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반올림과 노동안전보건운동 / 2017.12

반올림과 노동안전보건운동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구조적 문제로 야기된 노동재해를

끈질기게 제기하다

전자산업에서의 직업성 질환 및 직업병으로, 직접적으로는 삼성전자의 백혈병 사망으로 시작된 활동은 작업장의 유해물질에 의해서 연유된 것으로 직접적 인 노동재해의 승인에서부터 사과, 재발방지, 정보의 공개, 알권리, 영업비밀과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의 관계, 구조적 미저항의 원인 등의 문제로 확장되어 왔다. ‘반올림이 제기한 문제는 대자본의 이윤과 은폐 그리고 침범불가 등 사회구조적 요인 및 모순관계 속에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폭로하고 깨뜨리는 것에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동반하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었다. 

노동안전보건 영역이 사실상 운동으로서 출발(당시에는 산재추방운동으로 명명됨)하였다고 할수있는 고 문송면 수은중독 사망’, ‘원진레이온 CS2(이 황화탄소) 집단 중독이후 작업장 물질안전에 대한 요구와 노력이 부단히 있었으나, ‘반올림투쟁과 활동은 반도체, 전자산업뿐 아니라, 작업장 물질에 대한 안전과 정보 그리고 영업 비밀에 대한 회의(懷疑)와 개선에 대한 사회적 환기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청정한 작업공간이라 기만 속에서 침묵을 강요당하였던 반도체 및 전자산업의 환경에 대한 직접적 문제제기와 폭로는 감시되지 않는 자본의 폭거와 폭주 그리고 행정기관의 비호를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반올림의 투쟁과 활동으로 직접적으로 삼성전자는 깨끗한 공장이라는 거짓선전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고 국내 동종의 자본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반올림의 활동은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으로 상징되는 더럽고 유해한 작업장과 이 보다 더 더럽고 유해한 자본의 거짓과 농간을 돌파한 투쟁이라는 점에서, 자본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노동자의 알권리 그리고 영업비밀의 절대성을 깨고자하는 지속적 활동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가진다.

 

피해자는 주체로 서고,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다

한편, 운동 의제의 의의뿐 아니라, 활동 양식의 측면에서도 발전적인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가 발생하면 이에 대해서 그 피해자 혹은 가족(유족으로 포함한)과 활동가가 함께하는 것이 보통의 양태이며, 제단체 및 활동가의 연대를 형성하여 대처하게 된다. 초기 반올림역시 대책위 형태로 구성 되고 이후 한시조직인 대책위를 해소하고 상시연대체로 전환하였다. 통상 피해 발생 이후의 투쟁에서는 피해자와 가족이 중요한 주체이고, 이들의 각성이 투쟁의 중요 한 분기점이 되곤 한다. (피해주체가 투쟁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지만, 중요한 의사판단의 주체임은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여러 피해자와 가족으로 만나고, 부침으로 거듭하게 된다. ‘반올림역시 이 과정을 겪었고, 아픔도 있었지만, 피해자는 분명한 주체로 자리하게 되었다.

더불어 활동의 과정에서 대중적 공분을 형성하는 여러 기제를 만들어 내었다. 영화, 연극, 만화 등등의 시도는 서로간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되어 대중적 호응과 참여를 조성하였고, 이로 인해 이미 조직된 자와 조직되어지지 않은 자간에 이물감이 최소화되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노동운동적의제임에도 또 다른 형태의 시민운동적흐름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노동안전보건, 직업병 등 그 용어의 인지유무와 관계없이, 시민들 속에서 직업병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장하는데 역할을 하였고, 알권리와 영업비밀 제한 등에 관한 입법적 노력에 기여하였을 뿐 아니라, 직업병 판결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일부 지역만에 국한된 활동이 아닌 전국적인 선전과 조직을 시도한 활동이었는데, 지역의 노동안전보건단체 및 노동조합 조직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전국적인 제보와 상담 그리고 소송 등이 가능하였던 한편, 국내적 활동 뿐 아니라, 국제적 활동을 통하여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는 세계화된 자본시장 환경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한 활동이었으며, 국제 활동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향후 활동에 중요한 자산을 형성하게 되었다.

또한, 보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과와 재발방지 등 개별을 넘어서는 사회적 의의를 균형있게 견지 하려한 점은 일반적 보상대책위와는 다른 모습이 분명하다.

 

삼성 포피아 (Phobia)1를 깨다

반올림은 노동안전부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미쳤다. 직접적으로 삼성Phobia’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10년 전 과감하게 삼성에 대항한 투쟁을 전개한 것은 말 그대로 보통일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이럼에도 과감한 제기와 끈질긴 투쟁은 다양한 대 삼성투쟁 주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삼성에 대한 객관적 사회적 인식형성에도 분명한 역할을 하였다. 삼성이 한국사회에 차지하는 경제, 정치, 사회, 문화적 위치를 고려한다면 그 의의는 매우 큰 것이다.

 

대 삼성투쟁을 넘어

여전히 진행 중인 반올림의 활동과 투쟁은 향후 대 삼성 투쟁을 넘어 전체 전자산업에서의 노동안전보건 문제를 감시 제기하는 한편, 국제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전자산업의 직업병의 이전 및 방치에 대하여 신뢰할 만한 제기자가 될 때, 지금까지의 운동적 성과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점에 있어 그간 활동에 관계한 많은 이들의 지혜와 행동을 기대한다


1 어떠한 상황 또는 대상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혐오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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