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노동자들은 대체 언제까지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해야 하나(대안미디어 너머 2015.05.08)

* 이 글은 경기지역 대안미디어 '너머' 에 기고한 글입니다


노동자들은 대체 언제까지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해야 하나
재현  |  rotefarh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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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08  17: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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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낮 12시 20분경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M14 공장 10층에서 압축공기(CDA)를 사용하도록 설계된 스크러버 (유기화학물질 소각 배가 장치)에 시험 운전 일정을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압축공기 대신 질소를 투입하면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강○○(54), 이○○(43) 고○○(42)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사망했다. 이에 5월 7일 오후 13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을 비롯해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SK하이닉스 경영진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이 사고 일으켜

M14 공장은 기존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4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2만 평 규모의 공장으로 원래는 6월 오픈 예정이었다. 그런데 돌연 SK하이닉스에서 공장 오픈일을 5월 1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현장엔 신규인력 충원 계획도 없이 자연 감소 인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소문도 흉흉하게 돌았다. 대부분은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이었던 현장에선 결국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24시간 내내 공사를 서둘렀다. 사고가 났던 시점도 점심시간이었다. 서둘러 일을 마쳐야 하다 보니 끼니도 거른 체 일을 했다.

스크러버에 질소를 투입하는 밸브를 여닫는 것은 SK하이닉스 관리자의 책임이었다. 이들은 현장에 원래 투입해야 하는 압축공기 대신 질소를 투입했다는 사실을 하청 노동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사전에 질소를 투입하겠다는 사실을 알렸다면 당연히 작업자들은 보호구를 착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영문도 모른 체 일하다 질식해서 숨진 것이다.

이윤에 눈이 먼 SK하이닉스 경영진이 부른 인재

지난 4월 24일에도 반도체 크린룸 M10라인에서 가스 누출로 노동자들이 대피한 일이 있었다. 지난 3월에는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돼 13명이 경상을 입었고, 작년 7월에는 D램 반도체 공장라인에서 이산규소 가스 누출로 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었다.

결국 이번 사고는 공장가동과 이윤에 눈이 멀어 현장 인력 충원 없이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한 SK 하이닉스 경영진에 의한 인재다. 하청 노동자들은 기본적인 안전조치마저 무시된 현장에서 부족한 인력으로 24시간 내내 허덕이며 일하다 숨진 것이다. 사고가 있고 SK하이닉스는 재빨리 기자회견을 통해 유족에게 사과를 표명하고, 사고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과 부족한 인력, 하청 노동자 안전관리 소홀 등에 대해서는 일체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난 4월 30일 이윤에 눈이 먼 경영진의 욕심으로 아무런 영문도 모른 체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동료였을 노동자 3분이 안타까운 목숨을 빼앗겼다. 대체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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