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 국민안전처 대체 뭘 했나? /2017.1

국민안전처 대체 뭘 했나?

- 출범부터 현재까지

 


재현 선전위원장



출처 : 국민안전처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난 후, 박근혜 정부는 청와대가 재난 안전관리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며 책임을 부정했다. 최근 박 대통령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했는데도 참사 당일 밀회를 했다, 주사를 맞았다, 굿을 했다는 유언비어가 퍼뜨려지고 있어 억울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국민은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일 재난 피해가 일어난다면 국가가 구조해줄 수 없다는 공포, 좌절감을 느꼈다. 이 좌절감은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이어졌고, 박근혜 정부는 이것을 어떻게든 수습해야 했다. 결국 2014년 11월 5일 국민안전처가 출범했다. 안전한 사회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제어하고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재난 안전관리 컨트롤타워를 자처한 국민안전처

출처 : 국민안전처


2015년 1월, 국민안전처는 첫 핵심 사업으로 안전 혁신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내용은 이렇다. 첫째, 정부 각 부처를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재난 안전관리 컨트롤타워로써 역할하고자 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별로 재난 안전 전담 조직과 담당 인력을 신설하여 전국적인 안전 정책 추진을 도모하였다. 셋째, 재난과 사고 발생 시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적, 물적 투자 및 보강에 힘을 쏟았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안전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중요한 문제는 피해간 국가안전대진단

출처 : 국민안전처


국민안전처가 출범한지 700일이 지난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구체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국가안전대진단을 진행했다. 공무원, 전문가 등 30만 명이 참여한 이 사업을 통해 1백만 개 국가시설물을 점검하고, 5만여 건의 시설물을 보강했다. 2016년 역시 2월~4월까지 41만 개의 시설물 안전을 진단했다.


개선 사항은 공동주택 옥상 출입문 자동개폐 장치의 의무설치, 승강기/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검사 강화, 소방 통로 마련, 피난 약자 이용시설 안전 기준 마련 등이다. 국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긴 하나, 재난 안전관리 컨트롤타워가 수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며 해야 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국민안전처는 안전 산업부인가

출처 : 국민안전처


한편, 국가안전대진단에선 시설물만이 아니라 신 성장 동력으로 안전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법/제도를 검토했다. 사실상 안전을 명목으로 자본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국민안전처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세월호 참사가 정부와 자본의 탐욕으로 인해 안전규제가 완화되면서 발생한 예견된 슬픈 참사라는 점을 벌써 잊은 것 아닐까.

 

비대해진 인력과 예산, 민주적으로 사용되나

출처 : 국민안전처


국민안전처는 이른바 골든타임 내 재난 현장 관리 및 대응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전문성, 신속성, 대응력을 구축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전국 어디서나 재난 발생 30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육상과 해상 등의 재난안전 현장 대응 기능을 대폭 보강했다. 현장에 대응하기 위한 기존의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 조직은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장관급 기관으로 격상되어 개편되었다. 또, 국민안전처 내 특수재난실을 신설하여 재난안전만이 아니라 항공·에너지·화학·가스·통신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도 대응하고자 했다.

 

또한, 국민안전처의 몸집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각 지자체에 재난안전 관리 및 대응을 위한 전문 부서를 설치하고 실제 사업을 이행할 500여 명의 인원을 충원했다. 그러나 비대해진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국민안전처는 수상 오토바이, 헬기, 드론 등 물리적인 장비를 구입하거나 재난 관련한 산업 육성에 주로 쓰였는데 이는 모두 재난이 이미 벌어지고 난 뒤 대응하는 점에 초점이 맞춰있다. 따라서 재난 안전을 관리하고 예방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더욱 충원하는데 예산을 집중했어야 했다. 실제 산업현장의 경우도 산업안전 감독관이 선진국에 비해 절반에서 5분의 1 정도 밖에 안 돼서 관리 감독이 취약하다고 늘 지적을 받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예산 역시 국민안전처 이전 12.4조에서 14.5조로 늘렸다고는 하지만 수상 오토바이, 헬기, 드론 등 물리적인 장비를 사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 다른 예산도 「재난관련 산업 육성」에 주로 쓰였다.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하도록 하는 교육은 없어

출처 : 국민안전처


또 국민안전처는 전 국민의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지도 (KASEM)를 주요 사업으로 삼고 정부, 민간, 전문가 등이 활용하는 교육 콘텐츠를 분석하여, 생활안전과 교통안전, 자연재난안전 등 6개의 큰 주제의 교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교육은 유치원, 학교, 직장, 군대 등에서 활용 할 목적인데 전 생애를 담당한다는 그럴싸한 취지와 달리 교육 내용은 주로 화재, 다중이용 시설, 여가생활에서 위험으로부터 대피하거나, 신고하고, 소화기를 사용해 위험을 제거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자칫하면 이러한 교육이 국민들이 위험 상황을 보고도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위험을 피하지 않아서 사고를 당했다거나, 뻔히 위험한 상황임에도 인식하지 못해서 사고를 당했다는 식으로 개인에게 사고의 책임을 전가하는 교육이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교육도 교육이지만 애초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국가안전대진단과 같은사업이 실효성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교육의 컨테츠 질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의 혈세로 전국의 지자체 별로 안전체험관, 박물관이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있어서 이점에 대해서도 국민안전처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가며

얼마 전 국민안전처에서 출범 700일을 맞아 지금까지 주요하게 언급했던 국가안전대진단, 안전산업육성, 안전 설비 구입, 안전 교육 강화 등 사업에 대한 자화자찬이 담긴 백서를 발간했다. 이는 국민안전처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인식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 같다. 국민들은 지난 메르스 사태, 경주 대지진, AI 사태를 경과하면서 긴급 재난 문자를 받는 것 정도로 국민안전처(컨트롤타워)의 존재를 인식했다. 그런 점에서 이제 출범 700일 지난 국민안전처가 백서를 발행하는 건 관련자들의 치적을 알리기 위한 보여주기 식 사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이 원하는건 국민안전처가 사전에 재난 안전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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