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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간 「일 터」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사회복지사는 왜 착하고 희생적이어야 하나요? / 2020.06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사회복지사는 왜 착하고 희생적이어야 하나요? 정경희 / 선전위원 "뭔데? 지는 얼마나 잘났다고, 처음부터 다 알았나? 환자 앞에서 우릴 그렇게 무안 주면, 지가 올라가는가 보지?" 실습 일과를 마친 후 동기들과 수다가 없었다면 버티기 어려웠을 시절. 젊은 시절이 좋았어도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빛바랜 시간들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사회복지학과 실습을 마치고 지금은 휴학 중인 소나기님을 지난달 13일 안양역 근처 카페에서 만나 그가 겪은 생생한 실습 이야기를 들었다. 장애인 복지관에서 실습을 시작한 이유 사회복지학과 실습은 보통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 때 많이 하는데, 사회복지사 자격증에 필요한 160시간, 4주를 기본으로 한다. 대략 3~4월에 실습하고 싶은 곳을 서너 .. 더보기
[동아시아 과로사통신] 코로나 재난과 공무원 과로사 / 2020.06 [동아시아 과로사통신] 코로나 재난과 공무원 과로사 김영선 /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재난 때마다 공무원 과로사가 발생한다. K-방역모델이 국제표준으로 추진될 만큼 주목을 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비상상황으로 주말에도 출근해야 했던 전주시 공무원(43세)과 성주군 공무원(47세)이 2월 말 3월 초에 연이어 과로사했다. 비상 근무로 20여 일간 하루도 쉬지 못하면서 쓰러졌다가 다시 현장으로 복귀한 포항시 북구보건소 감염관리팀장(53세) 또한 과로사 위험에 노출되기는 마찬가지였다. 4월 말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관리하던 합천군 공무원(56세)도 과로로 사망했다. 되짚어 보면, 폭염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 시기에도 사망 사건이 발생했고 이제는 매년 발생하다시피 하는 동물 전염병 때.. 더보기
[일터 정신질환 짚어보기] 업무상 정신질환 여부, 어떻게 결정되나 / 2020.06 [일터 정신질환 짚어보기] 업무상 정신질환 여부, 어떻게 결정되나 최민 / 상임활동가 과로사는 임상 진단명이 아니다. 이미 발생한 뇌심혈관질환 사망에 '과로'가 원인이 되었는지를 사후적으로 평가하여 붙이는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이름이다. '업무상 정신질환'도 마찬가지다. 진단을 따로 받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진단된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해 업무상 요인이 발생의 원인인지, 또는 악화 요인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평가한 뒤에 사후적으로 붙는 이름이다. 일하는 도중에 일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업무상 사고'와는 달리, 업무상 질병은 업무 중 뿐만 아니라 집에서 쉬다가, 혹은 퇴직한 이후에 발병할 수도 있고, 업무의 어떤 요인이 어떻게 질병을 일으켰는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업무상 사고와 .. 더보기
[연구리포트] 한국 임금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자살 연구 / 2020.06 [연구리포트] 한국 임금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자살 연구 이혜은 /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연구 배경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은 이미 널리 알려진 문제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급증했던 한국의 자살률은 몇 년간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2011년 OECD 국가들 평균의 3배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서서히 감소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자살의 원인은 정신적 문제부터 경제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과로와 관련된 자살은 한국 사회에 알려진 노동자의 건강 문제 중 비교적 최근의 이슈이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의하면 2014-2018의 5년 동안 336명의.. 더보기
특집3. 단결권 보장을 통해 만들어갈 노동권 사각지대의 노동운동 / 2020.06 [노동권 회색지대에 맞서다③] 단결권 보장을 통해 만들어갈 노동권 사각지대의 노동운동 박기형 / 상임활동가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일하는 사람들에게 당면한 물음이 있다. 우리는 '노동자'로서의 법적 지위와 그에 걸맞은 권리를 누리고 있는가? 특수고용 노동자(아래 특고)나 플랫폼 노동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겪는 안전보건 문제를 얘기할 때마다 '노동자성' 문제가 근본적인 쟁점으로 거론된다.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음에 따라, 이들이 겪는 문제는 노동법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등 제도 내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더욱이 노동자 스스로 요구하지 않으면 논의조차 되기 어렵다.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함께 모여서 노동조합을 만드는 일조차 쉽지 않다. 이런 난관을 넘어서기 위해 .. 더보기
특집2. 법이 허용해온 노동권 사각지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권 회색지대에 맞서다②] 법이 허용해온 노동권 사각지대, 특수고용노동자 지안 / 상임활동가 코로나19 이후의 위기 상황은 한국 사회를 지탱해온 열악한 노동의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현재 노동을 하고 있으나 법적으로는 '노동자'가 아닌 사람들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시간 일자리거나,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근로계약이 아니라 도급이나 용역 계약 형태라서, 일감과 노동자 사이를 중개만 한 것이기 때문에 등등. 이런 갖가지 이유로 인해 그동안 법이 허용해온 노동권의 사각지대에서 수많은 '일하는 사람들'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2018년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그렇게 양산된 '임금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노동자의 규모는 221만 명에 달한다.01 노동력이 필요한 시기에 열악.. 더보기
특집1. 노동안전보건의 경계를 허무는 전장, 노동자성 인정 / 2020.06 [노동권 회색지대에 맞서다①] 노동안전보건의 경계를 허무는 전장, 노동자성 인정 류현철 / 한노보연 소장, 직업환경전문의 '평등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평등한가'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사회적 규범과 법제도의 경계를 문제 삼으면서, 경계를 무너뜨리고 확장시킨다.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의 문제를 다룰 때도 이 문제가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현재의 평등과 차별의 경계를 인정하고 방치하거나, 때로는 조장하고 강화하는 법 제도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경계를 문제 삼다 근로기준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에 .. 더보기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코로나19 대응시 근로자건강센터가노동자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까? / 2020.05 코로나19 대응시 근로자건강센터가 노동자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까? 강충원 후원회원, 서울서부근로자건강센터 코로나19 대응 과정은 "방역저지선이 뚫렸다", "전사, 영웅" 등의 단어부터 재난 극복을 위한 총동원 체제, 고양된 어조로 전하는 뉴스속보 등 흡사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전쟁과 같은 재난은 일상을 잊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았던 '노동자', '노동'이라는 단어는 자취를 감춘다. 필자가 속한 서울서부근로자건강센터를 찾아오는 노동자분들의 발길 또한 끊어졌다.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해 예정되었던 안전보건교육과 운동교실, 집단상담, 찾아가는 이동상담이 모두 취소되었다. 국가적 재난에 모든 공공기관의 의료진들과 정신보건요원,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동원되어 코로나19의 위험에 대응하.. 더보기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노동자 건강권 쟁취, 조금 더 담대하게! - 반올림 이상수 활동가 인터뷰 / 2020.05 노동자 건강권 쟁취, 조금 더 담대하게! -반올림 이상수 활동가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인터뷰하러 가는 길, 마치 헤어졌던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인 것 마냥 들썩거렸다. 5년 넘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이하 연구소)와 동고동락했던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은 올해 1월 말 각자 둥지를 틀게 됐다. 오랜 시간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묵묵히 걸어온 이들이 독립 공간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22일 오후 구로구 반올림 사무실에서 2017년부터 상임활동가로 일해 온 이상수씨를 만나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 그리고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로서의 고민을 나누었다. 반올림과의 만남, 다시 만난 세계 가장 첫 질문으로 반올림에서 상임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상수씨 본인 역시 삼성전기에서.. 더보기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뉴미디어 산업은 MCU 히어로처럼 멋지기만 할까? - 자유로운만큼 불안정한 뉴미디어 산업의 과제들 / 2020.05 뉴미디어 산업은 MCU 히어로처럼 멋지기만 할까? - 자유로운만큼 불안정한 뉴미디어 산업의 과제들 박기형 상임활동가 지난 4월호에서는 온라인 방송 산업의 구조와 MCN의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5월호에서는 파트너쉽 매니저와 크리에이터들이 노동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소개하고, 신산업으로 주목받는 온라인 방송 산업이 제대로 된 산업으로 자리 잡고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하는지 검토해보고자 한다. [관련기사] 전략분석부터 발굴까지... 크리에이터 매니저의 일과 http://omn.kr/1nd39 뉴미디어의 특성으로부터 비롯되는 문제 뉴미디어 콘텐츠는 크리에이터 각각의 특성이 자유롭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MCN이나 광고회사 등이 콘텐츠 생산 자체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하면, 뉴미디어의.. 더보기
[동아시아과로사통신] 노동시간 제한이 부재한 과로사회, 일본 / 2020.05 노동시간 제한이 부재한 과로사회, 일본 이와하시 마코토 POSSE 일본은 '과로사'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과로가 심각한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2019년까지 의미 있는 법적 노동시간 제한이 없었습니다. 이는 회사가 노동자에게 1년 동안 하루 24시간, 365일 일을 시켜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지금은 고용주들이 한 달에 100시간 이상의 연장근무를 시킬 수 없도록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과로사 역치'라고 불리는 월 80시간의 연장근무보다 20시간이나 많은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일본의 과로사 현황 1980년대에 노동법률가, 의사, 노동운동가들이 함께 '과로사'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직장에서의 일 때문에 발생하는 죽음과 질병의 숫자는 극.. 더보기
[현장의 목소리] 2인 1조 근무가 만든 안전한 일터 - 울산 경동도시가스 안전점검원 투쟁 이후를 인터뷰하다 / 2020.05 2인 1조 근무가 만든 안전한 일터 - 울산 경동도시가스 안전점검원 투쟁 이후를 인터뷰하다 지안 상임활동가 2019년 4월, 공공운수노조 경동도시가스서비스센터 분회 소속 조합원인 도시가스안전점검원이 한 고객의 집에 감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작년 5월부터 시작된 울산 경동도시가스 노조의 파업은 약 5개월 간 이어졌다. 관할 지자체인 울산시와 원청인 경동도시가스 모두 안전점검원들의 안전 문제에 책임을 회피하던 와중에 3명의 조합원이 울산시청 옥상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고, 바로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9월에 들어서야 노조와 사측은 성과제 폐지와 2인1조 시행을 두고 합의하게 되었다. 이 투쟁의 성과로 조합원들은 작년 10월부터 2인 1조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위험의 원인으.. 더보기
[현장의 목소리]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사의 책임을 묻는다-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 진재연 집행위원장 인터뷰 / 2020.04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사의 책임을 묻는다 -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 진재연 집행위원장 인터뷰 최민 상임활동가 한국 사회는 일하는 사람이 쉽게 ‘억울하고, 억울한’ 자리에 놓이는 곳이다. 2004년부터 청주방송에서 일했던 이재학 PD도 그랬다. 조연출로 입사한 뒤, 청주방송에서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의 조연출과 연출 업무를 했다. 매년 정규직 PD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자유롭게 프로그램만 만든 게 아니다. 지자체 보조금을 따내기 위해 사업 계획서를 쓰고, 공무원들과 협의하여 방송을 제작하고, 프로그램 종료 후 정산하는 등의 대외 업무도 했다. 일상적으로 업무를 보고하고 결재용 서류를 써 냈다. 모두 청주방송 PD로서 한 일이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 더보기
[문화로 읽는 노동] 상공인들의 노동을 찾아서 : 청계천 사람들의 노동을 기록한 작가들의 사진 / 2020.05 상공인들의 노동을 찾아서 : 청계천 사람들의 노동을 기록한 작가들의 사진 최혁규 문화사회연구소 노동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우리는 노동자를 어떻게 상상하는가?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노동자를 어떤 방식으로 재현해왔는가? 노동자를 기록한 대부분의 사진은 노동 현장을 포착하거나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투쟁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전자든 후자든 포토제닉한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노동자의 손과 표정 그리고 땀을 사진적 표현의 중심에 놓곤 한다. 이를 통해 투박하고 강인한 노동자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일종의 숭고미를 그려낸다. 이는 비단 노동자라는 대상을 다룰 때만이 아니라, 노동이라는 행위를 사진 이미지로 기록해 보여주고자 할 때 흔히 취하게 되는 전략이다. 노동자에 대한 지배적인 재현과 상상 노동자의 .. 더보기
[문화로 읽는 노동]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기 –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 2020.04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기 – SBS 드라마 채은 선전위원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이 끝난 뒤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약 갱신, 트레이드 등이 이루어지는 시기를 가리킨다. 난롯가에 둘러앉아 여러 가지 정보와 소문이 오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명쾌하고 정확한 몸값 필자는 꽤나 야구광이다. 한동안은 야구 경기 일정에 맞춰 삶을 계획하기도 했을 정도였고, 특히 우승팀을 가리는 진승부가 벌어지는 일명 ‘가을야구 시즌’에는 거의 야구에만 빠져있을 정도였다. 야구는 모든 것을 숫자로 표현하는데, 예를 들면, 타율, 타석, 타수, 득점,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 볼넷 등을 통해 각 선수의 능력치를 숫자로 표현하고 이는 명쾌하고, 정확하고, 객관적이다. 이러한 야구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