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리포트] 우편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건강실태 연구 / 2014.1

우편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건강실태 연구


정리 : 한노보연 재현

1. 연구 배경
우편집중국은 전국의 우편물이 몰려드는 곳이다. 이곳은 24시간 내내 쉴새 없이 돌아간다. 이번 연구 사업을 진행했던 동서울 우편집중국의 경우 전국 30여 개의 사업장 가운데 가장 큰 1일 평균 600여 만 통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곳이었다. 우편집중국 노동자들은 주로 상자 옮기기, 대형트럭과 기계에서 물건 올리고 내리고 담기, 온종일 서서 손으로 우편물 구분하기 등의 작업으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곳이다.


한편 우체국에는 현재 5개의 복수노조가 있다. 동서울 우편집중국 노동조합은 2012년 2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를 상급단체로 결정하면서 이후 전국 단위의 우편노동자 조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편집중국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건강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기초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쟁취하기 위한 기획과 실천의 힘을 모아내기 위해 이번 설문 및 면접 조사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2. 연구 결과
○ 기본 인적 특성
1) 인적 사항
- 남성 53.3%, 여성 46.7%로 성별 분포는 비슷했다. 연령은 50대가(50.0%) 가장 많았고, 40대(40.2%), 30대(9.8%) 순서였다. 평균 나이는 남성 46.4세, 여성 51.1세였다.

2) 고용 관련 특성
- 설문 참여자는 총 92명이었고, 모두 조합원이자 비정규직이었고, 고용형태는 무기 계약직 87.1%, 기간제(2년 미만) 12.9% 였다.
- 우편지부 내에는 소포계, 소형계, 대형계, 발착계, 특수계 등 총 5개의 부서가 있었다.
- 근무형태는 일근(9시~18시), 중근(13시~24시), 석근(19시~23시), 야근(21시~6시), 조근(7시~16시)으로 5개가 있었고,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중근(38.8%)과 야근(29.4%)의 근무형태로 심야노동에 노출되는 비율이 높았다.
- 근무기간은 6~10년이 30.8%로 가장 많았고, 평균 근무기간은 7.3년으로 조사되었다.

 

○ 임금, 노동시간, 그리고 생활의 만족도
1) 임금
- 설문에 참여한 우편지부 노동자들의 1년간 급여 총액 평균은 1,574.5만 원이고, 월평균 기본급은 115.4만 원, 월평균 시간외 수당은 13.2만 원으로 나타났다. 근속기간이 평균 7.3년으로 조사되었으나, 여전히 최저임금수준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 낮은 기본급으로 인해 시간외 수당이 전체 임금의 10.2%를 차지하기 때문에 시간외 수당에 의존도가 높았다.
- 집중국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일반 노동인구보다 1.19배 많지만 임금의 경우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78%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 가구원의 소득 총액 및 생활비 지출
- 우편지부 노동자들의 본인 급여 이외에 월평균 가구원 소득 총액의 평균값은 106.1만 원으로 조사되었다.
- 또한, 월평균 생활비(지출) 평균값은 177.7만 원으로, 우편지부 노동자들의 임금 평균값인 131.2만 원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대개 40~50대 이상 여성노동자들을 생계 보조자로 생각하는데 우편지부의 경우 생계부양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 우편지부 노동자의 가구원 소득총액(본인 급여 포함)과 비교해도 표준생계비 대비 현실임금 비율은 55.8%에 불과했다. 본인 월급뿐만 아니라 가구원의 소득을 모두 합쳐도 표준적인 생활을 영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본인 이외의 가구원 소득이 없는 경우가 절반이 넘어 생활에 어려움이 있음이 예상되었다.
- 물류 노동은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필수적인 업무이지만 우편지부 노동자들의 노동은 저평가되고 있고 그 결과 저임금상태의 우편지부 노동자들은 심야노동이나 시간 외 노동, 혹은 겸업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3) 노동시간 및 휴식시간
- 1일 평균 노동시간은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을 제외한 평일 노동시간을 분석한 것으로 비수기,  폭주기, 특별기에 따라 각각 8.1시간, 9.3시간, 9.9시간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소통 시기별 노동시간 및 휴식시간

4) 생활의 만족도
- ‘매우(항상) 만족한다’ 와 ‘대부분 만족한다’ 는 응답을 묶어 살펴보면 ‘집안일(가사 및 육아)과 가족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63.1%, ‘사회생활 및 여가생활에 만족한다’ 는 응답은 48.9%, ‘경제적으로 만족한다’ 는 응답은 29.4%였다.

 

○ 건강 실태
1) 근골격계 질환
- NIOSH(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근골격계 질환 증상 기준에 해당하는 6개의 부위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증상 호소자’ 가 81.2%, 기준 2에 해당하는 ‘관리대상자’ 는 76.5%, 기준 3에 해당하는 당장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심자‘ 는 45.9%에 달하였다. 즉각적인 의학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인 기준 3에 해당하는 경우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나 우편지부 노동자들에게 근골격계 질환은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 우편지부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모든 신체 부위가 아프다는 점이다. 그중 특히 ‘어깨’, ‘손/손목/손가락’, ‘다리/무릎’ 등에서 증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우편지부 노동자들은 비교적 허리에 부담이 많은 직종으로 알려진 지하철 차량정비 노동자들보다 허리 부위 증상 호소율만 약간 낮을 뿐 다른 모든 신체 부위의 유병률은 다 높게 나타났다.

2) 수면 건강
- 수면의 질(PSQI) 점수 전체 평균값은 7.2로 분석되었고, 응답자 중 79.2%가 5점 이상으로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다.
- 수면을 위해 잠자리에 든 이후 실제 수면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소요 시간은 주간 근무자와 야간 근무자 각각 23.0분, 29.3분으로 야간 근무자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평균 수면시간도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 각각 5.8시간, 5.1시간으로 야간 근무자의 수면시간이  0.7시간(40여 분) 짧았다. 주관적인 수면의 질도 ‘대체로 나쁘다+아주 나쁘다’ 정도가 야간 근무자에서 46.2%로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주관적 노동강도를 나타내는 보그점수가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보그점수가 ‘약함~중간(6~12)’에 비해 ‘힘듦(13~15)’일 경우 ‘수면의 질’ 점수가 7.3 이상일 위험도가 5.1배, ‘매우 힘듦(16~20)’은 10.8배 그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3) 청력 건강
- 우편지부 노동자 중 10.5%가 청력 장애를 의심할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었고, 남성보다 여성노동자에게서 그 비율이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에서 가장 높았다.

4) 정신 건강
- 평소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 정도가 ‘대단히 많이 느낀다 + 많이 느끼는 편이다’인 비율이 44.3%에 달했다. 우울감 경험률에 해당하는 ‘최근 1년간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 등을 느낀 경험’도 17.2%나 있는 것을 조사되었다. 자살 생각률에 해당하는 ‘최근 1년 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경험’은 9.4%, ‘최근 1년 동안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방문,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상담을 받아 본 경험’도 4.6%나 있었다.  
5) 의사로부터 진단 받은 질병
-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 질병은 알레르기 비염(14.1%)이었다. 심층면접에서도 집중국 노동자들이 추위와 미세먼지로 상시적인 알레르기 비염에 노출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비염은 여성노동자에게 더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30대가, 부서별로는 소형계와 특수계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
- 또한 골관절염과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유병률도 40~50대 일반인구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그림 1. 우편 노동자가 앓고 있는 질병 유병률

6) 업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나 질병
- 지난 1년간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사고나 질병이 있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39.5%였다. 사고나 질병의 종류로는 부딪힘이 50.0%로 가장 많았고, 근골격계 질환이 17.8%로 그 뒤를 이었다.
-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아야 할 정도의 사고/질병 횟수는 평균 2.4회이었고, 2회 이상이 40%를 넘었다.
- 일하다가 발생하는 사고나 질병이 빈번하고,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아야 할 경우도 많은데 이에 대한 처리 방법은 자비 치료부담이 62.1%로 가장 많았다.

○ 노동조건과 개선 사항
1) 업무가 힘들다고 느끼는 정도(보그점수) 및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요구
- 보그점수 전체 평균은 12.6점으로 ‘힘듦’ 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13점 이상으로 ‘힘듦’ 혹은 ‘매우 힘듦’에 해당하는 경우는 38.8%에 달했다.
- 설문 참여자들은 현재 업무량과 노동시간의 77.1% 정도가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인원충원의 경우 현재 부서 인원을 100으로 볼 때 124%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2. 설문 참여자의 적정 업무량, 인원 충원의 요구

 

2)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
-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임금인상’을 48.0%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비정규직 차별문제(19.7%), 고용안정(13.2%), 작업환경개선(9.2%), 인력충원(7.9%) 순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3. 제언
1)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과 야간노동의 악순환
(1)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 평균 임금의 78%, 가구 총임금이 표준생계비의 55.8%에 불과
- 우편지부 노동자들은 대부분 무기 계약직이지만 사실상 비정규직과 다름없는 대우를 받으며, 같은 사업에서 비슷한 일을 하거나 더 쉬운 일을 하는 정규직 임금의 절반 정도를 받고 있고,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평균 임금과 비교해도 78% 정도의 임금만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 우편지부 노동자의 가구원 소득 총액은 표준생계비 대비 55.8%에 불과하므로 우편지부 노동자가 보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현재 임금의 2배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

(2) 저임금 때문에 2급 발암요인인 야간노동을 자발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현실
- 2007년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암연구소(IARC)는 심야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하였다. 특히 여성 노동자의 경우 야간 교대노동으로 유방암이 증가하는데, 덴마크에서는 일주일에 최소 1일 야간근무를 했던 항공승무원 여성노동자의 유방암을 직업병으로 인정하는 판례를 내리기도 하였다.
- 또한 심야노동은 뇌심혈관계 질환, 소화기계 질환, 당뇨병을 일으키며, 독일 수면의학협의회 발표에 따르면 교대 노동자가 비교대 노동자보다 평균수명이 13년이나 짧다고 보고하고 있다.
- 따라서 업무 조절을 통해 심야 업무를 최소화하여 심야 노동자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불가피한 심야노동의 경우 노동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시간과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우편지부 노동자들에게 1순위 개선 사항이었던 저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강요된 야간노동을 멈출 수 있다.

(3) ‘공공기관 무기 계약직 전환 가이드라인' 원칙을 지켜라
- 기획재정부는 2013년 10월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된 공공기관 비정규직은 해당 기관의 정규직과 같은 수준의 임금 인상률 적용’, ‘복리후생 등 처우 측면에서도 정규직과 동등한 대우’의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무기 계약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295개 공공기관에 전달했다.
- 우편지부 노동자들의 극심한 저임금 문제와 그로 인한 낮은 생활 만족도와 야간노동 선호 경향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편집중국은 '공공기관 무기 계약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즉각 행하여야 한다.

 

2) 적은 인력으로 짧은 시간동안 녹초를 만드는 노동강도 문제
(1) 높은 노동강도에 의한 근골격계 질환과 수면장애
- 보그점수(주관적 노동강도)가 높을수록 근골격계 질환과 수면장애의 발생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시기별로 노동시간의 격차가 큰 것도 문제이고, 폭주기나 특별기에는 표면적으로 늘어난 노동시간보다도 내부적으로 늘어나는 노동강도가 큰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2) 즉각적인 인력충원과 임금인상 필요
- 이런 부담은 우편지부 노동자들이 현재 업무량과 노동시간의 77.1% 정도가 적절한 수준이고, 인원은 124%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답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 따라서 우편집중국은 이번 설문 결과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인력충원과 노동강도를 낮추려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임금인상도 함께 진행해야 할 것이다.

 

3) 빈발하는 사고와 열악한 작업환경에 의한 직업병, 근본적 대책이 필요
(1) 빈발하는 사고와 질병
- 우편지부 노동자들의 39.5%에서 업무 수행 중 사고나 질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팔레트에 부딪혀서 인대가 파열되거나, 손가락과 발가락 골절을 입고, 심지어 치아가 부서지는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바쁜 소통 기간에는 집중국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정규직이 운전하는 2~3개씩 팔레트를 옮기는 카트는 더욱 위험천만하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정노조는 안전보건공단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노동재해예방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노동자 개인에게 안전만을 강요하는 내용 일색이다.

(2) 열악한 작업환경에 의한 직업병
- 우편지부 노동자들은 미세먼지가 온종일 발생하고, 계절에 따라 극심한 추위와 더위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다. 추위와 미세먼지로 상시적인 알레르기 비염에 노출되어 있었다. 또한, 소음 작업장의 특성으로 청력 건강도 우려할 만한 수준의 노동자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3) 온몸이 골병, 안 아픈 곳이 없다
- 우편지부 노동자들은 몸 전체에 골병이 들어 모든 신체부위가 아픈 것으로 드러났다. 신체 부위별로는 ‘어깨’, ‘손/손목/손가락’, ‘다리/무릎’ 등에서 근골격계 질환 증상이 특히 심했다.
- 따라서 업무강도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과 부서별로 체계적인 전환배치 시스템을 갖추어 같은 부위가 계속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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