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더는 죽이지 마라!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한다


더는 죽이지 마라!!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한다.

지난 11월 9일, 제주도의 한 생수 제조 회사에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3학년 재학생이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를 당한 학생은 열흘 만인 지난 19일 결국 목숨을 잃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에는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재학생이 선임의 모욕적 발언 이후 투신하여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또 그 다음 날에는 인천에서 현장실습생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재해가 발생했습니다. 오래되지도 않은 올해 1월, 전주의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나간 특성화고 재학생이 고강도의 감정 노동과 실적 압박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고를 들어야 합니까.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아야 합니까.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문제 해결에 땜질 처방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2006년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 방안, 2012년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대책, 2013년 학생 안전과 학습 중심의 특성화고 현장실습 내실화 방안을 발표해 왔지만, 매년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이루어지는 시기마다 사고와 죽음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교육부는 근로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 현장실습을 전환하겠다는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제주에서 발생한 재해사고 이후 여론에 떠밀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 개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가지는 본질적 문제는 외면한 또 다른 눈가림을 시도하고 있을 뿐입니다.

교육이라는 미명으로 행해지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은 제대로 된 취업도 교육도 아니며, 단지 열악한 노동조건 속으로 직업계고 재학생을 밀어 넣는 것일 뿐입니다. 교육부는 학습중심으로 현장실습을 전환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시행할 구체적인 시행계획도 없으며 산업체 입장에서 현장실습생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줄 아무런 유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교육부는 이러한 현실에 눈감고 시도교육청, 학교와 하나 되어 현장실습생을 저임금으로 기업에 ‘파견’하는 용역업체가 되어 버렸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이고, 누구를 위한 취업이며, 노동입니까.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유지되는 한 현장실습생은 학생으로도, 노동자로도 존중받지 못하고, 또 그렇게 다치고, 죽어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당장 폐지하십시오.

현장실습생을 노동력 착취 대상으로 여기는 기업, 취업률 경쟁으로 교육과 교육과정을 왜곡해 온 교육부, 현장실습생을 저임금 노동력으로 공급하는 교육청과 학교는 현장실습생이 죽고, 다치는 재해사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육권도, 노동권도 보장되지 않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당장 폐지할 것과 함께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교육부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실태를 제대로 전수 조사하고, 그 결과를 낱낱이 공개하라.

1. 교육부와 노동부는 교육청과 해당 기업에 책임을 묻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위해 적극 나서라.

1. 국회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위한 입법 활동에 적극 나서라


2017년 11월 30일

현장실습 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산업체파견현장실습중단과청소년노동인권실현을위한대책회의



<특성화고 졸업생 복성현 님 발언 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특성화고를 졸업했고 현장실습생이었던 복성현입니다.

제가 한, 두달 전에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폐지해달라라고 더 이상 우리를 취업률 1퍼센트로 보지 말아달라고 발언을 했었는데요. 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사람이 죽어나가야만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같아서 화가 납니다.


일단 제 얘기를 먼저 하자면 저는 고3때 현장실습이란 단어를 들어본게 3번도 안되는것같습니다. 현장실습이란 단어보다는 취업이란 단어가 익숙했고 고3여름방학이 지나고 세무사사무실에 취업했습니다. 최저임금도 못받고 초과근무는 기본이었고 나를 무시하는듯한 과장과 세무사의 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학생이니까 돈받고 학원다닌다고 생각하라며 최저임금도 안되는 월급을 주며 초과근무를 시키고 그만두려하면 너 지금 그만두면 취업은 어떻게 할거고 나중에 결혼해서 뭐하면서 먹고 살거냐는 말들이 제 노동을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제 나름대로 불만을 제기하다가 학교에 너무 힘들다고 말을 하니 학교의 반응은 ‘참아라’였습니다. 제 친구들에게도 ‘참아라’였습니다. 저와 함께 취업했던 친구들이 10명이라면 그중 1명 많아도 2명만 현장실습을 나갔던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 퇴사하고 아르바이트를하거나 대학준비를 하거나 백수로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 3명은 증권회사에 취업했었는데 2명이 힘들어서 그만두려고 할때 페이스북이라는 공개적인 SNS에 담임선생님이 글을 올리셨습니다. 그만두지 않는 친구에게 ‘요즘 일할만하니, 다른 두 놈은 배신한다던 소리가 들리더라 너도 배신자니?’라는 글을 보고 저와 친구들은 ‘그만두는건 잘못인건가?’라는 생각을 하고 또 했습니다.


대학 진학하는 친구들에게도 너네가 학교 배신하고 대학 갔으면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취업률 올리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때 알기로는 1월까지 4대보험이 들어가면 취업한거로 인정이된다고 했던 것같습니다.

이번 제주 일을 보며 공장에서 일하던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기숙사 방안에서 샴푸가 얼고, 철판에 팔이 다 긁혀도 참고 일하던 친구들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일하던 친구들과 저는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습니다.


후배들이 취업한다고 응원해달라고 해서 응원을 해줬는데 앞으로는 응원을 해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주변 후배, 친구, 선배들이 운이 나빠서 돌아올 수없는 길에 서게 된다면 말리지 못한 죄책감에 살 수 없습니다.


제발 현장실습을 폐지해주십시오. 지금도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 우리 얘기를 들어주시겠습니까. 아이들을 살려주세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가 하루빨리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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