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통권 150호 / 2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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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특집] 최저임금을 넘어 건강소득으로!

26 최저임금이 노동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

30 최저임금, 무엇을 위한 최저인가?

32 우리의 한 시간은 6,030보다 귀하다

34 노동자가 쓰고 싶은 희망일기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죽음을 막기 위해 함께하겠습니다

 

8 [포커스]

서울시, 지하철 기관사 2인 승무제 도입 서둘러야

 

10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란 무엇인가 (3)

 

12 [현장의 목소리]

비리로 점철된 사학 재단에 맞서 싸우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에어컨 고치느라 땀 닦을 시간도 없는 수리기사 이야기

 

20 [연구소 리포트]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연구 (1)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6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구의역 참사를 막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이렇게 개정하자


 

40 [시간의 재발견]

시간의 두 결 : 시간 적대에 대하여

 

44 [문화읽기]

포스트잇 만장을 기리며

 

46 [발칙X건강한 책방]

우리는 인류의 변곡점에 서 있는가?


48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장에서 준수해야 한다

 

50 [일터 다시 보기]

가습기 살균제 참사, 그저 남의 일이었을까?

 

52 [이러쿵저러쿵]

일터 독자 모임 후기


54 [입장]

삼성전자 옴부즈만위원회 출범에 대한 반올림의 입장


56 연구 공모 알림

특집 3.양심을 저버린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2016.6

양심을 저버린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장영우 선전위원



거액의 연구비를 대가로 발주를 받아 기업이 하고 싶은 말을 과학자의 언어와 권위를 이용해 객관적인 듯 포장하는 것이 청부과학이다. 객관성과 중립성, 공정성을 추구하는 과학이 그 본연의 사명과 임무를 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청부과학으로 꼽히는 담배유해성 연구

 

담배회사의 연구를 진행했던 사례가 국내 외 청부과학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77월 서울대, 전남대, 가톨릭대 병원 임상시험센터가 세계 1위 담배인 필립모리스로부터 10억을 받아 흡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해 큰 파문이 있었다. 당시 각 대학은 담배의 유해성 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학계와 시민단체에게 많은 비난을 받으면서 서울대병원 윤리심의위원회는 연구 승인을 취소한 바 있다.

 

201312월 건강정책 학회에선 지금은 고인이 된 박상표 건강과 대안 연구위원이 담배회사 내부 문건 속 한국인 과학자 분석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981년 일본 국립암연구소의 히라야마 다케시 박사가 간접흡연의 위험에 관한 역학적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다국적 담배 기업들은 과학자들을 고용하여 간접흡연에 위험성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직접 흡연이야 담배의 위험성을 알고 피웠으니 이로 인해 건강이 악화하는 것은 본인 책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간접흡연으로 인해 비흡연자가 담배로 인해 질병이 발생했다면 기업에 더 책임을 물을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필립모리스사는 히라야마의 연구결과를 흠집 내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박상표 연구위원은 고려대, 한양대를 비롯한 국내 유수 의과대학의 교수와 연구진들의 실명을 공개했고, 이들에게 다국적 담배회사가 접근한 방식부터 연구후원을 받은 논문으로 국제학술대회를 조직한 과정, 구체적인 보수 수준까지 낱낱이 밝혀내었다. 박 연구위원은 이 논문이 담배회사 내부문건에 근거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모두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신원이 밝혀진 한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논문 내용에 대한 학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었다.

 

담배회사들은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관한 모든 연구를 문제 삼았다. 역학자와 통계학자를 동원해서 연구방법과 결론에 이의를 제기하며 끊임없이 '불확실성'을 강조하고 '논란'을 일으켰다.

 

2014년 대법원은 흡연 피해자와 가족들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하고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1999년 흡연피해자들이 처음 소송을 제기한 지 15년 만에 나온 대법원 판결이었다. 몇가지 쟁점이 있었지만, 흡연과 폐암에서는 폐암의 흡연으로만 생기는 특이성 질환이 아니라 물리적, 생물학적, 화학적 인자 등 외적 환경인자와 생체의 내적 인자의 복합적 작용으로 발병될 수 있는 비특이성 질환이라고 판단했다. 즉 담배는 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직접 암을 유발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과학은 정말 객관적인가?

 

흔히들 과학은 객관적이라고 하고 또 그렇게 믿는다. 그러나 과학이 자본과 결합할 경우 종종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은 과학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 정책과 영합하거나 자본과 영합하는 과학은 객관적일 수 없음은 잘 알려져 있다. 21세기 들어와 정부나 기업은 정책을 합리화하거나 영업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학의 힘에 의존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는 과학의 방법, 결과를 왜곡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외국의 경우 1960-70년대에 환경, 보건, 노동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이후 고용 과학이 체계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학'이 객관적이고 공정함을 버리고 연구비를 준 단체나 정부의 이익에 부합하여 포장한다면 이미 '과학'이라고 할 수 없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서도 보듯이 기업의 이윤에 편승한 연구 결과는 고스란히 불특정 다수의 생명체 그중에서도 인간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인간의 안녕이 아닌 자본의 배를 불리기 위해 존재하는 과학은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 중에 하나다.

 

특집 1.가습기 살균제 참사 지난 5년의 기록 /2016.6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지난 5년의 기록


선전위원회

 

매일경제신문 19941116

'유공 (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최초개발 판매 시작

www.mk.co.kr/

 

○○ 20026

5살 제 자식이 오늘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 보건복지부님이 질병관리본부님과 (제보자 중 첫 사망자 사례)

 

보건복지부님이 질병관리본부님과 함께했습니다. 2011831

저희 보건복지부 역학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는 가습기 안에 미생물이 번식하는 것을 막고 물때가 생기지 않도록 물에 섞어 사용하는 화학제품인데, 이 제품에서 원인 미상의 폐 손상위험이 추정되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환자의 경우 폐 손상 발생 위험도가 다른 환자들에 비해 47.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최종 인과관계를 확인할 때까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제품 출시 자제를 권고하겠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2011920

오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를 처음으로 발표하였습니다. 현재까지 영유아 사망 5, 환자 1, 산모 사망 1, 피해 1건 등 총 8건입니다. 정부는 하루속히 가습기 살균제품과 유사제품명을 공개하고 제품 전체를 회수 조치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님이 질병관리본부님과 함께했습니다. 20111111

보건복지부 1차 동물실험 결과 6종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롯데마트PB 와이즐렉,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세퓨, 아토오가닉, 가습기클린업 등) 위험성이 확인되어 수거 명령을 발동했습니다. 그 외 다른 제품들도 사용 및 판매를 중단할 것을 권고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 사용 및 판매 중단만이 아니라 제조사에 소송을 제기하라!

@김황식 국무총리 : 1122일 국무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마련을 지시하였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2012521

오늘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을 촉구하는 광화문 1인 시위에 돌입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 광화문 1인 시위는 2013729일부로 마무리합니다. 지금까지 총 2051인시위에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2012724

저희 공정거래위원회는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를 유발하는 PHMG, PGH를 성분으로 하는 가습기 살균제 용기에 인체에 해가 없다는 표시를 붙여 판매한 4개 업체 (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버터플라이펙트, 아토오가닉) 업체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또한, 이들 4개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5,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 최악의 환경사건에 솜방망이 과장광고 과징금, 살인자 처벌하고, 피해 대책 수립하라!

 

새누리당 2013924

정부와 여당은 기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법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정부는 피해자·족 지원을 위해 108억 원을 내년 예산에 편성키로 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 : 법 제정 없이 의료비에 국한된 예산 지원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 · 세정제에 함유된 독성물질로 심각한 폐 손상이 일어나 사망한 영·유아, 임신부가 지난 2년 동안 127명에 이릅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결정을 철회해야 합니다.

 

옥시레킷벤키저님이 홈플러스님과 함께했습니다. 2013111

오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희는 자사 제품이 해당 폐 손상을 초래한 것이 사실인지 그 여부를 알지 못합니다. 현재 법률적 절차가 진행 중인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모든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재판과 별도로 인도적 차원에서 저희 회사에서 50억 원에 달하는 기금을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 수백 명을 죽고 다치게 한 살인기업이 이제와서 인도적 지원이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고 기가 막힌다. 옥시 대표랑 국내 제조사 대표들은 피해자와 유족 앞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분명하게 책임져라!

 

환경보건시민센터님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과 함께했습니다. 2014926

저희는 오늘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를 살인죄로 고소합니다. 이번 소송에는 옥시레킷벤키저와 같이 2012년 피해자들이 고소한 기업들 외에도 애경·이마트 등 피해자들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기업 모두를 포함했습니다. 고소인단은 20명의 유족을 포함한 109명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백승목 : 이번 소송 대표인 백승목입니다. 이번 소송은 검찰에 기소가 되냐 안 되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정부가 이미 유해하다고 발표한 내용마저도 인정하지 않는 기업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검찰 수사를 촉구하려는 것입니다.

 

서울지방법원 2015129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 1심에서 패소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장대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사망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국가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국가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확인해 그 판매를 중시시킬 의무 또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님이 서울 연건동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있습니다. 201556

저희는 오는 19일 가장 많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유발한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 본사를항의 방문합니다. 항의 방문에는 피해자모임 공동대표 등 피해자 4명과 활동가 등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 제보된 피해자 530명 중 80%, 사망자 140명 중 77%가 옥시레킷벤키저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 옥시 싹싹을 사용했습니다. 저희는 영국에서 국회의원과 면담도 하고 옥시레킷벤키저 제품 불매 운동과 항의서한 보내기 등 캠페인을 계속 벌여나갈 것입니다.

 

경향신문 2016413

[단독]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업체 주문대로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601&artid=201604130600005

“2011년 이후 4년 가까이 방치되다 최근에서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입증한 정부 연구 용역을 반박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했던 서울대와 호서대의 두 연구팀 실험이 왜곡되었다는 정황을 포착하면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없다던 옥시의 주장이 신빙성을 잃게 됐다.”

 

산재 사망대책 마련 공동 캠페인단님이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님과 함께 있습니다. 2016415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들이 특별상을 수여하였습니다.

@롯데마트 : 죄송합니다. 공식 사과하고 보상하겠습니다.

@홈플러스 : 죄송합니다.

 

아타울라시드 사프달님이 서울 콘래드 호텔에있습니다. 201652

옥시 한국 법인 대표 아타울라시드 사프달입니다. 여러분들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옥시 제품을 사용한 분들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발표한 인도적 기금 100억 원은 가습기 살균제로 고통을 받은 다른 분들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 옥시가 지난 5년간 만나주지도 않다가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니까 면피용 사과를 합니다. 옥시는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결정을 철회해야 합니다.

 

사단법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2016522

지금껏 임의단체로 활동해온 저희는 오늘부로 피해자의 회복과 권리구제와 재발방지를 위한 사회적 활동을 위해 법인을 설립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사건이 알려진 5주년을 기념831일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할 계획입니다. 이때도 많은 관심 가져 주십시오.

 

[기자회견]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 유감표명 2년, 삼성은 반올림과의 교섭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


9년의 투쟁, 224일차 노숙농성, 피해 제보 223명, 76명의 사망!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 유감 표명 2년,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반올림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의 2년 전 약속. 무엇이 이행되었는가.


2014년 5월 14일,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관하여 여러 가지 약속을 했다.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그 약속들이 도대체 얼마나 지켜졌는지, 아니 무엇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것이 있는지를 묻는다.


권오현 대표는 2년전 직업병 문제를 “성심성의껏 해결하겠다”고 했다. “중재기구에서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따르겠다”는 약속도 했다.

하지만 작년 7월에 조정권고안이 발표되자, 삼성은 논의 자체를 거부하더니, 자체적인 사과ㆍ보상을 강행했다. 조정과 교섭에 관한 모든 약속을 파기한 채, 사과ㆍ보상의 내용과 방식을 직접 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심지어 삼성은 그것이 “조정권고안의 원칙과 기준에 따른 보상”이라는 뻔뻔한 거짓말까지 일삼았다. 보다 못한 조정위원회가 올해 1월 12일, “삼성의 보상절차는 조정권고안과 다른 것”이고 “사과ㆍ보상에 관한 논의는 보류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지만, 삼성은 그 이틀 후에 “조정의 3대 쟁점(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은 모두 해결되었다”는 발표까지 했다. 이러한 독단과 거짓이 삼성이 약속했던 문제의 해결이었던가.


또한 권오현 대표는 2년 전,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삼성의 보상절차라는 것은 대단히 일방적이고 폐쇄적이었다. 삼성은 보상 신청 기한까지 정하여 피해자들을 압박했고, 일방적으로 정한 보상금을 그저 받아들이기를 강요했다. 피해자들이 구체적인 산정 기준을 물어도 답하지 않았고, 이의를 제기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생계비는 커녕 치료비조차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문료’라며 정체불명의 돈을 제안 받는 경우도 있었다. 보상금을 받으려면 회사와 무언가를 약속하는 문서에 싸인을 해야 했는데, 정작 피해자들은 자신이 싸인한 그 문서를 보관할 수도 없다. 이것을 두고 “합당한 보상”이라 우길텐가.


권오현 대표는 2년전, “산재 소송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삼성은 피해자들의 산재 소송에 매번 변호사를 보내고 있다. 그 변호사는 방청석에 앉아 소송의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원고 측의 주장과 증거신청을 기록해 간다. 산재소송에서의 자료 은폐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건강연구소’를 설립하여 공장의 안전보건 문제와 임ㆍ직원들의 건강 문제를 자체 조사하고 있음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삼성은 최근 시행한 보상절차를 통해서도 퇴직자 중 백혈병ㆍ뇌종양 등에 걸린 사람이 또 누가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산재소송에서 법원이 관련 자료를 요청하면, 삼성은 거부하고 있다. 2년 전의 약속은 그저 ‘소송 참가’를 그만두겠다는 것일 뿐, 관련 자료를 은폐함으로써 산재 인정을 방해하려는 시도는 계속 하겠다는 뜻이었나.


결국 지난 2년간, 권오현 대표의 약속은 무엇 하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단지 그 약속들이 제대로 지켜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삼성의 언론플레이가 있었을 뿐이다.


이제라도 삼성은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첫째, 내용 있는 사과를 하여야 한다. “피해자들의 아픔에 소홀히 했다”는 껍데기뿐인 말이 아니라, 직업병 문제와 관련하여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공장의 안전보건 관리를 잘못하였고, 피해자들의 산재인정을 방해하였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둘째, 합당하고 투명한 보상을 해야 한다. 모든 피해자들에게 치료비와 최소한의 생계비는 보장되어야 한다. 보상 대상과 보상금을 정하는 절차도 중요하다. 조정위원회가 권고한 대로 독립된 기구가 주관하는 공정한 기준에 따른, 투명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재발방지대책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 지난 1월 12일에 있었던 합의는 공장의 안전보건 관리에 대한 사회적 감시의 틀을 정하였을 뿐이다. 그에 따른 조사와 연구에 삼성이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 감시기구가 제안한 개선방안을 삼성이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덧 우리 사회에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제기된 지, 9년이 지났다. 삼성이 처음으로 “문제 해결”을 약속한지는 2년이 지났고, 삼성의 독단과 기만에 분노한 피해자들이 삼성전자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한지는 220여일이 지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대하는 삼성의 태도는 9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뒤늦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이 문제와 너무도 닮았다. 이윤 추구에 매달려 생명ㆍ건강의 문제에 소홀히 했던 기업과 그 기업의 잘못을 방치한 정부, 그로인해 빚어진 참사의 내용이 닮았다. 무엇보다 올해 4월에 있었던 옥시 레져베킷의 첫 사과(“더 일찍 소통하지 못했다”)와 2년 전에 있었던 삼성의 첫 사과(“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의 내용이 너무도 닮았다. 당연하게도, 그러한 사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피해자들의 마음도 같다. 지금 옥시를 향한 사회적 공분을, 삼성은 피할 수 있다고 믿는가.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삼성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과를 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에 나서라. 그러한 사과ㆍ보상을 위해, 반올림과의 교섭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


2016. 5. 17.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및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활동보고/기자회견] 2016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 다녀왔습니다.

살인기업 선정식이 이번에도 열렸습니다. 


지난 해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 살인기업은 메르스 파동을 일으켰던 삼성병원-질병관리본부가 선정되었습니다. 

또, 특별상으로 가습기 살균제 회사들(사망사고와 그 원인에 대한 지속적인 은폐시도를 하고 있음)이 선정되었습니다. 










2016년 최악의 살인기업,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을 요구한다!


 

세월호 참사 2년, 한국 사회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의 무능과 무관심 속에서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은 여전히 기업의 이윤 추구 앞에서 위협받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는 이러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참사였다.


 

2015년 메르스 사태는 1만 6천 752명이 격리되는 상황을 만들었고, 186명의 메르스 감염환자를 발생시켰으며, 38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 한국은 메르스 세계 2위 발생 국가가 되었다. 입국 당시부터 검역과 격리조치가 제대로 되었다면, 1번 환자 확진 뒤 평택성모병원 같은 병실에서 입원했던 환자들을 모두 격리할 수 있었다면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2차 유행은 메르스라는 전염성 감염병을 ‘메르스 사태’라는 사회적 참사로 만들었다. 삼성서울병원은 1번 환자를 최초로 확진한 병원이지만, 1번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있었던 14번 환자를 아무런 감염 예방 조치없이 응급실에 입원시켰고, 병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했다. 응급실은 환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과밀했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격리시설도 없었다.


 그리고 감염 의심 환자들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장구도 갖추지 못했다. 그렇게 해서 삼성서울병원에서만 90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했다. 이는 자신이 메르스인지도 몰랐고, 적절한 조치도 받지 못했던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 병원감염관리와 전염병 예방에는 관심도 없었고 투자도 소홀했던 삼성서울병원의 문제, 한국의료체계의 문제였다.


 

삼성서울병원은 사태가 발생한 뒤에도 과오를 반복했다. 14번 환자가 확진되고, 매일 새로운 감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임에도, 삼성서울병원은 상황을 공개하고, 전면적 역학조사 및 환자의 안전을 위한 폐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 상관하지 말라는 식의 태도만 보였다. 정부는 이것을 방관하고 무능으로 일관했다.


 

5월 29일 14번 환자가 확진된 뒤 정부와 삼성서울병원은 즉각 이 환자와 밀접 접촉한 환자, 보호자, 병원 인력의 명단을 확보하고 격리조치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은 정부의 역학조사를 거부했다. 정부는 삼성서울병원이 자체적으로 역학조사를 하도록 방치했고, 6월 2일까지도 격리자 명단 전수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이러한 삼성서울병원의 역학조사 방해와 늑장대처는 3차 감염과 4차 감염을 발생시켜 또 다른 환자가 감염되고 죽음에 이르는 상황까지 만들었고, 대구 메르스, 김제 메르스 등 환자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메르스 사태는 정부의 의료민영화·공공의료 축소가 부른 참사였다. 병원으로 하여금 돈벌이 경쟁에 나서도록 부추기는 과정에서 한국 병원의 90%가 넘는 민간병원들은 수익이 되지 않는 환자 안전, 병원 감염관리에는 소홀해 진 것이다. 그 정점에 있던 것이 삼성서울병원이다. 또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병원인력을 외주화하며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며 환자와 병원인력의 안전은 무시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이었던 환자이송요원은 메르스 증상을 보이고도 9일이나 일하게 되었고, 여기서 또 456명이 격리되는 사태를 겪어야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결국 부분폐쇄를 했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태 이후 2015년 9월 정부는 후속 방역대책을 발표하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경질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쇼에 불과했다.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문형표 장관은 버젓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올해 초 발표된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청와대와 문형표 장관의 책임이 빠져있었고, 삼성서울병원을 폐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심층적 조사는 없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추진하면서 의료민영화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2016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선정한다. 삼성서울병원은 역학조사 및 격리조치 과정에서 발생한 늑장 대응, 관리 명단 누락 등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생명과 건강을 잃은 시민들에 대한 배상 및 보상을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또한 메르스 사태에 대한 공동 책임이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 특별상을 수여한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방역체계 개선뿐만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애경, 롯데쇼핑, 홈플러스, 세퓨, 신세계 이마트, 엔위드, 코스트코, GS리테일, 다이소에게 특별상을 수여하고자 한다.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기업 살인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피해자․희생자가 지금 이 시점에도 늘어나고 있다. 2016년 4월4일 현재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자만 모두 239명이다.


 

하지만 어떤 기업도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에 따른 정치적․법적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 가장 많은 희생자를 야기한 옥시는 2011년 12월 새 법인을 만들어 책임을 면할 방책부터 찾고 있었다. 실험을 인위적으로 짜 맞춰 인과관계가 없는 것인 양 구성하기도 하고, 가습기 살균제와 폐섬유화에 인관관계가 있다는 보고서는 은폐하기도 했다. 다른 대기업 임원들은 “가습기살균제에 독성이 있는지 몰랐다”, “흡입독성 시험을 하지 않았다”며, 환경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이이라면 꺼낼 수도 없는 말로, 태연하게도 자신의 책임을 면하려 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검찰은 5년이 지난 지금에야 조사에 착수해 공소시효 논란을 자초하는가 하면, 수사대상을 4개 기업으로만 한정해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검찰 수사범위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사건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이들 기업들을 향해, 당신들이야말로 지난 10년간 살균제로 시민들을 사망케 한 최악의 ‘살인기업’이었음을 환기시키고자 특별상을 수여하고자 한다.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이를 제조․판매한 모든 기업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이며, 그들에게 법적 책임을 무는 것은 우리사회가 짊어져야할 최소한의 의무라는 점을 환기해야 할 것이다. 조사대상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다! 살인기업 처벌하라!


의료민영화·영리화를 중단하고, 전염병 관리와 방역체계 전반에서 의료기관의 공적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 환경․화학물질 사용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함께 시민의 알권리가 확산되어야 한다.


 

  

 

2016년 4월 14일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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