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아저씨, 요즘도 야간순찰 도세요? (매일노동뉴스)

아저씨, 요즘도 야간순찰 도세요?

기사승인 2018.10.04  08:00:01

- 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우리는 노동을 하며 살아간다. 내가 일해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타인이 사용하거나 이용하고, 나 또한 누군가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노동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233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나는 감시, 단속적 노동자인가? / 2017.10·11

나는 감시, 단속적 노동자인가?

권종호 선전위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24시간 맞교대를 하는 보안업체 노동자 A 씨는 주상 복합 아파트 경비 및 안내 업무를 수행한다. 근무하는 날은 낮에 따로 쉴 시간 없이 순찰, 감시, 안내 등의 업무를 하다가 밤에는 4시간 정도 수면 시간이 주어져 수면실에 들어가서 잘 수 있다. 하지만 저녁 9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세 팀이 번갈아 수면을 취하는 관계로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자는 날이면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어쨌든 수면 시간이라 눕긴 하지만 평소 항상 깨어있던 시간에 갑자기 자려니 잠도 안 오고 잡생각만 늘어간다.

24시간 맞교대를 하는 아파트 경비직 노동자 B 씨는 상황이 더 열악하다. 낮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정해져 있다. 분리수거, 주차단속, 화단 정리, 청소 등등 일이 끝나면 틈틈이 CCTV 확인도 해야 되고 순찰 업무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다행히 밤에 휴게시간이 3-4시간 주어진다. 함께 근무하는 파트너와 적당히 시간을 나눠서 자긴 하는데 마땅히 몸을 누일 공간은 없다. 의자에 기대어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전부이다. 피곤해서 깜박 잠들긴 하는데 자고 일어나도 피로는 여전하다.

24시간 맞교대를 하는 시설 관리 노동자 C 씨는 서울 시내 작은 빌딩의 지하에서 냉난방 설비를 운용하고 필요시에는 각종 전기 설비의 유지 보수를 해주기도 한다. 24시간 맞교대이기는 하지만 오후 6시 이후로는 대부분의 빌딩 인원들이 퇴근하는 관계로 특별한 일이 없다. 지하에 있어서 공기가 좋지 않고, 기계 소음에, 비좁긴 하지만 그래도 누워서 잠을 잘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빌딩 내부 공사 같은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를 빼고는 잠은 충분히 자고 퇴근하는 편이다.

앞서 본 세 명의 노동자 모두 감시, 단속적 노동자로 승인되어 근무하고 있었다. 이러한 감시, 단속적 노동자로 정의되는 순간 근로기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부분은 야간노동 수당과 연차 휴가뿐이다.(표 1) 연차 휴가는 못 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실제 보호받을 수 있는 부분은 야간노동 수당뿐이고 이러한 결과 1년 동안 휴무 없는 24시간 맞교대도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일해도 연장, 휴일 노동 수당조차 받지 못한다.

앞서 이야기한 A, B 노동자는 24시간 근무 후 집에 가면 하루를 꼬박 피로를 푸는데 쓰곤 한다. 반면에 C 노동자는 불편하게라도 근무 중에 좀 잠을 자고 퇴근 후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C 노동자에게 현재의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상황이 적절하다는 것은 아니다. 감시, 단속적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서 노동시간 상한은 꼭 적용되어야 하고, 수면 및 휴게 시설에 대한 개선된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

반면 A, B 노동자의 경우 현재 근무 조건이 감시, 단속적 노동자에 해당하는지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 낮 시간 동안 하는 감시 이외의 상시적인 활동이 있다는 점, 근무 중 밤 수면이 현실적으로 힘들어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심각하다는 점 등은 감시, 단속적 노동으로 승인될 수 없는 요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의 승인은 전적으로 근로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고 대부분 서류 접수를 통한 관행적 승인으로 신청의 98%가 승인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근로감독관의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이 어렵다는 점에서 자세한 승인 기준을 상위법에 명시해야 된다는 제안과 열악한 감시, 단속적 노동자의 근무 실태가 이미 2004년에 「감시.단속적 근로자 실태조사」 보고서로 노동부에 제출되었지만, 최저임금 적용이 2015년에야 가까스로 시행된 것 이외에는 아직까지 전혀 개선된 바가 없다.

휴식의 기회도 추가 근무의 수당도 없을 정도로 노동 가치를 최소한으로 평가하는 감시, 단속적 노동의 개념이 가능하다면, 역으로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 시간의 상한이 있어야 한다. 노동 가치가 최소화될 수 있을 정도라면 그에 맞는 엄격한 기준 수립과 적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일터> 통권 161호 / 2017.6



[특집]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오늘

28 이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30 우리가 먹는 상추와 깻잎의 진실

32 농어촌 이주노동자의 현실

34 이주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하여

36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 싸우는 이주노조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편의점 알바 노동자에게 안전과 건강을 


8 [동향체크] 국민안전처, 안전관리헌장 제정안 제출,

미세먼지로부터 노동자 보호해야

 

10 [포커스] 새 정부가 노동안전보건 정책 위해 지금 당장 실시할 것

 

12 [알기 쉬운 위험성평가] 작업자의 참여 배제 할 우려가 있다

 

14 [현장의 목소리]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문제, 우리사회의 노동인식 바로미터

 

18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어우러지는 노란들판을 찾다

 

22 [연구소리포트] 2017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

- 금속노조 A지회 설문조사 분석결과

 

26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나지 못 한노동자 이야기


40 [노동시간_기획] 대선 이후, 우리의 시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44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한국과 핀란드의 야간 교대근무

 

46 [문화읽기] 인간의 조건

 

48 [발칙X건강한 책방] 이 책은 슬픔에 대한 책이 아니다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 노원구 경비노동자의 의로운 죽음

 

52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오랜 기다림

 

54 [이러쿵저러쿵] 꿈 같았던 한 달간의 휴가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특집] 2. 자살과 죽음 / 2015.1

자살과 죽음 

- 2014년 노동안전보건 열쇳말 中



이혜은 회원



2014년 마지막 달의 삭풍이 몰아치던 날, 두 분의 쌍용자동차 노동자가 평택공장 70m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던 바로 그 날, 2009년 쌍용차 집단정리해고 이후 26번째 사망이 있었다. 해고노동자와 가족들 스물여섯명의 안타까운 죽음 중 자살이 절반이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40% 급증한 우리나라의 자살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의 가슴 아픈 자살, 2012년 겨울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한 달 새 연달아 벌어졌던 노동자의 자살, 이 모든 자살은 개인적인 선택이나 정신적 장애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100년 전에 에밀 뒤르켐이 주장했던 ‘자살은 사회적 조건에 의해 강제되는 사회적 사실’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증명해 주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인 에밀 뒤르켐은 국가마다 자살률이 크게 차이난다는 점에 착안하여 대표적 저작인 <자살론(1897)>을 저술하게 되었고 자살의 사회적 원인에 대해 탐구하였다. 그가 우리 시대에 살고 있다면 아마도 한국은 가장 연구할 가치가 높은 나라였을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2014년 발간한 『OECD 국가의 사망원인별 사망률 비교』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2002년 인구 10만 명당 1천54.6명에서 2012년 753.8명으로 28.5% 급격히 줄었다. 그에 비해 자살 사망률은 2002년 인구 10만 명당 22.7명에서 2012년에는 29.1명으로 28.2% 급격히 증가했다. 대한민국은 2012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2.1명의 두 배를 넘어선다.


절대로 익숙해져서는 안 될 문제인데 10년째 자살률 OECD 1위를 지키고 있다 보니 어느덧 우리 사회는 이러한 고통에 무뎌져 가고 점차 포기나 냉소의 반응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은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가난한 자, 힘든 투쟁으로 지친 자들의 끊이지 않는 자살 소식에 다시금 쓰라림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해였다. 외환위기 이후 국민총소득은 계속 늘어왔고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선 지도 한참인데 삶의 벼랑 끝에서 제 손으로 세상과 인연을 끊은 이들의 사연은 더 비참해져가고 있다. 어쩌면 그 정도의 비참함이 아니면 세상에 알려지기도 힘든 시절인지도 모르겠다.


2014년 4월 17일 해맞이 장소로 널리 알려진 정동진에서 한 청년이 자동차 안에서 타고 남은 번개탄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한 분회장이었다. 고인은 노조에 남긴 유서에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2013년 노조 출범 이후 힘들고 지치는 싸움에도 결국 삼성전자서비스가 경총에 단체교섭을 위임, 실질적인 교섭에 나아가지 못하는 숨 막히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 탓이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2014년 9월 26일 중소기업 중앙회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25세 여성노동자는 계약 만료를 통보받아 해고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2년 전 입사해 비정규직이라는 신분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했고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겠다는 거짓 다독임에 상사의 성추행까지 견디며 버텨냈으나 결국 해고되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내가 꽤 긴 시간, 2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정을 쏟고 기대하고 미래를 그려나갔던 그 경험들이 날 배신하는 순간, 나는 그동안 겨우 참아왔던 내 에너지들이 모조리 산산조각 나는 것 같더라…내가 순진한 걸까?” 라는 절망이 담겨있다. 


2014년 11월 7일, 한 달 전 자신이 근무 중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던 경비노동자가 사망했다. 그는 입주민들의 폭언과 인격모독행위에 시달리면서도 언제 계약해지 될지 모르는 불안한 고용 때문에 비인간적인 처사로 인한 모멸감을 그대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근무하던 바로 그 일터에서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음에도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회는 “우리가 왜 사과해야 하느냐”며 오히려 경비업체를 변경하여 우리를 경악시켰다.  


2014년 11월 6일,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 조합원 한 명이 약물을 과다 복용하여 자살을 기도하였다. 2005년부터 현대차 울산 공장 하청업체에서 일해 온 그는 동료들과의 휴대전화 단체 채팅방에 “너무 힘들어 죽을 랍니다. 제가 죽으면 꼭 정규직 들어가서 편히 사세요. 현대에게 꼭 이기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올해 법원은 ‘현대차 사내 하청이 불법파견’이라고 인정하고 ‘그동안 밀린 정규직 임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현대차 회사 측은 즉각 항소하여 판결 이행을 하지 않은데다가 이어서 ‘2010년 비정규직노조의 공장 점거 파업’과 관련, 70억 원의 손배가압류 판결까지 나오자 극심한 압박을 견디지 못한 선택이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이들의 자살을 어떻게 막아야 했을까? 자살 예방 교육에서 강조하는 점 중 하나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 어떤 식으로든 희망을 갖게 하고 빨리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라는 것이다. 자살에 이르는 많은 경우 치명적 순간을 잘 넘기면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들에게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절망감을 안겨준 바로 그 조건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면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기란 쉽지 않다. 이들의 자살은 개인적인 마음가짐, 병적인 상태 또는 분에 맞지 않는 욕망을 비우지 못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가슴 먹먹하게 하는 것은 적지 않은 이들이 자신의 죽음이 투쟁에 도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쓰러져 간 것이다.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자했던 전태일 열사의 죽음 이후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여전히 제2, 제3의 전태일이 요구되는 현실의 조건, 삶의 조건이 바뀌어야만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많은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뒤로 하고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당장 벼랑 끝에 서 있는 누군가가 내 주위에 있는지 살피고 손 붙잡아 끌어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모두 같이 달려들어 높은 벼랑을 깎아내려 아무도 뛰어내릴 필요가 없는, 삶에 지친 이들이 힘을 얻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A-Z 노동이야기] 새해, 우리의 노동을 응원해줘 / 2015.1

새해, 우리의 노동을 응원해줘

- 작년에 만난 노동자 5인의 인터뷰 그 후의 이야기




정리 : 정하나 선전위원



을미년 새해를 맞아, 작년 이 코너를 통해 자신의 소소하고도 굵직한 일과 삶의 이야기를 기꺼이 들려주었던 인터뷰이 5인을 다시 찾았다. 과거 인터뷰 이후 시점으로부터 시작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시 청하였다. 


▮ 아파트 경비아저씨, 분신사건 그 이후 (인터뷰 : 송홍석 선전위원)

“3개월 전에 잘렸어. 관리실 눈 밖에 난 거야. 한번은 허리가 아파서 전지 작업, 토공 작업 못 한다고, 우리 일도 아닌데 왜 시키느냐고 따졌거든. 그랬더니 관리실에서 사람을 시켜 경비실에서 밥 먹는데 사진 대놓고 찍어가고, 일도 더 시키고... 나가란 얘기지. 엄청나게 화가 나서 고발한다 했었는데, 결국 우리한테 피해간다고 그냥 사표 쓰고 나갔어. 입바른 소리도 곧잘 하고, 나랑도 마음에 맞고 참 좋았었는데...”


작년 7월 인터뷰했던(「일터」126호) 경비아저씨(익명)를 만나 뵈려 했으나 도통 찾을 수 없었다. 다른 경비노동자께 여쭤보니 그만두셨다는 소식이었다. 그제야 아파트 내에서 못 뵌 지 한참 됐다는 생각이 스친다. 지난 10월 7일 압구정 아파트 경비원 노동자가 입주민의 괴롭힘과 인격 모독으로 분신자살한 비참한 사건도 있던 터라 동료 분을 붙잡고 이것저것 여쭈어 보았다.

Q. 그 사건 이후 입주민들이 대하는 태도에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뭘 변해. 여전히 삿대질은 보통일이고 ‘잘라버린다’, ‘당신 이름이 뭐냐’며 갑질 여전해. 하기 싫으면 나가라는 식이야. 기자 양반, 세월호 사건 봐봐. 안전 문제? 처음에만 반짝하고 말걸. 하기야 유치원은 교육했나, 애들이 인사를 하고 그러데. 근데 어른은 안 바뀌어.




▲ 민주노총에서 지난 12월부터 진행한  <경비노동자 후퇴 없는 노동환경과 고용안정을 

‘우리 아버지의 마지막 일자리를 지켜주세요’> 캠페인 포스터

 

Q. 내년 최저임금 100% 적용에 따라 경비 절감을 위한 경비노동자들의 해고가 우려되는데요.

A. 우리는 해고할 것도 없어. 최소 인원으로 굴러가거든. 3명씩 24시간 맞교대로 돌아가니까. 한 사람은 정문 지키고, 나머지 사람은 순찰하고 분리수거 해야 하니까 자를 것도 없어. 다른데 보니까 휴식시간을 늘려서 임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하더라고. 24시간 근무 중 휴식시간이 6시간(수면 4시간+식사 2시간)인데, 8~9시간으로 늘려서 월급을 줄이는 거지. 문제는 휴식시간이 늘어난 대로 쉬게 해주면 좋은데, 실제로는 그렇게 안 될 거라는 거지. 말이 휴식시간이지, 지금도 휴식시간 중 밥 먹으면서 일하잖아.


Q. 경비노동에 대한 바람, 사회적으로 요구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신가요?

A. 우선은 우리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 주민들의 태도가 달라졌으면 좋겠어. 경비 보기를 뭣같이 여기니까. 하대하지 말아야 해. 우리 노고는 알아줬으면 좋겠어. 우선 우리를 부르는 명칭부터 달라졌으면 해. 청소부도 환경미화원으로 바꿨듯이 우리도 ‘안전 관리원’ 이런 식으로. 우리 하는 일을 더 정확히 부르는 말이기도 하고. 



▮ 환자·의사 모두 만족하는 진료를 꿈꾸던 의료생협 주치의 (인터뷰 : 최민 선전위원)

살림의료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살림의원의 주치의로 ‘나는 든든함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던 무영(「일터」121호). 단순히 환자가 아닌 조합원의 권리와 자격으로 내원하는 지역주민과 함께 병원과 진료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 그리고 필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하려는 노력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을까?


Q. 살림의료생협 조합원은 늘었나요? 

A. 조합원은 크게 늘진 않았습니다. 사실 살림의원 단골 중 비조합원이 많아요. 이용에 불편함이 없으니까 자주 드나들면서도 조합가입 안 하는 경우가 꽤 됩니다. 너무 오래 단골이셔서 이제 와서 가입 권유하기 민망할 때도 있는데, 이분들이 조합원이 되도록 만드는 활동을 더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조합원들이 신뢰한다는 것이 의사로서 좋은 직장이 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했었는데요. 故 신해철 의료사고 같은 일을 겪으면서 혹시 조합원들이랑 이런 얘기를 나눠본 적 있나요? 

A. 따로 자리를 만들어서 얘기한 적은 없지만, 조합원들이 페이스북 같은 데에 '이런 사고를 보니 주치의가 정말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살림의원 주치의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이런 글을 많이 올리시긴 했어요. 주치의가 있다는 것은 내 입장에서 생각하고 결정해주는 믿을만한 의사가 있다는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이와 반대되는 길인 영리병원이나 의료민영화도 반대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Q. 지속 가능한 진료를 위한 진료시간 단축계획이 인상적이었는데, 노동조건 개선이 잘 되어가고 있나요?

A. 일단 의사선생님이 한 분 더 들어오셨습니다. 역시 조합원이시고요, 몇 개월의 적응기간을 거쳐 올 1월부터는 확실히 2인 분담 진료체계로 갑니다. 주4일 둘이 합쳐서 총 31시간 진료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2014년은 입사한 모든 사람이 자리를 지킨 첫해였습니다. 간호조무사들 임금상승도 중요한 요건이었겠지만 복리후생도 많이 좋아졌거든요. 무엇보다 토요일에 돌아가면서 쉴 수 있었습니다. 병원 대부분이 주말에도 진료하는 것에 비하면 이게 간호조무사 선생님들에게 중요한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올해부터는 간호조무사도 주5일 근무제이고, 토요일근무는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습니다. 만약 한 사람이 토요일까지 주 6일 출근하게 되면 그다음 주엔 4일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요. 점점 더 꿈의 직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1년씩 계약갱신을 해야 하는 기간제 교사 (인터뷰 : 흑무 상임활동가)

딱 1년 전, 그러니까 「일터」2014년 1월호(통권 120호)에서 만났던 기간제 교사 이원숙(가명) 씨. 역사과목 교사로 10년의 경력을 가졌지만, 계약이 갱신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매해 연말 노심초사하던 원숙 씨의 소식도 물어보았다. 


Q. 재계약은 되셨나요?

A. 네. 여긴 2년 정도 다닌 학교인데, 작년 12월 중순 정도 ‘내년에 자리가 있으니 의향이 있으면 남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보통 다음연도 2월 초~중순이 돼야 그해에 기간제 교사 자리가 나는지 결정이 나거든요. 그에 비하면 빨리 결정이 난 거라고 할 수 있겠죠.


Q. 작년 한 해 동안 기간제 교사로 일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화가 있을까요?

A. 여기는 공립학교라 그런지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 간 차별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다녔어요. 누가 기간제인지 모를 정도로 말이죠. 아. 2학기 때 교장이 바뀌었는데 비민주적 행보의 최고봉을 달리고 있어요. 교사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고 그를 피해 다른 학교로 가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데 교장의 독재에 제재를 가하는 사람이 없어서 더 화가 나고 답답해요. 제가 정교사이기만 했어도 전교조 등 어떤 활동이라도 하면서 문제를 제기했을 거 같거든요. 교장 행보에 제동을 건다거나, 학교의 문제점 중 작은 부분부터 목소리를 모아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그저 개인적인 불평불만으로 그치거나, 문제를 제기해도 마음만큼 확산시키지는 못하니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러네요. 비정규직 신분의 한계라고 스스로 선을 긋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 추석과 연말연시 너무나 바빴을 우편집중국에서는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12년째 동서울 우편집중국에서 일하는 양영순 씨,「일터」통권 124호에서 밝히길 안 아픈 곳이 없는 ‘종합병원’이라고, 그래도 여성으로서 시간과 임금 그리고 연차가 보장된 이 일을 포기할 수 없노라고 했었다. 요즘엔 어디 아픈 데 없으신지, 추석과 연말연시 시즌에 죽음의 물량공세는 잘 버티셨는지 제일 궁금했다. 


“우편업이 사양산업이잖아요. 소포도 경쟁업체가 많고. 그러다 보니 예전보다 물량은 줄은 편이에요. 우편 분류 작업하는 기계가 새로 바뀌었는데, 기계 성능이 좋아서 한 번에 분류하는 편지봉투가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이 하는 동작도 더 빨라져야 하니까, 일이 편해진 것은 없죠. 더 힘든 것 같기도 하고. 몸은 뭐, 오늘도 한의원 갔다 왔고, 그래요. 큰 변화는 없는데 그래도 지난번보다  조금 나아지긴 했어요. 직업병이니 일을 안 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고. 여기 하는 일이 똑같은데 이게 어디 가겠어요.”



▲ 살인적인 노동강도는 집배노동자들을 중대재해 등의 위험으로 몰아넣는다.(그림: 박원종 화백) 



▮ 학생 가르치는 알바하며 대학원 다니던 논술 첨삭 알바 선생 (인터뷰: 정하나 선전위원)


비대해진 한국사교육계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논술학원에서 고3 수험생과 1년 일정을 같이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벌고 있던 박다현 씨(「일터」 통권 127호). 그녀가 가르치던 학생들은 요즘 대입을 앞두고 있을 터, 그녀는 올해에도 첨삭알바를 계속 할 계획일까? 


“2014년 수능 때(최종 기간, 약 2주)에는 거의 일 안 하고 하루 이틀만 나갔어요. 저도 이제 대학원 수업도 있고, 조교 일도 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많이 가난해졌어요. (웃음) 올해도 시간 나는 대로 계속 첨삭알바는 할 생각이에요. 학교공부 하면서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없으니까요. 생활비가 필요하니 지금처럼 대학원 방학기간에는 논술 학원 일을 되도록 많이 해야 할 거 같네요.”


2015년, 오늘 다시 만난 5명의 노동자뿐만 아니라 「일터」가 만나왔고 또 만나게 될 모든 노동 이야기가 안녕하길 기원한다.

<일터> 통권 131호 / 2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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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특집]

2014 현장연구 나눔마당

- 주간연속 2교대 이행 실태와 향후 연구 방향

- 작업중지권, 오늘과 내일

- 체신노동자 재해 실태 : 집배원을 중심으로

- 자동차 판매노동자의 직무스트레스


[뉴스] 

분신 아파트 경비원,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 인정 外  l 장영우


[지금 지역에서는] 

물고기 1만 마리 떼죽음, 삼성의 책임을 묻는다  l 재현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기술과 예술의 사이에서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l 정하나


[현장의 목소리]

일하다 죽었는데 자살이라뇨?  l 재현


[연구 리포트]

대리운전기사의 직업환경과 안전 및 보건  l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윤진하


[사진으로 보는 세상]

하늘과 땅에서 노동자들은 여전히 농성투쟁 중  l 쌀집아재


[직업환경의학의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중소사업장 사내하청 노동자와 보건관리대행  l 직업환경의학의 이선웅


[작업중지권 기획]

작업중지권은 일상의 전투다  l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노동시간센터(준) 기획]

쫓기는 노동, 여유 없는 시간  l 노동시간센터(준) 해미


[문화읽기]

거기 누가 있나요  l 김재광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경비노동자의 겨울나기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일터 다시보기]

감정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라  l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교육선전국장 조계석


[이러쿵저러쿵]

눈은 내리고 새해는 온다  l 생애 전환기 맞은 한 회원


[퀴즈]

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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