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1) / 2014.6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1)

 

푸우씨 집행위원장

 

1.연구의 배경은?

 

2002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진행한 후 10여 년을 경과한 두원정공은 자동차 부품인 디젤 기관용 연료분사장치 등을 제조하여 현대, 기아 완성차에 납품하는 곳이다.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사측의 구조조정은 다수의 노동자에게 근골격계 직업병을 집단적으로 발생시켰다. 이에 두원정공 지회는 2003년 근골격계질환 집단 산재요양을 시작으로 2004년, 2007년, 2010년 3년마다 유해요인조사를 진행하며 노동자들의 참여와 요구를 바탕으로 한 현장 개선 노력을 지속해왔다. 2013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2002년 최초 유해요인조사 실시로부터 10여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현장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 온 현실을 반영하고, 작업자의 건강상태, 노동환경의 변화를 주되게 살펴보고자 하였다.

 

2.연구의 목적 및 연구 과제는?

 

2013년 유해요인 조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지회와 실천단 운영위(단장, 부단장, 공장별 실천단대표), 연구진이 함께 구성한 기획단에서는 조합원의 평균연령이 10년 전에 비교하여 훌쩍 높아진 조건과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근골격계 산재요양자들의 숫자가 꾸준히 늘어나 1/3에 가까운 인원이 산재요양의 경험을 가진 현실, 그리고 이제는 10년 전 산재요양을 나갔던 동지들이 다시 산재요양 신청을 하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실천단원들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참여가 예정된 상태로, 조사에서 도출된 개선 과제의 실행이 담보될 수 있는 체계를 사전에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1) 2003년 집단요양 이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근골격계 산재환자의 치료 현황과 요양과정, 요양 후 복귀과정을 평가하고 2) 기존에 수행했던 작업자세와 노동강도를 작업자 스스로 평가하는 ‘주관적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실천단이 주도하는 부서별, 라인별 간담회에 참여한 작업자들이 자신의 공정에 대한 생각을 각 문항에 대해 기입하는 방식으로 수행)’와 ‘인간공학적 평가’ 등을 조사해보고자 하였다.

 

3.연구 조사 과정은?

 

급여, 노동시간 등의 노동조건, 근골격계 증상, 직무스트레스, 수면건강 등을 묻는 설문조사와 함께 2013년 유해요인조사의 방향과 목표가 무엇인지 지회 확대간부, 실천단, 전 조합원 교육을 통해 공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3년마다 관행적으로 찾아오는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성화된 인식을 극복하고자 이번 조사는 10년의 과정을 되돌아보는 과정임을 분명히 하며 조합원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실천단을 대상으로 ‘산보위란 무엇이며,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가’, ‘현장 조사에 앞서 조합원과의 대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공학평가’ 등의 교육을 진행하였다.

 

4.주요 결과는?

 

1)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결과

 

설문 응답자 403명을 분석한 결과, 근골격계 증상이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인 ‘기준1’ 해당자가 330명(81.9%), 이 중 증상 정도가 ‘중간 정도로 심하다’고 답변한 ‘기준2’ 해당자는 229명(56.8), 증상 정도가 심하다고 답변한 ‘기준3’ 해당자는 100명(24.8%)으로 나타났다. 이를 부서별로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확인되는데, 노즐제조부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증상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예전 조사와는 다른 결과로, 노즐제조 작업자들은 타부서 작업자들보다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근무중 여유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며, 시간당 해야 할 일도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이와는 달리 기왕에 근골격계증상 유병률이 가장 높았던 PE 부서의 경우, 근골격계증상 유병율 증가 경향이 둔화되었는데, 이는 주간연속2교대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가장 많이 줄어든 부서였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 부서별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 (%) >

 

부서

 

2013

 

 

2010

 

기준 1

기준 2

기준 3

기준 1

기준 2

기준 3

PE 제조

109(81.3)

77(57.5)

38(28.4)

100(80.0)

68(54.4)

25(20.0)

노즐제조

59(88.1)

42(62.7)

14(20.9)

47(69.1)

32(47.1)

14(20.6)

VE 제조

99(82.5)

67(55.8)

31(25.8)

95(74.2)

62 (48.4)

26(20.3)

지원부서

61(79.2)

42(54.5)

16(20.8)

60(71.4)

37(44.1)

11(13.1)

 

2)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자 실태조사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을 경험한 현 재직자 153명 중 142명이 연구에 참여하였고, 사고성 재해, 답변이 부실한 경우를 제외한 132명의 설문 자료를 최종 분석하였다. 이 중 16명에 대해 심층면접을 수행하였다.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요양신청 과정, 산재승인 소요 기간, 요양치료의 내용과 의료서비스 만족도, 요양 중 우울 정도, 요양 중 가족 관계, 요양기간 연장의 경험, 요양 종결 시 회복 정도, 복귀 후 업무 변화 및 동료 관계 등을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서 4가지 주요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위압적인 산재 요양 제도

 

많은 산재 요양 경험자들은 근골격계질환의 산재 승인율이 낮을 뿐 아니라, 승인이 점차 더 어려워지고, 요양 기간을 줄이려는 시도도 강화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아파도 산재 신청을 ‘포기’해버려 산재 신청 자체가 감소하고 공상 처리나 자비 치료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산재 승인이 업무 관련성을 기준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질환의 중증도나 진단명, 수술 여부, 노동조합과 노동자 본인의 노력 정도에 따라 승인 여부가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조합원들의 노조에 대한 믿음이 반영돼 있으나, 동시에 산재요양 결정 과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요양 기간과 종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별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환자와 충분한 의사소통 없이, 진단명이나 수술 여부를 근거로 한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비수술적 치료 도중, 공단에서 요양기간을 늘리려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수술을 하게 된 경우도 있어 요양 기간 표준화가 오히려 요양비 증가나 요양기간 연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농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몸 아픈 것보다 더욱 심한 정신적 고통

 

많은 산재요양 경험자들은 몸이 아파 산재 요양을 나갔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근골격계 산재요양자 중에 ‘날라리 환자’가 섞여 있다는 낙인은 여전히 널리 형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여 행동이 제약되므로 요양 기간 시간 대부분을 고립된 채 보내는 것이 대다수 노동자들의 공통된 경험이었다. 요양 기간을 ‘창살 없는 감옥’으로 묘사하거나 ‘복귀해야 편안하다’고 하기도 하였다. 두원정공처럼 거의 1/3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 요양을 다녀왔으며, 집단요양 투쟁을 통해 라인을 바꿔낸 경험이 있는 사업장에서도 이런 낙인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런 낙인은 심지어 내부에서도 존재하고 있었다. 면담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모두 “나는 나이롱 환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산재요양 경험자 가운데 ‘꾀병’ 환자가 포함돼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일부 노동자들은 재요양이 반복되는 노동자에 대해 ‘자기 관리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요양 승인이나 요양 연장 결정을 기다리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했고, 요양 중에는 ‘증상이 언제쯤, 얼마나 좋아질까?’ 하는 불안감도 느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환자임에도 가족이나 동료에게 가장이나 노동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요양종결 시에는 남은 증상과 복귀에 대한 불안감, ‘빨리 나아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스트레스 요인이 되었다. 요양 신청에서부터 종결까지 전 기간 마음 졸이는 불안한 심리 상황에 놓이고 있었다.

 

(3) 부실한 치료와 방치되는 산재 노동자

 

그러나 이런 정신 심리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많은 환자가 받은 치료는 ‘회사 물리치료실이나 다름없는’ 수준이었다. 그들은 하루 1시간 남짓만을 치료에 쓸 뿐, 나머지 시간 대부분은 집에서 혼자 보내게 된다. 요양 기간 의사와의 상담이나 진료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이외에 작업과 관련된 상담, 운동 치료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 특정한 운동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함께 운동을 도와주는 방식의 운동치료를 받은 경험을 묻는 설문에 17%만이 ‘그렇다’고 답하였다. 체계적인 치료 프로그램의 부재는 산재 노동자들이 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도록 하여 심리적 불안정과 고립감을 강화하기도 하였고, 일부 노동자들은 요양 기간 중의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끼고 운동 등 자구책을 개인적으로 찾거나 대체 의학, 민간요법 등 비보험 진료를 받기도 하였다. 의료상의 개입의 부재는 요양 종결 시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대부분의 노동자가 산재 종결은 ‘의사’와 얘기하는 게 아니라 ‘원무팀장’과 얘기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4) 불안한 종결과 복귀

 

많은 노동자가 요양 종결 때까지 증상이 충분히 좋아지지 않았다고 답하였다. 노동자들은 당사자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요양 종결이 결정되고, 공단과 병원 사무장이 복귀 시기 결정을 종용하는 경험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복귀 시 복귀업무 적합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나 업무에 적응하기 위한 작업장 기반 재활 훈련이 없으므로 복귀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상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40명(30.6%)의 노동자들이 요양 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완치되거나 거의 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17.6%에 불과하였다. 재활 훈련과 업무 적합성 평가, 작업 조정 등이 부족한 채 작업장에 복귀한 경우, 덜 회복된 업무능력과 기대되는 역할 사이의 간극은 주위 동료들의 선의로 메꾸고 있었다. 복귀 후에도 요양 전과 같은 업무에 배치할지, 직무를 변화시킬지에 대한 일관된 판단 기준이 없고, 결정 과정에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적어 복귀 후 갈등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 연구 결과 중 ‘작업자들의 주관적인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와 ‘인간공학평가’, ‘제언’은 7월호 일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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