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 2018.08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이준상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노동안전부장 인터뷰                                                                                                                                           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건설노조 토목분과 노동안전보건 담당자 회의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이준상 노동안전부장의 모습 [출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건설 노동자들이다. 목수, 철근공, 건설기계, 타워크레인, 전기원 등 다양한 분야의 건설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상가, 주택, 빌라, 아파트의 다양한 건물을 완성해 나가는데 이들의 땀과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환경은 위험천만하다. 건설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 소식은 하루가 멀다고 들려온다. 

최근에는 전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20년 경력 베테랑 목수 노동자가 폭염 중 계속된 작업으로 정신을 잃고 추락해 사망했다. 광주에서도 비슷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건설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너무나 많다.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이하 광전본부) 노동안전부장 이준상님을 지난 7월 19일에 만났다.
"목수 일을 3년 정도 했습니다. 그러다 다쳐서 산재로 쉬는 중에 노동조합 지도부가 투쟁하다 구속됐고, 건강이 회복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 만 4년 됐네요."

10여 년이 넘은 광전본부는 목수 중심의 200여 명 조합원의 규모였으나 2014년 말 현장 투쟁이 크게 벌어지면서 규모가 10배 이상 늘었다. 그 과정에 함께 했던 이준상님에게 노동조합은 소중한 곳이다.

"원래는 급한 시기에 활동하고 다시 현장 일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간부도 부족하고, 큰 투쟁에 승리해서 조직도 확대되니 여러 일이 생겼죠. 그때 마침 전기원지부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신청 하는 일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조직사업 경험은 부족해도,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승인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관련 법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현장을 돌아보니 아픈 사람이 정말 많았던 거죠. 그때부터 노동안전보건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2020년까지 산재 사고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건설현장 사망자 수는 매해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5년간 건설업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총재해자 수는 11만 878명이다. 사망재해도 문제지만 추락과 부딪힘 등 전형적인 재래형 사고가 흔하다. 도대체 왜 건설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반복되는 걸까.

"단순히 사고 문제만 놓고 접근할 것은 아닙니다. 건설 현장은 근본적, 절대적으로 적정 공사비와 공사 기간이 확보되지 않아요. 불법 하도급 문제도 심각하죠. 짧은 기간 안에 부족한 비용으로 일을 하려고 하니깐 당연히 급하게 공사 기간을 맞추게 되죠. 그러면 안전문제는 뒷전이고요. 이게 가장 핵심적 문제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들 역시 이렇게 방치되어 일한 지 너무 오래됐어요. 안전시설이 부족하지만 갖춰져도 불편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사측이 핵심적 역할을 하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하는 거죠."

현장에서 계속해서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 비용 문제를 제기하며 여러 노력을 하는 와중에도 이준상님의 눈길은 노동안전보건 영역으로 향한다.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문제를 물었다.

"가장 먼저 근골격계 질환 사업에 관해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1~2년 이내에 관심을 둔다고 바뀌는 영역은 아니에요. 구조적, 관행적 문제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기 때문이죠. 2~3년 동안 기초를 쌓고 안정화 되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노동조합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성과를 바탕으로 토대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핵심이죠. 건설현장에서 산재를 은폐하기 위한 공상 처리도 너무 흔하고 노동자들 역시도 익숙해서 이런 것들을 바꿔야 근골격계 질환도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 있겠죠. 최근 하는 중요한 고민입니다."

목수로 일을 하다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며 여러 좌충우돌이 있었다. 물론 이준상님에게도 노동안전보건 영역이 쉽지는 않았다. 낯설고 어려웠다. 그런데도 어떻게 돌파해 나가며 꾸준히 활동해올 수 있었는지 노하우가 궁금했다.

"방법보다는 당장 목적의식 때문에 여기저기 부딪혔어요. 그냥 했죠. 하다 보니 알게 되더라고요. 현실적 한계는 직면했지만, 생각도 못 했던 일이 되다 보니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죠. 더디게 가더라도 갈수는 있겠더라고요. 여기저기 자문도 구하고, 자료도 찾아보고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되더라고요."

지금도 많은 조합원과 산재 문제로 상담하고, 술잔도 기울이지만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조합원은 마음 한편에 있었다. 이준상님에게는 그분들이 힘들더라도 다시 활동을 다짐하게 되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2015년 말에 처음 근골격계 질환 산재 신청을 냈던 조합원 두 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 분은 60대 중반이었고, 한 분은 50대 초반이요. 처음에 조합원들에게 꼭 산재 인정받을 거라고 했는데, 조합원들도 안 믿었어요. '노가다 골병'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건설 노동자 스스로에게도 있었던 거죠. 산재가 되겠냐, 안 되는 거 해서 회사 불편하고 우리 불편하게 하지 말자는 인식이요. 두 분 다 수술하고 집에서 요양 중인데 산재신청 설득하려고 집까지 찾아갔어요. 가족들도 만났고요. 그렇게 신청하고 결국 인정받았죠. 너무 기뻤어요. 본인도 어려울 거로 생각하면서 돈을 못 버는 상황에서 생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소식을 듣고 나서 그분들이 지었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나요."

물론 아쉬운 경험도 있다.

"근골격계 질환 산재 인정받고 나서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전체 교육을 해보자 결심했어요. 한달 반 동안 조합원 대상으로 하루 2시간씩 교육을 했어요. 산재신청 기본 절차, 법적 구조, 사측 압박 문제 등에 대해 이해와 설득시키고 교육했죠. 교육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소음성 난청 문제를 얘기하더라고요. 교육 때 소음성 난청 있는 분들을 개별적으로 면담 받아서 취합해보니 350명 중 10% 정도 해당됐어요. 알아보니 소음성 난청은 특수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길래 안전보건공단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죠. 특히 건설노동자들은 검진을 받으려면 일을 하루 빼야 하는데 그러면 일당을 포기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업체 찾아가서 설득해서 특수검진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죠. 산재신청 추진도 했는데 기간도 오래 걸리고 작업환경측정도 준비가 안 되어있어서 장기적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노동조합 조직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접게 됐어요. 노동조합에서 집중하고 역량을 투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죠. 일단 상황을 파악한 수준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어서 굉장히 아쉬워요."

그간 경험을 토대로 본인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에 작은 변화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변화들이 이준상님을 비롯해 건설현장에서 노동안전보건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에너지가 된다.

"확실히 많은 변화가 있죠. 쉽게 산재 신청을 하고 승인받는 게 지금 구조에서 쉽지 않아요. 그래도 분명 인식은 변했죠. 조합원들도 많은 상담을 해와요. 초기에 본인의 질병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했어요. 몸이 경쟁력인 건설 현장에서 근골격계 질환은 고용 문제이기도 하니까 동료와 경쟁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요. 사회 관심은 둘째치고 노동조합도 관심이 없으니 본인이 참고 버텼는데 지속해서 사업을 하다 보니 주변 동료들도 건설현장에서 골병든 게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이고, 우리가 얘기할 수 있고 산재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최근 노동조합에서도 이 사업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는 현장에도 있지만, 생활 전반에 놓여있다. 바로 '휴식' 문제다. 건설현장은 촉박한 공사 기간 때문에 날씨 영향만 없다면 주말, 공휴일 없이 매일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몸은 지치고,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집에 돌아가서 바로 기절하듯 자도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은 삶은 위태롭다. 

이런 문제에 대해 7월 12일 국토교통부는 공공 건설공사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건설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고 공사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공 현장부터 견실시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공공 공사로부터 노동자의 휴식을 보장하며, 적정 공사 기간을 확보하는데 일요일 휴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한 것이다. 올해 9월부터 시범 도입되며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공공 공사에 적용된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

"안정적 휴식이 보장되는 건 정말 중요해요. 그러기 위한 전제는 일상적 고용문제가 안정화 되고, 임금이 보전이죠. 쉬고 싶고, 그러면 정말 좋은데 건설현장 작업 특성상 눈, 비가 오면 쉬어야 해요. 그리고 공사가 끝나면 다른 현장에 가기 전까지 일을 못 해요. 당연히 생계 위협을 받죠.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는 게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이준상님은 정부와 건설 자본의 건설 노동자 안전, 건강 문제에 대한 태도와 관점을 지적했다.

"무지하고 무관심해요. 피상적으로 건설 노동자들이 힘들다는 건 누구나 다 알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를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구조는 전무해요. 여전히 빠른 시일 안에 공사를 끝내서 이익금을 최대한 많이 남기기 위해 수단으로 활용하죠. 그나마 최근 전국 토목건축 현장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자들이 힘을 가진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 개별 노동자들의 안전, 복지, 건강을 진정성 있게 고민하진 않아요. 굉장히 형식적이죠."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물었다.

"노동안전보건 활동이 누구나 다 알고 있고, 해야 한다는 인식은 있어요. 그런데 누구도 어떻게 하는게 맞는지, 어떻게 하는 게 잘 되는 거라는 조언을 해줄 사람이 많지 않아요.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죠. 일단 노동안전보건 사업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힘들더라도 지금부터 시작하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 분명 변해가는 흐름이 있어요. 건설노조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노동조합에서도 하면 좋은 사업 수준이 아니라, 이제는 구조적으로 사업에 대한 장기적 대책과 관심,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노동조합의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영역인 거죠."

[언론보도] 허술한 안전망에 폭염까지…죽음 내몰리는 건설노동자 (경남도민일보)

허술한 안전망에 폭염까지…죽음 내몰리는 건설노동자

추락사고 잇따라 경남서 상반기만 9명 목숨 잃어
"영세 작업장 감독 강화·불법 하도급 근절 시급"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8년 08월 06일 월요일


최근 경남지역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안전시설 점검 등 사고를 막기 위한 대비책이 절실하다.


[언론보도] 광주 아파트 건설 하청노동자 폭염에 쓰러져 사망 (매일노동뉴스)

광주 아파트 건설 하청노동자 폭염에 쓰러져 사망콘크리트 타설 중 의식 잃어 … 건설노조 “노동자 작업중지권 보장해야”
  • 이은영
  • 승인 2018.08.01 08:00







전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건설노동자 사고·사망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전북 전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20년 경력 베테랑 목수가 무더위에 계속된 작업으로 정신을 잃고 추락해 사망한 데 이어 광주에서도 작업 중이던 건설노동자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046

[언론보도] 건설기계 안전사고 대책, 책임의 '정상화'에서 시작해야 (오마이뉴스)

건설기계 안전사고 대책, 책임의 '정상화'에서 시작해야

[한국사회 제 안전법을 살펴본다 ④] 건설기계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18.05.11 09:50l최종 업데이트 18.05.11 09:50l


산업안전보건공단의'2017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각종 노동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의 수는 1957명에 달한다. 그 중'사고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단연 건설현장에 가장 많다. 무려 506명의 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사망하였는데 재해의 원인은 추락, 낙하, 붕괴 등 소위'후진국형 사고'에 한정되지 않는다. 
http://omn.kr/r8ha

[언론보도] "더 이상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죽기 싫다" (매일노동뉴스)

"더 이상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죽기 싫다"건설노조 안전기원제·안전요구 쟁취 결의대회 열어
  • 최나영
  • 승인 2018.03.06 08:00







“죽으려고 일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건설노동자들은 떨어져 죽고 물체에 맞아 죽고 장비에 끼여서 죽고 있습니다. 우리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5일 오후 건설노조(위원장 장옥기)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연 ‘안전기원제·안전요구 쟁취 결의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로에 앉은 300여명의 조합원들이 박수를 보냈다. 행사장 앞쪽에는 ‘건설현장에서 죽기 싫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071

<일터> 통권 159호 / 2017.4





[특집] 대통령 후보에게 묻는다

28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방안 내놓으라

30 대통령 후보에게 묻는다


2 차례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대한민국 잔혹사,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실습생의 죽음


8 [동향체크] 산재요양 처리하며 만난 노동 현장 적폐


10 [포커스] 학교가 위험하다!


12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우기 5


14 [현장의 목소리] 투쟁하는 노동자 잡는 손배가압류에 우리 함께 손잡고 희망을!


18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건설노동자'라고 불러 주세요 


22 [연구 리포트] "선생님, 안녕하세요?"


26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일하다 걸리는 폐병은 쌍팔년도 얘기 아닌가요?


40 [노동시간_기획] 대선 이후, 우리의 시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44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산업안전보건 국제적 기준과한국 현황 비교 연재를 시작하며


46 [문화읽기] 행복을 사세요!


48 [발칙X건강한 책방] 광부들의 삶에 대하여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與] 산재법상 허울뿐인 사업주의 조력 의무


52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늑장 인양" 후 "졸속 인양"


54 [이러쿵저러쿵] 물고기를 키운다는 것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작업중지권 기획] 타워크레인 작업 가능 풍속 개정, 건설 노동자의 힘으로 해냈죠. /2017.1

타워크레인 작업 가능 풍속 개정, 건설 노동자의 힘으로 해냈죠.

- 건설노조 이영철 부위원장, 이승현 정책국장 인터뷰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건설업은 여전히 위험하고 열악한 업종이다. 고용노동부 가 발표한 2015년 산재 현황에 따르면, 건설업은 재해율 (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 수의 비율)0.75, 사망만인율(노동자 10,000명당 발생하는 사망자 수의 비율)1.47, 전체 산업 평균보다 재해율은 25%, 사망만 인율은 50%가량 높다. 그러니 현장에서 안전보건 조치 가 미비하거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상황이 얼마 나 많을까? 그러나 각각의 공사마다 고용관계가 새로 맺어지는 프로젝트 형으로 진행되고 4~5차 이상 내려가는 중층 하도급 구조로 되어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노동자들 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 건설 노동자들에게 작업중지권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건설 현장에서 작업 중지권은 어떻게 행사되고 있을까? 건설노조 이영철 부위원장과 이승현 정책국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그동안 주로 제조업 노동자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이 실행되었고, 이를 둘러싼 현장 갈등 역시 주로 제조업 노동자들 사례가 잘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의외로 건설 노동자들에게 작업 중지 자체 가 낯선 개념은 아니라고 한다. 작업중지권 이야기 를 시작하자 이영철 부위원장은 타워크레인 얘기를 꺼냈다.


20169월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 칙을 개정하여, 타워크레인 작업 가능 풍속을 순간 풍속 초당 20에서 초당 15로 낮췄다. 안전을 고 려하여 법적으로 작업을 중지해야 하는 기준이 엄 격해진 것이다. 타워크레인의 작업 중지 기준 풍속 을 낮춘 이 법 개정은 건설 노동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성과라고 한다.

 

이영철 : “이 기준은 사실 이미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운전하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스스로, 알아 서 적용하고 있던 것이다. 현장에서 조직적인 힘으로 이미 지키고 있던 것이, 입법화까지 이어진 셈이 다. 최대 풍속이 15m/s라고 하면 평균 풍속은 10m/ s 정도 된다. 그 정도 되면, 실제로 타워크레인이 휘 청거린다. 태풍 매미 때는 타워크레인이 여러 대 넘어지는 사고가 실제 발생하기도 했었다. 그 뒤로 타 워크레인 노동자들, 최소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순간풍속이 15/s 정도 되면 타워크레인 운전을 거 부해왔다. 그게 결국 입법화까지 되어 이제 조합원 이 아닌 노동자들에게도 다 적용되게 됐으니, 모범 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건설 노동자들에게 작업 중지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감독기관에 의한 작업중지가 자주 발생하기 때 문이다.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근로감독관이 작업 을 일부 혹은 전부 중지시킬 수 있는데 건설현장에 서는 그런 경우가 꽤 많다. 정부에서 근로감독관을 통해서 내리는 작업중지 명령은 대개 중대 재해가 발생한 이후에 내려지므로, 사후 수습과 조치를 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재 발생 예방이라는 작업중지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


그래도 건설 현장에서는 예방적 작업 중지 사례도 꽤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해빙기 건설현장 단속과 이에 따른 작업 중지 명령이다. 매년 2~3월이면 해빙기를 맞아 고용노동부나 안전보건공단, 국민안전처 등에서 건설현장 안전점검을 한다. 물론 전국 공사 현장 중 일부를 무작위로 점검할 뿐이고, 산재율이 낮거나 자율 점검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면제받는 사업장이 많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현장을 안전 관점에서 점검하고 이에 따라 제대로 법이 준수되지 않는다면 작업을 중지할 수 있다는 관념이 건설 노동자들에게는 꽤 알려져 있다. 이런 여러 경험 때문인지, 건설 노동자, 최소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에게 작업 중지 자체가 아주 생소한 경험은 아니라고 한다.

 

이영철 : “현장에서 위험하다고 생각되거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라고 생각되면 노동부 위험 상황 신고 전화를 거는 경우도 꽤 있다. 보통 관리자나 사업주에게 먼저 개선을 요구하고, 개선이 잘 안 될 경우 위험 상황 신고 전화를 한다. 그러면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나와서 상황을 보고 일부라도 작업 중지를 내리는 경우가 꽤 많다. 노동조합에 연락해서 조치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나 원칙을 강조하고, 시비 걸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런 경우 조합이 나서지 않더라도, 활동가 혹은 조합원이 스스로 계속해서 개선을 요구하고 신고하기도 한다.”


제조업보다 건설업에 가까운 조선업에서, 컨베이어벨트 중심의 제조업에 비해 작업중지가 활발했던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느껴졌다. 조선업 노동자들은, 자동차제조업보다 본인들이 작업중지권을 더 잘 쓸 수 있는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전 공정을 멈추지 않고 부분 작업중지가 가능하며, 현장의 위험도가 훨씬 높아 사업주 입장에서도 노동자들의 안전 요구를 함부로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직접 관내 현장을 돌면서 위험 상황을 찾고, 노조 간부들에게 직접 작업을 중지할 권한까지 있었던 조선업의 상황과 건설업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작업중지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보다, 노동부 신고가 훨씬 흔한 방법이라고 한다.

 

제조업보다 건설업에 가까운 조선업에서, 컨베이어벨트 중심의 제조업에 비해 작업중지가 활발했던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느껴졌다. 조선업 노동자들은, 자동차제조업보다 본인들이 작업중지권을 더 잘 쓸 수 있는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전 공정을 멈추지 않고 부분 작업중지가 가능하며, 현장의 위험도가 훨씬 높아 사업주 입장에서도 노동자들의 안전 요구를 함부로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직접 관내 현장을 돌면서 위험 상황을 찾고, 노조 간부들에게 직접 작업을 중지할 권한까지 있었던 조선업의 상황과 건설업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작업중지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보다, 노동부 신고가 훨씬 흔한 방법이라고 한다.


이승현 : “노동자들은 사측에게 제기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요구가 잘 안 받아들여지는 경우 노동부에 상황신고를 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노동부의 공신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안전에 대한 노동자들의 감수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혹서기 고온 작업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한다. 건설 현장에서 혹서기 고온 작업 중지는 잘 이루어지느냐고 물으면 다들 그렇다고 답할 테지만, 사실 어느 정도가 더운 거고, 어느 정도일 때 정말 일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라서, 현장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사실 노동자들도 혹서기나 혹한기에 작업을 안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혹서기 고온 작업 시 작업 중지는 명확한 기준이 법적,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타워크레인 사례와 다른 것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들의 권리의식과 요구, 조직된 힘이 중요한데, 현재 노동자들의 안전·건강 권리의식이 높은 편은 아니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아쉬운 점은 더 있다.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이영철 부위원장조차, 안전상의 이유로 여러 차례 작업 중지 요청을 하거나 노동부에 신고도 해봤지만, 실은 그 목적이 대부분 사업주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한다. 많은 경우 작업중지 신고는 투쟁의 방편, 회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온 것이다.

 

이영철 : “정말 온전히 안전에 대한 문제의식만으로, 정말 사고를 예방하려고 작업 중지 신고를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회사에 대한 좋은 압박 수단이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이승현 : “아직 현장에서의 안전 의식 혹은 작업을 멈출 수 있다는 생각은, 누가 사고가 나서 사망이라도 하면 최소한 그 부분에서 더는 일 하지 말자는 정도인 것 같다. 아직 안전 문제에 대한 인식, 감수성이 낮아서일 수도 있고, 실제로 눈에 보이는 위험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위험이 많이 줄어들었다니. 여전히 산재 사망자 수도 늘어나는 업종인데, 정말 위험이 많이 줄어들었을까? 물론, 여전히 재래형 사고가 잦긴 하지만, 여기서도 핵심적인 문제는 기술적인 안전 조치 미비 때문이라기보다, 작업 속도와 노동강도 때문이라는 것이 활동가들의 생각이다. 정확히 말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승현 : “물론, 지금도 오피스텔 공사처럼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는 비계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추락 방지 조치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최소한 대형 건설사가 원청인 경우, 이런 정도의 규정은 지키고 있다. 그런데도 사고는 계속 발생한다.

 

최근 사망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는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 같다. 삼성은, 조합원들이 잔소리한다, 심하다 느낄 정도로 사측에서 건설 현장 안전 문제에 대해 까다롭게 군다고 한다. 안전 설비를 갖추거나, 보호구를 착용하도록 강제하는 것 등 말이다. 그런데 사망 사고가 왜 연달아 발생했을까.

 

언론에서도 이미 널리 보도한 것처럼, 사고 원인은 공사 기간 단축에 따른 장시간 노동이다. 건설 현장에서는 보기 힘든 교대제 작업이 이루어졌다. 새벽부터 나가서 일하는 조가 있고 오후 4시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야간 조도 있었다. 이렇게 장시간 노동, 높은 노동강도, 빠른 작업 속도가 요구되는 곳에서는 안전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압박받는 노동자들이 속도를 높이려고, 규정을 충분히 지키지 못하고 작업하다 변을 당한 거다.“

 

이영철 : “10년 전만 해도 기둥이 한 줄인 외줄 비계가 많았다. 기둥을 두 줄로, 쌍줄 비계를 써야 하는 곳인데도 말이다. 그에 비하면 이제는 그렇게까지 무식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는 것 같다. 최소한 큰 공사장에서는.


아파트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갱폼 추락 사고도 작업 속도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의 예다. 갱폼은 아파트를 지을 때, 벽체 거푸집과 작업발판 겸용으로 사용하는 대형 구조물이다. 일종의 거푸집이기 때문에, 조립했다가 안쪽의 시멘트가 굳으면 이걸 다시 해체하는데, 이 해체작업을 빨리하기 위해 볼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는 거다. 그런 볼트가 풀리면서 추락 사고가 발생한다. 공기 단축으로 압박을 받으면 볼트를 대충 조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여전히 재래형 사고라 하더라도, 예전보다 안전 설비 자체보다 노동강도나 작업 속도 등 보이지 않는 위험이 더 중요한 원인이 되는 것 같다.”

 

바로 이 노동강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조합원들의 건강권 감수성과 권리의식을 높이기 위해, 건설노조에서는 토목건축 분과를 중심으로 근골격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장에서 조직된 힘으로 벌이던 실천이 결국 법 개정으로 이어졌던 타워크레인 사례처럼, 새해에도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활동이 전체 건설 현장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업중지권 기획] 작업중지권 매뉴얼 전국 간담회 (1) /2016.8

작업중지권 매뉴얼 전국 간담회 (1)

더 많은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허하라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당장멈춰 팀은 작업중지권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현장 활동가 인터뷰, 단체협약 연구, 작업중지 투쟁 사례 사회화 등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어느 일터, 어느 노동자에게나 꼭 필요한 작업중지권이지만, 이전의 활용 경험이 있고 실제로 작업중지권 행사를 두고 노·사간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금속 노동자들과의 소통이 많았다. 그 동안의 활동의 성과를 모아 <금속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이렇게 쓰자 매뉴얼>을 준비했다. 매뉴얼을 정식으로 출간하기 전, 1차로 완성된 내용을 가지고 권역별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매뉴얼과 작업중지권 관련 과제에 대한 현장 활동가들의 의견을 담고, 토론의 결과물로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 첫 번째로 경기와 인천 지역 간담회 토론 내용을 싣는다.


경기지역 간담회

경기 지역 간담회는 두 번 진행했다. 한 차례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안위 회의에 앞서 지부 소속 지회 노안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로 진행됐다. 다양한 현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작업중지권이 있기도, 없기도 한 우리 현장 이야기

한 지회에서는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이 전혀 알려지지도 않고 사용되지도 않아 안타까웠던 사례를 들었다. 작업자가 작업 도중 기계에 손가락을 다쳐, 피가 철철 났는데도, 조합원들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다행히 수술이나 입원, 긴 시간 휴업을 해야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작업중지도 되지 않고, 노동조합에 사고를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곁의 몇 명을 제외하고는 같은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도 동료의 부상을 몰랐던 것이다.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된 뒤 조합에서는, 최소한 누군가 다친 경우에는 작업을 멈추고, 사고를 전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할 때는 작업을 멈추자고 토론했다고 한다.


노동조합의 대응도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사업장에서는 작업 중 환기 시설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냄새가 심하게 났고, 도저히 일을 못 하겠다는 조합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회사에서는 내려와서 상황을 보고도 기계를 계속 가동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대의원 한 명이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모두 나가도록 하고, 혼자 대걸레를 들고 현장에 남아 기계 가동을 막았다. 결국 작업중지 상태에서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이후 회사는 이 대의원을 징계했다. 그러나 당시 노동조합은 이런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적극 알리고 분노를 모아내거나 투쟁을 조직하지 못했다. 회사와의 협상으로 해당 대의원의 징계는 막아냈지만, 이 사업장에서 그 후 작업중지는 마치 조합이나 동료 노동자에게 폐를 끼치는 일처럼 돼 버렸다.


이렇게 서로 다른 조건이지만, 여러 지회에서 함께 해볼만한 활동이 몇 가지 제안됐다. 조합원이나 지회 간부 노동안전보건 교육에 작업중지권 내용 넣기, 각 지회의 단체협약 돌아보고 개정해서 산업안전보건법 26조보다 나은 단협 만들기 등을 함께 해보자는 토론으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알바 노동자, 건설 노동자에게도 필요하다

7월 5일에는 경기지역 다양한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를 따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외에도 건설노조나 알바노조 활동가,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 활동가, 사회변혁노동자당 활동가 등 다양한 영역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활동가들의 요구 중 하나는 작업중지권이 ‘금속노동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속 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매뉴얼’이라는 책 제목에서 ‘금속 노동자를 위한’이라는 말을 빼면 안되느냐는 제안을 했을 정도다.


컨베이어 생산 시스템에서 잠깐 동안의 작업중지도 생산 손실을 크게 가져와 사측과의 대립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 금속 사업장에서는, 사업주 못지않게 노동자들도 작업중지권 활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에 비해 건설이나 서비스 사업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오히려 위험 작업 거부를 덜 어렵게 행동에 옮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건설 현장에서는, 선배 노동자들의 판단에 따라 ‘이런 식으로 나오면 오늘 작업 안 해’하는 식의 작업 중지나 거부가 일상적이기도 하다.


대신 이 때의 난점은, 이들 노동자들에게는 ‘작업중지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금속 제조업 사업장 이외의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해서는 작업중지, 위험작업 거부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고민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좀 더 친밀한 서비스 노동자들의 위험 작업을 선전에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알바 노조의 패스트푸드 조합원들과 함께, 최소한, 비나 눈이 와서 배달이 어려울 때는, 15분 배달제를 거부하는 등의 활동을 조직해볼 수 있겠다. 초스피드로 햄버거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보여주기 위해, 햄버거 만드는 전 과정을 영상으로 찍고 ‘위험한 햄버거’를 사회적으로 알려내면서, 거부 투쟁을 조직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전화 끊을 권리도 대표적인 작업중지권이다. 몇 년 전만해도 상담사가 먼저 전화를 끊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가 제도화되었다.


하루 16시간 운전을 요구받는 운전 노동자가 적정노동시간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는 것은 이루기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만, 이미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수년 전부터 이런 구호를 걸고 투쟁해왔다. 유럽과 북미 대부분의 운전 노동자들은 하루 9시간이나 10시간 이상의 운전은 거부하고 있다. 다양한 노동을 하는 여러 노동자들이, 아주 다양한 형태의 노동 과정에서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는 모습을 신나게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다. ‘금속 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매뉴얼’ 이후 당장멈춰 팀의 과제이기도 하다.


인천지역 간담회

인천지역 간담회 사진


인천지역 간담회는 7월 19일 금속노조 인천지역공동운영위원회와 인천지역 노동안전보건단체인 건강한 노동세상,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공동 주최로 열었다. 금속노조 노안실, 금속 인천지부 소속 여러 지회 활동가들과 한국지엠지부 및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건강한노동세상과 이주인권센터도 함께 참여했다.


노동조합 없는 곳에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토론 과정에서 비정규직이나 노동조합 없는 곳의 노동자들에게 도움 될 내용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돼서 작업을 중지했는데 회사에서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 이후 법적인 투쟁 등의 대응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의 지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안전문제로 작업을 중지했을 때 불이익을 받으면 안되는데, 이 불이익이라는 게 어떤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지, 어떤 처우를 받으면 안 되는 거고, 만일 불이익한 처우가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거나 보고 배울만한 사례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주인권센터 활동가의 지적이었는데,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잘 모르는 해외에 있다는 점 자체, 또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는 등 불리한 사정이 내국인 노동자보다 더 많아 작업중지권 사용을 두려워할 수 있겠다는 우려였다.


근로감독관의 작업중지, 노동자도 멈출 수 있도록 건강한 노동세상 전지인 활동가는 이렇게 작업중지권을 쓰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서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조합도 있고, 고용도 보장된 조직 노동자들은 단체협약을 통해, 혹은 그때 그때 현장에서의 힘겨루기를 통해 안전할 권리, 멈출 권리를 지켜갈 수 있지만, 미조직 노동자들은 그럴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에 법 개정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법 개정 과정에서 현재 나와 있는 근로감독관의 지침 내용이 잘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매뉴얼에는 근로감독관의 유해위험작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업무처리 지침 중 작업중지 대상작업 선정기준이 실려 있다. 그 중에는 추락・붕괴・충돌・전도재해를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작업, 안전조치가 안된 화학설비 등으로 인해 주변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화재・폭발・유독물 누출 등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감전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전기설비 또는 전기취급작업 등 최근에 발생한 대형 산재를 저

절로 떠올리게 할 만한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작업환경 개선시설 미설치 또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허용・노출기준 초과 작업, 산안법령에서 정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기준을 미준수한 경우도 포함된다.


올해 초 핸드폰 제조 하청 업체에서 발생했던 메탄올 중독으로 인한 실명 사고도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멈추고 항의할 수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각각의 사업장을 근로감독관이 항상 살피고 감독할 수 없다면, 노동자들이 스스로 위험을 발견하고, 위험하다고 느끼면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제 사고를 막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사례다. 최소한 근로감독관이 작업중지를 시킬 수 있는 범위는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했을 때 모두 보호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작업중지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때 대피시키지 않는 사업주를 고발하자

현재의 법이 한계가 많지만, 그래도 이를 활용하는 행동이 제안되기도 했다. 작업중지를 제 때 시키지않는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위반으로 고발하는 활동을 통해서도, 거꾸로 작업중지권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업주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역에 있는 H 사업장의 경우, 작업장 안에서 화재가 났는데도, 한쪽에서는 일을 계속 시킨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한 쪽에서는 조합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진화하는데도, 대피를 시키기는커녕 작업을 지속하라는 독려를 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찍은 동영상에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이런 경우, 이 정신 나간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위반으로 고발할 수 있지 않을까? 26조 1항(위험 상황에서 노동자를 대피시킬 의무)을 위반한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벌칙 중 두 번째로 강한 벌칙이다.


노동조합이 직접 할 수 있는 행동을!

매뉴얼과 함께 활동가나 노동조합이 직접 할 수 있는 '행동' 사례를 제안하는 운동이 함께 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업장에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 상황에 작업중지권 스티커 붙이기를 제안하면서, 스티커를 전국적으로 배포하는 활동은 어떨까? 개별 사업장 노동조합에서는, 위험상황이라고 생각되면 누구든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연락할 수 있는 노동조합 내 핫라인 설치하고 그 핫라인 담당자는 단체협약으로 보호하는 활동도 할 수 있겠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남동공단 지역에서 발생한 위험 상황, 작업 중지가 필요할 것 같은 상황에 대해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지역 차원에서 만드는 것도 해봄직한 일일 것 같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노동부의 위험상황 신고전화인데, 근로감독관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워낙 높다. 지역의 노동조합 상급단체나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활동단위에서 먼저 ‘위험상황 핫라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여기서 노동부 위험상황 신고전화를 활용해서 함께 대응할 수 있다면, 위험상황 신고전화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단위 사업장 노동조합에서는 일상적으로 사고나 위험에 대해 기록을 잘 남기는 것도 중요한 활동으로 제안됐다. 일상적인 위험이나 사고, 아차사고에 대해 매일 일지를 적어두는 것은 작업 중지의 불가피성과 합리성에 대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직업 중지를 한 경우에도, 사고 순간부터 사측의 최초 반응, 이후 대응, 노·사간 협의 과정과 결과 등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잘 남기면, 이 역시 작업 중지 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노안뉴스] 국회, 건설현장 산업재해 예방 토론회 개최 (건설타임즈)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cons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417

 

 

국회, 건설현장 산업재해 예방 토론회 개최  

 

 

 

2015년 03월 06일 (금)  이헌규 기자  sniper@constimes.co.kr  

 

 

국회가 건설안전 제도의 문제를 점검하고, 건설현장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김영주)는 6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건설안전문화 정책 대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적정집행 방안(1주제)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예가기준 산정(2주제) ▲발주자 책임부여, 적정공기확보(3주제) ▲기초안전보건교육기관 수준관리 방안(4주제) 등 4개 주제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