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4. 반올림 10년을 돌아보고, 10년을 꿈꾸다 / 2017.12

반올림 10년을 돌아보고, 10년을 꿈꾸다

랄라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20071120. 10년 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반올림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고, ‘과연 잘 될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던 그 싸움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반올림 의 지난 10년은 삼성에서 일하다 직업병이 걸린 노동자들의 질병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회사의 책임이고, 산업재해라는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시키고, 확장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10년 동안 산업재해라는 사회적 문제와 직업병이라는 회사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의 질병으로 축소해 왔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삼성은 외면하고 있지만, 반올림은 오늘도 진심 어린 사과와 배제 없는 보상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반올림은 지난 10년 동안 기업이 기본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태롭게 함에 문제 제기를 해왔다. ‘이것은 직업병이다라는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요구에서부터, ‘산업재해 인정하라는 국가 차원의 요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는 안전대책에 대한 요구까지 안전한 일터와 노동자의 건강권에 대한 폭넓은 대응을 해왔다. 신체적 고통을 넘어 희소질환 등 다양한 질병들에 대한 직업병 인정 투쟁은 산업재해의 외연을 확대하는 계기도 되었다. 또한, 산업재해 노동자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과 재해 이후 현실을 알리며 산업재해가 개인을 넘어서 가족과 그들의 공동체가 마주 해야하는 고통이라는 폭넓은 문제의식을 던져주었다. 일터에서 노동자의 존엄과 안전,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반올림의 고민이 있었기에 산업재해를 기업, 정부 등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져야 할 의제로 확대해 갈 수 있었다. 이것은 직업병 피해자와 가족들, 활동가, 시민들의 연대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올림의 활동은 삼성이라는 기업 감시 측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컸다. 삼성 노동조합 결성시 연대 활동, 삼성 불산누출사고, 삼성의 환경오염 사고도 반올림 성원들의 지혜가 있었기에 대응 가능한 일이었다. 삼성 최대 반도체 산업공장이라는 고덕공단 플랜트 노동자들의 안전문제와 공기 단축 을 위한 부실한 안전대책에 대한 문제 제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공범으로 지목된 삼성 이재용 구속투쟁 등에서 반올림은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활동했다. 반올림의 활동은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에 맞선 기업 감시 운동으로서 큰힘을 발휘했고 결국 이재용의 구속이라는 결과를 얻어 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반올림 10년을 꿈꾸다

반올림 10주년이지만 기념하거나 축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추워지는 날씨에 800일이 가까워지고 있는 농성. 어려운 현실이지만 현재를 발판삼아 더 나은 활동을 만들어나갈 꿈을 꾸는 것 역시도 멈출 수 없다. 반올림은 지난 1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인권과 건강권을 위해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하여!

지난 10년 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현장 노동자들의 문제이다. 반올림 활동을 지난 10년 동안 삼성 반도체·LCD에서 무수한 피해자가 나왔음이 확인되었고, 유해한 환경임이 밝혀졌는데도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은 제보를 해오거나, 노동권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없었다. 이는 아마도 견고한 삼성의 노동통제와 무노조 경영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노동권을 요구하는 것은 직업병을 줄이고,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을 확장하는데 중요한 지점이다. 이러한 기본적임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직 업병 문제는 제자리걸음일 것이다. 노동조합 조직화는 단순히 한 사업장에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안전한 일터를 만들고, 직업병 피해를 줄일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올림의 지난 10년은 직업병을 인정을 위한 싸움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나설 수 있도록 외부적으로 힘을 줄 수 있는 싸움을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국경 없는 착취에 맞서는,

국제 연대로서 반올림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은 그 슬로건에 맞게 전 세계적으로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 진출한 삼성 공장들의 환경은 한국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시아에 진출한 삼성이 노동자를 상대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고용형태를 활용해 비용 절감을 꾀하면서 노동자 착취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삼성뿐 아니라 전자산업에 종사하는 다른 기업들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경을 넘어서는 기업의 착취에 대응하고, 피해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는 반올림의 활동 역시도 좀 더 반경을 넓혀 국제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아시아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의 허브 역할로서의 반올림을 고민해보면 어떨까? 한국에서 삼성과 기업을 상대로 싸워 온 경험들을 전파해나가고, 아시아 피해노동자들의 현실을 폭로하고 노동자들이 연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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