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괴물같은 인천성모병원에 맞서 싸우는 사람 /2017.3

괴물같은 인천성모병원에 맞서 싸우는 사람

-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 홍명옥 전 지부장

 


 재현 선전위원장



2016년 인천성모병원에서 30년간 일했던 간호사 홍명옥 님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쫓겨났다. 2006 년부터 끊임없이 노조 파괴를 해왔던 병원의 악 행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종교집단이 운영 하는 병원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노동자의 인권을 짓밟는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싸우는 노동자가 있다.

 

병원의 노조 파괴가 시작된 계기가 언제부터였나? 

“우리 병원은 한국전쟁 끝나고 1955년에 전쟁고아,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만들어졌어요. 이후엔 한국복지수녀회에서 운영했고요. 유서 깊은 병원이고 일 하는 사람들 모두 우리 병원은 종교 이념에 맞게 이 윤 중심이 아니라 환자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정부와 자본이 의료를 돈벌 이 수단으로 삼으면서 우리 병원은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적자가 생겼어요. 결국, 2005년 신자유주의 정책이 도입되면서 영양과 정규직 직원 30명을 정리해고 했고, 노조가 싸움을 통해 전원복직을 시켰 어요. 그러고 나서 병원을 천주교 인천교구(이하 인 천교구)에 아무 조건 없이 봉헌했어요. 하루아침에 경영진이 바뀌는 건데 이미 천주교 서울교구 산하 가톨릭대학병원인 CMC 8개병원이 신부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서 경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죠.”

 

인천교구는 병원 인수와 함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조가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때 부터 노조를 탄압했고 그 결과 20년간 노사가 쌓아 온 단체협약은 3년 만에 병원 측의 해지통보로 있으나마나한 수준으로 후퇴되었다. 노조는 병원과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화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230여 명이었던 조합원은 현재 10명이 남 아 있다고 한다.

 

노조 파괴 과정에서 집단 괴롭힘, 일터 괴롭 힘도 있었다고 들었다.

“사실 일터 괴롭힘이라는 말은 이번에 재판하면서 처음 듣게 된 말이에요. 제가 처음 그 일을 겪은 건 2012년인데 19대 국회의원선거가 있어서 임시공휴일이니까 병원이 쉬어야 하는데 정상근무를 하겠다고 한 거예요. 제가 노조 지부장이었는데 아무리 우리가 힘이 없어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항의 공문 보내고 노조에서 유인물도 만들고 게시판에 붙이고 그랬죠. 그러고나서 전 직원들 보는 인터넷 게시판 에 항의성 글을 올렸는데, 난리가 났죠. 제가 근무하는 부서로 부서장이 오더니 잠깐 밖에서 얼굴 보자 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나갔더니 환자들이 가득 찬 중앙 로비에 부서팀장들 대여섯 명이 서 있었고 그 중 한 명이 큰 소리로 “니 얼굴 보는 것도 지긋지긋 하니까 당장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고 “왜 병원을 매일 어렵게 하냐!”고 퍼부었죠. 하루에만 사람이 계 속 바뀌면서 4번 정도 찾아오고 쫓아다니면서 괴롭혔어요.

 

결국, 홍명옥 님은 병원으로부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았는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고 한다.

 

병원의 비상식적인 운영이 계속 된 것인가 

“병원의 정책들이 뭐랄까 일하는 사람들의 인권이 쉽게 무시되고 돈벌이 수단으로 취급하는 게 느껴졌어요. 아침 8시부터 업무 시작인데 7시 45분경 부터 직원들을 로비에 다 세워두고 강제로 기도하게 하고, 기도 모임 참석하라고 강요하는 거죠. 또, 누군가 나와서 크게 선창으로 “안녕하십니까? 가족처 럼 모시겠습니다!”하면 사람들이 복창하게 했는데 그게 너무 모욕적이었어요. 1주일에 한 번은 아침 7 시에부터 현관 로비에서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그런 인사를 하게 해요."

 

언론에서도 이러한 병원의 행태에 대해 많은 보도가 있었다. 

“2,000데이, 3,000데이라고 외래환자를 늘리기 위 한 아주 비상식적이고 부도덕한 행사들이 있었죠. 우리 병원이 외래 환자가 하루 1,600명 정도였다 면 병원에서 2,000명으로 끌어 올리는 목표를 정 해요. 그럼 부서별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날짜에 외래환자를 2,000명, 3,000명 채워야 해 요. 어떻게 채우냐면 병원 직원들은 접수비도 받지 않고 진료비 감면도 되니까 여러 과에 1,2개씩 접수를 해요. 그리고나서 비타민, 파스 등의 처방을 간단하게 받고요. 그러면 직원들은 돈이 한 푼 안 나가고 병원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급여를 받는 거죠. 나중에는 가족, 지인들 총 동원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죠.

 

인천교구는 2014년에 국제성모병원을 새로 신축해서 개원했는데 거기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반복한 거예요. 또 한 가지 나쁜 방법은 에이스 3,000, 에이스 4,000이라는 행사 이름으로 전 부서 직원들 조를 짜서 돌아가면서 퇴근 후 길거리에 나가서 병원 홍보물이나 판촉물 나눠주면서 환자 유치활동을 하게 했어요."

 

병원은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임금을 강제로 4년간 동결하면서 정작 경영진(신부)들의 임금은 3배 이상 인상해서 억대연봉을 받아갔다. 결국 노조는 이 같은 인천교구와 인천성모병원, 국제성모병원 사태를 알리기 위해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했고, 교황청은 2015년 12월 교황 직속 산하 기구로 보건의료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가톨릭이 운영하는 병원들이 교리에 맞게 운영하고 있는지 감시하도록 했다고 한다. 한편 1인 파업을 결심했다.

 

어떤 의미에서 진행하게 되었나?

“21세기 대한민국, 인천 시내 한복판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2013년 임단협 교섭하는 과정에 1인 파업이라도 하겠다고 결의했어요. 간부나 조합원들은 극심한 탄압이 예상되니까 파업까지 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 저 혼자라도 싸우겠다고 결심 했어요. 에이스 3,000 폐지, 기도모임 폐지, 점심시간 보장, 생리휴가 사용 보장 등 부도덕한 돈벌이경영 중단과 근로기준법 준수, 노조활동 보장을 요구했습니다. 쟁의조정신청 하자마자 병원이 발칵 뒤집혔고 이때부터 관리자들이 본격적으로 집단괴롭힘을 다시 시작했지요. 이번 재판에서도 밝혀졌지만 이는 병원에서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기획하고 관리자들을 동원해서 저지른 일이에요. 2015년 3월, 국제성모병원 직원이 퇴직하면서 병원 문제들을 경찰에 제보해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건강보험공단의 의료급여를 부당하게 타냈다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됐어요. 그런데 우리병원 관리자들이 나를 찾아와 언론에 병원을 해코지하는 인터뷰를 했다며 다시 집단괴롭힘을 시작했어요.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 극에 달해 출근하다가 실신해서 응급실 실려 가고 적응장애로 3개월 병가를 받게 되었어요.”

 

이후로 병원은 홍명옥 님이 일터 괴롭힘으로 인해 쓴 병가를 무단결근이라 주장하고 이 문제를 알린 점에 대해 병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2016년 1월 해고했다. 노동조합은 국제성모병원 부당청구사건과 노조지부장 집단괴롭힘 사건이 발생한 이후 병원 측과 인천교구 측에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요구했으나 병원과 교구는 모든 대화를 거부하였다. 이에 노조는 시민대책위까지 구성해 단식농성, 집회, 시민선전전 등 사태해결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도 묵묵부답이다.

 

각종 괴롭힘과 탄압이 무섭거나 공포로 다가오진 않았나?

“병원의 폭력적인 경영과 노조파괴도 너무 슬프고 충격적이지만 그것만큼이나 1,600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하나같이 숨죽이고 있는 상황이 더 충격적이었어요. 직원들의 입장을 대변할 유일한 조직인 노조가 깨지니까 이정도로 처참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관리자들 눈빛이 바뀌었어요. 2005년 정리해고 반대 투쟁할 때까지만 해도 관리자들이 뒤로 와서는 “저희 본심 아닌 거 알죠. 우리 입장도 이해해주세요”라며 이해를 구했는데 지금은 전적으로 병원입장을 대변하면서 시키는 대로 무조건 다하고 공격적이예요.“

 

한편, 지난 1월 13일 노조는 힘겹게 싸운 끝에 재판을 통해 인천성모병원 노조 지부장 집단 괴롭힘 1심 판결을 승소했다. 병원 측과 가해자들에 대해 1,000여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 했다. 그러나 병원은 항소를 결정했다.

 

성직자이고 종교인들이 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성직자라는 특권과 종교라는 특수한 조직이 만나서 아주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아요. 점차 시스템화되는 거죠. 고용노동부가 중재도 거부하고 국회의원실이 불러도 거부하고 도리어 항의하고, 천주교 다른 교구들은 일절 타 교구 문제에 있어 서 개입할 수 없고 이런 점들이 인천성모병원 경영진을 더 끝도 없이 파국으로 몰고 가는 구조가 되는 것 같아요.”

 

상당히 긴 시간 늘 싸움의 연속이었는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는가

“병원에서 고소고발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데 법적 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저를 인격적으로 매도하고 모욕하고 난도질 하는 걸 감당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얼굴도 본 적 없는 수백 명의 직원들에게 홍명 옥을 중징계하라는 탄원서에 서명하게 하고, 수백 장에 이르는 소송 서면에 온갖 허위와 왜곡으로 저를 완전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는 과정을 다 감내하는 게 정말 견디기 어려워 우울증까지 겪었습니다. 제가 노조 활동하면서 잔뼈가 굵어서 웬만한 건 감 당할 수 있는데 이때는 힘들어서 포기해야 할까 생각도 들었어요. 두 딸들도 엄마가 활동하는 건 알았 지만 자세한 상황은 몰랐거든요. 그런데 제가 싸우면서 자료를 만들고 제출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니까 아이들이 발표자료 만드는 걸 도와줬어요. 이때 애들이 경악했어요. 큰 애가 하는 얘기가 “엄마 내가 졸업하고 사회 나가면 이런 데로 나가는 거야” 그러는데 가슴이 덜컥 하더라구요."

 

앞으로도 싸움은 계속되는 건가?

“우리 상대가 종교조직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아요. 지난 10년간 병원이 저질러 왔던 문제들이 터진건데 그 불똥을 저한테 가져와 집단으로 괴롭혔다는 게 말이 되나요. 아무리 노조를 혐오하고 홍명옥을 없애야 할 존재로 생각해도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이 사건의 본질이라도 제대로 알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저희 남아 있는 조합원이 10명이에요. 지금까지 이렇게 끈질기게 싸울 수 있었던 건 산별노조인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 인천지역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의 힘입니다. 너무 고맙고 든든합니다. 저희는 결코 물러날 수 없는 싸움 을 하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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