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노동이야기] 음식의 종합예술가, 푸드스타일리스트 / 2017.9

음식의 종합예술가, 푸드스타일리스트

-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아름 님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바야흐로 먹방의 시대다. 방송과 SNS에선 언제든 음식을 먹는 장면과 그 음식을 아주 저렴하고 쉽게 만드는 영상들이 수없이 방영된다. 이러한 먹방 컨텐츠가 최근 인기가 점차 줄고는 있지만 1인 가구와 혼밥족에게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일터가 만난 김아름 님도 그 영향력을 매일 같이 확인하며 일하고 있다.


▲ 화려한 조명 뒤에 보이지 않는 푸드스타일리스트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김아름이고요 컨텐츠 회사에서 1년 차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어요. 컨텐츠 회사란 말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 SNS에서 음식 만드는 영상이 나오는 회사들은 다 컨텐츠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먹방부터, 요식업, 구매대행, 책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어요.”

요리사를 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고등학생 때부터 요리를 좋아해서 대학 진학을 푸드스타일리스트학과로 했어요.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졸업해서 처음엔 레스토랑에 매니저로 취직해서 일했어요. 레스토랑 운영과 관련해서 전반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일이 너무 힘들고 저랑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그만두고 무역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했어요. 그런데 몸은 편해도 너무 무료하니까 다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지금 이 회사에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요리사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이 일을 하게 된 건 요리도 기본 잘하면서, 음식과 함께 공간을 연출하면서 다양한 소품을 사용하고, 사진과 영상도 촬영하면서 종합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서 저랑 맞고 재미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일할 수 있는 분야도 다양해요. 요리책을 만들기도 하고 호텔, 웨딩홀, 출장뷔페, 파티룸 등에서 음식 세팅하는 일을 푸드스타일리스트가 하거든요. 방송이나 광고, 음식점 메뉴판에 들어가는 사진이나 영상을 제작하는 일도 하고요.”

지금은 회사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운영은 어떻게 하나요?

“이 회사가 10대~20대층을 주 타깃으로 SNS, YouTube 채널에서 음식 만드는 방송을 하다 보니, 그 음식을 정하고 만들기 위한 레시피와 재료 준비를 하고 직접 만들어요."

김아름 님의 회사와 비슷한 컨텐츠 회사가 요즘 매우 많아지다 보니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고 한다. 그래서 푸드스타일리스트들은 동영상 조회수나 좋아요와 공유 횟수, 댓글 반응 등에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송할 때 보는 사람이 나중에 혼자서 만드는 법을 따라 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들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직접 요리를 하게 되고, 그러면 외식업계 광고주나 회사에서 저희 회사에 광고를 문의하고 계약하죠. 그다음부턴 저희가 요리를 정하고 레시피를 만들 때 계약을 한 회사 제품을 사용해요. 요리를 할 때 사람들이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거나 계속 그 제품을 노출해서 판매에 도움이 되게 하는 거죠.”

사회적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른바 혼밥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다 보니, 각종 컨텐츠 회사와 외식업계 이러한 방송을 통해 시장을 창출하고 수익을 내고 있었다.

출근해서 퇴근까지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집에서 아침 5시에 일어나요. 준비해서 나가면 5시 반이고 버스랑 지하철 타고 한시간 반 정도 가요. 회사 근처에 도착하면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씻고 10시에 출근해요. 출근하면 오늘 어떤 요리를 할 지 확인하고 스튜디오에 가서 냉장고 확인하고 없는 재료가 있으면 회사 차 끌고 재래시장, 백화점 등에 가서 장을 봐요. 회사 도착하면 12시쯤 되고 장바구니 들고 스튜디오로 가요. 저희는 어차피 요리할 때 음식 맛보고 먹어야 하니까 점심을 따로 안 챙겨 먹어요. 1시쯤 되면 이제 요리를 해요 하루에 4~5개 정도 만드는데 평균적으로 저녁 8~9시가 돼야 끝나요. 그나마 쉬운 요리가 많아서 빨리 끝난다고 해도 7시에요. 이렇게 촬영하는 게 1주일에 한 두 번 정도 돼요.”

김아름 님은 요리를 마쳐도 일이 끝이 아니라고 한다. 뒷정리하는데 만 1시간 정도 걸리고 사무실에 올라가서 업무 일지 쓰고 영수증 정리해야 퇴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리가 없는 날은 어떻게 일과를 보낼까?

“보통 금요일에 긴 회의를 해요. 회사에서 방송 반응이 어땠는지 SNS 좋아요 횟수, 댓글 반응 같은거 정리해서 피드백을 주거든요. 그럼 그거 평가하면서 다음 한주는 어떤 요리를 할지 레시피는 뭐로 할지 논의해요. 요리를 정하는 방식은 회의 때 푸드스타일리스트 각각 한 명씩 레시피를 제출하고 이건 어떤 층이 좋아할 것 같고, 이렇게 하면 더 간단할 것 같다 등등 설명을 해요. 그 음식이 채택되면 미리 손질해야 할 재료 같은 게 있으면 준비해서 방송을 대비하죠.”

레시피 연구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거 같아요?

“그나마 촬영이 없을 때 레시피를 연구하니까 몸은 살짝 여유가 있는데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해요. 주로 대부분 먹방 TV에 나와서 사람들이 알 만한 거, 방송에서 입체적으로 보이기 쉬운 치즈 요리를 많이 연구하는데 사실 워낙 먹방이 많고 오래되면서 사람들이 식상해 하는 게 있어요. 그런데다 저희는 광고 계약 한 회사 제품을 사용해서 레시피를 만들어야 하니까 요리에 제한이 많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이 회사는 최근 해외에서 유명한 음식을 구매대행 하거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요즘엔 요리하는 것도 계속하면서 회사에서 낸 레스토랑메뉴를 음식으로 만들고 사진이랑 영상 촬영하는 일이 많아요. 그리고 책도 내려고 해서 그거 작업하고 있고요. 사실 이런 게 회사한테 수입이 되니까 일할 때 시간을 많이 쏟게 되는데, 방송은 돈은 별로 안 돼도 회사 인지도가 쌓이는 거니까 그것대로 해야 하거든요. 이러니 매일 새벽에 퇴근하고 회사 간이 침대에서 쪽잠 자고 일어나서 헬스장 가서 씻고 다시 일하고 이 루트를 반복하고 있어요."

일하면서 속상했던 점은 없나요?

"아무래도 다치거나 아플 때 마음이 안 좋죠. 요리하면서 손에 물이 많이 닿으니까 주부습진, 포진 이런 게 심해요. 약 바르고 고무장갑 끼고 별 방법을 써봐도 손에 물이 들어오니까 내가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나 싶어요. 그리고 매일 서서 일하니까 허리도 아프고 부종이 너무 심해요. 집에 와서 꼭 족욕을 하는데 그런데도 안 풀려요. 다리에 쥐가 나니까 새벽에 자다가 깬 적도 많고요. 공간 연출할 때 무거운 나무판 같은 거 들고 다니고, 시장도 한꺼번에 많이 보니까 그 무게도 부담이 돼요.

아픈 거 말고는 아무래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 나잇대가 저랑 비슷하다 보니 또래 친구들보다 일을 못 한다는 생각이 들 때 속상해요. 선의의 경쟁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게 없지 않아 있거든요. 살이 계속 찌는 것도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에요. 일하면서 음식 맛보고 해야 하니까 입사해서 지금까지 살이 8kg 나 쪘어요. 내 능력으로 최선을 다했는데 남들이 그건 아니라고 질책 할 때도 힘들고 속상해요. 이럴 때 친구들한테 속 시원히 마음에 있는 이야기하고 싶은데 친구들은 대부분 학교에 다니니까 공감도 안되고 제가 회사 힘든 이야기를 하면 하루 이틀이면 들어주지만 제가 매일 그러니까 이젠 듣기 싫어하죠."

반대로 일하면서 즐거웠던 적은 언제에요?

"누구나 다 아는 방송이나 책에서 제 손이 나올 때 기쁘고 뿌듯해요. 음식점 갔을 때 메뉴판에 제가 만들고 촬영한 음식이 있으니까 자부심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재미라도 있어야죠. 그리고 촬영할 때 어려운 요리인데 뭔가 쉽게 척척 될 때가 있어요. 자주는 없는데 그럴 때가 기쁜 것 같아요. 말하고 나니 속상한 게 더 많네요."

사람들이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인식이 불편하거나 그렇지는 않나요?

“대부분 신기해하거나, 우와 그런 것도 있어요! 와 멋있다 대박이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요리 엄청 잘하겠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럴 땐 속으로 조금 찔려요. 요리를 기본 하는 거지 요리사처럼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결혼해서 남편 밥 하나는 잘하겠다고 1등 신붓감이라는 이야기를 하세요. 특히 회사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저만 보면 매번 그 말씀을 하세요.”

5년 뒤나 10년 뒤에는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아요?

"글쎄요 이 일은 계속할 것 같은데 지금 회사에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신생 회사라서 체계가 계속 바뀌고 자리도 불확실해서요. 동료들도 이 회사는 한 번 쯤 경험해보고 더 큰 회사를 가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려고 해요. 지금도 일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뭐 해먹고 살지 이걸 진짜 많이 생각해요. 지금 일이 워낙 힘들고 만족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이 생각을 계속하게 돼요. 그리고 독립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인터뷰 하다 보니 대학 입학할 때 이 일을 너무 하고 싶어서 자기소개서에 큰 포부를 쓰고 면접 보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지금 일이 조금 익숙해지면서 나태해진 게 없지 않아 있는데 인터뷰하면서 그때의 포부 자신감을 다시 찾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고맙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아름 씨는 언젠가 반드시 세계일주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한다. 많은 사람에게 유익하고 즐거움을 주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써 꼭 성공하길 바라며 원하는 세계일주의 꿈도 꼭 이룰 수 있기를 늘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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