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산재 입증과 공공복리에 필요한 정보공개 가로막고 삼성 권익부터 챙기는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산재 입증과 공공복리에 필요한 정보공개 가로막고 삼성 권익부터 챙기는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공개를 가로막은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집행정지 결정’ 에 대하여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권하의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관은 삼성 반도체, LCD 사업장의 유해물질 등 정보가 담긴 각종 보고서에 대하여 삼성의 영업비밀이라며 비공개 해왔다. 심지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보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에 대해서, 산재입증을 위해 재해노동자나 유족이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경우조차도 ‘삼성의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비공개 해왔다. 유해물질이 영업비밀이라니! 더욱이 아픈 노동자나 유족에게 산재입증의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도 유해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료조차 삼성의 영업비밀이라며 받아볼 수 없었던 지난 10년의 세월은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크나큰 고통이었다.


그런데 최근(2018. 2. 1.) 대전고등법원은 이러한 부당한 행정처분에 쐐기를 박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故이범우 님의 유족이 제기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법원은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는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산재노동자나 유족, 삼성의 전·현직노동자, 나아가 사업장 인근 지역주민의 안전권과 보건권을 위해 필요한 정보이므로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하였고, 더 이상의 다툼 없이 판결은 확정되었다(참고1: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판결).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정보공개처리지침을 변경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하였다. 이는 10년 만에 상식과 피해자의 존엄을 조금이나마 되찾는 결정이었고 앞으로는 최소한 산재신청을 한 노동자나 유족이 해당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고용노동부를 통해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는 국민권익위에 의해 또다시 좌절됐다.


● 법원 확정 판결도 무시하고 삼성 유해물질 보고서 정보공개 집행 정지 결정

삼성디스플레이(주) 탕정사업장에서 일하다 퇴직 후 비호지킨림프종이 발병한 김00님은 이 질병이 탕정사업장의 유해물질 노출 때문임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 2월 대전지방노동청 천안지청에 해당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보여 달라고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이에 대하여 천안지청은 3월 12일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하였으나, 정작 보고서를 내주기로 약속한 3월 27일에 갑자기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장(현재 위원장 공석으로 김대희 상임위원이 직무대행 중)이 직권으로 ‘정보공개 집행정지’ 결정을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보고서를 내줄 수 없다고 하였다.


● 위원장 직권 집행정지에 이어 위원회 사후추인으로 또다시 정보공개 보류

위원회는 4월 3일자로 위원장 직권 결정에 사후추인 회의를 가졌으나 반올림 및 신청당사자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집행정지 결정을 유지하였다. 반올림은 사후추인을 결정하는 회의에 앞서, 4월 2일자로 국민권익위원장과 중앙행정심판위원장 직무대행 및 심판위원회에 ‘항의 공문’을 보내어 집행정지 및 행정심판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고 집행정지 결정을 취소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참고2. 4월 2일자 반올림 항의공문)


삼성은 보고서 내용 중 “측정위치도 등의 공개를 정지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법원은 이미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상 ‘측정위치도’는 “공장의 개략적인 도면 위에 유해인자 등의 측정위치를 표시한 것에 불과하여” 정보공개법이 보호하는 ‘경영상ㆍ영업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법원은 이 ‘측정위치도’는 “근로자의 생명ㆍ신체ㆍ보건과 직결된 정보로서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이 보고서의 일반적인 의의와 성격ㆍ내용에 근거한 판결로서 특정 사업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이 판결 이후, 다른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해서도 공개 결정을 한 것은 그러한 판결 취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정심판위원회가 삼성의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이며 “사업장이 다르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판결 취지를 정면으로 무시한 행태이다. 또한 직업병 피해가족들이 정보공개 소송까지 제기하며 힘겹게 쟁취한 ‘알권리’를 다시금 짓밟는 행태이다.


● 삼성 임원 출신의 상임위원이 삼성 작업환경보고서 집행정지를 결정하는 회의에 참가

마지막으로 우리는 3명의 상임위원 중에 판사 경력으로 삼성에 입사한 뒤 삼성생명 인사팀 부장, 삼성전자 인사팀 상무, 삼성카드 준법지원실 상무 등을 두루 거친 소위 ‘삼성장학생’으로 의심되는 경력을 가진 상임위원이 금번 집행정지 결정을 추인하는 회의에 참석한 것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백번 양보하여 그러한 경력을 가진 상임위원이 있더라도 이번 집행정지 결정을 하는 회의에는 행정심판법에 따라 위원회가 사전 제척하거나 위원 스스로 사전 회피했어야 마땅했는데, 이러한 결정도 없었다. 오히려 위원회는 피해를 본 정보공개신청당사자(직업병 피해자의 대리인 노무사)의 참여요청에 대해서는 ‘비공개회의’라는 이유로 참석불가를 구두 통보하면서 동시에 위원 기피신청에 대해서도 집행정지 신청사건 당사자가 아니라며 서면 각하 판정하였다.


우리는 법원 결정도 무시한 채 삼성의 이해를 대변하고 국민과 노동자의 권익을 저버린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설령, 수개월 뒤에 열릴 예정인 본안 심리(행정심판 본안회의)에서 정보공개 결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수개월동안 재해당사자는 산재입증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집행정지 결정을 즉각 취소하라.

무엇보다 확정된 판결 취지대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가 영업비밀이 될 수 없고 공개되어야 하는 이유에는 재해노동자 개인의 권익을 넘어 전·현직 노동자, 나아가 지역주민들의 생명, 신체의 건강 등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정심판법 제30조 3항에 의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이번 집행정지 결정은 즉각 취소되어야 한다.


2018년 4월 4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참고1.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판결 (별첨)

*참고2. 4월 2일자 반올림 항의공문


참고1_2017누10874_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_판결_별첨.pdf

180404_행심위규탄성명.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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