기로 하고, 하루 만에 220명을 받았어요. 이후에 나머지 사람들도 다 받았고요.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절박감으로 이렇게 오게 된 것 같아요.

 

회사는 긴급하게 전체 직원들을 강당으로 불렀다. 대표는 그 자리에서 노동자들을 회유하려 했다.

 

김용세 사무장 : 직원들을 다 부르더니 다 해주려고 했다 그러는 거예요. 임금 올리고 그런 거 다 준비했다고요. 그런데 그때 한 분이 일어나서 그랬죠. “우린 더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다. 우리가 돈 때문에 그런 걸로 보이냐며 나가자”고 했고 전 직원이 일어나서 강당을 나왔다.

 

 

휴먼노조를 핑계로 노조와 대화거부

김용세 사무장 : 회사에 대화를 요구했는데 기존에 있는 노동조합과 지난 1월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아서 2노조인 금속노조 대창지회의 교섭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면서 노동조합과 대화를 계속 거부했어요. 그러나 이는 회사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거짓이었다. 회사가 주장하는 1노조는 휴면노조 즉 페이퍼 노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휴먼노조 위원장은 지난 4월 20일 나일권 대창지회장을 만나 “회사에 페이퍼 노조가 있는 것 알지 않았냐. 회사에서 이름만 올리고 서명만 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 휴먼노조는 2003년 설립했지만, 조합원이 4명에 불과하고 단 한 차례도 회사와 임금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 밝혀졌다.

 

김용세 사무장 : 4월 19일 노조를 만들고 지금까지 교섭을 회피하고 있고 그래서 우리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어요. 1노조가 휴면노조라서 교섭 회피하지 말라는 지노위, 중노위 결정문 나 몰라라 하고, 휴먼노조를 해체하라고 결정하니까 그제야 마지못해 교섭하자고 하더라고요.

 

결국 전면파업에 나서다

회사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대창지회가 요구하는 수준이 과해서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창지회로썬 노동조합활동 인정 외엔 신규 노조에서 맺는 수준의 요구안이기 때문에 결국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회사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결국 노동조합은 전면파업에 돌입하게 되었다.

김용세 사무장 : 결국 우리가 전면적으로 파업해서 대화를 해야지 그러지 않고서는 답이 안 나오겠다는 판단이 있었어요. 처음 하는 파업이라 걱정도 많이 됐는데 지금 와서 보면 선배 노동자들이 대창 분위기가 최강이라고 말씀하더라고요. 한 달 넘는 시간인데 조직력도 흐트러지지 않고요.

 

장종우 노안부장 : 한 달 임금 안 받고 마이너스 대출받고 생활해보니까 악에 받치더라고요.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고요. 어쩌면 회사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동조합 조직력이 만들어지게 회사가 도와주는 것 같아요. 물론 파업이 길어지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학교에서 배우듯 노동조합에서 파업하면서 조직력을 배우는 시간 같아요.

 

 

회사의 무리한 대체생산이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장종우 노안부장 : 회사에서 저희가 부분 파업할 때마다 대체 생산을 했거든요. 그때마다 다른 설비를 돌려야 하니까 작동법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저희가 안 알려줬어요. 그러자 이압출 기계를 깔지 1년여 됐는데 설치한 사람을 불러다 작동법을 배우더라고요. 이후에 사측에 붙어먹은 김상표라는 사람과 고인이 된 이규재 부장이 같이 일하다 이압출 기계 오작동으로 이규재 부장이 가슴이 눌려서 압착으로 사망했어요.

 

신규설비이고 조작법이 익숙하지 않은 사무실 직원들이 대체생산에 투입되었다가 끔찍한 일을 겪었고, 그 이후 모든 대체 생산은 중단되었다. 사무실 직원들을 이제 물건 출하 중심으로 남은 재고들만 보내는 업무를 하고 있다. 한편, 고인의 가족들은 회사와 이후 협의하고 장례를 마쳤다.

 

 

대창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김용세 사무장 : 금속노조 경기지부가 아니었으면 이 자리까지 못 왔죠. 전면파업하고 여러 사업장에서 연대 와주시는데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 저희끼리 농성장 지키면 그것처럼 처량한 게 없는데요. 올 때 또 그냥 빈손으로 안 오세요.

 

장종우 노안부장 : 금속노조가 없었으면 이런 조직력이 만들어졌을까 생각해요. 아마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처음에 여기저기서 와주시는 게 품앗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품앗이는 아닌 것 같아요. 의리도 아닌 것 같고.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이에요.

 

 

안전한 일터, 변화를 인정하는 일터가 되었으면

김용세 사무장 : 회사도 저희도 모두 대창이 세계 일류 기업이 되는 게 꿈이에요. 저희 열심히 일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거예요. 그런데 진짜 1등이 되려면 노동자랑 파트너쉽을 가져야 해요. 우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결코 1등이 될 수 없죠. 그리고 현장에 없던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는데 대체 왜 만들어졌는지 한번 돌아보고 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종우 노안부장 : 노동조합 만들고 여러 변화가 있는데요, 팔자에도 없는 부장을 하고, 사람들 앞에도 서서 교육도 해보고, 산안법 고발도 하는데요. 저한테 가장 큰 변화는 개개인으로 흩어져 있을 땐 그렇게 이기적이었던 사람들이 노동조합이라는 틀 하나로 뭉치는 게 신기했어요. 그런 말이 있죠 나무가 모이면 숲이 된다고요. 이분들과 하루 빨리 파업 끝내고 돌아가면 안전한 일터 만드는 거에 관심이 많아요. 우리 조합원들 다들 골병들어있는데 예방도 하고 아픈 분들은 치료도 받고요 그렇게 해서 살맛나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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