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4. 구의역 참사 1년이 남긴 숙제 / 2017.5

구의역 참사 1년이 남긴 숙제


재현 선전위원장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함께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 구의역 참사 이후 서울시는 '구의역 사망재해 시민대책위원회와 (운영기관 서울시,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전문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시민대책위원회 진상조사단'을 출범하여 이번 참사의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 결과 작년 6월과 12월 2차례에 걸쳐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서울시는 안전 분야 업무의 외주화를 전면 중단하고, 안전보다 우선한 건 없다는 사회 인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중앙정부,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은 법을 통해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구의역 참사 이후 정치인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구의역을 찾아 김군을 추모하며 머리를 숙였다. 이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6월 총 6개 법안을(△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철도안전법 개정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구의역 참사가 점차 사람들에게 잊혀가면서, 정치권은 약속을 잊고 서로 싸움하느라 어떤 법안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 각 대통령 후보가 온도의 차이는 있지만,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고 공약했지만 100%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지금 현재는 어떠한가? 서울메트로는 구의역 지난 4월 121개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상황 발생 시 조처를 할 수 있는 종합관제시스템을 도입했다. 각 역에 설치한 CCTV 정보를 종합관제소에서 한눈에 확인하여 고장, 끼임 사고 등 사태를 파악하고 이후 조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김군처럼 승강장 안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승강장 바깥쪽에서도 점검하고 정비할 수 있도록 스크린도어 장애물 감지 센서를 교체했다. 그 결과일지 몰라도 하루 평균 발생하는 스크린도어 장애 건수가 67건에서 37건으로 약 45% 줄었다고 한다.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풀이된다.


반면 기술과 설비 측면에서는 개선했을지 몰라도 정작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또 다른 김군들의 처우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안전업무의 외주화를 중단하겠다며 또 다른 김군들을 직영회사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정규직이 아닌 무기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고용만 보장되었지 비정규직과 다를 것 없는 고용조건에서 일하는 것이다. 


인원충원 역시 1년 전과 비교해서 38명만이 늘었다. 그 결과 또 다른 김군들은 지금도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인력만 부족한 게 아니다. 서울메트로 121개 역에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승강장 안전문 관리소는 아직도 고작 4개뿐이다. 만일 한 역에서 스크린도어가 장애를 일으켰다면 현장으로 출동하는 데만 40분이나 걸리는 상황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더는 이윤만능, 효율만능으로 제2의 구의역 참사를 막을 수 없다. 구의역 참사는 국가가 안전을 비용으로 치부하고, 비용을 아끼도록 하는 공공부문 효율경영의 결과다. 효율만능주의 경영은 안전 업무를 해야 할 인력을 줄이기 바빴고 각종 규제는 걸림돌로 치부했다. 그러한 결과가 김군과 같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위험한 일을 떠맡고, 매뉴얼을 지킬 수 없는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도록 했다. 


따라서 제2의 구의역 참사를 낳지 않는 방법은 이윤만능, 효율만능 사회에서는 불가능하다. 비정규직이라고 해서, 하청노동자라고 해서, 파견노동자라고 해서 차별과 멸시 받지 않고,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평등하게 존중받고 존엄한 주체로 인정받는 사회일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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